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등산으로 건강에 자신있던 노인이 허리통증으로 내원했다. 이전에도 활동 시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렸지만 심하지 않아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져서 나이가 들면 힘이 없어 생기는 일로 알았다고 한다. 그때마다 가까운 의원을 들려 물리치료와 통증주사를 맞았지만 통증도 심해지고 오래 걷거나 오래 서있을 때면 어김없이 통증은 참을 수 없어 큰 병원을 찾아왔다고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더불어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실제로 척추진료를 할 때 허리디스크와 함께 척추관협착증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다.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활동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걷다가 앉을 경우 통증이 잠시 잦아들기도 하나 다시 걸으면 통증이 재발돼 한번에 먼 길을 걸을 수 없게 된다. 통증으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 끝 부분이 저리거나 다리가 빠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50대 중년층에게서 자주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협착증은 척추의 뼈가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웃자란 뼈나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되는 것이 일반적
자크 루이 다비드의 1800년 작 ‘생 베르나르에서 알프스 산맥을 넘는 나폴레옹’은 한때 이웃집이나 동네 미용실에 걸려있는 달력에서 자주 보곤 했던 그림이라고 한다. 알프스 산등성이 위에서 힘차게 발돋움 하고 있는 말 위에서 나폴레옹은 카리스마 넘치고 기세등등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대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사람들은 그림 속 나폴레옹을 바라보며 이처럼 영리하고 통치력 있는 지도자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지금의 궁핍함과 어려움을 한방에 날려주기를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피의 혈투와 계층 간의 반목이 끊이지 않았던 정국에 일시적으로나마 질서를 가져다 준 인물이었다. 전장으로부터 들리는 승전보는 오랜 내전으로 인해 지치고 불안해진 민심에 자부심과 안도감을 주었다. 그는 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상공업을 진흥시켰고, 그동안 만성적자를 면치 못했던 재정은 건전해졌다. 전쟁을 통해 얻어온 배상금 역시 재정을 뒷받침했으며, 재정이 안정되자 통화 역시 안정되었다. 프랑스 전역에는 운하, 항만, 도로, 관개시설이 지어졌고, 전에 없던 사회적 안정과 번영으로 인해 인구는 증가했다. ‘생 베르나르에서 알프스 산맥을…
시인 윤동주(尹東柱)의 아버지는 ‘해’ ‘달’ ‘별’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래서 자식들 아명도 이와 연관해 지어 주었다. 첫째인 동주에게는 ‘해처럼 빛나라’는 뜻의 해환(海煥), 둘째 일주에게는 달환(達煥), 그 밑에 갓난애 때 죽은 동생에게는 별환이라고. 윤 시인은 고향인 북간도 용정 ‘명동촌’에서 이런 아명을 갖고 28년 생애의 절반인 14년을 보내며 자연을 벗 삼아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을 키워나갔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이라고 서정을 노래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이미 그때 잉태되고 있었던 것이다. 윤동주는 독립투쟁 일선에서 장렬하게 산화한 투사는 아니다. 남긴 작품도 많지 않다. 그런데도 ‘가장 좋아하는 시인’ 조사에서 1위에 자주 오른다. 서거 7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평도 듣는다. 끊임없이 윤리적인 자기완성을 꿈꾸며 내부에 도사린 한 점의 욕됨조차 용납하지 않으려 하던 청년 시인의 정신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까닭이다. 올해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다. 따라
아주 작은 가시 /유하 시를 탓한 적이 있지요 내가 무능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시는 몸에 박힌 가시였어요 너무 작아서 뽑아낼 수도 아픈 까닭에 그냥 잊고 살 수도 없는 그러나 돌이켜보건대 내 삶의 하느님은 오직 그 작은 가시 속에서만 그의 온전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집 ‘천일馬화’ / 문학과지성사·2000 사랑할수록 애증의 감정이 쌓인다. 깊어질수록 외면하고 싶은 유혹으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 고로 시는 끝이 없다. 끝이 보이지 않아서 영원히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그 치명적 매혹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지언정 빠져 나올 생각이 없음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래서 시인은 시는 몸에 박힌 가시라고 말한다. 영혼 깊숙이 박혀 짜릿한 쾌감이 올 때마다 그에 합당한 힘을 보여주고 있음이다. 허나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고통을 나누며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사랑스럽지만 채찍과도 같은 가시와의 동거 없이 어떻게 한 줄의 시가 탄생되겠는가. 그 작은 가시 속에서만 비로소 시가 오는 것을. /정운희 시인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850여 만대에 달하는 경유차와 화력발전소, 중국의 산업화, 숯불구이 음식업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보다 작은 미세먼지 PM10과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 머리카락 지름보다 5분의 1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아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가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왔다. 2013년에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배출, 생성, 확산, 제거과정이 매우 복잡해서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미세먼지는 자연적인 원인과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흙먼지나 바다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도 미세먼지가 될 수 있다. 보일러나 발전시설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자동차 운행 시, 건설작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 그 감동의 순간을, 처음엔 전화상으로 안내를 받고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찾아갔다. 초행길이기도 했고 낯선 사람을 만나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은 무게를 느끼게 했지만 동행이 있어 의지가 되었다. 초여름 날씨는 뜨거웠고 통화를 하면서 약속 장소에 도착해보니 목소리보다 젊은 남자의 활달한 모습이 보였다. 그는 휴대전화를 서서히 얼굴에서 떼면서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 나를 확인하면서 인사를 건넸다. 여전히 선한 웃음이 오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다는 예감으로 다가온다. 싱그러운 햇볕아래 막 초록물이 상큼한 나뭇잎이 일제히 부채질을 해주고 있는 눈부신 외모가 콘크리트 위에 빛나고 있었다. 말 그대로 한 눈에 반한 나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 즐겁게 식사를 하는 것으로 그와의 짧은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는 달리 날개옷을 입은 것처럼 가벼웠고 간간이 부는 바람이 향기로 내 머리를 흩어놓았다. 집 앞에는 이미 남편과 이웃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애마는 가볍게 발을 멈췄다. 금빛으로 조형된 카렌스골드의 선명한 영문표식이 내 소유가 되었다. 그 이후로 애마는 나의 모
‘약은 독’이라는 말이 있다. 잘 쓰면 병을 고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신약 개발은 사전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인체에 어떤 영향과 부작용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실제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개발한 신약도 임상시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 탓에 90% 넘게 중도 폐기된다. 또 임상시험을 통과해 시판된 신약이라 할지라도 약 4%가 안전성 문제로 퇴출당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대한 각 국의 도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에게 직접 신약의 유효성을 입증해야하는 특성 때문에 비밀리에 추진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1946년부터 48년까지 2년 동안 미 공중보건국이 신약이던 페니실린의 성병 치료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과테말라에서 실시한 ‘마루타’ 실험이다. 당시 미국은 성병에 걸린 성매매 여성들을 동원, 군인, 죄수 등 1600여 명에게 성병을 몰래 감염시키는 방법을 썼다. 극비에 부쳐졌던 이 프로젝트는 50여 년이 지난 2010년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요즘은 모든 시험 과정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진다.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선 신약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과 오리지널약과 같은…
단풍잎 목어 /박해미 작은 모임에서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갔다. 나의 임무는 목욕 시켜드리는 일 훨체어 타고 목욕탕 들어 온 구순의 할머니 “단풍잎 날라 다니니 비켜나 계세요” 목욕을 담당한 내게 요양보호사가 말한다. 안들은 척 할머니 윗옷을 벗겨드리는 순간 훅, 날아오르는 수천의 단풍잎 떼, 먼 바다에서 헤엄쳐 돌아온 연어 한 마리 단풍잎 비늘까지 다 벗고 목어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시다. -계간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가을이 되어 일교차가 심해지면 나뭇잎은 녹색성분이 줄어들고 대신 숨어있던 다양한 색깔들이 드러난다. 나뭇잎에서 형성된 당이 떨켜에 막혀 나무로 내려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고도 한다. 우리에게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단풍이다. 생명의 마지막 부분이어 더 생길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살비듬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것을 단풍이라 표현하는 시인을 비롯한 자원 봉사자들의 마음이 진정 따뜻하고 아름답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