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시작한 일이 커져버렸다. 국민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무한도전에서 발표된 ‘강북멋쟁이’가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어 말썽(?)이다. 최근 무한도전 출연자 5명이 “박명수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콘셉트에 따라 박명수가 작곡한 곡을 받아 방송에서 미니 가요제를 열었다. 이 가운데 정형돈이 부른 ‘강북멋쟁이’가 대박을 터트렸다. 가요관련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다보니 정식 가요순위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강북멋쟁이’의 제목이나 가사 내용을 보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했음을 짐작케 한다. 물론 대중가요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로 인기를 끄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하면 대답이 궁하다. 하지만 출중한 가창력과 탄탄한 작곡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기회조차 없이 사장되는 현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무한도전 관계자도 곤혹스러워한다는 전언에서 알 수 있듯 곡의 완성도나 가창력에서 ‘강북멋쟁이’는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다만 절대적 인기를 끌고 있는 무한도전의 파워에 편승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정식 가요순위 프로그램이 아니라 단 한 번의 방송출연 기회도 잡지 못하고 사라지는 무수한 청춘의
사람을 쬐다 /유홍준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중략- 냄새가 난다, 삭아 허름한 대문간에 다 늙은 할머니 한 사람 지팡이 내려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바라보고 있다 깊고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있다 시와반시 창간 20주년 기념 앤솔로지 「할퀸 데를 또 할퀴는 방식」/시와반시 孤獨死라는 것이 있다. 고독사는 주로 노인층에서 흔하게 발견되는데 오랫동안 곁에서 돌보는 사람도 없이 고독하게 죽는 사건이다. 이른 봄 양지바른 앞마당에 앉아 맑은 햇볕을 쬐듯이, 아니 추운 겨울날 난롯가에 앉아 두 손 내밀어 난롯불을 쬐듯이 ‘사람을 쬐다’니?(이런 발견이 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사람을 쬐’지 못하면 사람 몸에도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핀다’. ‘냄새가 나고 삭는다’. ‘사람을 쬐’지 못해 홀로 외롭게 쓸쓸하게 죽어가는 노인들. 이 시 속의 할머니도 살기 위해,
2013년 새해를 맞으며 대한민국은 새로움을 향한 희망과 기대로 충만해 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문득 1950년대가 떠오른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절망의 땅’이었던 당시 폐허에 던져진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곤 굶주림과 질병과 죽음의 고통뿐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그랬다.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며 미군 트럭을 따라 다니던 꾀죄죄했던 흙투성이 꼬마들이었다. 그랬던 우리가 지금 세계무역 초강대국 코리아의 당당한 주역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맹활약하고 있다. 가히 놀랍지 아니한가?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도쿄에서, 저녁은 카타르에서 맞으며 수만 킬로 상공에서 첨단 디지털 스마트 장비로 무장하고 모바일 슈퍼 비즈니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코리안이 아니던가? 그뿐인가. 전 세계를 순식간에 점령해 버린 문화 강자들의 한류 열풍은 또 어떠한가? B급 문화라 자처하던 세계적 슈퍼스타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단 한 방에 전 세계 대중문화계를 휩쓸고 있음은 또한 어떠한가? 가히 위대한 대한민국 글로벌 코리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교육열이라는 참으로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에 명재상 안자(晏子)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단신에 왜소한 체구로 재상이었음에도 검약(儉約)과 역행(力行)의 실천으로 밥상에 고기반찬을 올리지 않고, 그의 아내가 비단옷을 입는 것을 금했으며, 조정에 들어가서는 신하의 직분에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이 말이 널리 퍼지자 이웃 초나라 왕이 안자의 기를 꺾고자 초청했는데 그가 나타나자 ‘제(齊)나라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소. 하필이면 당신과 같은 사람을 보내다니’ 하고 왜소한 그를 비웃었다. 그러자 안자는 ‘그 까닭은 이러하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초나라로 오게 된 것이다’고 하였다. 이 말에 초왕은 아연실색하였고, 안자는 ‘제가 듣기로는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들었다(?聞之 橘生淮南則爲橘 生于淮北爲枳).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과실의 맛은 다릅니다(葉徒相似其實味不同). 그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所以然者何水土異也).’
동북부취재본부장 이동현 구리시청에서 3개월 이상 벌어졌던 1인 시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구리시청 정문 출근길에 1인 시위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9월 24일이다. 당시 민주당은 새누리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조성사업을 위한 구리도시공사 예산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새누리당 측이 시민들에게 구리도시공사 예산 통과의 부당성을 알리고, 도시공사 설립의 부적절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런데 1인 시위는 지난해 12월 7일 국토해양부가 그린벨트 해제와 친수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실시하자 자연 명분을 잃게 됐다. 하지만 이후 시위는 새해 벽두까지 계속돼 오다 최근 들어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시위를 주도했던 자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돌아가며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여했으나, 날씨가 추워서 당분간 안 한다”는 말만 했다. 날씨가 1인 시위를 그만 두게 한 이유라면 상식을 벗어난 말이다. 1인 시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처음부터 명분이 약했다. 시위자들이 내세운 가장 큰 명분은 1조원의 공사채를 발행함으로써 구리시가 빚을 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시측은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 자금은 도시공사가 사업대상 부지를 사들이
오늘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 총회가 열린다. 이번 총회는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최종 승인하는 의미 있는 회의다. 속단은 금물이지만 아마도 수원시-KT가 무리 없이 KBO의 열 번째 회원사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이 전북을 제치고 10구단 유치에 성공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200억원이라는 야구발전기금과 독립리그 운영, 그리고 돔구장 건설이 최종 결정타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만큼 돔구장은 한국 야구계의 숙원이다. 한국 야구팬들이 일본 야구를 부러워하는 이유 역시 전천후 경기가 가능한 돔구장 때문이었다. 일본에는 한국에 하나도 없는 돔구장이 도쿄돔을 포함해 6개씩이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서울 고척동에 돔야구장을 짓고 있다. 고척동 돔야구장은 2009년부터 시작돼 올해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돔야구장은 서울 말고도 대구나 안산에서도 시도된 적이 있다. 대구시는 2009년 10월 포스코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노후화된 현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야구장을 대체할 돔구장을 민자로 짓기로 했지만 중단됐다. 안산시도 2010년 말 착공을 목표로 단원구 초지동 일대에 20만5천791㎡, 3만2천석 규모로 돔구장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결혼한 지 25년 만에 시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었다. 함께 살기 위한 몇 번의 시도는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오래가지 않아 시골집으로 되돌아가실 것이라 여겼다. 10여년 전에도 자식들 가까이서 지내고 싶다고 하셔서 옆집을 얻어드렸다. 한데 아파트 생활이 불편하신지 보름 지내시면 한 달 보름은 시골집에서 지내시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전세 기간이 끝나자 시골집으로 가신 적이 있다. 이번엔 단단히 각오하신 듯했다. 시부모님 방에 놓을 TV와 옷가지만 챙겨 오시겠다고 했는데 꾸려놓은 짐이 만만치 않다. 그 중에 가장 특별한 것은 시부모님의 영정사진이었다. 수건으로 단단히 둘러쳐서 아주 긴요한 물건인 양 애지중지 하면서 이것만은 꼭 갖고 가야 한다고 하셨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환갑을 앞두고서다. 건강이 좋지 않아 70세 생신을 맞이하기 힘드니 환갑잔치를 꼭 하셔야겠다고 하셨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다. 시어머니께서 영정사진을 챙기시면서, 10여년 전 자식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다고 하시면서, 20년 전 환갑잔치를 하시면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자식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갑자기 일을 당했을
경기도의회에서 국민저항권 인정 조례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이재준 도의원이 ‘(정당성이 입증된 공익적 반대행위자) 경기도 법정부과금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곧 발의한다는 것이다. 공익과 관련된 반대 집회와 시위 등을 벌이다가 실정법 위반으로 벌금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더라도 목적의 공익성이 확인된다면 도가 대납토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대납 여부는 공공기관이 잘못을 시인했거나 행정심판 등 소송에서 정당성이 입증된 경우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공익에 반하는 일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는 질서 확립이라는 명목 하에 재갈을 물리려는 경우도 빈번하기에 조례 추진은 일견 신선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례가 제정·시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조례를 뒷받침해 줄 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헌법 전문에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이론상 저항권이 포괄적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명시적 법률이 없는 한 조례는 성립할 수 없다. 상식적 법 감정에도 부합하지 않는 듯하다. 실정법에 따른 재판으로 부과된 벌금을 도의 재정으로 물게 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볼 도민은 많
안녕하세요. 이천시생활체육회 어르신 전담 지도자 임하선입니다. 어르신 전담 1기 지도자로서 제가 생활체육회 몸을 담은 지도 벌써 7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생활체육회 소속 지도자로 활동하기 전에도 공공 복지관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통해 봉사활동을 해봤지만 전문 지도자의 자격으로 어르신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깨가 무거워지면서 부담도 되고 나름대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수업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고심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운동에 관한 어르신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간 오랜 세월을 고되게 살아오신 환경 탓인지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노동’과 ‘운동’을 구분하지 못하셨고, ‘굳이 힘들게, 귀찮게 운동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셨습니다. 이런 어르신들의 의식을 깨고 운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드리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행히도 꾸준한 반복 수업과 매번 어른들에게 싱그럽게 웃으며 친근감 있게 다가선 저를 봐서인지 어르신들은 점차 운동의 필요성을 깨달으시고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셨습니다. 저는 항상 수업을
“긴 허공 곧게 지나 붉은 안개 속 들어가니/최고봉에 올랐다는 것을 비로소 알겠네/둥그렇고 밝은 해가 머리위에 나직하고/사면으로 뭇 산들이 눈앞에 내려앉았네/몸은 날아가는 구름 쫓아 학을 탄 듯하고….” 登太白山(안축·1282~1348). 추운 겨울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별빛을 따라 어둠속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시계는 새벽 3시30분을 가리키고 있다. 바로 눈앞도 분간하기 어렵건만 몇몇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랜턴불빛에 주변이 환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두툼한 옷에 모자, 배낭을 짊어지고 중무장을 한 채 비장한 모습이다. 이들은 모두 계사년(癸巳年) 뱀의 해 첫 일출을 태백산에서 보기 위해 나선 길이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별들로 초롱초롱 빛을 발하고 있다. 왠지 예감이 좋다. 출발지인 유일사 매표소에 모인 등산객들은 “이런 날씨라면 장엄한 태백산 일출을 볼 수 있겠다”며 기대에 들떠 있다. 일단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출발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랜턴불빛을 따라 등산객들이 꾸물꾸물 산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