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牙川 /강기원 알고 계시나요 눈동자 없이 눈썹만으로 우는 여인 사막의 석양 아래 함부로 떨구지 않는 붉은 눈물 머금고만 있는 여인 알고 계시나요 자신의 늑골 밟고 가는 거친 발굽들 천 년 동안 어루만져 보내는 여리고 단단한 가슴 알고 계시나요 하룻밤 사이 돌변하는 변덕스런 사내들 고스란히 견디며 소리 내지 않는 모래 울음 당신 귓속에 조심스레 붓고 있는 사막의 문둥이 같은 그 여인 -시집 ‘내 안의 붉은 사막’ 둔황의 명소 명사산과 월아천!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곳입니다. 가고자 벼르기만 하고 있는 이 여행지를 시로 만나는군요. 눈썹만으로 우는 여인이라니요. 사막을 오가는 이들에게 환희로운 오아시스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고단한 생들의 여러 이력들이 스쳐가는 곳이어서 실은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긴 명사산이 그 고운 모래울음을 밤새워 퍼내고 있으니 곤륜산맥에서 비롯한 저 장구한 세월의 물줄기도 울음으로 솟아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도 저 여인의 눈물이 사막을 횡단하는 고단한 삶에게 오아시스인 것만은 분명해보이네요. 그나저나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에 저 월아천 같은, 오아시스 같은 시원한 물줄기가 못내 그립습니다. 삭
청소년의(juvenile) 특징적 발달 중 하나는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부모의 통제를 받지 않으려 하며,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반항해 친구나 자신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20세 미만의 낮은 연령층의 이른 바 10대의 범죄를 가리켜 청소년 범죄라 한다. 특별히 청소년 범죄를 따로 규정하는 것은 청소년은 아직 인격 형성기에 있고 순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형벌을 갖는 처벌보다는 환경의 조정과 교정에 중점을 두고 보호처분을 실시하기 위함이다. 현대 사회는 청소년들의 일탈과 비행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는 “청소년기에는 처벌이 두렵거나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기준을 세워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일탈과 비행 양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우리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청소년시기에는 가족의 생활주기 중 부부 및 가족원간의 만족과 가족의 결속력, 적응력이 가장 떨어지고, 부모-자녀간의 의사소통 결여가 심하다. 청소년기는 ‘대단히 빠르게 불어오는 바람과 닥쳐오는 파도’처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표현되듯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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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가 숙적 일본을 누르고 금메달을 딴 일은 지금도 국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축구 우승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축구 스타 손흥민을 비롯해 이승우, 황희찬 등 한국 축구 기대주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얻어 축구 팬들이 자기 일인 양 기뻐했다. 그러나 금메달을 따 병역특혜를 받은 모든 선수들이 박수를 받은 건 아니다. 일부 선수들에겐 야유가 쏟아지고 있으며 병역혜택을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면제 형평성 논란도 뜨겁다. 지난 5월 앨범 ‘LOVE YOURSELF 轉’의 곡 ‘Tear’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한 BTS는 최근 또 다시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1년에 두 번 빌보드 1위에 오른 가수는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등 전설적인 가수들 뿐이라고 한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청와대도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빌보드200’ 차트 1위를 축하했다. 청와대는 지난 2일과 4일 트위터 영문·한글 계정에 각각 방탄소년단의 1위 축하 글을 각각 남겼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국가공헌
여성 국가인권위원장이 어제 3년 임기를 시작했다. 2001년 출범한 국가인권위 역사상 여성이 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며, 비법조인 출신이 수장을 맡은 것도 최초란 점에서 국민의 관심이 많다. 최 위원장은 1991년 한국 최초의 성폭력 전담 상담기관인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설립해 초대 소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서울대 여조교 성희롱 사건 대책위원장, 성폭력방지 특별법 제정 추진위원장 등도 맡으면서 성폭력 문제를 사회 이슈화해 여성 인권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게다가 국가인권위 초대 사무총장과 상임위원도 역임해 인권위 사정에도 밝다니 향후 그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성위원장 발탁은 의미가 남다르다. 올 초부터 들불처럼 퍼진 ‘미투’ 운동과 이어진 사이버 성폭력 퇴치 요구는 남성 시각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인권 난제들이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사단법인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이사장으로도 활동해온 최 위원장이 양성평등 원칙에 근거해 우리 인권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그간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빈곤층·장애인·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탄압은 인권위가 지속해 관심
우리 정치는 왜 이럴까? 제대로 된 대통령이 없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망명, 박정희 대통령은 측근에 의한 시해,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옥살이,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자식들과 측근들 때문에 망신,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무효로 기사회생 하였으나 결국은 비참한 최후,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옥살이 재판 중, 까닥하면 100세 이후에나 출소가 될 수도 있는 풍전등화의 운명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대통령 운명이다. 단순히 우연이라 보여지기 보다는, 이 정도면 필연,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숙명이라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느 대통령이든 꿈을 갖고 당선되어 취임식에서 선서할 때, 그리고 통치를 할 때,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리라 생각하였겠는가? 이러한 대통령들의 수난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두말하면 잔소리, 대한민국과 국민이 가장 큰 피해자이다. 아직까지도 십 수 년을 선진국의 문턱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정권잡기에 혈안이 되어 현 정권이 실수하고 망하기를 바라는 정치풍토, 진영논리에 의한 반대만을 위한 반대, 자신의 과거 소신과 발언들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1926년에 설립된 세계 3대 경영컨설팅 회사 중 하나이다. 글로벌 기업, 정부 및 국제기관들을 대상으로 경영 전략, 조직 문화, 역량 강화 등 기업 경영 및 조직 관리의 다양한 영역에 대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들의 연구·조사 결과는 매우 정확하여 많은 분야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얼마 전 맥킨지에서 한국의 직장 내 성(性) 평등이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하위권에 들어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직장 내 양성평등 점수가 0.39점에 그쳐 18개국 평균인 0.44점을 밑돌았다. 이 점수는 여성의 일자리 참여, 전문직 및 기술직 비중, 동종 업무의 임금 격차, 간부급 진출 비중 등을 평가한 것이다. 점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필리핀(0.73점)이었고 뉴질랜드(0.72점), 싱가포르(0.68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나라는 파키스탄(0.22점), 인도(0.30점), 방글라데시(0.34점), 네팔(0.38점) 등 4개 나라 뿐이었다. 특히, 간부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의 12%에 그쳐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여성 직장인이 직장 내 단단한 ‘유리천장’
인천 곳곳 물들이는 가을축제 여느해보다 뜨거웠던 올 여름 인천에서는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송도맥주축제, 인천K팝콘서트(INK) 등 대형 음악행사가 연이어 열려 폭염에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번 가을에도 인천은 축제로 물든다. 먼저 축제의 시작은 문학산 정상에서 인천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 삼아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멋진 앙상블이다. 중구 개항장에서는 시민에게 근대 당시 문화재 시대상 재현 및 문화체험·공연 관람 등의 밤 마실 행사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인천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참여하는 다양한 생활문화축제로 마련되며, 아트플랫폼 등 인천지역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줄을 잇는다. 가을축제의 대미는 세계적인 클럽문화를 즐길 수 있는 ‘월츠클럽돔 코리아’가 장식한다. 인천의 가을은 지역과 골목골목마다 문화예술 공연과 즐길거리가 풍부한 ‘시민이 주인인 축제’로 물들어 간다. 가을밤 밝히는 축제 1년에 한 번뿐인 야간 개방 ‘문학산 정상 음악회’ 8~9일 중구 ‘개항장 문화재 야행’ 밤마실 진행 시민이 주인인 축제 생활문…
서양에 ‘소금 위쪽에 앉다’ 라는 속담이 있다. 귀한 사람이 상석에 앉는 것을 뜻하는 표현이다. 중세까지만 해도 소금이 워낙 귀해 귀족들의 커다란 식탁에도 한가운데만 달랑 소금통을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귀중한 손님에게는 소금이 손에 닿는 가운데 쪽 자리를 권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소금에서 먼 자리에 앉는 게 관례였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과거 소금이 얼마나 귀했는지 오랫동안 세계 각국에서 부(富)의 상징이었다. 중국 진시황은 소금 전매 수입으로 군대를 양성 했고, 로마 역시 소금세로 전쟁비용을 조달했다. 봉급(salary)과 병사(soldier)라는 말이 소금(sal)이란 라틴어에서 나온 건 병사들 봉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던 까닭이다. 소금 때문에 수많은 전쟁과 혁명도 일어났다. 신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유럽의 무역은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소금 패권에 좌우 됐고,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의 원인 중 하나도 실은 소금 때문이다. 소금이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은 소금 없이 사람이 살수 없을 정도로 생존의 필수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다. 체액 속 염분(0.9%)이 부족할 경우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돼 피로해지고 심하면 전신 무력상태에 빠진다. 또 소금 속 요
포천 감악산 출렁다리를 건널 때였다.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어린이가 용감하게 걷고 있었다. 일부 어른들은 물론이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약간의 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싱글벙글 거리며 건너는 그 아이를 본 70대의 할머니가 ‘참, 용감하구나!’라고 말을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아이의 어머니가 한마디 했다. ‘왜 남의 아이를 만져요? 성추행 하지 마세요.’ 순간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시 후 걸음을 걷던 어느 등산객이 ‘참, 세상 삭막(索莫)하네’라고 중얼거리면서 걸었다. 점점 삭막(索莫)해져가는 세상 60대의 어느 고등학교 교장이 5살 아이가 부모와 누나랑 함께 광교산을 등산하는 것을 보았다. 너무 기특하여 어깨를 만지며 ‘야! 대장이네.’라고 칭찬을 했다. 그러자 곁에서 걷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가 ‘왜 남의 아들을 만지고 그래요? 성추행하지 말아요.’라고 말했다. 주변의 등산객들이 모두 쳐다보았다. 그 중 한 사람은 ‘무서운 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