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비행 /권정일 수만 쌍이다 열애의 빛으로 하늘이 낮아졌다 꽁지와 꽁지를 활처럼 말아 사분사분 한삼汗衫을 뿌리는 고추잠자리, 곡진한 전율 투명한 날개끼리 업고 날다, 안고 날다, 꽁지와 꽁지가 한 줄 되어, 하나一가 되어 그칠 수 없다고 멈추지 않겠다고 너를 낳으려고 나를 낳으려고 순연한 우주의 붉은 점막이 터진다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사랑의 감정을 무엇이라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이성 간의 사랑은 오히려 연애감정이라 말하는 것이 편할 경우도 있다. 곤충들의 사랑행위는 상대를 감정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암컷과 수컷의 때에 맞는 번식행위이어서 그럴 수 있겠다. 벌도 개미도 잠자리도 혼인비행을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열애의 감정이 없다고 볼 수도 없으니 신기하다. 혼인을 위해 그들은 기나긴 준비를 한다. 정성스럽기 짝이 없다. 여왕을 기르고 받들어 모시고 복종한다. 신성하다. 하늘은 밝고 바람은 고요하다. 우주가 그들의 사랑을 위해 가장 빛나는 신방을 꾸며준다. 그들은 진화를 꿈꾸지 않는다. 마르고 닳도록, 영원토록 그들은 시작과 끝이 같다. 그들의 방식 그대로 사랑하고 연애한다. 아름답다. /장종권 시인
전국 막걸리제조사 120여개 업체와 막걸리 산업 및 문화관련 30여 단체가 가입된 조직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의 막걸리협회가 결성됐다. 막걸리협회 추진위원회는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at화훼공판장에서 침체된 막걸리 시장 환경 속 업체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적인 막걸리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막걸리협회 창립총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막걸리협회는 지난 2010년 설립된 한국막걸리진흥협회가 전신으로, 전국의 크고 작은 막걸리 제조장들을 중심으로 조직됐으며 막걸리 및 전통주 교육기관, 막걸리 판매점 연합회,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의 막걸리 연구개발 전문가 등이 분과위원회 조직으로 합류해 향후 막걸리 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박성기 ㈜우리술 대표가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막걸리 열풍이 시작된 이후 작년들어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우리업체에서는 침체가 아닌 더 큰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업계관계자들의 자발적인 협력과 노력만이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디지털 신제품이 발표된다. 제품에 탑재되는 기능들 또한 진화를 거듭한 최신형들이다. 하지만 이 제품들도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편리함에 중독된 우리들과 금방 친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 디지털기기인 스마트폰 역할도 이젠 생활의 일부가 아니다. 오히려 폰 때문에 생활이 바뀔 정도가 됐다. 컴퓨터, 태블릿 PC,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이를 빗대 “사회는 이미 디지털 세상속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정도다.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찾아 날씨와 뉴스를 확인한 뒤 전날 인터넷에서 받아놓은 레시피대로 아침을 해먹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출근한다. 원하면 버스와 지하철 등 어디서나 영화, 게임, 전자책, 인터넷 서핑 등은 식은 죽 먹기다. 사람과 소통하려면 말이 필요없다. 문자와 소셜네트워크가 있어서다. 손가락 하나로 쇼핑과 금융거래도 한다. 보채는 아이들에겐 스마트폰만 들이대면 금방 표정이 바뀐다. 요즘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접하는 일상의 모습들이다. 만만치 않은 부작용 속출 그러다보니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기기 범람으로 기억력 감퇴가 현저히 나
황당하고 기가 막혔다. ‘이럴 수는 없는 거야. 절 세 번 하는 동안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기어이 찾아 내고 말거야.’ 급한 마음에 좍 좍 - 내리는 빗속을 10분 이상씩이나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범인을 잡을 수는 없었다. 화가 뒤엉킨 상태로 다시 돌아온 무량수전 앞엔 아무도 신고 가지 않은 신발 한 켤레가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절에 오실 때는 새 신발 신고 오지 마세요. 그냥 액운을 다 가져간 거라 생각하세요”라는 관리인의 말. 상가 집에 갈 때 새 구두 신고 가지 말라는 스쳐가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절에 갈 때 새 신발 신고 가지 말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며칠 전 아들이 첫 월급 타서 백내장 걸린 어머니를 위해 난생 처음 선물해 준 고급 선글라스를, 불상 앞에 삼배 올리느라 벗어놓은 사이 누군가 슬쩍 가져간 일이 있었다고 했다. 꼭 찾아달라는 노인의 눈물 글썽이며 한 그 당부를 아직도 해결해드리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는 관리인의 말에, 얼마나 더 세상이 각박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착잡해졌다. 편치 않은 마음 달래고파 다시 들어선 무량수전엔 조소아미타여래좌상의 번쩍이는 금빛과 치켜뜬 눈
편집국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다소 상기된 목소리의 그 독자는 25일자 경기신문 1면 기사에 대한 불만부터 쏟아냈다. “신문이 오보를 하면 됩니까?” “그것도 역사를 정반대로 보도하다니 제정신이냐고요.” 경기신문도 종북신문입니까?” “6·25가 왜 남침입니까, 북침이지?” “….” 독자의 항의 내용을 추리면 이렇다. “이날 본보 1면 머릿기사의 제목인 ‘6·25는 북침 아닌 남침’에 대해 심하게 유감이다. 북한이 침략했으니까 당연히 북침 아니냐. 왜 남한이 침략한 것처럼 남침이라고 표기했느냐. 그것도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6·25 바로알기’ 교육에서 그랬다니 말이 안 된다. 학교에서는 분명히 정확하게 가르쳤을 것이다. 그런데 신문이 오보를 해서 학생들은 물론 독자들까지 6·25를 남한이 침략한 것으로 잘못 알게 했으니 책임져라.” 설명은 10분 동안 이어졌고, 그래도 수긍할 수 없다며, 다시 알아보겠노라 는 말을 남기고 독자의 전화는 끝났다. 대략난감에 ‘멘붕’이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고민은 이어졌고 답은 역사교육에 있었다. 역사는 허구나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래서 개념정립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
요즘 어딜 가나 창조경제가 화두다. 얼마 전 국회에서는 창조경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관료들이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쩔쩔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단어 자체가 추상 의미를 담고 있는 창조경제는 일반적으로 산업화 시대와 정보화 시대 및 지식기반 경제 등을 잇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국제적으로는 1990년대 후반 들어 영국과 국제연합(UN)을 중심으로 문화산업, 도시 및 지역정책 분야에서 활발하게 논의돼 온 개념이다. 1997년 영국 노동당 집권 이후 토니 블레어 내각이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인의 창조성·기술·재능 등에 기원을 두는 산업들과, 지적 재산 형성·이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있는 산업들로 구성된 경제체제를 창조경제로 정의하고 관련 산업을 창조산업이라고 불렀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도 2008년과 2010년 ‘창조경제보고서’를 통해 그 개념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냈다. 유엔의 창조경제는 경제성장과 발전 잠재성이 있는 창조적 자산에 기반한 진화론적 개념으로 창조적 자산을 생산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정의한다. 창조
개성역사지구가 23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16일 개막해 오는 27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열리는 제3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개성역사유적지구’가 ▲고려시대 이전 한반도에 존재했던 다양한 문화·정치적 가치들을 5세기에 걸쳐 이웃국가들과 ‘교류’한 점 ▲고려의 특출한 문화적 전통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는 점을 인정해 세계유산으로의 등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이번에 등재 결정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개성 성곽, 개성 남대문, 만월대, 개성 첨성대, 고려 성균관, 숭양서원, 선죽교, 표충사, 왕건릉, 7릉군, 명릉, 공민왕릉 등 12개 개별유적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지난 2008년 제3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반려 판정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등재소식에 누구보다 반가워하는 지자체가 경기도다. 도는 지난해부터 ‘개성한옥 보존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분단 전 동일 경기권역이었던 개성의 한옥을 포함한 역사문화지구가 한민족 공동 문화유산으로서의 상징적 의미와 문화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남북교류협력사업
한국방송공사(KBS)가 TV수신료를 대폭 인상하는 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다. KBS는 오늘 이사회에 현행 2천500원인 수신료를 4천300원으로 인상하는 안과 4천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다행히 이사 11명 가운데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인상 안건의 상정조차 거부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인상안의 처리와는 별개로 KBS가 이처럼 끈질기게 인상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KBS 측이 내세우는 인상의 근거는 지난 1981년 이래 33년째 수신료가 동결되어 경영 애로가 누적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난 33년 새 수신료 수입은 무려 9배나 증가했다. TV 보급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수입은 무려 15.7배나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신료가 동결됐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물론 지난해 KBS는 당기순손실이 62억원에 이르고,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 3천억원을 떠안고 있다. 그러나 누적 적자를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전에 공영방송의 면모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준 적이 있는지부터 자문해 보라. 1987년 이전 KBS가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다는
새 정부에서는 ‘안전한 사회’를 정부의 5대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과제로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척결’을 선정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4대 사회악 척결을 주요 치안정책으로 삼고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4대악에 집중하는 일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대악의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심각한 4대악의 실상 첫째, 최근 성폭력 발생건수는 2008년도 1만5천970건, 2010년도 2만375건, 2012년도 2만2천935건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애인 성폭력, 학교 및 직장 내 성희롱 등으로 점차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둘째, 1983년 창립된 한국여성의 전화에 따르면 작년까지 접수된 78만6천165건의 상담건수 중 가정폭력은 30만7천81건, 전체의 39.1%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가정폭력은 그 특성상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폐쇄적인 곳에서 지속적 반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높은 사회적 관심을
▲박선필(경기도북부청 기획예산담당관실)씨 별세= 빈소 수원연화장 해당화실, 발인 26일(수) 오전 8시, 장지 용인시 구성면 동백리 선영, ☎010-5262-0400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