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천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복희씨 맺힌 그물을 두루쳐 메고서 나간다./망탕산으로 나간다./우이여 - 어허어 어이고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 ‘제비가’의 한 대목이다. 놀보가 흥보의 이야기를 듣고 박씨를 물어다 부자가 되게 해 줄 제비를 후리러 다니는 내용이다. 이처럼 제비는 가난한 사람을 돕고 은혜를 갚는 하늘의 심부름꾼을 뜻한다고 해서 예부터 우리와 매우 친숙하다. 특히 제비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돌아오는데, 이와 같이 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수가 겹치는 날에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민간에서는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영물로 인식하고 길조(吉鳥)로 여겨왔다. 따라서 집에 제비가 들어와 보금자리를 트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독일에서도 제비는 특별대우를 받는다. 봄을 알리는 새이며, 동시에 행운을 가져오고, 집을 수호하는 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의 제비가 도착하는 날에는 노래와 환성으로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가족 전원이 문에 나와서 맞이하고,
빨간 민들레 /고정국 민들레야 섬에 피지 마라 민들레야 섬에 피지 마라 입양 절차도 없이 혈육 한 점 날려보낸 미혼모 홰를 켠 눈빛이 하얀 밤을 설친다. 폭풍에, 풍문에 떠돌다 어둠 속에 뿌리를 내려 밤이면 백만 송이 피워 밝힌 민들레 바다 빨갛게 아빠도 모르는 염색머리 소녀가 웃네. - 「빨간 민들레」 부분, 고정국 시집 『서울은 가짜다』 (2003년, 리토피아) 시조라고 하면 고즈넉함, 예스러움, 서정성 등을 아직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시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깰 수 있을 만큼 고정국의 시는 현실에 밀착해 있고 힘이 있다. 섬의 민들레가 육지의 민들레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 시조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생각했다. 민들레는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이다. 포자들이 바람에 실려 가다가 땅에 내려앉지 못하고 바다로 떠밀려 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다행히 땅에 내려앉은 포자는 뿌리를 내리겠지만 바다에 내려앉은 포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어디로 실려 가는 걸까./박설희 시인
20년 전 수원법원에 참 똑똑하게 보이는 여자 판사가 근무하고 있었다. 요즘은 신규 임용되는 판사사의 절반가량이 여성이지만 그때만 해도 한 해에 1~2명 정도 언론에 상세한 신상정보가 보도되면서 전국에 이름이 알려졌었다. 그녀의 이름이 수년간 여의도 정가에 회자되다가 지난 2월 국회의원들 사이에 격론을 벌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었다. 알아듣기 쉬운 표현으로 김영란법이라 불리고 있는데 미쳐 시행되기도 전에 헌법위반이라는 시비에 휘말리면서 몇 가지 손질을 해야 한다는 자체적인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언론인이나 선생님들이 일정 금액 이상의 밥을 접대 받으면 처벌되고 공직자의 배우자를 통해 누군가 로비를 하였다면 그 공직자는 자신의 배우자를 신고해야만 한다. 국회의원들이 언론에 대해 과단성 있는 입법을 했다. 역사적인 법안이라는 평가도 있다. 내가 자유직업인이고 접대할 일이 없다면 이 김영란법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같은 시기에 간통죄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경찰이 남녀의 밀폐된 공간에 강제로 진입할 일은 없어졌지만 이제까지 법에 따라 국가에서 강제되던 부부 사이의 윤리 문제가 가정문제로 축소되니 뭔가는 허전하고 허무하다. 그동안 경찰이나
우리나라 도시가운데 경제, 문화 예술적 환경, 세계적인 인지도 등 가치 평가에 있어 우선순위를 받는 도시는 아무래도 서울일 것이다.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이며 K-Pop 등 문화 수출의 중심지로, 세계 선진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거주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이름 그대로 ‘특별시’이다. 그렇다면 인천은 어떠한가? 인천은 지역적으로 서울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에 뒤처지지 않는다. 대외무역이 활발했던 고려 시대 때 수도 개성에 이르는 수로(예성강) 입구에 위치한 강화·교동·자연도등이 대외 교통의 거점지역이 되면서 서방세계와의 국제교류 관문지가 되었고, 몽골의 침입 때는 40년 가까이 강화지역이 피난 수도로 자리하면서 대몽항쟁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후 역사적 변혁기인 19세기 중엽에는 무력을 앞세워 통상을 요구하는 서양 세력에 맞서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871)를 통해 당당히 저항하여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낸 곳이 바로 인천이며, 이후 제물포 개항을 통해 신문명이 유입되면서 우리 민족이 개화의 시대로 접어들었을 때 그 출발점 역시 인천이었다. 그러나 우리 인천이 갖고 있는 가치는 매우 저평가되고 있
대형 참사가 날 때마다 다들 안전 불감증이라느니 예고된 인재라느니, 잘못된 관리 체계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질타 속에 방지대책이 쏟아진다. 하지만 미국의 하인리히가 도미노이론을 인용하여 재해발생 과정을 설명하면서 재해발생 직접원인 중 하나를 제거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한 이후 1969년에 등장한 신 도미노이론은 버드(Bird)에 의한 재해의 연쇄이론으로, 도미노 이론의 직접원인을 제거하면 재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론과 다르게 기본원인의 제거가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이제는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 쫒기 듯이 만들어지는 이상적이라는 안전사고 방지대책보다도 안전불감증의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자각해야한다. 그리고 ‘또 일어나겠어?’라는 생각과 참사사건에 대해서는 원인과 책임을 놓고 논쟁만 벌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재발을 거듭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2월18일은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한지 12년이 되는 날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그날의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1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동안 여러 가지 안전사고 매뉴얼을
화성 총기사건으로 온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나에게는 같은 동료이며 선배인 故 이강석 경정의 죽음은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족에게는 아버지를 잃은 비극이며 경찰 조직에게는 큰 슬픔과 상처를 남겼다. 70대 노인의 흉탄에 맞아 사망한 것은 사실 故 이강석 경정뿐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 경찰의 현실이며, 공권력의 추락과 무력함을 보여준다. 경찰생활을 하며 선배들에게 듣는 말은 ‘총기를 사용하면, 경찰관만 피해를 입는다’는 자조 섞인 말뿐이다. 총기를 든 범인에게 총기로 대응할 수 없는 경찰관이라니, 두 손을 꽁꽁 묶어 놓은 채 범인을 잡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맞는 경찰관, 욕먹는 경찰관’의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술취한 사람들과 씨름하는 사이에 정작 잡아야 할 범죄자들은 활개를 치고 국민의 안전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일반 국민의 인권에 대한 의식은 성숙한 반면 그에 따른 국민으로서 책임 의식은 아직 뒤따르지 못한 면이 있다.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마치 영웅시 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유과 책임은 긴장 관계에 있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균형을 잃는다면 둘다 무너져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 유래는 107년 전인 1908년 2월28일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2만여명이 뉴욕 거리로 뛰쳐나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과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달라고 외치며 행진한 데서 비롯되었고, 이를 계기로 이듬해인 1909년 2월28일을 ‘전국 여성의 날’로 선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영감을 얻은 유럽에서는 1910년 8월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여성의 권리신장을 주장하기 위한 ‘여성의 날’이 제안되었고,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1911년 3월19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는 첫번째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고 한다. ‘여성의 날’이 지금과 같은 3월8일로 공식 결정된 것은 1975년부터이다. ‘세계 여성의 해’였던 1975년, UN은 매년 3월8일을 ‘여성의 날’로 기리기로 했으며, 이 때부터 ‘세계 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이 국적, 인종, 종교를 뛰어넘어 &lsquo
취업하기가 어려운 미취업 젊은이들이나 퇴직한 가장들에게 창업지원은 절실하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취업희망자에게 꿈과 희망의 터전인 창업을 지원해주는 지자체의 시책은 각광을 받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공채를 통한 취업문이 너무 좁은 현실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창업전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은 필요하다. 개인의 소망과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공무원이나 대기업을 선호하는 잘못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서 실직자의 구직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앞으로 경기도내 저소득 사업자와 창업희망자들에게 1.84%대의 초 저리 금융지원을 할 계획이다. 경기도형 마이크로 크레딧을 위해 경기도는 굿모닝-론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굿모닝 론은 무담보 소액 대출을 의미하는 경기도형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다. 협약에 따라 하나은행이 3.34%의 저금리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경기도가 이자의 1.5%를 지원한다. 경기신보는 100% 보증해주며 0.5%의 보증수수료를 받는다. 경기신보가 통상 80~85%를 보증해주고, 1%의 보증수수료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저소득 금융지원 상품보다 좋은 조건이다. 상담과 접수, 심사, 선정, 사후관리는 자활센터가 맞는다. 지원대상은 도내
이 정부가 하는 일이 참 답답하다. 본보 지난 17일자 보도에 의하면 국토교통부가 신분당선 역명 결정의 전권을 갖고 있는데도 수원·용인 등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민원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다.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지방을 무시한 일방 행정을 펼치고 있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패러다임을 과거의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자체가 지역산업, 지역인재, 지역과학기술의 3가지 핵심축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역발전정책을 추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리고 박 대통령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지방분권 강화 및 시민사회·지역공동체 활성화’ 등을 전면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박 대통령의 지방화시대 공약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가뜩이나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 기초연금 지급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 ▲고등학교 무상교육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등 공약을 파기하면서 신뢰가 손상된 상태다. 경기도에는 인구 120만명의 수원시를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