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안양시장 ▲목진선 안양시 홍보실장 ▲강진갑 전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장
안씨가훈(顔氏家訓)에 보이는 이 글은 우리가 어지러운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말해주는 교양서이기도 한데 ‘욕망을 함부로 풀어 놓아서는 안 되며(欲不可縱) 뜻을 가득 채워서는 안 된다(志不可滿) 세력으로 사귄 사람은(以勢交者) 세력이 기울면 끊어지고(勢傾卽絶) 이익으로 사귄 사람은(以利交者) 이익이 다하면 흩어진다(利窮卽散). 권세를 위해 사귀는 사람은 권세가 기울면 끊어진다.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의 그늘 밑에서 권세에 빌붙던 사람들은 권세가 사라지면 또다시 다른 권세를 찾아가면서 이전의 관계를 냉정하게 잘라버리는 소인배들의 행태를 보인다. 잇속만을 차지하는 데 혈안이 된 사람들은 이익이 몰리는 곳으로 휩쓸려 다녀 야박하고 삭막한 풍토를 만들어 버린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 한 구절에는 그가 귀양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문집을 구해 보내준 우선(藕船)에게 그 보답으로 그려준 것으로, 세상이 다 세리지교(勢利之交)의 판국이네. 이같이 애써 구한 것을 실세에 바치지 않고 바다 건너 한물간 사람에게 주었으니 세상 사람이 권세가를 향하는 것과 닮았구나. 사마천이 말하기를 ‘세리지교’는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사귐도 멀어진다 하였다고 비유하여 세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최근 4년(2009∼2012년)의 설 연휴 기간 중 평균 537건의 화재로 2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안전사고를 살펴보면, 가정 내 전열기구 및 가스보일러 등에 대한 귀성 전 사전 안전점검 소홀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 그래서 집을 나서기 전에 가스레인지의 잠금장치와 가스중간밸브를 잠갔는지, 불필요한 전기기구의 플러그는 뽑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집에 돌아오면 가스냄새가 나는지 확인한다. 만일 가스냄새가 나면 전기기기를 조작하지 말고, 신속히 창문을 열어 체류된 가스를 밖으로 신속히 배출시킨 후 가스업체 등에 연락한다. 다중이용시설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패닉현상(혼돈현상) 등으로 인해 평상시 판단력의 5%만 사용된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큰 소리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이야’라고 화재 발생 사실을 알려야 하고,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주위에 비치된 소화기, 소화전 등과 같은 소방시설을 이용해서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초기 소화활동을 해야 한다. 화재가 확
1981년 프랑스에서 2차 대전 뒤로 30년 넘게 이어진 우파 집권을 끝내고 프랑수아 미테랑의 사회당이 정권을 잡았다. 그것은 엄청난 변화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근대적 의미의 공화국을 세운 민주국가 프랑스였지만, 좌파로의 정권 이동은 새로운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노동운동과 일자리 문제, 복지 문제, 이민 정책 등등, 이전의 우파 정부와 비교하면 놀라운 차이가 있었다. 물론 모두 14년의 짧지 않은 기간을 통치하고 1995년 막을 내린 미테랑의 좌파 정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의 유산은 현재 집권 중인 올랑드 사회당 정부를 통해서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억할만한 사건이 하나 있다. 1995년 새로 들어선 우파 정부의 투봉 문화부장관은 바스티유 극장 음악감독 정명훈을 해임시킨다. 한국은 물론 프랑스에서도 그의 해임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계약 기간이 엄연히 남아 있는 예술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행위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언론들은 이러한 사태를 국가적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바스티유 극장 음악감독만의 해임이 아니라, 사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을 받지 못하는 사회보장 ‘사각지대’의 규모가 410만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특히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며,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딱한 것은 한국 노인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의 3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복지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노인인구 증가 추세로 미루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에는 경남 남해군에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70대 노인이 시청에서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2010년 이후 벌써 여섯 번째다. 이들에게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경기개발연구원 김희연 센터장은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엄격한 자격기준의 기계적 적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부양의무자 기준에 의한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선정의 경우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85% 이상이면 부양능
화성·오산·수원 시민통합추진위원회가 엊그제 화성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일견 당연한 수순이다. 지난해 12월 수원지방법원이 통추위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부터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 통합에 찬성하는 주민 1만3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통합건의서를 화성시가 1천700여명만 인정할 수 있다며 반려한 것은 잘못이라는 게 판결 요지다. 통추위로서는 고생 끝에 받아낸 건의서가 일축된 데 대해 못내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인지상정이다. 화성시가 통합무산 의도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보는 통추위의 심정도 십분 이해가 된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화성·오산·수원 통합논의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재점화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통합이 감정의 골을 넓히는 방식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고, 설사 성공한다 해도 실익이 없다는 사실이다. 통추위 측은 화성시로부터 금전적 배상을 받아내는 동시에 수원시 반정동 일대에 돔구장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통합의 구심점과 동력을 삼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하지만 화성시는 “분열을 조장하는 소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감정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행정구역 통합은 어디까
소풍 /박병두 갓바위로 소풍 가면 술래잡기, 보물찾기를 하다가 비를 맞아 젖은 도시락 먹으며 우정을 키웠다. 교련복을 입고 행군하여 우황리 앞바다에 도착하면 무거운 혁대 벗고 수통의 꼭지 열어 바닷바람을 맞고 땀을 식혔다. 부글부글 국물이 끓는 포장마차에서 떠나간 여인의 이름을 부르면서 우리는 사연을 키우고 추억을 남겼다. 곤곤한 술기운들로 무서운 화학선생님 곁으로 소주잔 건네면, 봄날의 소풍은 만점이 되었다. 이별하고 싶지 않은 그리운 것들이여, 공룡화석이 남아 있는 그곳은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서울사람들을 불러모은다. 기러기들이 떼를 이루던 우황리 해변 그곳으로 소풍 가고 싶다. -리토피아 겨울호에서 소풍 가는 날이 기다려지던 시절도 있었다. 만국기 휘날리는 교정에서의 운동회도 추억 중의 추억이지만 먼 들길 산길 걸어 걸어서 계절의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소풍도 나름대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온갖 장사꾼들이 동행하여 모처럼 마음껏 군것질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으니 어린 마음에 그보다 더 좋은 날이 또 있으랴. 다 자란 후에 그 시절 소풍지를 돌아보면 대부분은 씁쓸하다. 특히 어린이들이 줄어들어 시골이 피폐해지면서 문 닫은 초등학교도 있는 판이니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 ‘수원 삼성블루윙즈’에 볼거리가 추가됐다. 지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북한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한 ‘인민 루니’ 정대세 선수가 입단해서다. 그는 단단한 체구에 파괴력 있는 돌파와 득점력으로 일본 J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대세는 지난 월드컵에서는 경기 직전 북한국가가 흘러나오자 뜨거운 눈물을 흘려 주목을 끌었다. 그 해 9월에는 미국거주 한국인 유학생들이 그의 눈물을 주제로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평화를 가장 잘 전하는 동영상”이라는 평가 속에 미국의 권위 있는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가 주최한 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정대세라는 이름에는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이라는 3개국의 흔적이 혼재돼 있다. 늘 웃는 정겨운 얼굴이어서 그늘이 없어 보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외국인이라는 차별을 이겨내야 했다. 또 남한국적이었음에도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면서 겪은 정체성 혼란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정대세는 그런 혼돈을 뚫고 월드컵에 출전한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어릴 적 꿈을 실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장래 꿈을 쓰라면 ‘조선 축구국가대표’라고 적었다는 정대
난 수원에 산다. 인구 115만의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인 수원시는 내 고향이다. 40년을 넘게 살아온 고향은 말 그대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지만 아직도 변함없이 수도권의 한 변방이다. 경기도의 도청 소재지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서울에 치이면서 인천의 상전벽해를 지켜본 사람들에게 수원은 차별의 산물 그 자체다. 대부분의 수원시민들이 그렇듯이 1997년 울산광역시의 탄생과 맞물려 수원도 광역시가 될 거란 기대는 정치논리에 사그라졌지만, 그래도 한줄기 희망의 빛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후 15년 넘게 흐른 지금 수원의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428명으로 213명인 울산의 배가 넘는다. 당연히 등본 한 장 떼기 위해 관공서에 가도 눈치 보며 줄서서 기다려야 하고, 민원에 대한 대답이 늦어도 일에 치이는 공무원들이 차마 안쓰러워 그냥 묵묵부답으로 참는 게 다반사다. 그래도 수원사람들은 참 양반이다. 한번쯤 떼도 쓰고 이렇게 해 달라 할만도 한데 순진하게 또 ‘인센티브’라는 말에 수원·오산·화성 통합에 기대를 걸었다가 정치적 이기심과 결과만 통보받은 여론조사결과에 통합이 물 건너가도 또다시 꾹 참는다. 그리고 중앙정부도
작년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34개 OECD국가 중 32위라는 소식을 들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불황의 깊은 골로 인해 꽁꽁 언 서민들의 마음은 겨울철 쌓인 눈처럼 좀체 녹지 않는 듯하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남양주시 별내면 소재 한 부동산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규칙이 있다. 그것은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5%를 계약자 명의로 기부하는 규칙이다. 작년 한 해 이런 방식으로 기부된 금액만 66만5천원이었다. 이 부동산에서 거래를 하면 예외 없이 누구나 자동으로 기부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화도읍에는 월 1회 짜장면을 1천원씩 판매하는 행사로 마련된 금액을 기부하는 중국요리집이 있다. 손님들은 싼값에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좋고, 판매대금은 이웃돕기에 사용되니 더 좋다. 배를 두드리며 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한 식당은 외식하기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초청해 월 1회 외식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매월 1일에 발생한 수익금의 10%를 기부하기도 한다. 그 옆 동네에 있는 한 치과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3%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