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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규의 보험만사] “보험에 대한 편견을 깨자”

 

보험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험은 ‘넣은 돈보다 돌려받지 못하는 상품’, 혹은 ‘권유에 의해 억지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으로 인식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은 이들에게 보험료는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로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쉽다. 이런 인식은 보험을 멀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보험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보험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 상품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다. 다시 말해, 보험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보험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결국 손해 보는 장사”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아무 일 없이 보험 기간이 지나면, 납입한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험의 가치는 ‘받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위험을 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또 다른 편견은 “젊고 건강할 때는 필요 없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나 질병은 나이나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젊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고, 선택의 폭도 넓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단순히 미루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겨울, 수도권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던 50대 자영업자 박모 씨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늦은 밤, 주방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순식간에 집 안 전체로 번졌고,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내부 대부분이 불에 탄 뒤였고 옆집으로도 피해가 번진 상태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집과 가재도구는 사실상 전소 상태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당장 머물 곳도, 옆집에 대한 피해보상도 난감했으며 다시 장사를 시작할 자금도 막막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박 씨에게는 몇 년 전 지인의 권유로 가입해 둔 화재보험이 있었다. 당시에는 “괜히 돈만 나간다”며 해지까지 고민했지만, 결국 유지한 선택이 삶을 지켜냈다. 보험사는 건물 수리비와 가재도구 손실은 물론 이웃집에 대한 보상을 지급했고, 임시 거주비까지 일부 지원했다. 덕분에 박씨 가족은 급한 대로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고, 보상금 일부를 종잣돈 삼아 가게를 다시 열 수 있었다.

 

박 씨는 “불이 났을 때보다 그 이후가 더 두려웠다”며 “보험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설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화재 피해는 단순한 재산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삶의 기반 자체를 흔드는 ‘연쇄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 화재보험은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 무너진 일상을 복구할 시간을 벌어주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물론 모든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과도한 보장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험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다. 화재보험 역시 자신의 주거 형태와 생활 환경에 맞게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는 미래를 완벽히 예측할 수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보험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고’에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다. 막연한 낙관 대신 작은 준비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위기 이후의 삶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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