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종시와 부산시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되어 향후 5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시티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을 위한 기반시설이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되어 있는 도시를 말한다. 세종시 생활권은 KTX 오송역을 비롯해 경부 및 호남 고속철도, 청주공항 등과의 접근성이 좋고, 주변 시설 또한 정부종합청사와 국책연구단지, 카이스트 등의 입지를 자랑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경우 김해국제공항, 제2남해고속도로, 부산신항만 등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제물류 및 첨단산업단지가 밀집된 동남권 산업벨트로서 혁신수요가 풍부하다. 두 도시는 규제 완화 특례 지역 지정을 기반으로 다양한 미래 기술을 육성할 수 있는 장으로서 2021년에는 관련 기업 및 단체의 입주까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미래사회는 전 세계가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 진화해나가는 모습을 띨 것이다. 국가 간의 구분이나 정치적 경계를 뛰어넘어, 도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짐으로써 서로의 이익이 긴밀히 연결된다. 따라서 초연결 사회에서는 배타적인 지역적 구분이 약화…
수평선 /문태준 내 가슴은 파도 아래에 잠겨 있고 내 눈은 파도 위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고 당신과 마주 앉은 이 긴 테이블 이처럼 큼직하고 깊고 출렁이는 바다의 내부, 바다의 만 리 우리는 서로를 건너편 끝에 앉혀 놓고 테이블 위에 많은 것을 올려놓지 주름 잡힌 푸른 치마와 흰 셔츠, 지구본, 항로와 갈매기, 물보라, 차가운 걱정과 부풀려진 돛, 외로운 저녁별을 ‘눈’과 ‘가슴’ 사이에 ‘나’는 존재한다. 나와 너 사이에 놓인 ‘긴 테이블’은 합류할 수 없는 두 지점을 견고하게 하고, 이 구역은 ‘큼직하고 깊게 출렁이는 바다의’ 속성을 지녔다. 나는 좁혀질 수 없는 혼돈의 간격을 끌고 가는 존재이다. 마음과 머리가 일치할 때 자유를 갖는다면, 갈 수 없는 곳을 꿈 꾼 자는 가혹한 고통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나와 너는 푸른 허무를 탄생시킨다. 다시 말하면 나와 너는 고통으로 재창조되는 존재들이다. /박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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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다. 속보치인 0.7%에 비해 0.1% 포인트 낮은 것이다. 올해 1분기의 성장률인 1.0%에 비해서는 0.4% 포인트나 내려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부와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9%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런 걱정에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향후 경기상태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왔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게다가 7월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그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수출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세계경기가 순환 사이클상 정점을 치고 내려올 가능성이 커진 데다 미국-중국 무역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 위기 등의 악재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글로벌 경기를 짓누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좁은 골목 오래된 건물 3층에 수원제일평생학교라는 곳이 있다. 1963년 수원제일야학으로 시작, 지금까지 55년 동안 졸업생 6천여 명을 배출했으니 그 공로가 크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운영되는 건 마찬가지다. 건물에 불이 나 학교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고등동성당 교리실 등을 전전하기도 했다. 이후 교사와 졸업생·재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고, 일일 찻집을 열어 마련한 500만 원으로 수원 평동 개척교회의 한 층을 빌려 다시 학교 문을 열었다. 2011년부터는 수원 매교동의 한 오래된 건물 3층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야학의 학생층도 변화했다. 1980년대까지는 돈이 없어 정규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과 청년들이 대다수였다. 1990년대에는 낮엔 일하고 밤에 공부하러 오는 근로 청소년들이 많았다. 그런데 2000년 이후로는 학령기에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60~70대가 급증했다. 지난 8월31일 열린 수원제일평생학교 졸업식에서도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졸업생은 초·중·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은 48명이었는데 최연소 졸업자는 30살(초등과정), 최고령 졸업생은 77
한 사소한 동기가 있어서 최근에 세계의 국기들을 검색해 열람해 볼 기회가 있었다. 첫눈에는 196개 국가들의 대표상징이 몹시도 다채로워 보였지만, 다양한 국기들의 면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동소이하며 오히려 단순함이 느껴졌다. 대다수의 국기들은 3개 정도의 색깔 줄로 구성됐고, 해와 달과 별 혹은 드물게 동물과 식물을 국가의 상징으로 한 경우가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얀 바탕에 빨간 점만 달랑 하나 찍어둔 국기는 참으로 성의 없어 보이기도 했다. 물론 자국의 국기를 처음 디자인할 때에는 모두가 신중하고 엄격했을 테고, 국가의 표징을 담기위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국기도 유행처럼 먼저 만든 나라의 고정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있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하지만 196개의 국기 중에 유일무이하게 두드러져 보이는 국기가 있고 모든 국기들의 구성패턴과는 확연히 차이가 보이는 국기가 있으니 바로 태극기다. 태극기는 1883년에 고종의 왕명으로 ‘태극-4괘 도안’을 국기로 제정하여 공포했다고 한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를 뜻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나타낸다. “태극은 지극히 존귀한 것으로 만물을
영화는 대중문화의 대표적 매체다. 일상에서 영화만큼 쉽고 편안하게 즐길 만한 경우가 있을까. 여러 사람이 동시에 특정한 영화를 감상하며 정서적 공감을 나누기에는 영화만한 것이 없다. 영화 탄생 100여 년을 훌쩍 넘기고, 텔레비전이나 게임 같은 새로운 매체들이 사람들의 흥미를 분산시켜도 영화의 위상은 굳건하다. 영화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일은 제목을 정하는 일이다. 지금은 마케팅 작업이 여론조사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통계에 기반을 두는 경향이 강하지만, 조금만 되돌아보아도 ‘감’에 따라 움직인 시절이 있었다. 제작자나 기획자, 시나리오 작가 등이 이런 저런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제안(추천)하면 그것을 영화 소재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이야기이든 결국 제목을 정해야 하는데, 간결하면서도 영화의 인상을 결정지을 만한 호소력 있는 경우를 최고로 친다. 한국영화의 경우는 당연히 우리 식대로 짓는다. 소설이나 그 밖의 원작이 있는 경우라면, 그것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원작이 확보하고 있는 지명도를 활용하자는 것이 처음부터의 계산이었으니까. ‘춘향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같은 고전에서부터, ‘별들의 고향’
경기문화재단 소속 6개 뮤지엄 과거 전시·교육 위주에서 탈피 관람객 요구 맞춰 편의시설도 개선 예술과 쉼이 있는 공간 탈바꿈 ‘미디어 아카이브 월’ 소장품 한눈에 검색한 자료 SNS·이메일 전송 가능 뮤지엄숍 직영체제 전환 후 매출 ‘껑충’ 온라인 플랫폼 ‘지지씨’ 콘텐츠 풍성 과거 전시와 교육 집중했던 뮤지엄들은 다양한 창의적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며 관람객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등 경기문화재단 소속 6개 뮤지엄은 관람객들에게 더욱 폭넓은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작업을 진행했고, 올해 ‘스마트’한 뮤지엄으로 재탄생했다. 손끝에서 만나는 소장품 경기도립뮤지엄에 들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로비에 설치된 다양한 인터렉티브 미디어 월이다. 경기도박물관 1층 로비에 설치된 미디어 아카이브 월은 대형 모니터를 스크린하면 소장 유물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물을 확대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선 군대에 갔다 오지 않으면 정상적 사회생활이 힘들다. 그래서 젊은이는 누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에 가려고 한다. 자폐증 청년들도 병역면제는 차별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인들도 그랬다. 뿐만 아니라 병역의무를 신성시했다. 힘 있는 귀족이든 힘 없는 평민이든 병역을 치러야만 비로소 한 사람의 시민이 된다고 여긴 탓이다. 특히 귀족들의 솔선수범은 강한 군대를 만든 원천이었다. 그들은 전쟁터에 맨 먼저 달려나가고 최전선에서 군대를 이끌었다. 로마가 1000여 년간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로마의 ‘강한 군대’를 꼽는 역사가도 있다. 어떤 나라도 그 수준을 넘는 군대를 가질 수 없다.”라는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병무행정이 병역기피자들과의 싸움으로 점철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해 병역문제로 시끄럽지 않은 해가 없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지도층 자녀들과 유명인들의 병역비리는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기 일쑤였다. 덕분에(?)병역을 면제받는 수법도 기발할 정도로 진화했다. 그런 가운데 45년전 운동선수들을
촉한 제갈량의 북벌을 막아낸 위나라 중신인 사마의 손자 사마염이 건국한 왕조 서진(西晉)의 위항(衛恒)이 쓴 ‘사체서세(四體書勢)’에서 동한(東漢)의 서예가 장지(張芝)의 서예를 논할 때 나오는 구절이 있으니, ‘臨池學書(임지학서)/ 池水盡黑(지수진흑)- 연못에 가서 붓글씨를 연습하니/ 연못의 물이 온통 까맣게 되었다’ ‘사체서세’는 중국 최초의 서예 이론서로서 문자 변천의 역사와 여러 가지 서예의 이론을 상세히 논하고 있는 귀중한 문헌이다. 장지는 붓글씨를 연습하기 위해 집에 있는 모든 옷감은 먼저 붓글씨를 연습한 뒤에 빨았다고 하며 쉼 없이 연못에 가서 종일토록 글씨를 연습하여 연못의 물이 온통 검은색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초서에 뛰어나서 초성(草聖)이라 불리었다.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 또한 장지의 경지를 따라잡기 위해 붓글씨를 하도 열심히 연습하는 바람에 나중에는 연못의 물이 완전히 먹물 색이 되고 말았다고 하는 일화도 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북송의 증공(曾鞏)은 왕희지의 고사와 관련이 있는 임천(臨川)의 연못을 방문하여 ‘묵지기(墨池記)’라는 명문장을 남겼다고 한다. 글 속에서 증공은 왕희지가 만년에 이르러서야 서예의 완숙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