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가 분꽃들은 노랑 다홍 빨강 색색의 전기가 들어온다고 좋아하였다 울타리 오이 넝쿨은 5촉짜리 노란 오이꽃이나 많이 피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닭장 밑 두꺼비는 찌르르르 푸른 전류가 흐르는 여치나 넙죽넙죽 받아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난한 우리 식구들, 늦은 저녁 날벌레 달려드는 전구 아래 둘러앉아 양푼 가득 삶은 감자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해 여름 드디어 장독대 옆 백일홍에도 전기가 들어왔다 이제 꽃이 바람에 꺾이거나 시들거나 하는 걱정은 겨우 덜게 되었다 궂은 날에도 꽃대궁에 스위치를 달아 백일홍을 껐다 켰다 할 수 있게 되었다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아침’ / 2009년 / 문학과지성사 아주 오랜 옛날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하늘의 별과 달이 너무 밝아, 마주한 얼굴들이 모두 환하게 보였을 것이다. 서로의 얼굴이 거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도시의 불빛 때문에 맑은 얼굴빛이 흐려져 자주 궂은비 내린다. 이 시를 읽다보면, 분꽃들이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와, 까르르 까르르 색색의 불을 켜며 웃을 것만 같다. 오이꽃, 분꽃, 백일홍에도 전기가 들어오게 하는 시인처럼, 언제나 흔들리는 우리
내일(30일)부터 6월3일까지 화성시 전곡항과 안산시 탄도항에서 해양레저산업 전시회 ‘2012 경기국제보트쇼’가 열린다. 이곳에서 올해 5회째 열리는 경기국제보트쇼(이하 보트쇼)는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런대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보트쇼는 경기도를 아시아 제1의 해양 레저산업의 관문으로 개발하기 위해 실시하는 행사다.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의 조선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요트나 보트 등 소형레저 선박 생산 경쟁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전무하다시피 하다. 보트쇼는 그래서 중요한 행사다. 국민들에게 해양 레저스포츠의 중요성을 알리고 해양레저 산업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며 보석과 같은 섬들을 거느리고 있다. 해양레저스포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참 많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해양레저스포츠 산업은 외면당해왔다. 보트쇼는 해양레저스포츠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행사다. 도가 이 행사에 유난히 큰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은 이 때문이리라.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에는 국제보트쇼연합인 IFBSO 가입을 승인받아 요코하마, 두바이, 상하이에 이어 아시아 4대 보트쇼로 부상했으며 세계적인 보트쇼로
19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되지만 기대를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의 원구성 난항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회는 지난 13대 이래 6대를 거치는 동안 법정 개원일을 지키지 못했다. 이번 19대 또한 첨예한 대립으로 파장국회는 불을 보듯 뻔하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한 대립은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의석수를 기준으로 새누리당 10석, 민주통합당 8석으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9대 9로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상임위원장 몫을 배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 호화판 의원회관은 또 무슨 소린가. 화려한 유리 외벽으로 치장된 국회 제2의원회관이 지난 23일 문을 열었다. 건립비용이 1천881억 원이며 의원 사무실 면적은 기존 85.6㎡(약 25평)에서 148.76㎡(약 45평)로 늘어나 ‘호화건물에 혈세낭비’란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정치권 내에서조차 “지나쳤다”는 반성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4일 “의원회관이 국민 눈에 좀 지나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며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의원들의 말과 실제 국회에서 돈을 쓰는 것이
최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을 보면 자기 합리화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남들은 다 아니라고 하는데 피를 토할듯 억울하다며 자신들만의 억지논리에 맞춰 진보의 숭고함이 침해당하고 있는 듯한 음모론을 주장하는 작태가 민주주의의 발전과 변화를 희망해왔던 많은 소신들을 무기력하게 하고 있다. 협상과 논의의 여지도 없이 자신들만 일방적으로 달려가는 화성시의 통합 반대 주장과 이러한 작금의 상황이 겹쳐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통합에 대한 장밋빛 환상도 무조건적인 반대도 위험하다. 또한 자신의 가치와 다르다고 다른 사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도 참으로 몰지각함이다. 민주주의 하면 생각나는 그 유명한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시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깝다”고 주장하는 화성시의 반대논리가 시민의 투표에 의해 당선된 책임있는 정치인의 진심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3개市 통합 갈등 최고조에 이르러 화성시가 주장하는 통합에 대한 반대 논리가 다 틀리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민들의 작은 의견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들어보는 것이 주민
과천경찰서(서장 김종길)는 최근 부림동 관문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민·관 합동 교통안전캠페인을 실시했다. 과천시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가 동참한 이날 캠페인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을 당부했고 어린이들은 통학로 안전하게 다니기, 횡단보도 안전하게 건너기 실습을 했다.
포천시가 4년간의 노력 끝에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데에는 남모르게 조용히 노력을 기울인 공무원이 있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평생학습과 유재연(42) 팀장. 유 팀장은 주위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우리시가 추구하는 시민중심행정에 작은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끼며 앞으로도 우리 시민들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배우고 학습할 수 있도록 즐거운 평생학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같은 쾌거를 이룬 것은 함께 팀워크을 이룬 직원들 덕”이라고 공로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유재연 팀장은 1988년 영북면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해 24년째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으로 평소 직장내 선·후배간의 화합을 조성하며 모든 일에 솔선수범의 자세로 부서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오고 있다. 또한 후배 공직자들에게는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업무처리도 매끄럽게 처리해 부서간에 효율적으로 업무공조를 리드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 팀장은 “앞으로 어떻한 업무가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포천시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름대로 소박
얼마전 송영길 인천시장은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한 통의 서신을 받았다. 내용은 자신의 저서인 ‘중국이야기’에 실린 임나일본부설의 내용을 다시 확인해 개정판에서 수정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송 시장이 영문판 ‘중국이야기’를 구입해 읽던 중 왜곡된 한일 고대사의 대표적 학설인 ‘임나일본부설’이 여과 없이 실린 것을 발견, 수정을 요구하는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헨리 앨프리드 키신저(Henny Alfred Kissinger)가 누군가. 1970년대 미국 대통령 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10년 가까이 역임하면서 국제관계를 농단했다. 특히 냉전시대를 종식하는 미국과 중국간 외교라인을 열었고, 이후 베트남 평화조약을 이끌어내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미국행정부에서 실세중 실세였던 그는 은퇴 후에도 역대 미국정부의 외교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국제관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당연히 그가 우리나이 90살에 펴낸 ‘중국이야기’는 세계 각국의 리더들에게 관심의 대상으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그런데 키신저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본 사학자들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인용, 한반도 남반부에 설립된 임나일본부로부터 일본이 조공
오는 6월 말일쯤이면 남양주시의회도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가 치루어 진다. 후반기 선거에서 남양주시의회 의원들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모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몇몇 의원들 간에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의장직을 놓고 같은 민주통합당인 재선의 이광호 현 부의장과 5대때 보궐선거로 후반기에 의원뺏지를 단 박유희 산건위원장이 벌써부터 차기 의장직에 뜻을 두고 있는 것도 의회주변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두 의원 모두다 14표중에 과반수가 넘는 8표를 갖고 있는 민주통합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기때는 같은 당 소속이지만 이광호 부의장은 갑구 선거구로서 같은 갑구 3표가 확실한 반면 을구는 비례대표까지 5표가 있었고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제대로 대처 못하면서 한나라당은 상임위원장 1석도 못 받는 수모(?)를 겪고 민주통합당 을구 출신인 이정애 의원이 의장 그리고 이광호 의원이 부의장이 됐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간에 조율이 안됐고 몇몇 의원이 감투 욕심을 냈거나 초선 의원의 과한 욕심 또는 꼼수가 원인이었다는 후문이 돌았다는 것에 대해 관련 의원들이 되돌아 본다면 후반기 선거 결과는 전반기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를 만
안 사랑채 들어서자 발꿈치가 들린다. 사뿐사뿐 걸어가 앉아야 할 것 같은 문갑 앞, 온돌방엔 정갈한 콩기름이 금방이라도 묻어날 듯 윤이 나고 한지 자락 한 땀 한 땀 겹쳐진 문살, 솔바람 머금은 벽지에선 새아씨 가녀린 숨결이 바지런히 들락인다. 이 집의 주인이었다는 만석지기 부자는 어떻게 살았을까? 농사가 최고의 경제 수단이었던 조선시대의 만석지기는 분명 시대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분명했기에 아흔 아홉 칸의 집을 짓고 살지 않았을까. 우리 가족은 그 고택의 안 사랑채를 하루만 빌리기로 한 것이다. 도시문명과 디지털에 지친 심신을 달래보겠다는 생각에 출발한 여행이 고택에 들어서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아흔 아홉 칸의 공간, 그 시간 속으로 빨려들고 말았다. 문지방에 가지런한 하얀 고무신. 사극 속의 주인공이 된 듯, 전쟁의 그곳으로 돌아간 듯 편안한 마음으로 스며든 사랑채. 갓 시집온 새 색시(며느리)가 사용하는 사랑채엔 따로 작은 정원이 딸려있고 그 정원의 가운데엔 그간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감나무 한 그루가 추억을 곱씹으며 늙어가고 있었다. 새 색시가 누렸을 그 소담한 정원을 마주하는 툇마루에 앉아 국화차를 우려마시는 여유. 전철과 도로, 도
책거리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좋아하는 그림이다. 또한 오늘날의 작가들은 전통 책거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번 특별전은 전통과 현대의 책거리가 모두 등장하는 복합 전시로, 책거리가 현대에 와서 어떻게 이어지고 재창조되는지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임모(臨模)에서 출발하여 유화, 팝아트와 사진, 조각과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로 나타나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통 책거리를 정밀하게 모사하는 정성옥, 한지 콜라주 채색 기법을 활용하는 김선정, 책가도와 기명도에 숨은 정신을 절제된 미학으로 그리는 김광문, 현대의 물상과 오브제를 화려한 색감으로 그려 ‘팝아트 책거리’를 구사하는 김민수와 김지혜, 주제 별로 쌓은 책을 그려 그 속에 담긴 정신을 전하고자 하는 서유라, 환상적인 구도와 새로운 색감으로 서재를 그리는 홍경택과 오병재, 서재와 도서관을 사진으로 찍어 재작업하는 임수식과 나현, 돌 조각으로 책에 담긴 이야기를 담아내는 김근배와 박선영, 철과 레진 등 이색적인 재료로 책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최은경 등 열 세 작가의 작품이 출품되어 현대인의 서재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진은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