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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이야기]세계 여성의 날과 유리천장 지수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 유래는 107년 전인 1908년 2월28일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2만여명이 뉴욕 거리로 뛰쳐나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과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달라고 외치며 행진한 데서 비롯되었고, 이를 계기로 이듬해인 1909년 2월28일을 ‘전국 여성의 날’로 선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영감을 얻은 유럽에서는 1910년 8월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여성의 권리신장을 주장하기 위한 ‘여성의 날’이 제안되었고,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1911년 3월19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는 첫번째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고 한다.

‘여성의 날’이 지금과 같은 3월8일로 공식 결정된 것은 1975년부터이다. ‘세계 여성의 해’였던 1975년, UN은 매년 3월8일을 ‘여성의 날’로 기리기로 했으며, 이 때부터 ‘세계 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이 국적, 인종, 종교를 뛰어넘어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하는 날이 되었다.

금년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주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즉 OECD 회원국 28개 국가를 대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 정도를 측정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유리천장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로 선정되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의 사회참여나 직장내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수가 낮을수록 장벽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25.6점을 기록해 꼴찌를 차지했는데 전체 28개 국가의 유리천장 지수 평균은 60점이었다고 한다. 여성차별이 심하다고 알려진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26위(29.6점), 그리고 일본이 27위(27.6점)로 우리나라보다 유리천장이 높았다고 한다. 유리천장 지수 1위에는 80점을 받은 핀란드가, 2위는 79.4점을 받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공동으로 차지하여 북유럽 3개 국가가 상위권을 휩쓸었으며, 폴란드(73.1점)와 프랑스(72.1점)가 4·5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선거를 통해 여성대통령까지 배출한 나라에서 여성들이 이렇게 유리천장이라는 장벽에 짓눌리면서 성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특히나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여권신장이 너무 급속히 이루어져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인데, 유리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결과는 도대체 어떻게 나온 것일까? 이는 ‘유리천장 지수’의 산출항목들을 보면 조금 이해가 된다. 유리천장 지수는 모두 9개의 항목으로 측정되는데, 한국이 최고점을 받은 항목은 평균임금에서 차지하는 자녀 양육비용으로 이는 정부의 무상보육 덕분으로 보인다. 그 외의 8개 항목에서는 모두 남녀간 격차가 매우 컸다고 하며, 특히 노동시장 참여율에서의 남녀격차는 22%로 1위인 핀란드(2.5%)의 9배에 달하였고, 남녀간 임금격차도 36.6%로 OECD 평균(15.5%)의 2배, 노르웨이(7%)와는 5배를 넘었다고 한다. 또한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2.1%로 노르웨이(38.9%)와 평균(16.7%)보다 크게 낮았고, 일본(3.3%)보다도 떨어졌다고 하며, 여성 고위임원 비율이나 여성의 의회참여 면에서도 상당히 뒤떨어졌다고 한다.

100여년 전 여성들이 요구했던 것에 견주어 보면 ‘유리천장’ 지수를 만드는 항목들이 상당히 바뀌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사회변화에 따라 여성들의 목표와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가 매우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과 똑같은 기회속에 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운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목표를 갖고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 아닐까? 우리사회가 아직도 성역할 이데올로기나 남녀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사회적 차별로 만들고 있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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