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은 유례없는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지구촌은 무척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피해 규모도 커서 유엔기후협약(UNFCCC,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기금의 구체적 제도화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름도 역대급의 폭염과 관측 이래 최장의 열대야로 기후 위기가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대체로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은 갈등하는 상반된 두 가지 논쟁으로 설명해 볼 수 있겠다. 기후 위기론과 기후 음모론이 그것이다. 우선 기후 위기가 지구를 종말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기후 위기론자들의 핵심 논리다. 이들은 경제발전보다 환경보호가 우선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산업 발전과는 대치점에 서 있다. 선진국에서도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죽느냐 사느냐’라고 하는 경계에 처해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대표되는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지 않는 한 지구는 금세기 안에 종말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21세기 접어들어 세계적인 흐름을 조성하며 UNFCCC를 통해 기후 위기를 둘러싼 세계 기구와 각국 정부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하면 각양각색의 섬네일(thumbnail)이 시선을 끌며 클릭을 유도한다. 막상 섬네일을 클릭하면 기대하는 내용과는 다르다. 직설적으로 언급하면 가짜뉴스(fake news)나 거짓 내용으로 클릭 장사한다는 것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속이는 사람도 속임 당하는 사람도 익숙해져 별다른 느낌도 없다. 이미 가짜나 거짓에 대한 불감증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민족(異民族)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민족’이라 하여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매스컴에서는 가짜뉴스가 판치는가 하면, 진실을 보도하는 미디어(media)가 오만불손한 권력자들에 의해서 반국가적 세력으로 몰려 오히려 매도당하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국민은 언론도 정부 당국도 신뢰(trust)하지 않는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인데, 신뢰하지 못하고 불신함으로써 치려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클 수밖에 없는 게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풍조(不信風潮)가 난무한 작금을 살아가야 하기에 현대인이 갖춰야 하는 주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정직’인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정직에 대한 교육부터가 문제투성이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그럴듯하게 변명하거나 정당화하고 합
최근에 발표된 ‘2024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한국인이 반응한 행복 지수는 전 세계 143개국 중 52위로 중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체 행복 지수에 비해 노인의 행복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은 2023년 OECD가 발표한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 노인이 40.4퍼센트로 가장 높다. OECD에서 국가별 노인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래 우리나라는 계속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위 라트비아 25.4퍼센트에 비하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노인들은 우리나라 노인들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순자산의 약 80퍼센트를 60세 이상의 국민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50∽60퍼센트라고 한다. 이렇게 편중된 부(富)조차도 고령층 사이에서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어, 20∽30퍼센트의 노인들이 이 연령대에 축적된 부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미국 노인들은 전 연령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유한 편이지만 같은 연령대에서도 빈부격차가 여전히 큰 셈이다. 미국 노인빈곤율도 18퍼센트로 OECD 38개국 중에서는 5위에 해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꼽히는 볼로냐(Bologna) 대학이 1088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936년이 된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대학은 꾸준히 늘어나 2023년 기준으로 2만 6000여 개 교나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가운데 좋은 대학도 많고, 좋다고 하는 대학 또한 많다. 여기서 ‘좋은 대학’이란 평범한 고졸 출신이나 그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 학생들(고졸 검정고시 합격자)을 선발하여 대학에서 열심히 잘 가르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졸업시키는 연금술을 구현하는 대학을 말한다. 이 연금술은 중세기에 납을 금(gold)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뜻한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그저 그런 학생들을 받아들여 바람직한 교육을 통해 유능한 인재(人材)로 변모시켜 내보내는 대학을 의미한다. 반면에 ‘좋다고 하는 대학’은 명문대학이다. 명문대학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져 지원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녀가 합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대학이다. 그런데 명문대학에 입학한 인재(人才)들이 범재(凡才)가 되어 대학 문을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를 두고 연금술과 배치되는 ‘역연금술’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좋다고 하는 대학이면서 좋은 대학도 많다. 대체로 좋다고 하
‘벼룩이 간을 내어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에게 푼돈을 뜯어 먹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골라 등쳐먹고 사는 독버섯 같은 부류를 빗댈 때 사용한다. 한낱 미물에 불과한 벼룩의 자기 제한을 검증한 이색적인 실험이 있다. 벼룩이 몇 마리를 빈 어항에 넣는다. 어항의 높이는 벼룩들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정도다. 그다음에는 어항의 출구를 막기 위해서 유리판을 올려놓는다. 벼룩들은 톡톡 튀어 올라 유리판에 부딪힌다. 그러다가 자꾸 부딪쳐서 고통을 느껴 유리판에 닿지 않을 만큼만 튀어 올라가도록 스스로 도약을 조절한다. 한 시간쯤 지나면 단 한 마리의 벼룩도 유리판에 부딪히지 않는다.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까지만 튀어 오른다. 그러고 나서 유리판을 치워도 벼룩들은 마치 어항이 여전히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제한된 높이로 튀어 오른다. 대상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유형의 또 다른 실험이 있다. 그것은 사나운 이빨을 가진 파라냐(piranha)에 관한 실험이다. 남아메리카 등지의 강에서 서식하는 피라냐를 큰 수족관에 넣고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피라냐에게 먹이를 준 후, 한쪽에 몰리면 수족관의 가운데를 유리판으로 막는다.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이색적인 실험이 검증되어 세간의 이목을 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란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오감을 동원해 상상 속에 그려보고 성공을 위한 길을 모색하는 훈련법이다. 경기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어떤 동작의 공격을 가할 때 거기에 대응해서 어떻게 방어하고 공격을 펼치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의 대응을 실제 동작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운동선수가 많이 이용했는데,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해 잘 알려진 일화가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출전을 목전에 둔 구소련의 선수들이 몬트리올시의 경기장 사진을 보면서, 거기서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날마다 상상했다고 한다. 선수들은 몬트리올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생소한 곳이었지만, 사진 속의 경기장에서 시합하는 장면을 마음대로 그려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선수들은 몬트리올에 있는 낯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도 마치 자신들이 자주 들렀던 곳 같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구소련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실전
동물행동학자들에 따르면 동물의 식생활을 통해서 그들의 짝짓기나 가족의 형태를 예측한다. 인간은 채식성이었던 유인원 선조로부터 갈라져서 진화된 후, 수백만 년을 지내오는 동안 점차 육식과 채식을 함께 먹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치아와 손톱은 여전히 유인원과 같은 모양이어서 호랑이처럼 날카롭지 않다. 인간이 사냥에 뛰어난 것은 이와 손톱이 아니라 커다란 뇌 덕분이었다. 신체 구조는 사냥하기에 불리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도구를 사용하고 협동 작업을 통해서 성공적인 수렵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식물의 뿌리나 과실을 채집하는 데도 도구를 사용하였고, 이를 위해서도 역시 커다란 뇌가 필요했다. 이처럼 식량을 구할 때도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두뇌를 훨씬 많이 활용하는 것이다. 침팬지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식량을 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며, 새끼 침팬지에게 그 방법을 가르친다. 침팬지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줄 안다. 인간이 익혀야 하는 기술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 부모의 역할은 침팬지보다 훨씬 많다. 그 결과, 부모의 책임은 매우 무거워지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친은 물론이고 부친의 보살핌도 중요하게 되었다. 오랑우탄의 수컷은
브라이트 호라이즌스(Bright Horizons Family Solution Inc.)가 매년 발표하는 현대 가족 지수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는 새로운 직업을 구할 때마다 남성(아버지)보다 여성(어머니)이 탈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오히려 경력을 발전시킬 기회가 워킹맘 대신에 자격을 덜 갖춘 직원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또한 사회학자 미셸 버디그(Michelle Budig)의 연구에 의하면 일하는 어머니는 자녀 한 명당 급여가 4퍼센트 삭감되는 반면 일하는 아버지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6퍼센트나 인상된다. 성별 간의 임금 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는 승진 비율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경우 직업 시스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직장 생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한 현상은 일부 유럽지역만 빼놓고는 미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국가 연금 제도가 경력 단절을 보상해 주기에 여성이 받는 불이익이 보상으로 바뀌지만, 이런 경우는 동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만 해당하는 사례다. 이들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유럽지역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 불이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독
2016년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 국립공원 당국은 순록의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하여 세간(世間)의 비난을 받았다. 국립공원 측이 사체를 방치한다고 비난한 이들은 사체를 방치하면 해당 지역에 설치류가 들끓어 생태계가 악화하고 지역 경관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원 당국은 벼락이 자연현상임을 근거로 사체를 그대로 두기로 하였고, 순록 유해는 현재까지 공원 내 언덕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그런데 비난과는 달리 사체 방치 수년 동안, 이 지역 생태계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지역 환경 연구 결과들은 순록 사체가 쌓인 지역의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남동 노르웨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astern Norway) 사인 프랭크(Shane Frank) 교수는 순록의 떼죽음 이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순록 사체는 갈까마귀와 독수리, 여우 등 사체를 먹고 사는 동물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했다. 설치류 급증에 대한 걱정과 다르게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디든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은 곧 인간관계에서 유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흔히 인간관계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를 표현할 때,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고들 한다. 여기서 피는 가족을 의미하며, 물은 가족이 아닌 남(타인)을 가리킨다. 타인은 아무리 가까워도 가족이 될 수 없다. 가족관계에서도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가족 간의 갈등 중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고질적인 갈등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다. 이를 고부갈등이라고 한다. 고부갈등은 결혼과 함께 시작되며, 순탄한 결혼 생활의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고부갈등은 의견과 가치관의 차이, 이해관계와 감정적인 충돌 등이 그 원인이 된다. 고부갈등의 유형은 대체로 세대 갈등과 역할 갈등으로 나누어진다. 세대 갈등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을 말한다. 보편적으로 시어머니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집하는 반면에 며느리는 현대적인 가치관을 지닌다. 이러한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역할 갈등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갈등이다. 요즈음 며느리는 주부의 역할과 직장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체로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