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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촌스러운 이야기] 이단, 사이비보다 못한 국가가 되지 말길

 

요즘 가평군이 뉴스에 자주 오르락거린다. 자랑스럽기보다는 부끄러운 뉴스들이다. 통일교와 얽혀서 현 군수, 전 군수 그리고 관련 공무원들이 특혜, 편법 행정을 했다는 의혹 보도들이다. 보도를 보면 의혹이 의혹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내 느낌이다. 이단, 사이비 종교로 치부되는 통일교에 가평군수가 휘둘린 꼴이 돼 가평군민으로서 매우 불쾌한 요즘이다. 하지만 진행되고 있는 수사들이 신속하고 엄중하게 진행돼 죄상이 명백하게 드러나길 바란다.

 

정교일치를 금지한 헌법정신에 따라 이번 통일교 사태는 법적으로 명백하게 그 선악이 정리되지만 여전히 내게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생각거리들이 남는다. 가평군에서 가장 큰 병원을 통일교가 운영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들도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거나 이용객이 없어서 예산 낭비라고 새로 설립하지 않는 판에, 통일교는 그 병원을 어떤 생각으로 세웠고, 아마도 적자일 텐데 어떻게 운영하는지 늘 궁금했다.

 

학대에 가까운 경쟁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국제중고등학교를 통일교는 설립해 운영 중이다. 그 학교 홈페이지에는 문선명과 한학자가 설립자로 크게 소개되고 있다. 그 학교의 교육과정 속에 통일교는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 학교에 학생을 보낸 아마도 우리 사회 지도층일 가능성이 높은 학부모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통일교는 지역사회에 많은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 농사로, 자영업으로 벌이가 시원치 않은 주민들이 통일교가 세운 각종 시설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정책 분야인 교육, 일자리, 의료 부문에서 통일교는 가평군 행정이 하지 못한 일들을 해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으나 가평군 설악면의 인구 유입에 큰 영향을 끼친 고속도로IC를 설악에 유치하는데 통일교가 큰 기여를 했다는 얘기는 지역민들에게는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설악IC로 인해 설악면과 서울의 교통시간은 40분 정도로 단축됐다.

 

그리고 이 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통일교가 참 대단하다라고 느낀 점인데, 통일교가 일본인들에게 헌금의 명목으로 과거 한민족에게 저지른 범죄의 댓가라며 헌금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 강제징용 할아버지들의 배상 요구를 외면하고 일본 정부나 기업에 유리한 협약을 했던 사실을 생각하면, 속으로 ‘통일교가 정부보다 낫네’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가평군 설악면에서 통일교 인의 수는 매우 많다. 통일교와 관련돼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생각한다면 다수결 원리에 따른 민주주의로 가평군 설악면은 아주 합법적으로 정교일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런 방식이 대한민국으로 확산된다면? 만약 통일교를 이단, 사이비 집단이라 판단하고 종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통일교는 헌법의 ‘정교일치’에 해당되지도 않는다. 어떤 집단이 주민들에게 국가가 못해주는 교육, 일자리, 의료, 교통, 역사정의를 제공해 준다면 주민들이 그 집단을 배척할 애국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 자산불평등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이로 인해 청년층이 절망의 늪에 빠졌다.

 

만약 어떤 이단, 사이비 집단이 그 청년들에게 단감을 준다면 그 청년들이 애국심으로 그 단감을 거부할 수 있을까? 청년들의 극우화는 이단, 사이비보다 못한 극심한 불평등의 대한민국이 그 숙주가 아닐까?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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