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세 사람이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라는 ‘6단계 법칙(Six Degrees of Separation)’이 온라인상에서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하고 저렴하게 현실화 되고 있다. 또한 2019년 이후 지구촌 곳곳의 인적·물적 이동을 원천 봉쇄했던 COVID-19 팬더믹의 기세도 과학·기술의 진보와 의료·보건의 혁신 앞에 멈춰 서야 했다. 특히 국경·국적·종교·문화·체제·이념 등 기존의 불편함과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성·포용성·공정성·상호성 등의 새로운 가치들이 인류공동체의 새로운 집단지성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이처럼 인류가 발전·도약하는데 있어서 ‘사회적 연대(Solidarity)’만큼 중요한 덕목이 없다. 그 옛날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이 ‘늑대 개(wolfdog)’와의 동맹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듯이 인류는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주변 환경의 불리함을 역이용할 수 있는 지혜, 즉 개인의 자유·발전과 공동
요즘 항간에 시대정신(Zeitgeist)이 화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운동권 청산’, ‘정권 심판’, ‘3지대 통합’ 등 정치세력 교체가 이슈라면. 영화계는 ‘서울의 봄’, ‘길 위에 김대중’, ‘건국전쟁’ 등 역사인물 재조명이 이슈다. 며칠 후면 우리는 또다시 3·1절을 맞이한다. 1919년 3·1운동은 항일의병운동과 애국계몽·국권회복운동을 계승·발전시킨 대각성 운동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해외독립운동의 확산, 8·15 해방과 새 나라 건설도 3·1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13도 전역을 휩쓸었던 3·1운동은 중국·러시아·미주지역 동포들까지 한목소리를 내게 했고, 중국 5·4운동이나 인도 독립운동과 함께 약소민족 해방운동의 금자탑(金字塔)이 되었다. 특히 지난날 ‘은둔의 왕국’, ‘조용한 아침의 나라’, ‘야만과 미개의 사회’ 정도로 알려졌던 조선(朝鮮)의 이미지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였다. 3·1운동은 어떤 시대정신을 갖고 있었기에 이러한 변화·혁신을 가능케 했을까. 기미(己未) 독립선언서에 그 해답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5년 전, 세계만방에 전파된 선언서에는 “자유 발전, 인류 공동생존권, 동양평화, 인도주의,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의 좋지 않던 기억과 아쉬움이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들은 여전하다. 안으로는 저성장, 양극화, 세대 단절, 정치 실종, 인구급감, 노인 빈곤, 지방소멸 등이며, 밖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중 관계, 북한 핵·미사일, 우크라이나전쟁, 역내 안정과 평화유지 등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반도처럼 역동적인 곳이 또 있을까. 대륙과 해양이 마주치는 지정학적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북방과 남방문화가 뒤섞이면서 형성된 혼종(hybrid) 기질도 한몫한다. 한국인의 DNA 속에는 형제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를 좋아하는 동료(同僚) 의식과 거친 환경과 험난한 숙명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더 좋은 세상을 개척한 홍익(弘益) 정신이 오랜 세월 축적되고 내면화되어 있다. 이런 기질적 개방성이 적극 발휘된다면 우리 정치·경제구조가 혁신되고 우리의 사회·문화 의식이 세계 일류가 될 것이다. 먼저 우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왔든 낯설고 물선 땅에서 부대끼다 합법 주민, 모범 시민,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뿌리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