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怪談) 때문에 세계적으로 홍역을 치른 것은 아마 1999년일 것이다. 새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2000년부터 컴퓨터가 인식을 못해 대재앙이 올 수 있다는 ‘Y2K’ 오류 공포가 그 진원지였다. 세계 각국이 모두 초긴장하며 해를 넘겼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400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자금만 허비하게 만든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처럼 괴담은 어느 한쪽에 정보가 지나치게 편중된 상황에서 정보 독점이 심할 때 가장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괴담이 국민용어가 된 것은 2008년 광우병 괴담부터다. 당시 유언비어나 풍문, 루머 등의 유사어를 모두 압도했다. 그 후 천안함 괴담, 선거부정 괴담, 방사능 괴담, 민영화 괴담 등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난무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SNS상에 대통령선거 개표부정 괴담이 난무하더니 연말에는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둘러싼 괴담들이 판을 쳤다. KTX가 민영화되면 서울∼부산 간 요금이 40만원대가 된다느니, 의료 민영화되면 ‘맹장수술비 1천500만원, 진료비 10배 폭등’이라는 식이다. 여름에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이면우 단풍나무 잎새만한 아이 손 막 맺힌 오이에 갖다 대고 오이, 오이, 힘줘 말해보는 아침 안개 젖은 파란 잎 새로 오이꽃 노랗고 가까이 호박벌 붕붕붕 스무 발자국 저쪽 오두막에서 안개를 건너오는 도도도도 도마질 소리, 그때 산과 호수와 숲을 처음이듯 둘러보며 오싹 소름 돋아 무심코 내뱉은 말 그래, 단 한번이면 족하다. -이면우 시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작과 비평 2001> 데자뷰, 언젠가 꼭 와봤던 곳 살아봤던 친근한 느낌으로 낯선 곳에서 울먹여 본 적 있다. 자메뷰는 그 반대 느낌이다. 처음 보는 느낌, 모든 것이 너무도 낯설게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물리학에서는 평행우주 안에 우리와 동일한 우주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시인은 어느 날 아침 아이의 그 조그마한 손이 오물거리는 걸 보고 우주의 운행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다른 우주를 보았을지도, 오이꽃 주위를 붕붕거리는 호박벌에서 도마질 소리에서 온 생애를 꿰뚫고 오는 말씀을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아침 속으로 들어가 나도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다.…
청년이나 중·장년층, 노년층을 막론하고 의식주를 해결하고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물론 ‘부모나 조상을 잘 만나서’ 일을 안 하고 무위도식하며 호화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그건 극히 일부의 일일 뿐 대부분의 인간은 일자리를 갖게 된다. 그래야 남들과 같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좋은 대학 나오고 훌륭한 스펙을 가진 젊은이들은 좋은 기업에 입사하거나 고시에 합격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취업을 위해 오랜 기간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해야 한다. 특히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들이 마음에 드는 직업을 구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요즘은 남편 혼자만의 외벌이로는 자녀들의 교육이나 내 집 마련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직업을 구하려는 여성들이 점차 증가한다. 현대 사회의 여성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종류도 제한적이다. 육체적 노동 강도가 센 식당이나 대형마트 종업원이 그중 얻기 쉬운 직업이나 임금이 많지 않아 돈에 쪼들린 나머지 유흥업소를 택하는 여성들도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성고용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
미래사회는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과감한 투자와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여가야 한다.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창의성이 높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할 때에 문화산업을 성장시켜 가야할 것이다. 무공해 창의 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높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2018년까지 문화 분야 일자리를 1만개로 늘리고, 콘텐츠 시장 규모를 48조원대로 현재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4천642개에 비해 115.4% 늘어난 규모이다. 21조1천억원대인 시장규모를 127.5% 늘어난 48조원으로 성장시켜간다. 경기도의 문화 분야 5개년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 도민의 참여는 물론 전문가의 창조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금년 6월로 예정된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계기로 외국관광객 유치에도 철저히 준비하여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중교통 확충과 경관 회복은 물론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온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문화사업의 통합 브랜드를 찾아가는 문화필링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도민들의 문화향유율도 높여가야 한다. 시민들의 외국인 관광객 안내와 설명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문화 인프라 구축도 절실하다. 영화, 만화, 출판, 애니메이션, 게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 박근혜정부의 주요 일자리 정책으로 추진되면서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7년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는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핵심정책의 하나로 내놓았다. 즉,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38만명의 취업자가 생겨나야 하는데, 이 중 40%에 해당하는 93만명을 양질의(‘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간제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대한 우려와 논의의 핵심은 이 질문에 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란 어떤 일자리인가? 고용노동부의 2013년 ‘반듯한 시간제일자리창출 지원 사업 안내서’에 의하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차별이 없는 일자리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근로계약에 있어서 기간의 제한이 없고, 사회보험·사내복지·교육훈련·승진 등이 보장되고, 비례임금 지급과 공정한 성과측정이 이루어지고, 풀타임근
인간은 두뇌를 움직이며 숨 가쁘게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축적된 지식과 과학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구했다. 더 높이 올리려고 파괴해 버리는 빌딩, 신기술을 적용한 각종 전자기기, 편리함을 찾아 끝없이 진화하는 생활용품 등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고 진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게 요즈음의 현실이다. 수원에는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이 자리 잡고 있다. 조용하게 수원을 품고 있는 화성을 보면 수원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화성을 기반으로 하여 수원은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다. 잘 복원하고, 잘 다듬고, 잘 개발하고, 잘 홍보하면 수원시민의 자부심과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화성 주변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각종 사업들 때문이다. 팔달구청 신청사, 택시쉼터, 물체험관, 팔달구 노인복지관, 미술관, 예절관 등 현재 화성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신축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들이 즐비하다. 제각각 멋을 뽐내려고 하지만 이들 사업이 각기 다른 부서에서 추진되다 보니 구심점 없이 흘러가고 있다. 다시 말해 화성과 행궁을 중심으로 사업 전체를 보듬어 보면 조화롭지 못하며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
/박현수 어린 날 저 주름을 망치로 펼쳐 병뚜껑 딱지를 만들었지 양철소리도 맑은 동그란 딱지를 만들었지 주름을 펴면 둥근 원이 된다는 건 일종의 화두 그때 우리는 양철을 두드리는 구도자였지 이제 어떤 아이도 병뚜껑으로 딱지를 만들지 않지 이제 어떤 아이도 주름진 것들도 한때는 완전한 원이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지 --계간 리토피아 2013년 겨울호에서 본질을 깊숙이 살피다 보면 본래 직선이라는 것은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강직한 것을 좋아하고 분명하게 각이 진 것을 좋아한다. 바르게 펴진 것을 좋아하고 똑바로 서거나 똑바로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바르게 산다는 것도 直에 해당한다. 곧다는 것이다. 대쪽은 부러지지 않고 그대로 쪼개지는 것으로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직선은 쭉쭉 뻗다보면 가는 철사가 되고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주변 사람들이 항상 조심을 해야 하고 경계를 해야 하는 서늘함이 배어있게 마련이다. 반면에 둥근 것은 어떠한가. 직선보다는 차라리 편안한 존재이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다칠 일이 없는 부드러운 존재이다. 동심이 발견해가는 이런 따뜻한 세계도 세상 물이 들어가면 잊히게 된다. 각진 것들 사이에서 혼…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고양 원흥보금자리지구에 이케아와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보금자리사업은 집 없는 서민용 주택을 싼값에 공급하기 위하여 각종 세제 혜택 및 강제수용 등 제도적 특혜를 주면서 조성된 특수목적의 주택단지다. 그런 곳에 과연 거대자본이 지배하는 세계 굴지의 대규모 마트가 입주해도 되는 것인지, 특히 이곳이 상업용지라고는 하나 보금자리지구 입주민이 아닌 타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공공용지를 정부 재정지원금을 받고 각종 특혜를 누리는 LH공사가 추진하는 것은 법 이전에 보금자리택지 사업의 고유 목적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점포가 입주하려면 상권영향 평가가 있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조정 등 협의조건을 수행토록 법에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광명 이케아 입주에서 알 수 있듯이 1년여의 반대투쟁, 지역 주민 간 갈등 유발, 경기도 청원, 대사관 앞 1인 시위, 항의 집회, 지역상권 붕괴 등 수없는 분쟁의 연속이었고 상권영향 평가는 실질적 내용을 규정하지 못하고 형식에 그치고 있다. 주민 요구 중 경미한 부분을 반영하여 강제 추진하는 광명 이케아 경우처럼 고양 원흥보금자리 지구의 경우도 강제추진으로 결론이
수업시간에 사오정이 손을 들더니 말했다. “선생님 칠판 글씨가 안 보이는데요.” 그러자 선생님이 “이게 안 보여? 너 눈이 몇이니?”라고 물었다. 사오정이 대답했다. “제 눈은 둘인데요.” 선생님은 손사래를 치며 “그게 아니고 눈이 얼마냐고?” 사오정이 벌떡 일어났다. “예? 제 눈은 안 파는데요-.” 오래전 유행한 사오정 유머시리즈 중 하나지만 소통이란 이처럼 어렵다. 그래서 실제로도 이 같은 일은 드물지 않고 사회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상황만 다를 뿐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전화는 고사하고 멀쩡하게 마주 보고 나눈 얘기조차 잘못 알아듣는 일도 있다. 잠깐 딴 생각을 하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상대의 의중과 상관없이 듣고 싶은 대로 듣거나 말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일 때가 더 많아서다. 그래서 불통사회인 요즘 사오정 유머를 그냥 웃어넘기기엔 왠지 씁쓸함이 앞선다. 진정한 소통은 부모 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십 년을 함께 산 부부 사이에서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때로 ‘어쩜 이렇게 말이 안 통할까’ 싶어 가슴을 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