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바람을 몰고 거리를 달린다. 바람의 방향을 읽지 못한 은행잎들 좌충우돌 분주하고 갑자기 몰아치는 추위에 인파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한 저물녘이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사거리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횡단보도를 건넌다.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기가 힘겨워 보인다. 신호등은 녹색에서 적색등으로 바뀌는데 노인은 횡단보도의 절반도 건너지 못했다. 경적을 울리는 차량과 길의 중간에 갇힌 노인, 정말이지 위험한 상황이다. 달리는 차량 틈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청년이 차량 사이를 뚫고 노인 곁으로 가서 노인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길 한복판에서 다음 신호가 바뀔 때까지 노인을 안전하게 부축하던 젊은이는 신호가 바뀌자 노인을 업고 횡단보도를 빠져 나왔다. 혹여 가족인가 하였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젊은이는 길을 잃으신 거면 집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며 주소를 물었고, 노인은 집은 이 근처이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거푸 했고 젊은이는 이내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얼마나 아름다운 젊은인가. 따라가서 차 한 잔 하자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지만 그 광경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저녁 내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의 모든 2014년 예산안이 국회와 지방의회에 제출됐다. 본격적인 심사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재정절벽(fiscal cliff)을 실감하는 구조이다. 중앙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이 3.9%이니 최소한 여기를 기준으로 예산 증가률을 맞추어야 한다. 세입이 여기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 이상의 재정 증가율이 있다면 자산매각이나 지방채 발행 등 특단의 조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입의 가능성을 면밀히 보아야 한다. 세입추계소위원회의 필요성 차제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되기 전에 세수추계소위원회를 두어서 세입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세출의 수준은 정해져 있는데, 세입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내년도 중간에 지방채를 발행하는 추경을 편성할 전략이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생각한다면 딜레마가 있다. 내년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어차피 당선인을 위한 추경이 있을 것이다. 이에 이번에는 가능한 신규 사업을 자제하는 예산 심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직 입장에서 보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이 끼어들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방의원도
출판기념회를 갖고 정치인들이 내놓는 책의 제목만 보면 앞으로 우리처럼 좋은 나라로 발전하는 국가도 없다. 또 역경을 딛고 일어서지 않은 사람이 없고, 나라와 민족 민주주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제목도 어디서 그렇게 좋은 문구들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는지 감탄할 지경이다. 상생과 원칙, 균형, 배려, 동행 같은 단어는 필수고 절망과 희망, 극복은 빠지지 않는 단골 수식어다. 하지만 제목만큼 내용이 충실하고 미래지향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쁘신 분(?)들이 직접 썼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다. 내용에 현혹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제 자랑 투성이인 건 그렇다 치고 여기저기서 베낀 것 같은 소신과 주장,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의 비약 등으로 책으로서의 가치를 찾기 힘들다는 비난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베스트셀러 반열에는 물론 오르지 못한다. 오로지 정치를 위한 홍보책자 형태의, 그야말로 이벤트성 출판기념회를 위해 급조된 선거용 책이라는 오명도 자주 쓰면서 책장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닌 개인 출판기념회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참석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이러한 비상식이 통한다. 어디 사
/최창균 나는 무릎 꿇지 않네 무릎 시려오고 무릎이 쑤셔오는 내 삶에게나 꿇으면 꿇지 나는 아무에게나 무릎 끓지 않네 그러나 어찌하여, 오늘 나는 이 무릎을 데리고 나가 무릎이 해지도록 꿇고 또 함부로 꿇고는 있지 들에 나가 초록에게나 한없이 한없이 -- 최창균 시집, 「백년 자작나무숲에 살자」, 창비, 2004년 무릎을 꿇지 않고 살아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무에게나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결연한 단언을 지키고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나 수없이 많은 것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살았는지. 하루의 일상에서도 자주 무너지는 무릎은 지금 관절염에 걸렸다. 절뚝거리며 걷는 길은 휘청거리며 삶을 불안하게 한다. 들에 나가 초록에게나 한없이 꿇어야 할 무릎을 어디서 함부로 꿇고 있는가 말이다. 바지런히 푸른 잎을 채우고 아무 미련 없이 비워내는 푸른 숲으로 가 초록 앞에서 다소곳이 무릎 꿇어 볼 일이다. 자작나무 흰 무릎 정갈하게 세우고 있는 숲의 품에 안겨서 해진 무릎 꿇고 다시 일어서 볼 일이다.
지난 7일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비롯 강영중 대교 회장, 홍병의 시슬리코리아 대표이사,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 김영기 LG 부사장, 조재록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등 내로라하는 재계 인사들과 학계, 문화계 인사들이 모였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문화이음’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날 열린 문화예술 기부 후원회인 ‘문화이음 소사이어티’ 발족식에 참여해 문화이음 사업의 공식 후원위원으로 위촉됐다. ‘문화이음 소사이어티’는 사회적 영향력과 기부 능력을 갖춘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기부 후원회로, 향후 경기문화재단의 주요 전시공연사업 및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 기타 모금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경기문화재단은 앞서 지난 9월9일 재단 다산홀에서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문화이음’ 선포식을 열고, 기부문화 확산 및 대외 협력네트워크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문화이음 소사이어티’는 사실상 문화이음 사업의 첫 단추인 셈이다.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이음&rsq
켈트족의 전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아름다운 사랑의 원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 영국인 트리스탄과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운명적으로 사랑을 하게 되고 부부가 되어 한날한시에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전설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다 같은 날 함께 죽을 수만 있다면’. 웬만한 부부라면 한번쯤은 생각해 본 희망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그런가. 특히 장수를 전제로 한다면 그 희망은 그야말로 바람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예부터 사는 동안 부부의 금슬을 강조했나 보다. ‘금슬 좋은’ 부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할 때 산울림의 법칙(대접받고 싶으면 먼저 대접하라), 실과 바늘의 법칙(조화롭게 살아라)을 곧잘 인용한다. 사랑은 태생적으로 변하기 쉽고 배려와 존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해서 법칙들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엔 1995년 지방의 한 목사부부에 의해 시작된 세계 최초 ‘부부의 날’이 있다. 매년 5월21일이다. ‘가정의 달 둘이 하나 되자’는 의미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부부
지난 8월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연인원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월드컵컨벤션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39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경기도가 금메달 21개 등 총 39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우승했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총 290개 분임조가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SUCCESS 분임조’ 등 39개 분임조가 도 대표로 참가하여 삼성전자를 포함 기아자동차㈜화성공장 ‘하나로 분임조’와 SK하이닉스㈜이천본사 ‘Synbest분임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세계로 분임조’ 등이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사례 등을 발표하여 2004년 이후 10년 연속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 종합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품질분임조는 기업 현장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일까? 도입 당시에는 독일이나 일본 기업의 활동을 벤치마킹하면서 제조업부터 시작했고 점차 서비스, 공공행정, 군 조직 등으로 전파돼 조직혁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활동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기업의 경영성과와 직결되는 원가절감,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고객만족 등에 대한 문
경기도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도 농기원)을 이전한다는 발표가 지난해에 나왔다. 그리고 현재 도농기원은 오는 2017년까지 2천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대 농생대 부지 15만2천70㎡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 30만9천627㎡ 등 46만1천697㎡로의 청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예정인 현 도 농기원 부지(화성시 기산동, 수원시 망포동에 위치)는 이전이 완료되는 2015년까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화성시와 협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난 20일 도 농기원에서 열린 ‘2013년도 경기도 농림수산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이 도 농기원 청사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정재영(성남8)·허재안(성남2)·한이석(안성2) 의원 등이 서울대 농생대 부지와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부지로의 청사 이전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도 농기원 청사 내 부지에서 재배 중인 배와 사과 등 각종 작목의 이전이 불가해 어린 묘목을 새로 심어 연구에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또 청사 이전 후 현 부지 활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12년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의 초·중등 학교중단 청소년은 7만4천365명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27.3%인 2만306명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이어 서울이 1만7천924명으로 24.1%를 차지했다. 이 두 지역을 합치면 전국 학교중단자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학교중단 청소년들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폭력과 절도 등 비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소녀들은 성매매까지 몰리는 경우가 흔하다. 또 학업 및 진로 문제, 가족, 정신건강, 대인관계 등 도움이 필요한 매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도내 청소년 학교 중단율은 1.2%로 최근 4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범죄를 예방하고 미래를 설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때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하 가족연구원)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경기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방안 연구’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가족연구원이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입력된 도내 학교 밖 청소년 3천91명에 대한 전산데이터를 분석해 정책적 대안을 모색한 것이다. 각 지자체가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