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황보출 동지섣달 폭풍 냇가에 고등얼음에 콩깍지 잿물 받아서 빨래하면 손발이 터져 나갈 듯 했네 물을 팔팔 끓여 요강에 담아 가 손을 적셔가며 빨래를 했네 밤에 손이 터서 피가 나고 따갑고 견디기 힘들게 아플 때 시어머님 하신 말씀 “야야 오줌을 눠서 거기에 손을 담그라” 내 오줌을 눠서 아픈 내 손 담갔네 - 황보출시집 ‘‘가’자 뒷다리’ / 돋보기 초등학교 문턱도 들지 못했던 팔십 중반의 할머니가 한글공부를 하며 쓴 시이다. 시라기 보다 쓸개를 짜내어 그 즙을 떠 먹여주는 느낌이다. 동서고금을 통 털어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어왔으나 이만큼 거짓 없이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순진무구의 시가 모든 문학이론이나 미학의 가장 앞자리에 서야 하지 않을까? 시집 구석구석마다 쓰디쓴 쓸개즙이 가득 흐른다. 하지만 그 뒷맛은 오래오래 단 맛으로 변하며 삶이란 무엇인지 시란 무엇인지를 되씹게 한다. /조길성 시인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사단장은 오늘 대민지원에 나섰다가 가평에서 진기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적의 폭격으로 지역학교가 무너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그 옆에 천막을 치고 오밀조밀 수업을 받고 있는 150명의 어린 학생을 보았습니다. 이 학생들은 묵직한 포성에도 아랑곳 않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이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 속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있는 한 이 나라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사단장은 이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주려고 하는데 장병 여러분도 함께 동참하지 않으시렵니까?”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미 보병 제40사단장 조셉 클리랜드 소장이 부대 장병에게 보낸 전언통신문의 일부이다. 이 통신문의 특징은 사단장이 부하 장병들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않고 청유형으로 호소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호소에 힘입어 1만5천명의 사단 장병들은 1인당 2달러씩 3만1천달러를 모금하였다. 사단장은 이 기금으로 학교를 건립하고 사단 최초의 전사자인 카이저하사의 이름을 따 가이사 중학원으로 명명하였다. 나중에 가평고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평고등학교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아직 하교 시간이 되려면 멀었는데 마트에서 어슬렁거리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딱히 무엇을 사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자세히 살피기도 하며 몇 바퀴를 돈다. 한참 호기심 많을 때이니 그런가 하고 지나기도 하는데 다음에 보면 또 그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속칭 땡땡이를 치고 있는 아이들이다. 집에서는 학교 가는 체하고 나와서 하루 종일 저렇게 빙빙 돌며 시간을 보내자면 하루가 얼마나 길고 지루할지 그리고 그 아이의 부모들은 알고나 있을지 걱정도 된다. 가정이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단순히 공부가 싫은 아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무조건 공부만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방치되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옛날에도 선비라고 해서 모두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었다. 일도 하지 않고 글공부에도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주색잡기에 눈을 돌리고 허송세월을 하게 된다. 그러다 과거에 급제해서 벼슬길에 올라야 한다는 독촉에 응시를 하지만 번번이 낙방을 하고 가세는 걷잡을 수 없이 기울었다. 식구들 볼 면목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급한
결혼을 빌미로 여성들을 속여 16억원을 가로챈 가족사기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형사4부(서정식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박모(29)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달아난 박씨의 친모 김모(50)씨와 계부 이모(47)씨는 기소중지·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1월부터 A(26)씨와 교제를 시작한 뒤 같은 해 혼인신고 없이 결혼식만 올리고 함께 살기 시작했다. 박씨는 결혼을 준비하던 때부터 김씨 부모에게 거액의 혼수비용을 요구하기 시작해 “사업을 하는데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까지 13억원을 뜯어냈다. 그는 이런 수법으로 올해 7월까지 A씨를 비롯한 20·30대 여성 3명에게서 모두 15억9천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무직인 자신을 의사, 사업가로 꾸미는 등 직업과 나이, 재산을 모두 속였다. 박씨의 친모 김씨와 계부 이씨도 사기 행각에 가담했다. 이들은 화목한 가정인 것처럼 연출해 피해 여성들에게 호감을 산 뒤 여성들이 결혼을 결심하면 그때부터 갖은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들은 친모 김씨가 계모임 등을 돌아다니며 물색했다. 피해 여성들은 박씨와 결혼식은 했지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고위공직자 대상 젠더 토크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 제공
어느덧 9월이 끝나가고, 모두가 기다리는 민족 대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학생들은 긴 휴일을 기대하며 한껏 들뜬 분위기이다. 그만큼 사각지대에서 학교폭력이 증가할 수도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기나긴 연휴, 하루 종일 실내에서 편하게 휴일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 주로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SNS 상의 소통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이버 폭력을 빌미로 한 다양한 형태의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이버 학교폭력은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어떤 범죄보다 신속하며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특성때문에 제지하기도 쉽지 않고, 발견 또한 어려워 대부분 피해자의 신고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네트워크(Network)와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인 ‘네티켓’이라는 용어가 나왔을 만큼, 사람들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절의식 부족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있고, 대다수의 학교에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선포한 ‘네티즌 윤리강령’을 바탕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윤리강령 중 한 내용이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욕설 또는 빈정대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인데,
워터파크 수영장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 당신을 촬영하고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영상이 인터넷으로 유출이 되었다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특정 신체부위를 촬영하는 ‘불법촬영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하거나 다른 물건처럼 보이게 위장을 해놓는 경우가 많아 불법촬영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현행법에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으며, 인터넷 등을 이용한 촬영물 유포에 대해서는 영리목적이 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법촬영을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공동이용시설은 불법촬영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용 시 조심해야 한다. 특히 창문이나 환풍구 나사구멍들을 유심히 살피고 반짝거림을 발견한다면 즉시 신고하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그 시설에 어울리지 않는 인테리어 소품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샤워실이나 탈의실 사물함의 독특한 나사, 액자, 벽시계 등을 살피고,
오늘날 국민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행정서비스 치안행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질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안행정서비스의 양적·질적 증진이 실현되어야 할것이다. 국민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치안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경찰공무원이라는 점에서 경찰공무원의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치안행정서비스 제공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경찰공무원의 바람직한 행태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조직의 구성원은 본인이 인정하든 하지않던 간에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이를 표현하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사람과의 접촉이 잦은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업무의 수행을 위해 개인의 감정을 관리하여야 할 때가 많다. 이와 같은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심리학, 사회학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감정노동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오늘날의 조직이론은 조직구성원의 감정노동이 직무 및 행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조직의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조직의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구성원에 대한 정서적 감정적 관리가 중요한 요인
‘이태백’이란 말이 있다.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구직난을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말도 회자되고 있다. 일자리를 잡을 수 없으니 연애도 못한다. 더욱이 혼인해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고 집을 마련할 엄두는 낼 수 없다.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삼포세대’ ‘칠포세대’라는 말도 나왔다. 지금 우리나라에 공무원시험 열풍이 불고 있다. 공직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다만 보다 원대한 꿈을 갖고 미래로 세계로 뻗어나가야 할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경기불황과 고용 한파 속에서 공직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7·9급 공무원 시험에는 429명 뽑는데 자그마치 10만6천186명이나 몰렸다고 한다. 이중 9급 공무원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로 무려 301.9대1이었다. 지난 23일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치러진 2017년도 지방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에도 222명 선발에 2만8천779명이 지원했다.(평균경쟁률 129.6대 1) 지난 7월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공무원 17만4천명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경
이번 주말부터 열흘 간의 긴 추석연휴를 맞는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의 선물장만을 위해, 또 친지들과 음식을 만들어 나누기 위해 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우리들의 재래시장은 또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다. 재래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처럼 1회성 이벤트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올해 추석 명절 제수용품 값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올랐으나 재래시장이 대형 할인점보다 싼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4인 가족 추석 차례 비용은 평균 값은 재래시장이 11만7천100원, 대형 할인점이 14만6천500원으로 재래시장이 25% 싸다는 소비자단체의 조사결과도 있다. 재래시장은 더 이상 낡은 시설도 아니다. 수원만 하더라도 영동시장 남문시장 거북시장 파장시장 등 재래시장은 최근 리모델링 사업으로 나름대로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볼품없는 시설이 아닌 이제는 주민의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작된 지도 2년이 훨씬 지났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영업시간이 줄어든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도 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