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을 대표하는 홍난파가 친일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관련 사업이 잇따라 좌초 위기에 처했다.
30일 경기도음악협회에 따르면 지난 69년부터 시작해 3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난파음악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음악협회와 수원시음악협회 주관 하에 열리던 난파음악제는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해 왔으나 친일 논란에 대한 부담으로 지난해부터 예산 지원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매년 난파음악제와 함께 열리는 '난파전국음악콩쿠르'도 사업 규모가 축소됐다.
경기도음악협회는 지난해와 올해 도의 지원금 없이 참가자의 참가비로 콩쿠르가 운영돼 축소 운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예산 부족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음악협회는 콩쿠르를 지속하는 한편 난파음악제의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난파의 친일행각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나라 근대음악의 서막을 연 인물이라는 측면에서 난파라는 이름을 버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화성시에서도 홍난파 기념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사업이 지난해 11월 잠정 중단됐다.
이와 관련 시는 홍난파 생가가 위치한 활초동 일대 1만3천평 부지를 매입, 자료관과 야외음악당 등을 갖춘 꽃동산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시는 지난 2004년 4월 꽃동산 조성사업을 발표했으나 시민단체로부터 친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꽃동산 조성사업은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서두르지 않고 시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동의를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일인사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가라앉지않으면 과거 '난파거리 조성사업', '난파기념관 조성사업' 등과 같이 좌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업은 지난 2003년 3월 민족문제연구소가 수원에서 '난파 기념사업 반대집회'를 가진 이후 계속 표류돼 왔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에는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은 친일반민족 행위자 708명에 난파를 포함시켰으며, 지난 99년에는 수원시가 나혜석거리와 함께 난파거리 조성을 계획했으나 친일 논란으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9일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친일인사 3천90명에 다시 홍난파가 포함됨에 따라 그의 친일행각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