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버스 한대가 서지 않고 지나간다 물끄러미 서서 기다리는 나는 바람에 아직 떨어지지 못한 단풍이다 또 한대의 가을이 지나간다 우르르 뒤따르던 바람들이 모든 것을 / 쓸어가고 있다 지워진 공간 내가 탈 정거장이 없다 이러다 가을을 놓치겠다 - 이인철 소시집 /2010년/시와세계/겨울호 가을바람 황량한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한겨울 추위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허전함이 몸을 엄습해오는 것을 시인은 버스를 놓쳐버리고 물끄러미 서서 자신을 아직 떨어지지 못한 단풍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대의 버스가 지나가고 뒤따라온 바람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가 버린다. ‘더 이상 내가 탈 정거장이 없다’고 시인은 절망한다. 사는 일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기다리는 버스는 늦게 도착하고 늘 만원이다. 나보다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이미 가득 차있다. 시인은 이러다 가을을 놓치겠다고 초조해 한다. 우리의 삶도 이러한 날들의 연속이 아닐까? /최기순 시인
얼마 전 최진연 유적전문 사진기자가 2년 동안 도내 전역에 분포된 옛 산성 211여개소를 직접 답사한 결과물인 ‘역사의 흔적- 경기도 산성 여행’은 산성사진과 해설이 담긴 국내 유일의 산성 에세이집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펴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경기도에 이렇게 산성이 많았나’하는 놀라움을 줬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이 기억하는 경기도내의 성은 그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남한산성, 당항성, 독산성, 북한산성, 이성산성, 처인성, 설봉산성, 파사산성, 문수산성 정도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 특히 산성이 경기도에 유난히 많은 이유는 이 지역이 삼국 쟁패의 요충지였을 뿐 아니라 중국과 가까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군사상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의 산성에 대한 관심을 아주 미미하다. 특히 북한산성은 요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으로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남한산성과 달리 오랜 역사와 귀중한 문화자산을 담고 있음에도 무관심 속에 저평가돼 왔다. 현재 사적 제162호로 지정돼 있는 북한산성은 백제가 위례성에 도읍할 때 도성을 지키는 북방의 성으로 132년(개루왕 5)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겠나’하는 우려가 그야말로 우려로 끝났으면 좋겠다. 19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3일 100일간의 회기에 들어갔다. 늘 그랬듯이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정쟁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사실 여야는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 등 앞으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되는 핵심 사안이 즐비하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대정부 질문과 국감을 통해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의혹, 박지만씨 부부의 저축은행 연루의혹 등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박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강력히 차단하는 한편, 이달 하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민주당 후보와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한 검증을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국회 역시 한 치의 양보 없는 난투장으로 변질
화성시장은 지난 8월24일 지역에서 추진하는 중앙정부의 국책사업이 화성시의 실정에 맞지 않아 국민과 시민의 의견을 수렴, 건의하고자 국토대장정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정부추진 국책사업을 보면 국립자연사박물관은 타지역 유치가 우려되어 당위성을 홍보하고 화성시에 설립토록 정책전환과 매향리평화생태공원조성사업은 국비의 추가지원 등을 요구했다. 특히 화옹호수질보전대책은 담수호을 포기하도록 건의하고자 지난달 24~오는 13일까지 21일간 전남 해남에서 서울 국회까지 종주하는 국토대장정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된 내용을 보면 우선 국토대장정을 경유하는 제1코스의 체류지인 14개도시에서 각건별로 2천명의 서명을 받고, 제2코스는 11개 대도시를 위주로 각건별 3천명의 서명을 받으며 주요 경유지에서 간담회와 퍼포먼스를 비롯한 예술제와 결의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화성시민을 대상으로 읍·면·동별 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을 비롯한 통리반장을 이용한 서명을 추진하고 기타공공시설에 서명자료를 비치해 5만명이내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총리실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돌출행정 감행하는 의도 의문 간략히 국책사업을 살피고 의견을 제시해보면 첫째 매향
국내외 증시가 7월 말 이후 급등과 수급 불안정에 따라 조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틈새시장인 코스닥에서 기관의 수익률 게임으로 막바지 불꽃을 발하고 있다. 종목별로 과열권에서 등락을 보이며, 뒤늦게 추격 매수할 분위기를 만들려는 인위적인 움직임에 현혹될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해 보유자는 수익실현의 관점에서 시장의 추가조정과 매수 시점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반도체 특수가스 전문제조업체 ‘OCI머트리얼즈’는 1999년 코스닥 상장 당시 ‘대덕신소재’에서 2004년 ‘소디프신소재’로 사명을 변경하고, 2005년 OCI 계열사로 변경돼 최대주주 OCI가 49%, 국민연금 5%, 노르웨이 중앙은행(노지스 뱅크)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세계 1위 반도체 및 LCD용 특수가스 NF3, 세계2위 태양광전지의 기초소재 SiH4(모노실란) 및 WF6, DCS와 2차전지 음극활 물질 및 전해질(LiPF6)을 생산하고 있다. 수익성 높은 화학소재 매출로 영업이익률 30% 전후를 유지하고 있으며, 80% 전후 부채비율, 6346%의 유보율을 유지하는 재무우량기업으로, 2년 연속 ‘코스닥 히든챔피언’으로 선정(2012년 5월)된 업체이다. OCI머트리얼즈는 작년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더 올라갈 데가 없어서 내려올 수밖에 없으므로 조심스럽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주역의 이 말에 공자는 ‘존귀함이 있으나 구체적인 자리가 없고 지위가 높아도 아랫사람이 없다. 어진 사람들이 아래에 있지만 도움이 돼 주지 않으니 이런데도 움직인다면 뉘우침이 있게 된다’(貴而無位 高而無民 賢人 在下位而無輔 是以動而 有悔)라고 말하고 있다. 즉, 높이 올라갔지만 말과 행동을 뒤돌아 보며 조심스럽게 하고, 덕을 쌓고 바르게 해야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갈 때까지 가면 어려움을 겪는다(亢龍有悔窮之災也), 꽉 차면 오래가지 못한다(亢龍有悔盈不可久也), 갈 때까지 높이 올라간 용이니 후회 있게 된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욕심을 버리고 지혜로움으로 겸손의 순리를 따르라는 말이기도 하다. 나아감은 알면서도 물러섬을 모르고(知進而不知退), 존재만을 알고 없어질 것은 모른다(知存而不知亡). 얻은 것은 알지만 잃은 것은 모르니(知得而不知喪), 이를 알만한 사람을 거룩한 이라 할까(其唯聖人乎). 진퇴존망을 알아 바름을 잃지 않은 이를 거룩한 이라 할까(知進退存亡而不失其正者其唯聖人乎). 잘 돼 간다고 거침없이 가다
불심검문은 과거 70~80년대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많은 사람이 지나는 거리나 지하보도 등에서 2~3명의 경찰이 불심검문이라며 주로 대학생들의 가방을 뒤지곤 했다. 서울과 경기도를 넘나드는 버스는 경계에 설치된 초소 앞에 정차해야 했고, 경찰과 헌병 등으로 이루어진 합동검문조가 사회안전을 위해 검문에 나섰다. 이들은 임의로 선택한 승객에게 다가가 불시에 신분증을 요구한 후 신분증과 얼굴을 번가라 쳐다보며 동일인임을 확인하고 탑승목적을 물었다. 당시의 사회분위기는 이러한 불심검문을 당연시 했다. 용공분자를 색출하고 사회를 혼란케 하는 범죄예방을 위해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정부가 사라지고 민주화가 성취되면서 불심검문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불심검문이 본질과 달리 시위 예방과 권력유지를 위해 악용됐음을 국민들이 눈치챈 것이다. 이후 1988년 올림픽과 글로벌화된 세상을 경험하면서 인권에 대한 의식 전환이 이루어졌고 불심검문은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지구촌을 흔들고, 국력이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요즘에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런데 불심검문이 부활할 조짐이다. ‘묻지마범죄’가 빈
‘역사의 허구는 소설의 허구와 달리 역사를 왜곡하고, 파괴한다’라고 송복 연대 명예교수는 주장한다. 요즘 물 건너 왜국과의 옥신각신에서, 참으로 저 쪽 언사가 용렬(庸劣)스러울 때가 많은데 아무리 역지사지(易地思之)하려 해도 요즘 개그 유행어처럼 납득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럴 때 눈이 번쩍 뛰는 책 한권을 만났다. <조선은 왜 망했는가?> 아주 자극적인 화두(話頭)를 던진 이 책의 저자는 연세대학 송복 명예교수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은 어쩌면 보편적 진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주변 강대국의 위세는 여전하고, 좀 살기 나아졌다고 하나 그 품세에 썩인 우리네 처지는 항상 불안하다. 단군이래 최고의 번영과 자존(自尊)을 누리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몇 힘있는 나라의 기침에 당장 감기, 어쩌면 폐렴걱정을 해야하는 신세이고 보면…. 머리말에서 ‘한반도의 분단은 2차대전이 끝나고 시작됐지만 그 원류는 임진왜란 때부터이다. 왜는 조선남쪽 4개도를 요구하고, 명나라는 왜의 침략을 한강 이남에서 막기 위해 북쪽4개도를 거점으로....’ 조선을 울타리로 삼는 방어전쟁으로 규정한
사람이 사는 집은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주거를 위한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 주택경기 장기 침체와 인구 감소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일자리 주변의 주택 수요는 경기도의 주택공급 필요성을 지속시키고 있다. 최근 무분별하게 뉴타운 지구의 대규모 지정이 이뤄졌고, 주민들의 반대로 상당수 해제가 이뤄졌다. 또 중앙정부 보금자리 주택이 광범위하게 공급되면서 혼란을 가져왔지만 이럴수록 서민들을 위한 주거환경정비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제도적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대도시 집중은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했다. 구(舊)도시재개발법, 주택건설촉진법,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임시조치법 등의 개별법 단위로 운영되면서 각종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상호간의 관련성 부족으로 인해 주택보급정책은 많은 혼선을 초래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관련법령 정비를 통해 현재는 ‘주택법’에 따른 정비사업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른 정비사업으로 이원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택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포천 억새꽃축제가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해 자칫 졸속 축제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포천시에 따르면 올해 제16회 포천 억새꽃축제는 오는 10월12일부터 14일까지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명성산 일원에서 열린다.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 명성산은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히는 곳으로 매년 축제기간에 이곳을 찾는 등산객이 10여만명 이상이며 날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올해에도 포천시는 이곳에 2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등산객들의 안전과 가을경치를 느낄 수 있는 시설을 보강하며 더 많은 관광객 유치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축제를 앞두고 시의 일부 공직자들이 본인들의 업무를 타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등 안일한 자세로 일관해 자칫 억새꽃축제가 졸속으로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현재 토사와 낙엽 등이 억새밭 등산로 배수관로를 막아 등산로가 질퍽되고 있어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인데 등산로를 담당하는 포천시 산림녹지과에서는 “기존에 배수로 설치를 해줬으니 억새꽃축제를 주관하는 문화관광과에서 배수로 정비를 해야 한다”며 문화관광과로 업무를 떠넘기고 있다. 반면 문화관광과에서는 “등산로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