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은 2025년 경기예술인 아카데미의 하반기 프로그램으로 경기예술인 융복합예술 집중 워크숍 ‘테크네티카-2025 경기 아트미디어랩’을 개최한다. 현대 예술은 더 이상 순수한 미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데이터, 알고리즘,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 등은 예술가에게 세계를 읽는 새로운 언어가 되고, 기술은 도구를 넘어 동시대 감각과 세계를 재구성하는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다. 테크네티카 프로그램은 ‘기술이자 예술’을 뜻하는 고대 희랍어 테크네(techne)와 ‘감각의 철학’을 뜻하는 에스테티카(aesthetica)를 합성한 단어다. 현대의 예술이 디지털 환경, 자동화된 시스템, 감시 구조 등 기술적 현실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동시에 기술을 창조적 도구로 전유하려는 예술인들을 위한 이론 및 창작 워크숍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테크네티카 프로그램은 9월부터 10월까지 집중 워크숍 및 네트워킹 6회, 11월 참여자 결과공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예술과 기술 융복합 전문가 5인(황바롬, 곽영빈, 송수연, 김휘아, 고휘)의 특강 텍-톡(Tech Talk), ▲몸으로 경험하는 기술의 감각과 구조를 탐구하는 워크숍 넷-워크(Net Work),…
국립농업박물관은 대표적인 여름 과일 ‘복숭아’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테마전시 '여전히 복숭아'를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장수’와 ‘벽사’의 의미를 지닌 복숭아가 현대에 이르러 일상 속 감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조명한다. ‘복사꽃 필 무렵’ 구역에서는 삼국시대 이전, 한반도에 전해진 복숭아의 역사를 복숭아의 어원과 유래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아울러 박물관 소장품을 비롯한 관련 유물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복숭아의 여정’ 구역에서는 기록을 통해 복숭아에 담긴 상징성을 살펴본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사꽃, 신선 사상과 연결된 장수의 상징,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 등 복숭아가 지닌 다채로운 문화적 의미를 조명한다. ‘무르익은 복숭아’ 구역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복숭아의 디자인적 요소, 컬러에 대한 주목 등 확장된 복숭아의 상징성을 조명한다. 복숭아나무 아래를 형상화한 휴식 공간 제공과 ‘흑백 사진 촬영’과 ‘시 쓰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다채로운 복숭아’ 구역에서는 8~9월 제철 복숭아 품종을 중심으로 다양한 복숭아 품종을 일러스트 이미지와 함께 소개한다. 복숭아 정보를 담은 카드형 달
◇밤이 고요한 것은 / 홍명진 / 걷는사람/ 312쪽 / 1만 6000원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고/ 죽을 만큼 빈곤한 삶을 살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모연은 다만, 모든 날이/ 고요하길 바랄 뿐이었다. (본문 中) 홍명진 작가의 소설집 '밤이 고요한 것은'이 출간됐다. 이번 작품집은 익숙한 서사 대신 잘 들리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감각에 집중한다. 작가는 이질적이거나 주변부에 놓인 존재들을 향해 다가가고 그들이 머무는 공간 속에 자신을 조용히 놓으며 문학적 태도를 구축한다. 표제작 '밤이 고요한 것은'은 돌발성 난청을 겪는 화자가 이웃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의 균열과 침묵의 진동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공공도서관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는 주인공은 불안정한 삶 속에서 감각의 단절을 견디며 위층에 살던 분홍 여사의 부재를 인지하면서 세상의 고요 속에 감춰진 불안을 감각한다. 작품은 고요가 단순히 소리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수많은 신호가 겹친 밀도일 수 있음을 환기한다. 이러한 태도는 소설집 전체를 관통한다. "답례 없는 순수 증여"로 존재를 드러내는 인물들 삶의 가장자리에 머물며 끝내 중심으로 나아가지 않는
영화계 안쪽, 인사이더들의 시각으로만 보면 독립영화 ‘THE자연인’은 꼭 봐야 할 작품에 속한다. 데뷔작 ‘낮술’(2009)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감독 노영석의 신작인데다 이 영화의 배급을 독립영화 제작의 베테랑인 조영각 프로듀서가 맡았고 극 중 주연급인 자연인 역을 맡은 신운섭은 유명 노동영화인 ‘휴가’(2021)를 만든 제작자이기 때문이다. ‘휴가’의 감독 이란희도 주요 배역, ‘소복 여인’으로 나오기도 한다. 신운섭과 이란희는 영화인 부부 사이이고 둘은 최근 ‘3학년 2학기’를 만들고 개봉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영화 ‘THE자연인’은 따라서, 일종의 인디계의 가족 시네마인 셈이다. 대중 관객들에겐 이런 배경 설명이 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관이 없는 얘기이다. 영화가 재미가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있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독립영화 ‘THE자연인’에 대한 호오를 구분 짓는 가르마가 될 것이다. 영화는 귀식커(鬼seeker)라는 유튜버 인공(변재신)이 10만 구독자 문턱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한 남자의 제보를 받고는 친구이자 또 다른 댄서 유튜버인 병진(정용훈)과 함께 그가 산다는 산골을 찾아가 일종의 자연인 촬영(방송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 초청으로 방한한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7명과 함께 특별전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 관람 행사를 진행했다. 광복회 경기도지부 주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해외 독립 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광복의 정신을 기리고 경기도의 역사·문화를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초청된 후손들은 카자흐스탄, 중국,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계봉우·이동화·허위 선생의 후손들로, 이들은 광복절 경축식과 경기도 역사문화 현장 탐방의 일환으로 경기도박물관을 찾았다. 계봉우 선생은 북간도에서 교육·역사학자로 활동하며 항일운동을 전개해 '조선역사·국어 교과서'를 편찬했다. 이를 통해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이동화 선생은 의열단 단원으로 폭탄 제조·투쟁에 참여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교관으로 활동 중 순국했으며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허위 의병장은 을미의병·13도창의군 총대장으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받았다. 경기도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독립인사 3부작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변곡점을 함께한 김가진·여운형·오세창 3인의 사상과 활동
모래알처럼 흩어지지만 끝내 사라지지 않는 '기억' 그 고요한 흔적이 화면 위에 차곡차곡 쌓인다. 김성엽 작가의 개인전 'Sand Garden'은 부서지고 무너져도 다시 쌓이고 남겨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붓 끝으로 한 점 한 점 찍어낸 모래 알갱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존재가 다시 태어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부서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감정과 기억의 표면을 되살린다. 할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오래된 계절의 기억처럼 조용히 다가오는 그의 모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는 감각이다. 김성엽은 작업실에서 모래성을 쌓고 그 흐름과 변화를 오랜 시간 관찰한다. 무너짐과 축적을 거듭하며 남겨진 시간은 모래섬이 되고 항아리의 형상으로 이어진다. 항아리는 점묘의 반복 속에서 인내와 성찰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동시에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담아내며 무너짐을 내포한 채 넓은 마음을 지향하는 조형으로 자리 잡는다. 한 점 한 점은 기도처럼 반복되고, 시간의 침전 위에 감정을 새기며 다시 순환한다. 김성엽의 점은 시간이고 기억이며 감정의 단면이다. 흘러가지만 사라지지 않는 모래처럼 그의 작업은 삶의 유연한 본질을 조용히 응시한다. 작품 속
경기문화재단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도민과 함께 광복의 정신을 문화로 기억하고 미래 희망을 예술로 잇는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전시, 공연,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세대별 맞춤형 현장형 콘텐츠로 구성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광복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감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재단은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청 등에서 전시와 공연, 교육,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자유,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광복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미래 세대에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박물관에서는 ‘광복80-합合’ 시리즈 두 번째 특별전 '운형: 남북통일의 길'이 8월 1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열린다. 몽양 여운형의 삶과 사상을 영상과 사진, 짧은 글로 소개하고 연극·뮤지컬, 교육 프로그램, 영화 상영, 도올 김용옥 특강 등 연계행사도 진행한다. 실학박물관은 9월 20~21일 다산정원에서 광복 80주년 특별행사 ‘광복열전’을 개최한다. 창작판소리 ‘안중근’, ‘백범 김구’ 공연과 ‘광복 우드 마그넷’ 제작 체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광복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전곡선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이 9월 10일까지 ‘2025년 수요클럽’ 강좌를 총 5회에 걸쳐 무료로 진행한다. ‘수요클럽’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대중 학술 강좌로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2021년부터 매년 같은 이름으로 무료 현대미술 강좌를 운영해 왔으며 동시대 미술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를 선정해 전문가를 초빙함으로써 강연의 질을 높여왔다. 올해 강좌는 ▲‘미술관이라는 다면체’(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한국 동시대 미술의 시원과 미술 생태계의 변화’(기혜경, 홍익대) ▲‘현대미술의 흐름’(장선희, 홍익대) ▲‘영상미디어작품의 문화사회적 시간성’(이민아, 서서울미술관) ▲‘보이지 않는 대상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느린 재난에 감응하는 점선 연결하기’(김신재, 독립 큐레이터) 등 5개 주제로 구성된다. 강좌 일정과 세부 내용은 경기도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미술관 관계자는 “경기도민 누구나 참여해 동시대 미술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수요클럽’과 더불어 경기도미술관의 강좌 및 학술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정면을 응시하는 단정한 얼굴, 잘린 단발머리와 맨발, 옆의 빈 의자와 어깨 위의 작은 새, 발치의 나비. 차가운 청동에 새겨진 이 모든 상징이 전쟁과 억압, 부재와 그리움, 자유와 평화를 전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 곳곳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기억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국가기념일로 매년 8월 14일 열린다.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한국인 피해자 최초로 공개 증언을 하며 일본군 만행을 세상에 알렸다. “내가 살아 있는 증거”라는 김 할머니의 외침은 전 세계에 울림을 주었고 이후 증언과 인권운동이 본격 확산됐다. 201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뒤로는 전국에서 추모식,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억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도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나눔의 집에서 기념식을 열고 AI 기술로 구현한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디지털 휴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할머님들의 어떤 꿈을 가장 먼저 이뤄드리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디지털휴먼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 고향에 묻히고 싶지만 내가 죽기 전에…
경기아트센터가 예술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와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오는 28일까지 2025년 하반기 예술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예술아카데미는 ‘예술인문강좌’와 ‘예술실기강좌’로 나뉘어 운영된다. 고전 문화예술의 이론과 체험 중심의 실기 수업을 아우르며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술인문강좌는 ‘오페라 문화산책’과 ‘클래식 음악, 세계 최고를 찾아서’로 구성된다. 장일범 음악평론가가 강사로 참여해 베르디·모차르트·푸치니 등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오페라를 친근하고 깊이 있게 소개한다. 이어 11월 개강하는 ‘클래식 음악, 세계 최고를 찾아서’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말러 페스티벌, 그리고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의 무대까지 아우르며 음악 감상력과 공연 선택의 안목을 넓힌다. 예술실기강좌는 미술, 무용, 가곡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며 입문자부터 경력자까지 참여할 수 있다. 발레는 입문반과 초급반으로 세분화해 성취감을 높이고, 한국무용은 바른 자세와 균형 감각을 기르는 입문반과 살풀이춤 수업을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 예술을 체험한다. 어린이 전용 강좌로는 연극교실이 마련된다. 방정환 선생의 희곡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