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부 최대도시를 휩쓸고 지나갔다. 도시는 주택과 도로가 파괴되고 통신이 두절되는 등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폐허가 돼버렸다. 초강력 태풍으로 인해 1만2천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태풍이 안겨준 경제적 피해는 최대 140억 달러(약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필리핀 국민총생산(GDP)의 5%가 날아갔다. 이재민만도 전체인구의 10%에 달하는 970만명에 이른다. 필리핀은 스페인과 미국의 지배를 거쳐 1942년부터 3년간 일본의 무력침략에 고통을 받았던 나라다. 동병상련(同病相憐) 탓인지 필리핀은 6·25전쟁 때 7천420명의 병력을 보내 참전한 이후에도 세계무대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 오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한국인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은 1만5천여명에 이른다. 한국과 필리핀은 안보적 혈맹관계를 초월하여 서로의 DNA가 혼합돼가는 친숙한 관계로 발전했다. 그렇기에 필리핀의 참담한 태풍피해가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참담한 피해 복구를 위해서는 인적·물적 자원 수송이 중요하다. 미국은 항모 조지워싱턴호(號)를 급파하는 한편 항모전단 소속의 유도 미사일 순
수원과 의정부에 위치한 위기 청소년 ‘일시보호소’가 갑자기 폐쇄되기로 결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 16일 이 두 곳의 일시호보소를 내년 1월 1일부터 폐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시보호소란 가출 또는 성폭행과 학교폭력, 자살 시도, 아동 학대 등 긴급 보호가 요구되는 9~19살 청소년들을 24시간 동안 긴급하게 맡아 임시로 보살피는 시설이다. 그 동안 도에서는 수원과 의정부 2곳에 일시보호소를 설치해 24시간 연중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 도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갑자기 폐쇄를 선언한 것이다. 올 한해는 학교폭력과 자살 등으로 우리 청소년들의 위기가 크게 붉어지면서 각계각층에서 이 문제가 그냥 넘길 수 없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자 사회적 위기임을 각성하는 한 해였다. 하루를 멀다하고 언론 대문을 장식하는 청소년의 범죄와 안타까운 자살 소식은 우리 사회 어른들이 각성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경찰 할 것 없이 신고 전화와 상담 시스템을 강화하고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쉼터를 개설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와 인천광역시가 10대 여성
참 징그럽다. 이젠 신물이 날 정도여서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 기가 막힐 뿐이다. 불법에 위법, 탈법까지 그야말로 끝이 없는 ‘무법천지’다. 서슬 퍼런 조직폭력배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날고 긴다는, 그래서 세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며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대기업’들 얘기다. ‘먹성 좋은 유통공룡’이란 별칭까지 얻으며 기업 인수합병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이랜드그룹의 각종 불법 행위들은 지극히 고전(古典)적인 수법이다. 이랜드가 누구던가. 이화여대 앞의 조그만 점포로 시작해 30여년의 세월 동안 패션시장의 큰손에서 백화점형 아울렛의 선두주자로 유통, 건설 등까지 끝없이 기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크리스천 기업’이 바로 이랜드다. 이랜드의 불법은 그래서 더 실망스럽다. 2001아울렛과 패션아일랜드 등의 불법 영업행위를 본지는 참 여러 번 다뤘다. 불법 가설 건축물에 공개공지 점령 등 열거하기도 힘들다. 이랜드 관계자의 말처럼 이게 이랜드만의 일이던가. 삼성디지털프라자, 롯데하이마트, LG베스트샵, 전자랜드 등 대기업 가전 유통업체들의 불법은 이골이 날 정도다. 도내에만 1
젓갈 중 가장 많이 먹는 새우젓은 젓을 담글 때 쓴 새우에 따라 이름과 모양, 쓰임새가 각각 다르다. 2월과 4월 사이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것은 풋젓이다. 살이 연하고 희어서 인기가 높다. 그중 2월에 담근 것은 동백하젓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젓은 5월에, 육젓은 6월에 담근 젓을 말하는데 모두 살이 연하고 붉은빛이 돈다. 특히 육젓은 껍질이 얇고 살이 많아 새우젓 중에 제일로 친다. 7월은 차젓,, 8월은 추젓으로 자잘하고 흰빛이 난다. 추젓은 온갖 잡것이 섞여 있어 당장 먹기는 좋지 못하나 두었다가 모두 삭히면 김장 때나 일 년 내내 조미료로 쓰기에 알맞다. 9~10월에 잡은 것은 동백젓, 동짓달의 것은 동젓이라고 한다. 그 밖에 눈처럼 흰 새우를 삭힌 백하젓, 분홍빛이 나는 자하로 담근 건댕이젓, 아주 작은 새우로 담근 고개미젓, 궁중진상품인 새우알젓, 민물새우로 담근 토하젓 등이 있다. 강화는 이러한 새우젓 중 ‘추젓’의 최고 산지다. 전국 가을 새우젓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며 김장철 새우젓 중 단연 으뜸으로 친다. 강화 앞바다에서 잡히는 새우가 영양과 그 맛이 매우 좋은 것으로 정평이나 있다. 최근엔 과학적 분석으로 우수성이 증명되기도 했
낙엽 설전(舌戰) /천수호 그는 내게 아씨, 라 했다 충실한 노복처럼 극진했다 나는 제법 아씨답게 아그작아그작 밟으며 그의 노구를 걱정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아씨, 아씨, 아씨 그는 내 몸을 극진히 떠받들었다 아씨란 말은 따뜻한 전생의 소용돌이라 아씨의 세대답게 그를 하대했다 아씨, 아씨, 아씨, 아씨 그는 한참 만에 바스러졌다 아씨, 라는 호칭과 함께 순장되었다 천 년은 족히 살 그의 비명도 흙발로 다져졌다 -- 천수호 시집 『아주 붉은 현기증』(2009, 민음사) 가을에 한번쯤은 낙엽을 밟으며 살금살금 걸어보았을 것이다. 마른 낙엽들이 쌓여있는 어느 길에서 발바닥을 통해 들어오던 싸한 느낌. 그래, 가을을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만큼 정확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가을. 전생에 내 몸을 극진히 떠받들던 소리, 아씨. 전생에 우리는 아씨였을 수도, 아씨를 떠받들던 이름 없는 몸종이었을 수도 있겠다. 다만 우리는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이고 걸음을 뗄 때마다 아씨, 라는 소리를 곱씹으며 따뜻한 가을을 밟고 그 따뜻한 소리가 다져져 천 년 후에도 따뜻한 소리로 일어나길 바랄 뿐이지. /유현아 시인
오산시와 인근 화성시 동탄 지역의 생활중심인 오산중앙시장이 지난 9일부터 ‘오산 오색시장’이라는 새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기존 오산 중앙시장의 명칭을 오산 오색시장으로 탈바꿈하는 BI 선포식을 가진 것이다. 오산 오색시장은 ‘오색’ ‘오감’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활기찬 시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오산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색시장의 캐릭터는 ‘오여사’다. 30대의 친근한 미시족을 모델로 한 것인데 오여사가 오색시장에 오면 ‘오~’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는 의미란다. 오색시장이란 명칭과, 오여사란 캐릭터를 보면서 ‘전통시장이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오산 오색시장은 역사가 꽤 오래된 시장이다. 1792년(정조 16) 발간된 ‘화성궐리지 (華城闕里誌)’에 실린 지도에도 오산장이 등장한다. 이는 그 이전부터 이곳에 장이 섰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 1863년(철종 14) 발간된 ‘대동지지(大東地志)’와 1899년 발간된 ‘수원부읍지’에도 오산장이 기록돼 있다. 물론 이때의 시장은 5일장이다. 상설시장으로 정식 개장된 때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이었다. 하지만 5일장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3·8·13
연예인들이 불법 스포츠 토토 등 도박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름을 들으면 금방 알만한 인기 연예인들이 여럿 포함됐다. 연예인이 도박 사범으로 걸려든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적발된 인원이나 도박 금액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자못 충격적이다. 검찰이 어제 연예인 도박 사범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공중파 방송 등에서 MC 또는 예능인으로 인기를 누리던 유명 개그맨이나 가수들도 명단에 올랐다. 이런 사실을 접한 청소년 팬들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이들 연예인의 불법 도박 연루는 그들만의 일탈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검찰 발표로는 휴대전화 문자로 해외 프로축구 우승팀에 돈을 거는 ‘맞대기’라는 도박, 또는 사설 스포츠 토토 도박을 해왔다. 도박에 건 돈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십수억원에 이르렀다. 3년여 동안 18억원 가까운 돈을 도박에 쏟아 부은 사례도 있다. 스포츠 동우회 활동을 함께하면서 다른 회원의 권유로 도박에 빠지거나 연예 병사로 복무하던 중 도박의 유혹에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자타가 인정하듯 연예인이 사실상 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일탈에는 어떤 변명도 허용될 수 없을 것이다. 도
언제부터인가 문화예술 분야에 ‘킬러 콘텐츠’라는 말이 은근슬쩍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몇 년 전 학술발표회 자리에서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자신을 탓하며 어림짐작으로 넘어갔다. 비교 경쟁에서 대단한 우위를 점할 때 ‘죽이는데∼’ 하는 표현에서 연동된 용어로, 등장하자마자 경쟁제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지배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일컫는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을 문화·콘텐츠 분야에 적용한 것이다. 주로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국제적인 스타 등 문화상품으로서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가리킨다. 영국의 작가 조안 롤링이 쓴 해리포터는 전 세계에서 4억여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 캐릭터 산업에서는 이 킬러 콘텐츠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미국의 할리우드와 디즈니, 일본의 온라인 게임과 망가(漫畵), 프랑스의 와인과 향수 등도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국가 이미지 브랜드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 성공한 이후 주인공의 이름을 딴 ‘프로도 경제효과&r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