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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섭의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이 먼저다!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의 좋지 않던 기억과 아쉬움이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들은 여전하다. 안으로는 저성장, 양극화, 세대 단절, 정치 실종, 인구급감, 노인 빈곤, 지방소멸 등이며, 밖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중 관계, 북한 핵·미사일, 우크라이나전쟁, 역내 안정과 평화유지 등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반도처럼 역동적인 곳이 또 있을까. 대륙과 해양이 마주치는 지정학적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북방과 남방문화가 뒤섞이면서 형성된 혼종(hybrid) 기질도 한몫한다. 한국인의 DNA 속에는 형제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를 좋아하는 동료(同僚) 의식과 거친 환경과 험난한 숙명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더 좋은 세상을 개척한 홍익(弘益) 정신이 오랜 세월 축적되고 내면화되어 있다. 이런 기질적 개방성이 적극 발휘된다면 우리 정치·경제구조가 혁신되고 우리의 사회·문화 의식이 세계 일류가 될 것이다.

 

먼저 우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따뜻해져야 한다. 어떤 이유와 목적으로 왔든 낯설고 물선 땅에서 부대끼다 합법 주민, 모범 시민, 자랑스러운 국민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250만 외국 출생 이주민이 있다. 이들처럼 반갑고 고마운 귀인(貴人)이 또 있을까. UN 회원국 거의 모든 나라에 살고 있는 700만 이상의 재외동포가 있다. 이들처럼 국가발전에 기여한 세계시민이 또 있을까. 앞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는 한반도 안의 다문화 인재들과 한반도 밖의 다문화 인재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렸다. 이런 인적 자산을 적극 유치·포용할 때 ‘매력 한국’이 앞당겨질 것이다.

 

80억 인류 중에 1억 7800만 명의 한류(韓流) 팬이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한국인들이 기획·제작·출연한 드라마·음악·영화·춤·패션·스포츠·문학·예술 등을 매개로 우리 말과 글을 배우고 한국방문에 적극적이며 한국인과 가정을 꾸리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말·글·문화를 기반으로 운영 중인 한글학교·한국학교와 한국교육원·문화원·세종학당의 공도 크다. 놀랍고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국력이 미약해서 외국 원조나 차관에 의지하여 나라 살림을 꾸려냈던 때를 상기해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일제강점기·남북분단·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와 비교해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현재 우리는 ‘초국경·다민족·다문화주의를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자국민·자민족 우선주의를 고수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역사는 어느 일방으로 흐르지 않는다. 오늘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내일을 좌우한다. 우리와 다르다고 ‘계속 빼기’로 빠지는 것은 어리석다. 우리와 다른 것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더 큰 우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K-컬쳐’ 우호 기반을 확대 재생산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대한민국’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경기·인천이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글로벌시대 한국인의 미래는 여전히 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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