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 흑매 /한이나 화엄사 각황전 옆 흑매 검붉은 그리움이 뜨겁게 허공에 떠 있다 왈칵 속엣 것 누가 쏟아 놓았나, 핏자국 애절하여 차마 바라보지 못하겠다 처연함이 짙어져 지리산도 산그림자 깊어진다 피지도 못하고 진 꽃숭어리들 스물 둘 아버지 꽃 하르르 하르르 이별은 없다 - 시집 ‘유리자화상’ 사군자의 하나,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인 매화는 상춘의 상징이라 하겠다. 요즘엔 눈꽃 흐드러진 광양 매실군락지가 인기지만 아무래도 몇 백 년 수령을 자랑하는 古梅의 자태라야 매화 본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고매로는 수령 600년이 넘는 선암사 청매도 일품이지만 화엄사의 흑매가 단연 압권이다. 오래 묵은 나무 둥치의 적당한 구불거림, 각황전 빛바랜 단청이나 기왓골과의 고졸한 어울림, 어찌 그리 검붉을까. 화자는 그 붉은 빛에서 핏자국을 본다. 누구나 아름답다고 칭송해 마지않을 그 꽃나무 앞에서 단숨에 져버린 낙화를 더 애잔해 한다. 미처 피지 못하고 진 목숨, 그는 수물 둘에 이승을 하직한 아버지이리라. 화자는 봄날의 눈부신 꽃에게서 아버지를 만나고 ‘이별은 없다’라고 단언한다. 분명 화엄이 아니고 무엇이랴.
최근 불거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갈 조짐이다. 난데없이 ‘알자회’니 ‘독사파’니 하는 육군 내의 사조직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과정과 관련해 세 가지 국내 문제가 있다. 알자회라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군내 핵심 보직을 자기들끼리 돌리며 이러한 일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같이 독일 육군사관학교 유학을 갔다 온 이른바 ‘독사파(獨士派)’ 인맥도 지목했다. 국방부는 즉각 “군 내에서 파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앞으로 조사가 더 진행돼봐야 하는 일이지만 김영삼 정부시절 ‘하나회’ 척결 파문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관심이 증폭된다. 사드 보고 누락이 자칫 군부 내 사조직 척결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직접 전화까지 하면서 사드 보고 누락 문제를 확
사랑니는 젊은 분들이 많이 발치합니다. 턱이 아프거나 제일 뒤의 치아 주위로 통증이 있어서 치과를 찾았다가 사랑니가 원인이거나 사랑니의 위치나 모양이 안 좋아서 발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발치하면 통증이 없어지고 다른 증상이 없어서 특별한 관심없이 지나치게 됩니다. 그러나 제2대구치가 중년이 되면서 잇몸 질환으로 발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제2대구치는 사랑니를 제외한 최후방 구치를 말합니다. 이때의 잇몸 질환은 가장 뒤에 있는 치아라 잘 안 닦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사랑니가 남긴 상처의 흔적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랑니가 발치된 부위에 통증이 왔을 때는 제2대구치의 뒤쪽 골이 상당히 소실됐을 경우입니다. 이는 잇몸 염증질환에 의해 만성적으로 진행된 병소이므로 사랑니가 발치된 후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십년 이상이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증상은 제2대구치 뒤쪽이 붓거나 말하고 식사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사랑니에 의한 통증과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가끔 환자분들이 이 치아를 발치해야 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을 찾을 정도면 잇몸 염증질환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뿌리
화재를 진압할 때 가장 필요한 소방력의 3요소가 있는데 바로 인원, 장비, 수리(물)이다. 이 중 하나만 없으면 소방관이어도 “소방관일 수 없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중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수리(물)이다. 화재 등 재난이 있는 곳곳에 부족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방용수시설을 두고 있다. 비상이나 긴급 시 사용해야하는 소방용수시설이 차량사고 등의 이유로 손괴되어 있어도 못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누가 손괴했는지 알 길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방용수시설을 손괴하고 알리지 않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설치해 유지보수 하며, 고장이 나거나 손괴할 경우 이도한 세금으로 수리를 하여야 한다. 혹시 소방용수시설을 손괴시키고 신고하지 않았을 때 근처에서 화재가 난다면? 잠깐의 책임회피행위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당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괜찮겠지 하는 행동이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의 문제로 확대되며 그 피해는 결국 나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인천소
가정의 달 5월이 이제 막 지났다. 홀몸노인이 100만을 넘는 시대를 맞이하여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소외된 채 외로운 시간을 보내셨을 어르신들이 많으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령화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향하는 우리나라도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하였다. UN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노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해 6월 15일을‘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로 지정하여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나라 노인 학대의 발생 현황을 보면 학대가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무려 84.5%에 이르고 있다. 또한 가해자별 분석을 보면 아들, 배우자, 딸 등 친족에 의한 학대가 84.4%로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어르신들이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가정에서 노인학대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복지부)시 학대 경험율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9.9%로 노인인구 대비 시 6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나, 신고율은 0.5% 수준에 그친다. ‘그래도
어린 시절, 오산에어베이스 미군 부대 앞엔 항상 하얀 얼굴에 키가 큰 사람들이 있었다. 장난꾸러기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키 큰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미군이었다. 어린 우리들에게 키가 크고 마냥 낯설었던 그들이 평택시로 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지금 평택은 눈부신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미군부대 이전도 그 변화의 한 축이며,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용산기지 이전 계획에 의해 서울 여의도의 다섯 배에 달하는 1천467만㎡ 부지에 약 4만6천명의 미군이 2018년까지 평택으로 이주한다. 미군 기지 이전으로 평택의 경제는 달라지고 발전할 것이다. 미군과 함께 오는 가족들, 부속시설물, 또 미군기지 내 655개 건물 건설로 우리 시에서는 많은 일자리 창출, 미국인의 서양식 문화, 관광인프라, 지역경제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미군관련 성범죄, 폭력, 기지주변 환경오염이 걱정스럽다. 그래서 우리 시는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관련법에 근거하여 철저히 예방해 근절시켜야 할 것이다. 그럼 우리는 평택발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기지주변 기반시설 및 도로 확충, 이태원 거리 같
또 AI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의심된다며 신고한 제주 농가가 3일 양성으로 확진된데 이어 부산 기장 농가도 4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I는 경기도로도 넘어왔다. 그동안 ‘청정지역’이었던 파주시 법원읍 가금류 농장에서 간이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이 나와 1천600마리를 살처분한 것이다. 파주지역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파주 농장은 전북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AI에 감염된 오골계를 들여왔다고 한다. 제주농가와 부산농가도 마찬가지로 군산 종계농장에서 오골계를 입식했다. 이처럼 AI감염 오골계는 경기도와 부산 제주 등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AI사태에서 보았듯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왜 이런 우려를 하는가하면 그동안 AI나 구제역 할 것 없이 정부의 대책에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AI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하고, 특별방역대책기간도 해제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겨우 3일이 지나며 AI가 재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가 철새에 의해서 옮겨진다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우리나라 가금류 농장에는 AI 바
어제는 제63회 현충일이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군장병들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추념식과 참배행사가 국립현충원을 비롯한 전국의 충혼탑에서 거행됐고, 기업·단체·가정 등에서는 조기를 게양해 숭고한 넋을 기리기도 했다. 정부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감사를 한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현충일과 6·25 전쟁, 그리고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 주변에서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1960~1970년대만 하더라도 호국보훈의 달에는 학교에 등교해 추념식을 갖고 순국열사와 6.25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웅변대회로 불을 뿜기도 했다. 현충일이나 호국보훈의 달 6월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념하고 그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겠다는 다짐들을 하며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다졌다. 그러나 최근 초·중·고교생들의 설문조사에서도 보여주듯이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6·25전쟁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분간하지 못 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6.25 전쟁도 그냥 지나간 역사의 일부로 인식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뭐든지 쉽게 잊어버린다. 인간에게 망각의 기능이 있기에 슬픔과 분노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일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제22회 환경의 날 기념행사’가 끝난 후 승기천에서 미꾸라지를 방생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경기도가 최근 강우량 부족으로 인해 도내 저수지들의 저수율이 급감하면서 농가들의 가뭄 피해 확산이 가시화함에 따라 관정 개발 등 긴급 비상대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4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도내 지자체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41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5.4%로, 같은 달 2일 조사 당시 평균 저수율 68.6%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용인 금광저수지(저수율 8.2%)와 마둔저수지(저수율 7.9%)를 포함해 도내 전체 저수지의 19.6%에 해당하는 66개 저수지는 저수율이 3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인 후동, 화성 독골·기천3·증거 등 4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0%로 조사됐다. 도는 이처럼 각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계속 낮아지는 것은 비가 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모내기 등을 위한 농업용수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유역 농경지 면적이 넓어 농업용수 수요가 많은 금광저수지와 마둔저수지 등 5개 저수지의 경우 인근 하천은 물론 수십㎞ 떨어진 하수종말처리장 물까지 펌프로 끌어올리는 비상책까지 동원해 수위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저수지들은 채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