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오늘 승객과 승무원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떠나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858 여객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갑자기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인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이듬해인 1988년 1월 15일, 한 달 반 동안의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바레인 당국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아 수사해온 안기부는 폭파범 마유미의 본명은 김현희라고 밝혔다. 김현희는 기자회견에서 바레인 공항에서 음독자살한 김승일과 자신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소속 특수공작원이라고 말했다.
1995년 오늘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구속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정축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정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전격 구속 수감했다. 대우 김우중 회장과 함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자신의 명의로 실명 전환해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다.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인 1993년 9월부터 10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6개 시중은행에 가명과 차명으로 예금돼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606억여 원을 자신의 명의로 실명 전환해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
굴뚝새 같기도 한 새 한 마리가 어쩔 줄을 모르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유리창에다 하늘을 붙여놓은 줄 모르고 그리로 힘껏 날아가다가 그만,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폭이란 한없이 좁은 것이어서 저걸 어쩔까, 어쩔까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 시집 ‘그리운 여우’/창작과 비평 “새”는 자신이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차단당했다는 것을 알았을까?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사람들 또한 어느 순간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생이 차단당할지 모르고 살아간다. 주변을 돌아볼 겨를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그저 “힘껏” 사는 일에만 몰두할 뿐이다. ‘찰나’의 시간을 살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면서 소중한 인연들을 놓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에게 시공을 넘나드는 시간의 연대기는 필요하지만, 현실의 속도는 빠르고 “인간의 폭”은 그렇게 좁다.
처음 수원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살리겠다고 나선 사람은 당시 수원문화원장이었던 고 심재덕씨다. 그는 당시 수원문화원이 발행하던 문화소식지 ‘수원사랑’을 통해 ‘수원천을 살리자’라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시인 김우영·장기주씨와 김상룡씨 등이 필자로 참여한 이 캠페인은 당시 수원지역 사회의 뜨거운 논쟁으로 번졌다. 당시 관선시장은 물론 국회의원, 대부분의 시의원들도 복개를 찬성하고 있었던 터라 복개는 대세였다. 그런데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수원문화원의 편을 들었다. 그리고 심재덕씨가 수원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연히 수원천 복개는 중단됐다. 썩은 냄새를 풍기고 온갖 해충이 들끓던 수원천은 서서히 살아났다. 아이들은 물고기가 돌아온 맑은 수원천에서 헤엄치고 시민들은 천변 산책을 즐겼다. 국내외 언론들은 ‘수원천의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수원천의 기적’을 본보기로 서울에서도 청계천 복개를 뜯어내고 인공적이긴 하지만 하천을 복원했다. 하천 복원 사업은 전국 지자체로 번졌다. 이번엔 경기도 양주에서 ‘신천 맑은 물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현삼식 양주시장, 기업체 대표는 지난 27일 오후 2
안산시가 학교 운동장을 야간에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한다.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썩 괜찮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신도시 지역이거나 아파트단지가 아니고서는 주차난은 심각한 지경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구도시지역의 경우 다가구주택이 밀집해 있는 경우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거주자우선주차제로는 주차면적이 턱없이 부족해 저녁시간만 되면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동네를 서너 바퀴 돌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오후 늦은 시간에 학교에 가보면 정문이 굳게 잠겨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학교 내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학교당국이 아예 문을 걸어 잠가버린 것이다. 저녁 무렵 동네사람들이 삼삼오오 운동장에 모여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주말이면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공을 차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사고발생을 우려한 학교당국의 폐쇄조치로 학교 운동장이 도심 속의 밀폐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안산시가 학교운동장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27일 발표했다. 물론 교육지원청과의 협의를 거쳐 완벽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곳은 본오초등학교다. 당장 30일부터 주차장으로 개방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전 중앙정보국장과 불륜 스캔들 폴라 브로드웰는 ‘CIA비밀감옥’도 누설,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유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호주, 네덜란드, 영국 등 국가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 사고가 1년 만에 4배로 늘어났다. 한국도 정보보호 안전지대가 아니다. 최근 2년간 통신·포털·게임·금융기관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6천325만 건에 달한다. 지난 2∼7월 KT 휴대전화 고객정보조회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해킹프로그램을 이용, 870만여 건의 휴대전화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유출한 텔레마케팅업체 대표 등에 실형이 선고했다. 5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422만 명, 작년 4월 현대캐피탈에서 175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3천500만 명, 8월에도 한국엡손에서 35만 명, 11월 넥슨에서 1천32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2008년 로스쿨 법학적성시험(LEET) 응시자 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유출, 또한 SK텔레콤에서 개통한 스마트폰 일부 기종에 사용자의 상세 위치정보인 위성 위치정보 시
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둑이 들 염려가 없다는 뜻으로, 이상적 사회를 비유하는 내용이다. 고대에는 사람들이 착하고 순해서 네것 내것 없이 사는, 도둑이 없는 세상이 있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있는 게 아니겠는가. 참으로 꿈같은 얘기다. 그런 시대엔 음모가 일어나거나 협잡이 없고 도둑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세상, 즉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그려보는 재미일 뿐이다. 우리가 이상적 치세를 상징적으로 말할 때 요순시대에나 있었음직한 일이다. 이후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유관념이 생겨서 세상은 차츰 사적인 사유물이 늘어나고, 네것 내것을 따지게 되면서 경계가 생겨나 집단화되고, 군대가 생기고 성곽을 쌓아 도적을 막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그것이며 개인 재산을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나 철저하게 지키는 길밖에는 없는 것 또한 현실의 문제다.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도둑이 들어온 것도 다반사가 되었고 CCTV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노출되어 사는 것마저 당연시 돼버린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문을 열어놓고 살아보는 사회를 아련히 그려 볼 뿐이다. 옛말에 도불습유(道不拾
매년 이즈음에 발표되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에는 ‘도선사(導船士)’라는 낯선 직명이 눈에 띈다. 올해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밝힌 146개 면허형 국가자격취득자 연봉 순위에 따르면 도선사는 평균 월 소득 878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요즘 각종 사고에다가 원자력발전 계속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원자력사업 관련으로 원자로조종감독자(799만 원)가 차지했고, 3위는 조종사(795만 원)의 몫이었다. 이어 전문의(766만 원), 항공기관사(750만 원), 변호사(738만 원), 치과의사(685만 원), 의사(58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새롭게 각광받는 호텔경영사(580만 원)와 공인회계사(571만 원)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선사의 고수익은 2010년 노동부가 발표한 직업별 연봉에서도 1위를 차지해 무게감을 더하는데, 이러한 발표 때마다 “도선사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면허 따기는 얼마나 어렵기에 연봉이 그리 높아?”라는 의문을 가질 뿐이다. 도선사는 쉽게 말해 항만의 주차요원이자 안내자이다. 다만 수천t에서 수십만t에 이르는 선박들을 정확히 항구 내외로 인도하는 전문가다. 만약 수심이나 지형지물에 대한 오판으로 사고
2012년 11월부터 약사법 개정안에 따라 타이레놀, 베아제, 판콜에이 등 13개 의약품이 24시간 편의점에서도 판매 가능해짐으로써 한밤중이나 공휴일 등 약국 문을 열지 않았을 때 갑자기 몸이 아파 곤란을 겪는 상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상비의약품이 우리나라 국민의 약에 대한 접근성과 선택권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총 국민 의료비는 2010년 현재 82.9조원이며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 이용 희망자는 소비자 의견 조사 결과, 국민의 87.3%였다. 즉,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제도다.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전환되는 13개 항목이 전체 의약품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0.37%를 차지하였고, 품목으로는 전체 의약품 2먼6천31품목 중 13개 전환 의약품에 해당하는 품목은 전체의 0.11%였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로 인해 총 국민의료비는 약 3천억 원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적시에 올바른 의약품 이용으로 의료이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건강보험지출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하여 의료이용이 증가하여 건강보험지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
갓 떨어져 노랗게 누워있는 은행잎들 사이로 추위에 떨고 있는 아기새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찍혀있는 단풍들의 새빨간 옹아리. 더하여 자지러지게 웃어젖히는 아이들의 웃음처럼 켜켜로 얽혀 활짝 피어있는 단풍은 그야말로 꽃 중에 꽃이다. 새순을 돋아 생을 시작하여 청춘을 보내고 삶을 정리하는 그 마지막이, 그 끝이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 진정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다. 한때 화려했던 자신의 모습조차도 미련 없이 훌훌 던져버리고 겨울 속으로 초연히 떠날 줄 아는 그 단호한 늦가을. 왁자한 사람들 틈으로 빨갛게 불타오르는 속리산의 11월 단풍은 정말 가슴을 싸~ 하게 하는 희열을 맛보게 했다. 자기 삶의 색을 숨김없이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되어버린 나이. 나에게도 그런 가을이 왔다. 그 색이 갈참나무처럼 갈색으로 드러날지, 은행나무처럼 샛노랗게 드러날지, 빨간 단풍으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는 일. 누구나 멋있게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그런 생의 가을을 기다렸을 거다. 그러나 그런 멋진 가을이 아무에게나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 삶에 가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때로는 사람들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 가을을 완강히 거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