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편한 것은 몇가지 있다. 주차장이 넓어 주차고민을 덜 수 있고 갖가지 공산품과 농산품 등이 질서정연하게 매대를 채우고 있어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고를 수 있다. 정해진 가격을 지불하기만 하면 일사분란하게 쇼핑이 이뤄진다. 이런점에 비해 전통시장은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차장도 그렇고 물건을 골고루 사기 위해서는 이곳저곳 상점을 기웃거려야 한다. 물건에 정가표가 매겨져 있다고는 하지만 적정가격인지 의구심이 들때가가 간혹 있기도 하다.
그 옛부터 추석절 하면 우리 어머니들은 전통시장에서 추석 차례상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곤 했다. 또 명절빔 이라고 해서 멋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새옷을 사다 아이들을 입혔다. 그렇게 기다리던 추석절에 어미니를 따라 전통시장에 갈라치면 그곳은 천국이었다. 먹고 싶은것, 입고 싶은것, 또 갖가지 볼거리들이 신기하리만치 즐비했다. 하루종일도 힘들지 않았다. 우리의 최대 명절 추석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은 대형마트에 들러 갖가지 물건들을 구입할 것이다.
한번쯤 옛 정취를 기억하며 전통시장에 가보자. 시장 입구에서부터 자기 물건이 최고라며 목청을 높이는 상인들의 목소리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추석명절 분위기가 제대로 밀려온다. 가격 좀 더 쳐주면 어떠리. 상점 주인이 미안함을 느꼈는지 알아서 깍아 주기도 한다. 가격 흥정 또한 전통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취다. 분명한 것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깨끗하고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인정 넘치고 고향냄새 물씬 풍기는 사람사는 동네라는 사실이다.
가격 또한 괜찮다고 한다. 실제로 추석 차례상을 전통시장을 이용해 차리면 비용이 대형마트보다 22.8%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경영진흥원은 7∼8일 전국주부교실중앙회를 통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 36곳을 대상으로 추석 제수용품 23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평균 19만3천18원으로 24만9천950원인 대형마트보다 5만7천 원(22.8%) 정도 저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중 채소와 임산물은 31.7%, 유과와 송편 25.5%, 선어류 24.9%, 생육 23.6%, 과실은 10.0%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등 대부분의 품목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사리(1단 400g)는 대형마트보다 42.5% 싸게 살 수 있었다. 다만 23개 품목 중 밀가루만 유일하게 대형마트가 9.7%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쯤되면 전통시장 가볼만 하다. 시장에 갈 때 꼭 챙겨야할게 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아빠는 자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