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꼭 1주일 남았다.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정책과 공약보다는 비방과 폭로전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더욱이 북핵 이슈에 묻혀 이번 지방선거는 관심이 덜하다는 것을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도 실현성이 거의 없는 허무맹랑한 것도 많다. 지방선거인데 지역 현안은 뒤로 한 채 여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프레임에만 갇혀있는 듯 하고 야당들은 야당대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엊그제부터 각 후보자들의 공약 등이 담긴 선거공보가 각 가정에 도착했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비례대표 지지 정당 등 7번의 기표를 해야 하다보니 제법 두툼하다. 후보자들이 많은 지역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인쇄비용을 줄이려 했는지 달랑 한 장짜리가 있는 반면 꼼꼼하게 지역의 현안을 약속한 공보물도 있다.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1시간 남짓이 걸렸다. 공약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지역에 걸맞지도 않은 것이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또 하나같이 수많은 예산이 드는 일이다. 중앙과 지방의 경계가 모호한 공약들도 대부분이다. 이럴 때 여당은 또 집권당의 프…
명칭만 다를 뿐 현충일은 나라마다 있다. 미국은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 부르는 5월 마지막 월요일이다. 남북전쟁 후인 1868년 5월 30일 북군 출신 존 로건 장군이 장병들 무덤에 꽃을 장식하라는 포고령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그래서 ‘데코레이션 데이(Decoration Day)’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한동안 남부 지역에서는 이날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남북전쟁은 물론 모든 전쟁에서 미국을 위해 산화한 사람들을 기념하는 날이 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 기념일이 됐다. 영국을 비롯, 유럽 여러 나라는 11월 11일이다. 1차대전 종전날인 1918년 11월 11일을 기념하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명칭은 영령기념일을 뜻하는 ‘리멤버런스 데이(Rememberance Day)’다. 이날 묵념은 2분 동안 한다. 1, 2차 대전을 아우르는 의미다. 영국에서는 양귀비 화환을 올려놓고 묵념하며 사람들은 이날 양귀비 조화를 단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도 추모일이 있다. 독일은 매년 11월 셋째 일요일, 일본은 항복일인 8월 15일이다. 우리나라 현충일이 6월6일인 것은
또다시 종점들 /이승희 여기는 발자국만으로도 빛나는 세계. 여권 없이 넘어가는 국경, 철조망과 구름 사이에서 늙은 플라타너스는 자란다. 누구에게도 안녕을 묻지 않는 바람이 불어와 몇몇은 아주 종점이나 될까 싶어서 휘파람을 불어댔다. 좀 간절하지 않아도 좋겠다. 깊어지지 않아도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건 다 플라타너스의 말을 들었기 때문. 더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 그냥 이쯤에서 마주 앉은 사람도 없이 흐지부지 늙어가면 좋겠다는 말. 버스들은 지금 어느 먼 별의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을까. 그리하여 오늘 하루 우리는 우리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 얼마나 멀어져야 별에 닿을까. 내일을 철조망에 걸어두고 우리는 점심시간처럼 걸어가는 것이다.- 시집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 / 2017 아직 5월이지만 바람이 차다. 베란다를 서성이는 몇 개의 별빛이 사라진 새벽, 나는 운행을 마친 적막한 ‘종점’의 을씨년스러운 버스들을 떠올리면서 시를 읽는다. 그런데 “좀 간절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구절에서 갑자기 숨이 멈췄다. 시인이 살아온 내력이, 그 간절함의 깊이가 나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lsq…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가정으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배달됐고 선거유세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처럼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벌어지고, 후보 간 고소·고발도 이어진다.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최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 담긴 내용처럼 SNS를 이용한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 등 새로운 유형의 선거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선거문화가 많이 개선되고,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수준도 크게 향상됐으나 여전히 흑색선전 등 불법·탈법 선거운동이나 일부 공직자의 선거개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두 부처의 담화문에 공감한다.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지만 이 시간에도 상대 후보를 향한 비난과 네거티브 등 구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은 선거가 끝나고 당락 여부와 관계없이 무관용의 원칙으로 의법 조치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네거티브 공격을 보면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에 대해 한 선거 전문가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의하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 등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정신·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적극적인 가해행위뿐만 아니라 소극적 의미의 방임행위까지 포함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다양한 홍보활동과 각종 매스컴을 통해 학대사건이 방송, 기사화 되고 있지만 아직도 아동학대를 가정 내의 문제로 보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인식하에 마치 자식에 대한 정당한 권리행사라거나 훈계하는 것일 뿐 학대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변인들도 가정 내의 문제인데 섣불리 간섭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동학대의 경우 아동들의 특성상 스스로 피해를 호소하기 어렵고 주변의 신고가 없는 한 외부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이 정말 중요하다.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친부모에 의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
“자유는 통치하는 것과 통치받는 것을 번갈아하는 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1년 단임의 선출직을 많은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선출방식이 ‘클레로테리온’이라는 제비뽑기 도구를 사용한 우연의 변수였다는 점이다. 때문에 아테네 시민들은 당시의 입법·사법·행정과 외교 담당 선출대표직들을 대단한 인물로 보지 않았고 언젠가 자신도 수행할 자리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로써 민주주의 발원지로 알려진 고대 아테네의 제비뽑기제도는 인물들 간의 우위 없이 대표선출과정에서 시민의 자격이 모두 동등하게 인정되었음을 알게 한다. 시민의 수, 즉 피유권자가 6만 명 미만이었던 아테네에서 가능했던 대표선출제도는 광범위한 영토와 많은 국민으로 구성된 국가에서는 시행불가한 제도임으로 간접대의정치를 하게 됨은 상식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선거방식의 유래는 프랑스혁명 이후 공화국의 시작에서부터 확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인남녀 모두가 1인 1표를 행사하기까지는 오랜기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국과 유럽의 각국들은 초창기 백인남성들만 투표할 수 있었다. 이후…
인천지방경찰청이 뒷돈을 받고 불법 개조된 견인차량을 검사 때 통과시켜 준 차량 검사소를 적발했다고 한다. 인천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는 경기도내 모 자동차정비검사소 검사팀장 A(60)씨 등 검사소 관계자 3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 검사소는 불법개조 차량을 검사에서 통과시켜주기로 소문이나 전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정도라고 한다. 최종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자동차정비검사소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불법 개조된 견인차량 600여 대의 종합·정기검사를 통과시켜주고 7천여 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사원 A씨 등은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하기 위해 불법으로 출력 장치를 조작하거나 경광등을 설치한 차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처럼 꾸며 검사를 통과시켜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가로 1대당 검사료를 포함해 5만∼12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뜩이나 도로의 무법자로 불리는 게 견인차량이다. 신호위반은 물론 난폭운전으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경찰은 A씨 등에게 불법 차량 검사를 의뢰한 렉카 운전기사 670여 명의 인적사항을 확보했으며 이들 가운
최근 전국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개최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인물·정당 중심 경쟁이 아닌 정책·공약 중심의 경쟁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행사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거짓 정보나 비방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정책·공약 중심의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허위사실 공표는 사실과 다른 특정인의 인적사항을 공표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하지만 그 외에 공표한 공약 내용이 허위라도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받을 수 있다. 대법원에서 공약 중 일부가 법령상의 제한이나 현실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중간에 중단되거나 그 공약이 변경됨으로써 당초공약에 대하여 실행에 옮겨 이를 완료하였거나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당초 약속한 공약의 취지에 맞게 일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에도, “시장선거 당시의 100대 공약 중 2가지를 제외한 공약을 모두 이행하였다”고 한 경우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2007도4294)고 판시한 바 있다. 이것은 공약이행여부가 검증 가능한 것이라면, 실제 공약을 달성하지 않았는데도 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위사실 공표죄가 성립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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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케냐는 독립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개헌안 투표의 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그려 넣었다. 절반에 달하는 문맹 유권자를 위해 찬성하면 바나나에, 반대하면 오렌지에 기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문맹률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도에서는 정당을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이 투표용지에 등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꽃, 자전거, 손바닥, 자명종, 낫, 코코넛 등등. 1960년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문맹률이 높다 보니 출마 후보의 기호를 1·2·3 같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막대 개수로 숫자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당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엔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해 막대를 28개나 그려 넣었다니 상상이 안 될 정도다. 용지색깔마저 칼라플 하게 바뀐 지금과 비교하면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그렇다면 나라별 기표는 어떻게 할까. 우리의 경우는 2005년에 등장한 ‘복(卜)’자 ‘기표봉’으로 원하는 후보를 찍도록 하도록 하고 있다. 문맹률이 높은 나라들도 기표 도구만 다를 뿐 우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참의원 선거의 경우 유권자가 후보자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써넣는 ‘자서(自書) 방식’을 택하고 있다. 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