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조사가 제대로 안 되는 대표적 나라가 중국과 인도다. 사람도 많고 땅 덩어리가 워낙 넓은 데다 오지도 많기 때문이다. 두 나라 중 조사 규모가 가장 방대한 나라는 역시 중국을 꼽는다. 지난 2010년, 열흘간의 전수(全數) 조사기간 동안 투입된 조사원만 600만 명, 비용은 8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조3천억 원에 이른다. 인도 또한 만만치 않다. 2001년 자국의 인구가 10억을 넘었다고 발표한 이래 정확한 인구 조사를 하지 않다가 4년 전 국민에게 처음으로 주민번호를 부여한 뒤 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공무원 250만 명을 투입하고도 교통망이 워낙 부실하고 응답률도 낮아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했다고 한다. 센서스 중 대표적인 게 이 같은 인구 조사다. 그리고 결과를 징세나 징병, 인구학적·경제적·사회적 자료로 쓴다. 근대적인 인구 총 조사는 1790년 미국 최초로 했다. 우리나라는 1925년 일제강점기에 처음 실시했고, 1948년 정부 수립된 후 북한을 제외하고 남한만 실시해오고 있다. 센서스(census)는 로마시대가 어원이다. 당시에도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확정하기 위해 5년마다 행해졌던 인구 및 재산의 일제 등록을 뜻 했었다. 인구 총 조사에
낮잠 /이영애 기이인 햇살이 툇마루 밑에서 부챗살처럼 몸을 쭈우욱 펴고 나른하다 적막 속 헛발 짚은 강아지 간간히 먼 하늘에 컹컹, 풀려 있던 허공 팽팽하게 당겨 놓고 그루잠 자고 있다 술렁이던 잎사귀도 겹겹이 꿈속이다 펑퍼짐한 엉덩이 깔고 앉아 햇살, 오늘 참 게으르다 낮잠과 게으름은 닮았죠? 낮잠은 부족한 잠이나 고단함을 보충하려는 의미가 다분하여 매우 효율적입니다. 어떤 나라는 낮잠시간이 법적으로 정해져있다죠.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단잠에 든 모습, 평화롭고 낭만적이겠죠.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여유는 행복의 영역입니다. 현실이 고단할수록 낮잠과 게으름은 필요합니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약입니다. 이따금 낮잠, 이따금 게으름, 우주가 처음 생겼을 때처럼 지금도 낮잠을 즐기는 자연처럼 눈을 떴다 감았다, 그러면 아주 오래 전 햇살이 우리를 쓰다듬으며 내 손이 약손이다, 하겠지요? /이미산 시인 - 이영애 시집 ‘물의 책을 읽는 시간’ / 현대시시인선
민선시대 출범 이후 제식구 감싸기나 상대 후보 지지자들을 한직으로 내쫓는 인사(人事)가 횡행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사(人事)는 곧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라는 말이 나도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지방공기업이나 산하단체 기관장으로 앉히는가 하면 자기 사람을 청내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최근 단행한 평택시 인사가 공직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공재광 시장은 전임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사람을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에 전격 발탁하는 등의 탕평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전임 시장 시절 요직을 맡았거나 측근으로 지목된 공직자들은 그동안 의회 사무국 등 비사업부서나 시 산하 사업소 등을 전전하다가 퇴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단행된 4급(서기관), 5급(사무관)의 대규모 승진 및 전보인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 시장은 발령장을 받은 승진자와 전보자 모두에게 능력위주의 탕평인사 배경을 설명하고 시 발전을 위해 힘써줄 것을 직접 당부했다. 일 잘하고, 평택을 사랑하는 공직자들에게 시장과의 친, 불친에 관계없이 주요 보직
얼마 전 경기개발연구원 신종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이제 본격적인 이민사회를 맞게 될 것이고 이에 대비해 체계적으로 이민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2015년 기준 174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55만4천160명)와 서울시(45만7천806명) 두 지역에만 전체 외국인인구 중 58.1%가 몰려있다. 기초지자체엔 안산시(8만3천648명), 영등포구(6만6천952명), 수원시(5만5천981명) 순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몰려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지난 2006년엔 외국인주민 수가 53만6천627명으로 당시 전체 주민등록인구 대비 1.1%였는데, 지금은 전체 주민등록인구 대비 3.4%에 달한다. 만약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0년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숫자가 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의 10%나 되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몰려들기 시작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3D업종 근로 공백을 메꾼다는 측면에서 중소기업이나 농민, 축산업자, 요식업체들의 환영을 받은 적도 있
인동초(忍冬草)는 혹한(酷寒)을 견뎌낸 풀을 말한다. 혹한이라 하면 눈, 얼음, 그리고 매서운 칼바람을 지칭한다. 언제부터인가 인동초는 김대중을 상징하고 있다. 그만치 김대중의 삶은 눈, 얼음, 또한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영위되어왔다. 그것은 유신(維新)시대의 사형선고, 가족들에게 가해진 모진 형벌, 그리고 일본에서의 납치로 배 밑창에 깔려 전신에 붕대를 감고 몸에 무거운 쇳덩이를 달아매는 마지막 순간을 겪는 일. 금세 그런 상태로 바다에 던져지려는 순간 구조되는 운명은 가히 혹한으로 비유돼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상의 사건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에 대해 아는 일도 많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도 많다. 그것을 다룬 것이 이 실화소설이다. 두 가지만 담아보자. 전투기가 폭격을 하고 날아가는 순간에 김대중은 처남에게 손짓을 하며 다리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다리 위에 있는 피난민들은 전투기가 쏟아낸 폭탄 소리에 놀라서 다리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김대중이 뛰기 시작하니 몇몇이 같이 따라 뛰었다. 폭격을 하고 날아간 전투기가 선회하면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김대중은 온 힘을 다해서 다리 위를 달렸다. 햇볕을 가려주는, 얻어 쓴 밀짚
논에 모를 내고 여러 날이 지나니 뿌리를 내리고 쑥쑥 자라 올라오는 모습이 아침마다 논을 찾는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논물 보고 잡초 제거하고 이양기로 모를 낼 때 겹쳐서 심어진 모를 뽑아서 빈 공간에 옮겨 심는 작업이 아침 운동이라 생각하고 두어 시간씩 논에서 움직이다 보면 적지 않은 운동량이라 아침 밥맛도 무척 좋다. 운동 삼아 하는 일이니 올해는 한 가지 더 아침 운동에 논두렁 깎기를 추가를 하려 한다. 논두렁 깎는 것도 제법 큰 논배미는 쉬운 일은 아니다. 벼농사를 짓다보면 논두렁 제초작업도 중요한 일중에 하나다. 덜먹고 덜하지 하면 그대로 안하고도 농사를 짓는 경우도 있고 제초제를 뿌리기도 하지만 친환경 농업에서는 제초제 살포가 금지된 행위이니 제초작업을 직접 하지 않으면 웃자란 잡초에 묻혀버린 벼는 삭아버리고 연약해진 벼는 논바닥 제초 작업을 위해 넣은 우렁이가 다 갈아 먹는다. 그래서 제초 작업을 풀이 많이 자라기 전에 해야 하고 보통의 경우 휘발유 엔진이 달린 동력 제초기를 이용한다. 그러나 동력 제초기를 이용하다 보면 소리에 놀라 도망가는 개구리가 있지만 개중에는 미처 피신하지 못하고 예초기 칼날에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허다하다. 집안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행정자치부에서는 지방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시·군간 재정격차 해소 등의 재정 형평을 위해 조정교부금 제도를 개선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방교부세 불교부단체에 우선 배분되던 조정교부금 재원 5천244억원을 다른 25개 시·군으로 조정·배분하게 된다. 또한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를 공공세로 전환하여 재분배하게 된다. 이는 일견 지방재정의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중앙정부의 책임성은 간과한 채, 지방정부 간의 갈등만을 초래함으로써 더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근 확대되는 공공 재정의 많은 부분이 복지영역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지방재정 개편은 해당 지역의 복지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회복지예산이 전체 지방예산의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동안 사회복지예산은 연평균 11.5%의 속도로 증가하여 전체 지방예산의 증가율…
여성 최초로 미국 국무장관이된 ‘올브라이트’는 체코 출신이다. 그는 나치의 침공 후 외교관인 아버지와 영국으로 망명했다. 전쟁이 끝나고 모국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공산정권의 위협을 받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리고 미국 국적 취득 40년만에 국무장관에 취임하면서 난민 출신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19일, 이처럼 한때 난민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세계적 명성을 떨친 인물 20명을 선정해 홈페이지에 공개 했다. 최근 반 이민 정서와 함께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고조되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요 난민 출신 명사를 선정,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곱지 않다. 최근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인도주의’ 보다는 ‘극우주의’가 더 우선시 되면서 오히려 ‘골치덩어리’로 여기는 나라가 늘고 있다. 덕분에 난민 심사도 그 어느 때 보다 까다롭다. 유럽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 25만여명 중 2300여명이 숨졌다. 4월에 리비아 난민선 전복으로 800여명이 죽었고, 6월 200여명이 또 희생됐다. 2014년에도 3300여명이 죽었다. 하지만 이같은 희생을 치루면서 새로운 삶을
발자국 /김병호 배드민턴공이 걸려 있다 아무도 주우러 오지 않는다 바람도 잃고 약속도 잃고 매일 아침 새처럼 울었겠다 노을이 지면 숨이 거칠어지고 구름의 자서전이나 들척이며 울음 오므리듯 잠이 들었겠다 무리를 이루지 못한 한낮의 백열등이나 막다른 골목이나 줄 끊어진 라켓이나 여름은 내게 어떤 그림자를 주었을까 여름 내내 가지에 걸려 있는 저것이 더디더라도 내 심장이면 좋겠다 오래 울다 어디론가 가버릴 것 같은 저것이 마지막 내 발자국이면 좋겠다 - 유심 (2015년 11월) 어떤 기의(記意)는 기표(記標)로 인해 보다 포괄적 함축성을 갖는다. 화자는 나뭇가지에 걸쳐있는 배드민턴공에 자신을 투영한다. 얼핏 스치기 쉬운 광경이겠지만 시인의 눈으로 보면 그 공은 단순한 공이 아니다. 누군가 꺼내주기를 기다리는, 그리하여 설레는 약속장소에도 나가고 바람몰이도 하는 인격체로서의 공이다. 여름 내내 가지 위에서 새처럼 울었을 그 공처럼 고독한 물상들, 한낮이 무의미한 백열등이나 전진을 허락지 않는 막다른 골목이나 못 쓰게 돼버린 라켓처럼 고독의 종(種)들은 무궁무진하다. 고독을 질료로 사는 동종의 종족이라서 시인은 그 공의 심장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그저…
지방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어야한다. 지역이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극대화해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지역의 여건을 강화하여 경제발전에 활용해갈 때이다. 글로벌시대에 적절한 지역특성을 개발해 갈 때에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갈 수 있다.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여건이 유리한 경기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지방주도형의 성장 동력 창출과 확보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주도형의 창조적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총체적 노력을 해가야 된다. 성장 동력을 유지해주는 것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이다. 최근 경기도민 여론조사에서 경제 활성화가 38.6%, 일자리창출이 26.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주택문제해결과 교통인프라로 나타났다. 도내 31개의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한 경기도의 지자체 경쟁력은 모든 분야에서 전국 1위다. 지역내총생산, 경제 성장률, 경제활동인구, 취업자수, 5인 이상 제조업체수가 3만4천766개에 이른다. 수출액은 557억 달러이며, 공장등록수는 3만7천128개이다. 투자유치 건수 등 경제지표가 모든 영역에서 1위를 차지한다. 경기도의 경제가 살아나야 국가경제가 발전해갈 수 있다. 도는 7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