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오명선 달 속에 태양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모래알의 체온에서도 사막을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인다 수천만 년 묵은 바람은 돌 속의 수맥들 밟으며 명을 잇지만 내 기억은 백년도 살지 못한다 달짝지근한 날들을 되씹어보니 내 속을 빠져나간 내가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지직거린다 - 시집 ‘오후를 견디는 법’ / 2012 돌아서면 장미가시에 찔린 피의 한 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지 않아서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에 몰두한 식은 땀 나는 경험이 있다. 방금 전에 만졌던 내 차가운 체온을 내가 기억하지 못해서 이별의 아픔을 잊은 채 세 번째 일곱 번째 사랑과 바닷가에 도착한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내가 있던 자리에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이는 쓸쓸함과 마주하지만 바닥이 놓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기억을 잡고 우린 야생화 꽃에 몰두하고 산길에서 만난 다람쥐를 두 손에 올려도 놓는다. 뒤돌아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에도 분명 냄새가 있고 차가움과 따듯한 테두리가 있다. 나를 빠져 나간 내가 숲으로 강으로 다리로 건너뛰었던
“산 옆/외로운 골짜기에/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 다(중략)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엔 아직도 더운 피가 흘러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여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6·25전쟁을 소재로 쓴 모윤숙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 한다’를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진다. 한때 교과서에도 수록 되어 있었고 전쟁을 부추긴다는 논란도있었지만 6월만 되면 아들을 조국에 바친 부모들의 가슴을 더욱 저리게 만든다. 오늘은, 지정한 지 61년이 되는 현충일이다. 그렇다면 왜 6월6일을 현충일로 정했을까. 또 6·25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한국전쟁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우리 풍습과 더 깊은 연관이 있다. 조상이나 호국영령에게 제사지내던 절기 망종(芒種)을 참고했다고 해서다. 그리고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는 농번기임에도 조상들께 제사를 올렸던 1956년의 망종이 6월 6일이어서 이날을 현충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현충일은 우리와 조금 다른 제정 의미와 역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16일 밤 영국 런던에서 날아든 낭보에 한국문학계가 들썩였고 그 흥분의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46세의 중견 여성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권위 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자 언론과 문학계에서는 드디어 한국문학이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는 자부심을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상 이후 국내 각 대형서점에서 ‘채식주의자’의 판매가 최고 30배 이상 급증하고 주간베스트셀러 1위에도 올랐다. 또 영국의 서점가에서 소설분야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모두 25개국에 해외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우리의 작가 한강이 이루어낸 성취는 자못 지대하다. 먼저 언론에 많이 언급되고 있듯이 한국문학이 세계적 유수의 작가와 경쟁하여 당당히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문학의 본무대에 본격진출이라는 쾌거임과 동시에, 작품성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둘째, 한국의 경제적·문화적 저력이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어학습은 한국문화체험의 첫 관문이
망자의 모든 재산은 상속재산이 되므로, 일부 비과세로 정한 것을 제외한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재산에 대해 상속세가 과세된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경영자는 회사의 자금이 부족할 때, 수시로 개인의 재산을 회사에 입금했다 돌려받기를 한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계속 돈을 입금해 그 금액이 상당해 지기도 하는데, 보통 회사는 주임종단기차입금이나 가수금계정을 사용해 회계처리하고 있다. 개인이 회사에게 빌려준 돈이기에 회사입장에서는 부채가 되며, 개인 입장에선 채권이 되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갑자기 사망했을 경우, 재산적 가치가 있는 가수금채권도 당연히 상속재산이 된다. 문제는 가수금채권이 많다는 것은 회사가 회사 고유재산으로 운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대표이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즉, 회사에 대한 가수금채권은 회수가능성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상속인들은 상속세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가수금채권은 회수가능성이 거의 없고, 나머지 재산은 많지 않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상속을 통해, 상속을 받지 않으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상속재산이 상당해 상속받는 것이 유리하지만, 가수금채
물류업 20년 허철호 사장 청도∼연길 물류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물류업에 종사한 20년간 곁눈 한번 팔지 않고 물류업에 인생을 건 사나이 허철호(48세)사장이다. 고향이 연길인 허철호사장은 1995년 학교졸업후 어머니가 마련해준 단돈 3000원으로 상점을 차렸다. 날마다 물건을 들여오고 파는 과정에서 물류의 흐름을 어느 정도 피부로 느끼게 된 그는 물류회사에 다니고있던 이웃집 누나의 힌트를 받고 1년간 해오던 상점을 접고 물류업에 뛰여들었다. 첫 물류회사 이름도 개체상점의 이름 그대로 영진(榮眞)이였다. “아무런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제가 보여줄것은 성실함밖에 없었습니다.” 허철호사장은 남들은 한번이면 끝낼 일도 두세번 하면서 수완을 익혔고 혹시나 차질이 생길가봐 포장이 끝난 다음에도 점검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일감을 기다린것이 아니라 직접 회사를 찾아다니면서 일감을 받아왔고 받은 일감은 많든 적든 약속대로 제시간에 배송하였다. 물류가 단순한 물건배송이 아닌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신형사업임을 알게 된 그는 배움의 중요성을 느끼고 연변대학 과학기술대학 제5기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배움에서 큰 수확을 느낀 그는 또 주당위 당학교에서 2년 반
지난달 26일, 룡정시동산실험소학교 교정에 들어서니 교내 축구련맹경기 페막식이 펼쳐져 자못 뜨거운 분위기였다. 전교생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상패와 함께 축구공을 받아안고 달려오는 우승학급 대표들의 얼굴마다에 찬란한 미소가 피여나 아름다운 풍경으로 안겨왔다. 벌써 근 10년째 이어지는 행사이다. 현재 112명의 교직원에 1270명의 학생을 품고 룡정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동산실험소학교는 한족학교지만 이례적으로 축구를 중시하고 주내 경기에서 우승까지 따낼 정도로 그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아 주목 받고있다. 특히 교정축구붐이 기세 드높게 일고있는 현시점에서 성과뒤의 배경과 비결에 초점이 모아지며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실정이다. ‘축구는 조선족학교에서’, ‘한족학교는 롱구를’, 이러한 인식이 보편화되여 오래동안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았고 현실 또한 그러했다. 이러한 통념과 현실을 앞장서 타개하고 남다른 길을 걸으면서 값진 경험과 함께 괄목할 성과들을 안아온 룡정시동산실험소학교, 그 발전의 행정에는 축구의 교육적가치를 남먼저 터득하고 지혜롭게 교육에 융합시킨 현임 강해연교장의 교육철학이 굵직한 선으로 선명하게 그어져있다. 조선족마을에서 자라 조선어도 제법 잘하는
연길만달광장이 개업 100일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5월 31일에 있은 100일 카운트다운 행사에 따르면 만달그룹이 연길시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대형상업부동산대상인 연길만달광장이 100일 뒤 정식 개업하게 된다. 만달그룹에서 40여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연길만달광장은 부지면적이 55만평방메터에 달하며 고급빌딩, 대형쇼핑쎈터, 5성급호텔, 상업거리, 고급아빠트, 호화주택이 밀집된 국제급도시 종합체로 알려지고있다. 그가운데서 만달서울거리는 만달집단이 우리 주의 독특한 민족 특색과 풍속에 의거하고 한국 특색과 융합해 중점으로 구축한 한국테마상업거리로서 지난해 7월 주정부와 연길시정부는 만달서울거리를 ‘연변제1한국테마풍경거리’로 명명하고 이를 주 및 연길시의 중점대상에 편입시켰다. /현해연 기자
한꼴, 두꼴, 세꼴, 네꼴… 한번 터진 연변팀의 ‘꼴폭죽’은 련속해 끊일줄 몰랐다. 지난달 28일, 중국축구 슈퍼리그 제 11라운드 료녕굉운팀과의 경기에서 연변팀은 4대1의 속 시원한 대승을 거두며 홈장 축구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전반전 각각 터진 윤빛가람, 스티브 두 선수의 꼴에 이어 후반전 스티브선수의 추가꼴, 김승대선수의 쐐기꼴까지 이어지면서 료녕굉운팀의 추격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렸다. 요즘 들어 련이은 고온 현상이 지속되였던 연변의 지역팬들에게 이날 연변팀 건아들은 시원한 ‘단비’를 선물했다. 특히 이날 경기후 입장했던 1만 7257명 팬과 함께 진행된 박태하감독의 생일 축하 파티는 감동의 물결을 자아냈고 원정석의 100여명 팬들까지 ‘생일축하’노래를 부르며 파티에 합류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수많은 팬들중에서 유독 눈에 띄였던것은 열띤 응원을 펼쳤던 어린이 축구팬들이였다. 부모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또박또박 응원 구호를 웨치며 주위 팬들의 시선을 끌어잡았다. 어린 축구꿈나무들의 연변팀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미래 연변축구에 희망적인 토대를 마련해주고있었다. 경기 종료후 기자가 탑승했던 공공뻐스
한글학회 흑룡강지회에서 주최한 ‘2016년 동북3성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동북3성 27개 대학에서 온 27명의 한국어학과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25일 흑룡강성 치치할대학교에서 펼쳐졌다. 대회측에 따르면 ‘2016년 동북3성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한국어학과가 설립된 동북3성내 대학간의 교류를 증진하고 학생들에게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킬수 있고 재능을 발휘할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데 취지를 두었다. 한글학회 흑룡강지회 김선희지회장에 따르면 이날 대회는 제한된 시간내에 자기가 준비한 주제를 둘러싸고 말하는 부분과 임의로 선택한 사진의 내용을 보면서 즉석에서 한국어로 론리정연하게 대답하는 두개 부분으로 진행되였으며 주제의 분명성과 발표내용의 정확성 및 생동감, 청중관심도 유발, 발음의 정확성, 류창한 단어구사,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심사의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은것으로 알려졌다. 치렬한 경쟁을 거쳐 길림대학의 장엽학생이 대상을 따내고 장춘사범대학의 우양업, 동북사범대학의 정민학생이 일등상을 받아안았다. 치치할대학교 한국어학과 정성훈교수는 “경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발음과 문장구사 실력을 많이 향상시킬수 있고 더불어 한국어를 배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