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속의 어머니 /이윤학 맨발로 뛰어다녀도 잡히지 않았다. 건조장 비닐 조각들 밤동산에도 뒷산 소나무에도 걸려 나부끼는 저녁은 어깨 걸고 쓰러진 벼포기도 비에 젖어 피곤을 풀기에도 적은 어둠 속에서 어머니의 낮은 꿈이 우비 속에서나마 따뜻할까요. 죄 많은 것들 부서져라 천둥치는 저녁에 교회당 위로 우뚝 선 전기 십자가 위에도. 환하게 드러난 십자가 위에 피뢰침이 박혀 있을 줄이야. 어머니의 미신은 성경보다 튼튼하여 여러 날 망가지고 상처입은 것을, 어머니의 우비 속에 무엇이 싹트고 있는가 저는 압니다. -이윤학 시집 ‘먼지의 집’/문학과 지성사 천둥과 번개 속에서 빛의 긴 줄기가 뚜렷하게 비춰주는 순간들. ‘우비 속’ 맨발의 어머니가 뛰어다니는 모습만으로도 어머니의 생애가 다 읽혀진다. ‘건조장’ 속에서 익어갔을 곡식들이며, ‘쓰러진 벼포기’가 비에 젖어있는 상황 속에서도 어머니가 잃지 않은 것은 사랑과 희망이었을 것이다. 여러 날 계속되는 마른장마 속에서도 싹 틔워야할 무언가가 분명 있기에 우리에게 새벽은 늘 그렇게 온다. /권오영 시인
춘추좌전에 있는 말인데 卑讓이란 자기 자신은 낮은 곳에 몸을 두고 한걸음 두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방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 바로 讓(사양할양)이며 바로 德의 근본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모든 고전을 보면 덕은 곧 군자이며 군자라고 하면 바로 덕이 떠오른다. 그만큼 학문(仁)과 덕을 실천하는 것에 따라 대인과 소인이 나뉘게 되고 곧 소인은 이익을 위해서는 자기밖에 없다는 것을 나타내게 된다. 升高必自下(승고필자하)란 말이 있다. 높은 데 오르게 되면 반드시 내려온다는 말인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보다. 사람들이 오르는 것만 좋아하고 떨어진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 같다. 한번 국회원에 당선되면 끝까지 국회의원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떨어져도 이름은 영원한 의원님이다. 그리고 그 무리들과 어울리면서 보살이 낮은 곳을 바라보는 진정한 의미 같은 것은 잊어버린 지 오래고 알지도 못한다. 그런 그가 4년이 가까워지면 잠시 표를 구걸하기 위한 거지 근성이 발동되어 지근거리에 허겁지겁 나타날 뿐이다. 당 태종을 있게 한 위징은 居高思墜持滿戒溢(거고사추지만계일)이라는 말을 했다. 높은 데 오르고 나면 꼭 내려온다는 것이고, 생각이 虛하지 않게 하며 매사는 넘치지 않게
엊그제 우연히 ‘가요무대’를 보았다. 집사람은 옆에서 ‘웬 궁상맞게 뽕짝’이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오랜만에 듣는 멜로디가 정겨워 흥얼흥얼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내용이 가을을 주제로한 노래들로 꾸며져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내 기분이 화창하지 않음을 느꼈고,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눈물로 쓰여진 그 편지는/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라는 패티김의 노래가 나올쯤엔 시쳇말로 ‘가을’까지 탓다. 그래서 그런지 거실도 설렁했다. 몇일 전까지 더위에 베란다 문을 열어 젖혔었는데.. ‘가을이 오긴 왔나보다. 그렇치’라며 집사람을 쳐다보니 공감의 표현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면 가을이야말로 잔인한 계절이다. 분명 하늘은 맑고 바람도 선선하고 날씨도 청량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가을의 열매와 은총 속에서도 순간순간 마음이 무너지고 땅 속으로 꺼지는 듯한 심란함이 이어지기도 하며 푸른 하늘을 보면서도 마음은 캄캄한 동굴로 내려가는 경
재활의학과 진료실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긴장하면 어깨가 뭉쳐요.’ ‘몸의 균형이 안 맞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운동을 어떻게 하면 되지요?’ ‘아픈데 걸어도 되나요?’ 등 몸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은 통증이나 기능이상을 해결하기 원하거나 척추나 다리의 변형이 호전되기를 원하거나 운동량을 증가시켜 예상되는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기를 원합니다. 가끔은 예술가나 운동선수처럼 기능향상을 위한 방법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몸과 관련한 다양한 요법과 운동법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헬스, 요가, 마사지, 사우나처럼 잘 알려진 방법들 외에도 필라테스, 크로스핏, 스피닝, GX, 단전, 호흡법 등 몸을 관리하기 위한 공간과 서비스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받는 느낌은 몸과 관련해 수요와 공급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요구를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운동 방법과 주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서로 매치되지 않아 보입니다. 주변에서 운동을 시작했
최근 발생된 금융기관,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직접적인 예금의 해킹으로 인한 인출피해뿐 아니라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한 다른 제2·3의 피해를 야기하게 된다. 특히 유출된 개인정보는 근래의 경기침체를 틈타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 또는 제1금융권 등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대출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그 수수료 등을 가로채는 대출사기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대출사기 범죄자들은 유출된 개인정보 및 신용등급, 대출금리, 현재 채무상태 등의 금융정보에 대해 이미 숙지하고 전화를 걸어오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실제 대출회사로부터 전화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대출수수료 등의 돈을 아무런 의심 없이 송금하게 된다. 이러한 대출사기에는 꼭 필요한 도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포통장’이다. 이 대포통장들은 또 다른 사기전화에 의해 모집되는데 신용등급이 낮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주류회사나 수입회사 등을 사칭하면서 세금포탈을 위해 통장이 필요한데 사용하지 않는 통장을 보내주면 한 달에 400~500만원을 돈을 주겠다고 현혹해 이에
최근 학교, 아파트 등 주로 일상 생활공간에서의 강제추행건과 휴대폰을 통한 동영상 촬영(몰카) 등의 성범죄로 형사처벌을 받고 유죄판결이 확정되거나 공개명령이 확정된 사람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는데, 이들이 해마다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법원에서는 확정판결 시 신상정보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신상정보 제출의무를 성범죄자들에게 고지하고 있다. 등록대상기간을 보면 확정판결일로부터 20년간 경찰과 법무부에서 신상관리를 받게 되고,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확정일로부터 10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성범죄자들이 잘 모르고 있다. 만약 신상정보의 제출의무를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없이 제출(변경)정보를 20일 이내에 주소지 및 주거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하게 되면 성특법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신상정보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는 경찰관으로서 가장 마음 아픈 것은 등록대상자라는 사실이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알려질까 두려운 마음에 주소지와 주거지를 따로 해 놓고 살아가는 경우와 전자발찌 착용을 숨기기 위해 긴 바지만을 착용하고
수년 전 오사카의 텐신바시(天神橋) 상점가를 방문했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상점가로 약 3㎞에 이르는 긴 상가 길이 유명한 곳으로 오래된 명가 점포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나는 상점가 대표에게 100년 넘게 영업한 점포를 보고 싶다 했더니, 뜻밖에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유인즉 100년 넘은 점포는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으니, 오래된 점포를 보려면 400년 넘은 곳과 200년 넘은 곳 중에서 몇 곳을 보여주겠다 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2대 이상 내려오는 오래된 점포를 로호라 부르는데 명가점포라는 뜻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에는 500년 이상 된 점포가 32개, 200년 이상은 3천100여개 정도 있다고 한다. 로호는 그냥 오래되었다고 얻는 이름은 아니다. 상품의 독창성이 있으면서 품질이 뛰어나고, 어떠한 때에도 쉽게 문을 닫지 않으며, 고객을 대하는 마음이 가족을 대하는 것과 같은 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로호들이 공통적으로 지키고 있는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 ‘노렌(暖簾)’이다. 노렌은 점포의 상호가 새겨진 무명천으로, 상점의 처마 밑에 걸어 놓고 신용과 품위를 표시하는 것이다
‘키스방’이란 게 있다. 돈을 내고 얼굴 모르는 여성과 키스를 하는 업소이다. 처음에는 손님과 여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키스를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유사성행위를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009년부터 생겼다고 하는데 이제는 전국체인망을 갖춘 업소도 등장했다고 한다.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 ‘키스방 등 신변종 성매매 업소 경찰 단속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0년 2천68건에서 2013년 4천706건으로 3년 새 2.3배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3천620건이 적발돼 연말엔 5천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신변종 성매매 업소에 대한 단속 건수는 늘고 있지만 영업정지나 폐쇄와 같은 행정처분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유흥업소나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은 ‘식품위생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의 적용을 받아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과 영업소 폐쇄 등의 조처가 가능하지만, 아예 등록이나 신고를 하지 않은 키스방 등 신변종 업소는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주의 이름만 바꿔 영업을 지속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경기도
경기회복세에도 불과하고 젊은이들이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신의 재능에 부합되는 일자리잡기가 용이하지 않은 현실이다. 전문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부족에 원인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창출이 시급한 당면과제로 이의 다원화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정책개발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는 경기 회복에도 많은 사람이 실업상태나 불완전 취업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력현상(hysterics)’이 나타나고 있다. 불완전한 일자리는 최선의 근로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경기도의 경우 일자리 창출 가능 규모가 당초 목표보다 1.8배 초과한 23만4천여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문제는 경쟁력 있는 전문적인 일자리이다. 취업예정자의 성향에 적합한 미래의 경쟁력이 있는 업종의 일터창출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경기도가 파악한 올해 1~8월간 도내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는 평균 26만2천개로 전국 평균 일자리 창출 58만5천개 중 45%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9~12월을 합산한 올 한 해 일자리 창출 규모는 23만4천여 개로 추산된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경기도가 설정한 13만개 창출 목표를 180%나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도내 일자리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