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매일 계속되는 폭염은 열대지방이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조차 자기들 나라보다 더욱 덥다고 하니 무척 더운 것도 사실이나 연일 티브이에서 더위를 다투어 보도하니 무더위가 지나가지 않고 영원히 머물 것 같은 착각에서 더욱 힘들어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8월 7일이 입추였으나 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더위는 16일 말복 날을 기해서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재미있는 것은 그날이 지인들과 어울려 인제에 있는 만해 마을과 백담사를 다녀오기로 한날이었다. 다시 찾은 백담사는 여전히 평온한 가운데 잘 있었으며 사찰 앞을 지나는 개울에는 수없이 많은 돌탑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일행과 함께 백담사 경내를 걷는데 정말 시원하다 못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와! 오기를 잘했구나! 여기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달라.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만나다니…” 하면서 개중에는 바람이 닿는 팔뚝이나 볼을 비벼 대면서 마냥 좋다고 웃는 사람도 있었다. 내게도 이런 시원함을 언제 느꼈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는 했다. 백담사를 거쳐서 인제 시집박물관…
아침 /고은수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창밖에서 흔들리는 커다란 귀를 본다 모두가 떠나고 혼자 집에 남겨지는 일 슬프지 않다. 생각하려고 애썼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은 이파리가 무성해 귓바퀴가 움직이기를 가다리고 있다 바람이 찾아온다면, 머뭇대는 고백 안쪽까지 서서히 열리는 동굴 초록이 난무해서 과오가 흘러나온다 이 아침 내 영혼은 조촐하다 모든 것은 용서받을 것이다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 고은수 시집 ‘히아신스를 포기해’ 중에서 참으로 서정적인 시다. 아침은 우리에게 있어 신선함과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다. 시인은 아쉬운 마음이 있을 때마다 메타세쿼이아 생각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으로 호수나 강가에 자라는 지구상에서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오래된 교목이다. 수형이 뚜렷하고 푸른 잎사귀가 무성해서 그 나무를 보면 왠지 위안을 갖게 되는 나무다. 혼자 있어도 흔들리는 그 나무를 보면 슬프거나 외롭지 않은 것이다. 시인은 조촐한 영혼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겸 시인…
정부는 최근 ‘국민의 내일을 위한 정부혁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보다 나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 ‘보다’는 국민의 뜻과 문제를 언제나 살피며(See), 보다 더 나은(Better) 정부를 만든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하는 것이다. 병무청도 이에 발맞춰 국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병역의무자의 편익 증진을 위해 불합리한 제도나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고자 병무행정 전반에 걸쳐 제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365일 아이디어 제안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민중심 편익제고를 위한 병무행정 제도개선 국민 아이디어 공모’를 했다. 또한 ‘국민생각함’을 통해 병역판정검사, 현역병 입영, 사회복무요원제도 등 병무행정의 주요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며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혁신 및 제도개선 노력의 결과로 올해에만 ‘군 운전경력 확인 병적증명서 발급’ 등 29건의 제도개선으로 병역이행에 따른 국민 불편을 해소했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그동…
18일 45억 아시아인들의 축제 제18회 아시아경기대회가 막이 올라 다음달 2일까지 16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의 섬나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모두 45개국에 1만1천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의 9천500명에서 1천800명이 증가한 숫자다. 우리나라는 777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규모로 6회 연속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15개 종목 168명이 파견됐다. 남북 단일팀은 코리아(KOREA)로 여자농구 등을 포함해 총 59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40개 종목, 465개 세부 경기에서 경쟁을 펼친다.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아시아인들의 주목을 끈 것은 남북한 동시입장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45개국 가운데 15번째로 입장한 남북한은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는 12년만의 동시입장이다. 우리나라 여자농구 간판 임영희와 북측 축구 대표 주경철이 공동 기수로 맨 앞에 섰다. 장내 아나운서로부터 코리아팀이 소개되자 관중들은 남북한의 역사적인 공동 입장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가 여주 반려동물 테마파크다. 이 사업은 2015년 5월 애견인들이 남 전 지사에게 반려동물 안락사를 방지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테마파크를 조성하자는 건의를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에 도는 민간기업 6개사로 이뤄진 펫토피아 컨소시엄과 손잡고 여주시 상거동에 공공구역(9만5천여 ㎡)과 민간구역(7만여 ㎡)으로 나누어진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공공구역은 도가 직접 맡아 시행하는데 ‘유기견 보호동’과 ‘반려문화센터’가 들어설 계획이다. 민간 구역은 민간업체 컨소시엄이 담당하며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 쉴 수 있는 숙박시설과 캠핑장, 반려동물 공원, 동물병원, 소규모 반려동물 화장장·추모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사업은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도의회의 승인, 여주시-경기도-민간컨소시엄 간 협의,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계속 연기됐다. 원래는 올해 7월까지 사업이 완료됐어야 하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이달 말 경기도-여주시-민간컨소시엄 간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 착공, 2020년 3월 테마파크를 개장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재명
문화예술교육웹진 ‘아르떼365’의 기사에 의하면 뉴질랜드 여성예술가 단체 ‘파쿠랑가 아트 소사이어티’라는 단체는 1975년 지역 예술가의 창작활동과 지역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복합예술기관인 ‘테 투히(Te Tuhi)’를 설립하고 예술과 지역민을 연결하고 적극적으로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교육 수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장학금 제도, 시상식 등을 마련하여 지역 내 예술 입문자와 예술가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술단체와 연계하여 교육 대상별 맞춤형 워크숍, 강의 등을 진행하는데, 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지역 주민과 예술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문화비전 2030’은 사실 정부가 아닌 민간이 의제를 주도해 내용을 구성하고, 정부가 제안된 정책의 구체화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크게 개인의 자율성 보장, 공동체 다양성 실현, 사회의 창의성 확산을 기치로 내세웠는데 그 중에 필자는 ‘지역문화 분권 실현을 통해 문화도시 및 관광매력 거점도시 육성&r…
‘경계의 땅’ 파주는 전쟁이 시작된 지역이자 동시에 전쟁을 끝낸 지역이다. 155마일 군사분계선이 가로새겨진 기점이자 남북화합과 교류의 시대를 연 역사적 공간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분단의 현장 옆으로 동화 같은 예술인 마을을 두고 있다. 이어 새롭게 건설되는 첨단도시까지 지켜보고 있노라면 파주가 어떤 지역인지 알쏭달쏭 궁금증이 자란다. 평화누리길 6~9코스인 출판도시길, 헤이리길, 반구정길, 율곡길을 느긋하게 거닐며 한 곳 한 곳 각각의 매력을 살펴보자. <편집자주> 6코스 출판도시길 - 이국적인 건물 지나 오두산 통일전망대 만나는 길 평화누리길 6코스인 출판도시길(총 10㎞)은 이국적인 건축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파주 출판도시에서부터 인공으로 조성된 생태습지, 문발동·신촌동·송촌동 등 마을, 하구 습지,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지나는 코스다. 출판단지는 단순 산업단지가 아닌 산업적 측면과 다양한 문화공연 전시가 공존하는 출판과 문화의 중심지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각,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 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책의 도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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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초등학교 교사 신규 채용규모를 적게 예측해서 초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생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결과가 발생했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교육부는 제4차 교원수급계획(2015~2025년)을 수립하면서 초등교사의 정년 외 퇴직 인원을 적게 추정하거나, 휴직자가 증가하는데도 휴직 대체 결원보충 인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측하는 등 신규 채용규모를 과소 예측했다. 그 결과 교대 등을 졸업하고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인력이 해당 기간 내 연평균 1천299명이 모자라게 됐다. 이미 초등교원 부족 사태가 벌어져 2015년 910명, 2016년 943명, 2017년 1천224명의 초등교사를 충원하지 못했다. 이 기간에 실제 초등교사 퇴직자 수가 교육부 예측보다 많았고, 초등교사 양성규모는 신규채용 공고 인원보다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가 교원수급대책을 허술하게 세워 벌어진 일이다. 초등교사의 지역별 수급 불균형도 심각했다. 출신 대학 소재지와 상관없이 응시지역을 선택할 수 있어 도시지역으로 응시생이 몰리는 바람에 농어촌 비율이 높은 강원, 충북, 충남, 전남, 경북 5개 지역은 응시 인원이 모집인원에 미달, 최근 3년간 총 2천268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도농
사람이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설움은 배고픔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신선이 아닌 이상,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결단코 없다. 특히 어린이들은 배고픔을 더욱 견디기 어렵다. 우리나라에는 가정 해체, 부모의 죽음이나 질환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어린이들이 많다. 이른바 취약계층 아동이다. 이 아이들은 가난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기 어렵기에 각 지방정부에서 급식을 지원한다. 결식아동 급식지원사업에 대한 국비지원은 2009년 542억원에서 2010년 285억원으로 줄었다. 그나마 2011년엔 전액 삭감됐다. 당시 부자감세를 실시하고, 4대강 사업비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면서 MB정부는 큰 비난을 받았다.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1식 지원금액을 4천 원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올해 기준 지역별 결식우려아동급식카드 1식 지원 금액은 서울·제주 5천원, 인천·광주·부산 4천500원, 경북·대전·울산 4천원 등이다. 대구시에서는 한 끼 4천원을 지원했는데 그나마 이 예산조차도 일부 삭감하려 해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지역 저소득층 아동급식 전체 예산 142억원을 올해 13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이 금액을 급식카드(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