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눈발처럼 /전서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혼자 하는 외출 같았으면 좋겠다 저 혼자 피었다 지는 꽃처럼 슬쩍 앉았다 가는 삼월의 눈발처럼 창 밖에 내리는 저녁 빗소리 가만가만 불러내면 헐거워진 삽짝 밀어내듯 아무도 모르게 외출하고 싶다 빗방울 길게 누운 낯선 길에 튀다가 그리운 우산 속으로 얼굴을 들이밀면 못 이기는 척 그의 지친 어깨에 손을 얹고 싶다 취기 어린 선술집 붉은 등 아래 반쯤 남은 술잔에 눈을 맞추며 사랑한다는 말은 내리는 빗소리에 묻어둔 채 돌아와 누운 한잔 술의 고단함에 새순에 얹힌 봄눈처럼 자취도 없이 녹아내리고 싶다 격렬하거나 화사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 소월(素月)의 산유화처럼 호젓이 “저 혼자 피었다 지는” 그런 꽃 같은 사랑이 있다. 저녁 빗소리 불러내고 “사랑한다는 말은/ 내리는 빗소리에 묻어둔” 고즈넉한 사랑이 있다. “슬쩍 앉았다 가는 삼월의 눈발처럼” 애탐을 초월하여 “자취도 없이 녹아내리고 싶은” 그런 사랑이 있다. 홀로의 사랑이 그리 쓸쓸하지만은 않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공기관 직원들은 ‘일반업소’로 등록된 ‘유흥업소’를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소문난 음식점은 여자종업원을 고용해 술을 팔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심심찮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일반음식점으로 위장된 술집을 찾는 이유는 자기 돈이 아닌 법인카드로 즐기기 위함이다. 법인카드로 술을 마시고, 노래도 부르다가 심지어 성매매까지 나선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 법인카드로 고가의 명품을 구입해 뇌물용으로 제공하거나 상급기관 접대에도 적극 사용했다. 휴일에는 골프를 치고 법인카드를 내밀었다. 말이 법인카드이지 부패카드와 다름 아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클린카드(Clean Card)’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공공기관 근무자들의 부당한 카드사용 내역이 공개되자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국민여론이 들끓었다. 감사원 등 사정기관이 특별감찰에 나서며 논란이 더욱 확대되자 법인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클린카드가 탄생했다. 클린카드는 소위 단란주점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는 법인카드를 사용 못하게 법제화한 것이다. 2004년 국가청렴위원회의 전신인 부패방지위원회의 권고로 시작된 클린카드는 점차 확대돼 현재는 거의 모든 공기관이 도입하고 있다. 제한업종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를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리·타’ 독자로서 나는 문학의 장르 중에서 시를 가장 좋아한다. 그것은 소설이나 희곡 같은 경우 인내력을 가지고 오랜 시간 앉아 읽어야 하지만 시 한 편을 읽는 것은 훨씬 시간이 덜 걸리고, 또 혼자서 낭송의 기쁨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언어이다. 물론 시가 시적언어로 표현된다고 해서 시를 언어학의 한 분야로 분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는 모든 것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따라서 모든 것이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우리의 전통 시는 진달래, 국화, 사슴, 노루, 해, 달, 눈, 산, 강 등 자연에서 그 소재를 찾아 감정이입을 하여 시로 표현한 것이 많았다. 그러한 시 읽기에 익숙해져있는 나는 음성이든 의미이든 언어학적 속성을 소재로 한 시, 즉 서두에 인용한 ‘롤리타’나 아래 정진규 시인의 ‘삽’이라는 시는 나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시가 언어학은 아닐지라도 언어학의 주요 범주인 음성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지금보다 훨씬 젊은 시절 삶의 시간이 참 더디게 느껴졌다. 미래는 너무 멀고, 과거는 늘 붙어 있어서 빨리 늙고자 조바심을 치기도 했다. 그때 스승들은 우리의 그 시간이 아름답다고 했다. 이제 조금씩 삶의 시간이 빨라지기 시작해서, 어느 순간엔가는 쏜살같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고 말이다. 그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시간은 걷잡을 수 없게 지나가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내가 대학생이 던 30년 전만 하더라도 비디오는 최첨단 영상기기였다. 발밑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냄새나는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편안히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놀라운 변화였다. 그것을 갖고 싶어 안달하다 졸업 다음해인 1990년 국립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거금을 주고서야 살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불과 20여 년 만에 쓸모없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비디오만이 아니다. 아날로그 카메라가 그러하고, CD가 그러하며, 불과 서너 해 전까지 스타일을 겨루던 2G폰 역시 이젠 찾아보기 어렵다. 자동차에서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어졌고, 누구나 들고 다니던 소니 워크맨도 골동품 상점에나 가야 볼 수 있게 되었다. 노트북에서는
장애인은 나들이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도로나 교통 사정, 그리고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시설들로 인해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이동하고 생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최근 각 지자체들이 저상(底床)버스를 도입해 운행하고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 저상버스는 버스바닥을 낮춰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버스에 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탑승하려 하면 버스 차체가 아스팔트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낮게 내려간다. 또 자동슬로프가 장착돼 있어 휠체어를 탄 사람이 쉽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버스 안에도 휠체어를 탄 채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버스는 차 바닥의 높이가 일반 버스보다 훨씬 낮고 계단이 없어 노약자나 장애인의 탑승이 편리하다. 외국의 경우 유럽은 이미 1980년대부터 시내버스 기본모델로 도입했고, 일본도 1999년부터 시내버스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시범 운행된 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수원시가 앞으로 노약자, 장애인 같은 교통약자들의 이동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저상버스의 숫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시는 현재 126대의 저상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전체
8년을 끌어 온 국민참여재판 최종안이 확정됐다. 국민참여재판은 그동안 시범적으로 시행되면서 몇몇 문제점이 지적되기는 했으나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된다. 대법원이 엊그제 발표한 최종안은 배심원 재판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고인의 의견을 묻되 판·검사가 직권으로 국민참여재판에 회부할 수 있도록 했고, 배심원 평결에 사실상의 기속력을 부여하는 평결존중 원칙도 도입됐다. 연내 법 개정이 이뤄지면 국민참여재판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국민참여재판은 법률 전문가들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던 사법 절차에 국민이 민주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 참여와 통제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사법부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들에 비해 다소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제도를 갖추었으니 본래의 취지와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전관예우라든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사법 관행을 뿌리 뽑아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물론 제도의 틀을 세웠다고 제도가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있고, 제도 자체에 대한 공격도 예상된
“민간기업 서비스 마인드로 경영혁신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고 투명한 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포천시시설관리공단 김승한(59·사진) 신임 이사장의 취임일성이다. 김 이사장은 포천 출신으로 대진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0년간 경복대학교에서 경영학 강의를 했으며, 5년간 포천인재장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경험과 경영능력을 두루 갖췄다. 가족으로는 배우자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의회 행정감사 직후 사직서를 낸 황일현 이사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김 이사장은 잔여임기인 2015년 5월까지 재직할 예정이며, 성과평가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장희재(연합뉴스 경기북부취재본부 기자)씨 별세= 6일 오후 1시, 의정부 보람장례식장 1호실, 발인 8일 오전 ☎(031)851-4444 삼가 명복을 빕니다
▲김상철·김명자씨의 장남 오현군과 홍기록(광명시 청사관리팀장)·채길순씨의 장녀 미현양= 9일(토) 낮 12시20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TM웨딩시티 ☎010-3109-5241 ▲이제영(성남시 수정구 환경위생과장)·손명숙씨의 차남 상무군과 이갑순씨의 차녀 장지연양= 10일(일) 오후 1시30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 6층 컨벤션홀 ☎(031)701-9666 ▲김동숙씨의 4남 황인산군과 박금이씨의 3녀 김옥진(경기신문 여론매체부 차장)양= 16일(토) 낮 12시, 수원 팔달구 노블레스웨딩컨벤션 7층 컨벤션홀 ☎(031)215-7000 ▲신영철씨의 3남 동민군과 이세호(가평군 경제과 경제정책담당)씨의 장녀 미현양= 16일(토) 낮 12시, 가평군 청평면 허니문웨딩홀 2층 ☎010-2059-7037 ▲김용기(전 가평군청 농업과장)씨의 장남 윤철군과 조용호씨 차녀 수정양= 17일(일) 오후 1시, 가평군 가평읍 행복예식장 2층 원앙홀 ☎011-368-6815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은 지난 4일 300여종의 열대·아열대 식물 정보를 정리한 ‘열대·아열대 핸드북<사진>’을 발간했다. 국립수목원은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열대 및 아열대식물을 수집·관리·증식하고 있으며, 이론 뿐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요약해 책에 담았다. 손안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제작된 핸드북에는 가정에서 쉽게 접하는 실내식물은 물론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협약(CITES)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멸종위기종(Red list)에 등재된 희귀 식물에 대한 정보와 관리요령이 정확한 식물명과 함께 수록돼 있다. 신준환 국립수목원장은 “열대·아열대식물은 약·식용 등의 자원가치가 있고 화려한 꽃과 잎의 관상적인 가치도 뛰어난 생명공학(BT)산업 발전의 주요 자원”이라며 “실내식물 가꾸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열대온실 개원 이후 3천여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