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는 아직은 생소(生疎)하다.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지자체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대안화폐다. 말 그대로 특정 지역 안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화폐다. 사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야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지역화폐 개념을 이해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지역화폐가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과연 그럴까? 경험하지 못한 시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처음으로 불을 지폈다. 지난 4월말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원컨벤센터에서 2019대한민국기본소득박람회가 열렸다. 이날 세계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의 장으로 ‘지역화폐전시관’도 설치 됐다. 도내 29개 시·군을 비롯해 공주, 속초, 보성 등의 지자체가 앞 다퉈 체험부스를 설치해 새로 얼굴을 내민 지역화폐 홍보에 나섰다. 시민들은 지역화폐를 현장에서 구입하고, 직접 지역특산물도 구입해보는 체험도 가졌다. 의외로 호응이 높아 행사 기간 중 많은 지역화폐가 발매됐다고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지역화폐가 4월 1일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본격 발행됐다. 지역화폐는 직접
유연성은 부드럽고 연한 성질 또는 그 정도를 일컫는다. 나라안팎 곳곳에서 갈등이 점철된 상처를 남기고 있다. 한·일 관계도 더 방치하면 설 곳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에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급상승 중이다. 우리 입지만 좁아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사람들이 혀를 너무 빨리 놀린다. 그 혀가 생각을 경유해서 놀리는 게 아니다. 나한테 침 뱉으면 너한테 가래침 뱉는 격으로 서로를 공격하기 바쁘다” 소설가 김훈 작가가 한국 사회의 현 세태를 지적한 말이다. 내가 옳다면 남도 옳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말문이 열린다.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과 독주는 증오를 부추긴다. 정치판이 좀 더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연성은 ‘유연(柔軟)하다, 부드럽고 연하다. 몸놀림이 매우 유연하다’라는 뜻이다. 두 눈 질끈 감았다 뜨면 다시 새날이다. JP는 “정치는 속이 텅 빈 허업(虛業)”이라하지 않았나. 미국 정치학자 사뮤엘 헌팅턴의 민주화 이론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두 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해 이제 민주주의의 공고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민주주의가 성숙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의회정치는 퇴행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경기도지사가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역대 도지사들도 한목소리로 국무회의 배석을 요청했지만 허공 속 메아리였다. 이제야 오랜 숙원이 풀어졌다. 비록 경기지역 관련 사안을 논의할 경우에만 참석할 수 있다는 단서지만 그 의미는 자못 크다. 인구 1천350만 명의 경기도가 980만 명의 서울시를 제치고 최대광역단체로 등극했다. 뒤늦었지만 당연한 수순(手順)이다. 이번 청와대 결정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의 리더십’이란 말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꾸준히 국무회의 배석대상에 경기도지사를 명시해달라고 국무회의 규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법적으로 딱 부러지게 명시된 건 아니지만 서울시장은 장관급, 경기도지사는 차관급으로 분류된다. 그간 국무회의에 서울시장만 유일하게 배석할 수 있던 것도 이런 이유일 듯하다. 국무회의는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최고 정책심의기관이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등 15~30명이 참석한다. 그간 지자체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자, 11년 전에 국무회의 규정을 개정해 서울시장만 배석해왔다. 대통령인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참석할 수 있다는 규정은 있었지만 그동
여행은 설렘이다. 아니 여운(餘韻)이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29년간 결연을 맺어온 한·중 간의 적십자교류에 나섰다. 경기적십자 회장을 맡고 4년만의 나들이다. 6명으로 방문단을 꾸려 선양(沈陽)홍십자회를 지난 4월13일 찾았다. 공항에서 비서장의 영접을 받고 숙소로 가면서 4년간의 선양 도심의 발전상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이렇게 변했다’는 듯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이 앞 다퉈 내 시야에 다가왔다. 랴오닝성의 성도(省都)인 ‘예전의 선양이 아니다’ 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선양 홍십자회 수석부회장이 주최한 만찬은 떠나기 전의 설렘과 5일간 펼쳐질 일정의 기대감 속에 정감이 넘쳐흘렀다. 어느 새 동화되는 순간들이었다. 이튿날 선양시홍십자회를 방문, 양측 대표단이 마주 앉아 공식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1991년부터 양국의 직원, 청소년적십자단원, 봉사원의 정기교류가 이뤄졌다. 인도주의 정신을 효율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시대변화에 발맞추어 새로운 사업경험을 교류해왔다. 서로 간의 장점을 배우고, 재난구호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선양시 혈액센터를
설렘은 마음의 움직임이다. 나뭇잎도 푸르러 윤기가 나는 5월초에 농업분야에 마음을 움직이고 큰 꿈을 갖게 하는 묵직한 이색 협약식이 수원에서 열렸다. 한국 농업의 대들보가 될 농업계고등학교 학생을 지원하기위해 교육부·농림축산식품부·농협이 맞손을 잡았다. 미래를 책임질 농업인을 육성하는 농고가 달라져야 한다. 교육부·농식품부·농협이 ‘농산업분야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유다.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남창현 경기농협본부장, 염규종 수원농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미래사회는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농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업무협약에 따라 두 정부부처와 농협은 농고 학생에 대한 교육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농식품부가 지정한 첨단기술 공동실습장 11곳과 현장실습교육장 123곳,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등을 개방해 학생들의 현장실습장으로 활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농산업 일자리 발굴에도 힘을 모은다. 농업분야에 농고 졸업생 채용을 확대하고 취업박람회를 열어 농업분야 구인·구직 정보를 적극 알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1학교1농
꽃과 나무들의 아름다움과 푸름이 절정에 달해 황홀지경에 이르는 계절이다. 5월은 유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많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입양의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그렇다. 이어지는 성년의 날, 부부의 날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족을 생각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정은 인생의 안식처다. 행복의 보금자리다. 애정과 신뢰의 공동체다. 그런데 이런 가정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 단위다. 가정이 해체되면 사회적 기반도 무너진다. 예로부터 ‘치국(治國)의 근본은 제가(齊家)에 있다’라고 했다. 물론 가족마다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삶에는 예외가 없다. 저마다 인생의 길이 다르고 무게가 다르다. 겪을 것들은 다 겪고 짊어질 것들은 다 짊어지고 살게 마련이다. 요즘은 모든 가치관이 급변하는 시대다. 하지만 가정이 지닌 가치만은 그래도 심층의 흐름 같은 건 시대하고는 상관없이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안타깝고 걱정이다. 많은 가정들이 아동이나 노인 학대, 이혼, 가정 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정은 인생의 안식
지난 주 삼척에서 있었던 한 워크숍에서 초청강사가 “리더십은 뭘까요?”라는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소통이다. 대화다. 관계다.’ 등 참석자들이 열거했지만 정답이 아니었다. ‘건강’이라고 했다. “건강한 몸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조국에 충실한 자가 되기 어렵다.” 페스탈로찌가 한 말이다.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 번 살아보라고 했다. 3천 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 준다. 몇 십 억짜리 아파트는 등기서류가 증명해 준다면서,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를 연이어 물었다. 다양한 답들이 열거됐지만 그 역시 정답이 아니었다. 바로 ‘건강한 몸’이 강사가 요구하는 답이었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라고 했다. 세상에서 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내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없다. 그렇다. 건강은 제일의 자산이다. 정승을 부러워하지 말고 네 몸이나 건강케 하라는 속담은 부자보다는 몸의 건강이 최선이라는 뜻일 게다. 건강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질환을 일찍 발견하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수상한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2만2천여 명이 참석하여 ‘희망나눔 1m1원자선걷기’ 행사가 펼쳐졌다. 1m당 1원씩 기부금을 모금하는 캠페인이다. 모금된 기부금 전액은 도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나눔 워킹캠페인이다. 어느 대학 졸업식에서 총장이 들려준 식사(式辭)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기 밖에 몰라”라는 말을 하면서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 기여하라고 당부했다. 우리 곁에 불행한 이웃을 두고 혼자서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 이 세상에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만큼 숭고한 일이 있을까.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 이런 글이 나온다. 안데스 산맥에 불시착한 조종사 기요메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고통스러운 걸음을 한 발 한 발 걸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내가 지금 살아 있다면 걷고 있으리라고 믿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걸어야 한다”라는 확신이었다.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이상을 위해 끊임없는 발걸음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가 걷는 걸음이 고난의 길일수도 있지만 자선걷기는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아름다운 걸음이다.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을 보내는 걸음이다. 작은 나눔
‘신문 보며 배우네. 나무도 숲도 읽어 내는 안목(眼目)’ 제63회 신문의 날을 알리는 슬로건이다.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라지만 활자 신문만큼 세상을 고주알 미주알로 캐내어 알릴 수는 없다. 급류를 타는 변화가 빠른 세상이라도 방향키를 잡아주는 것은 신문뿐이 아닐까. 매일 착 펴면 척 보이는 세상, 신문에서 알아차릴 수 있다. 지방분권시대다. 우리가 사는 곳이 중심이다.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있던 행정권력이 지방으로 분산돼 실질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간다. 아직도 미흡하지만 지역신문이 목소리를 높여 그 역할을 해야 한다. 1300만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 최대 광역도시 경기도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위해 한 단계 발돋움하려고 한다. 그 당위성을 널리 알리고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에 걸맞은 지역신문이 뿌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다. 지역신문은 우리 지역사회의 거울이다. 신문은 공기(空氣)이자 공기(公器)다. ‘독(毒)을 퍼붓는다. 소리 없는 입으로 낯은 두꺼울수록 유리하다.(중략) 험난한 언어들이 판을 치는 꿈에서도 구경 못한 세상(후략)’ 어느 시인의 신문이란 제목의 시구(詩句)다. SNS시대에도 전통적인 신문의 역할에
청와대나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아무리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자신이 자신을 하는 검증만큼 솔직하고 정확한 게 없다. 뒤가 구리다면 처음부터 제의를 받았을 때 고사(固辭)하는 것이 옳은 처사다. 역대 정부마다 장관을 지명한 후 열리는 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은 분노가 인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복되는 이런 형태에 대해 정치권을 향한 불신과 분노는 곳곳에서 지축을 흔들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진리는 영원하다. 지금에 와서, 인사청문회 제도 때문이라는 말은 온당치 않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편법증여, 탈루, 병역 회피 등을 하고 고위 공직을 맡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 언론이나 사회가 나서서 검증하느라 연일 난리를 피기 전에 본인 스스로가 먼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청문회를 스스로 해서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지를 물어보고 자신(自信)이 있으면 그때 나서야 한다. 국민들은 정말 짜증스럽다. 실망스러워서 더더욱 그렇다. 이제껏 국민이 알고 있던 ‘그가 아닐 때’ 실망은 더 크다. 늘 모범적이고 정의로운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한 인사들이 이런 저런 불미스런 건들이 들쳐질 때, 그것도 충격이다. 고달픈 일상에 ‘아, 그런 좋은 면도 있었구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