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긴 장마와 밤낮 없는 찜통더위로 전 국민이 무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찜통더위로 남녀노소랄 것 없이 옷차림은 가벼워졌고, 특히 핫팬츠 또는 미니스커트에 속옷이 비치는 의상의 젊은 여성들을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전력수급 비상으로 각 가정에서는 문과 창문 등을 모두 열어놓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일상적인 노출의상과 소홀한 문단속이 성범죄자들에게는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특히 요즘 들어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하여 음란한 영상을 접하고 자란 청소년 및 청년층이 매체를 통해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노출이 심한 여성을 표적으로 공용화장실 및 고시원 등 공용 샤워장에서 스마트폰을 이용 몰래카메라를 찍는가 하면 카메라렌즈를 특수하게 변형하여 여성을 따라가 속옷을 찍는 등의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집안에서 창문 및 문 등을 열어 둔 채, 속옷만 착용하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길을 지나가는 행인이 몰래 창문을 통해 집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는 신고가 자주 들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폭력범죄 건수는 어떨까? 1997년…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파출소 근무를 시작한 지 어느새 반년이 흘렀다. 같은 제복을 입었지만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초임시절의 파출소 근무 때와는 시스템이 많이 새로워지고 발전하였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밤샘근무의 큰 적 주취자, 말도 안 되는 사안을 가지고 경찰관을 애먹이는 억지민원인, 어쩔 수 없이 처벌해야 하는 생계형 범죄자들은 대민접점 부서 경찰의 애로사항들이다. 이렇듯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묵묵히 맡은 소임을 다하는 가평 읍내파출소의 내 팀원들이다. 주취자를 나의 가족인 양 정성을 다하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안전하게 귀가시키려는 황모 경사,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언변으로 억지민원인으로 왔다 고맙다며 인사하고 돌아가게 하는 능력을 지닌 조모 경위, 신임순경의 열정으로 비번을 반납하고 관내 범죄를 해결하려하는 열혈 한모 순경, 이를 총괄조정하며 지휘하는 팀장님, 소장님, 그리고 나, 비록 작은 조직이며 몇 명 안 되는 인원이지만 이러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새벽 몇 시간 전 순찰근무 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가로등도 없는 관내 전철역 주차장 주변에 외지번호판의 나홀로 오토바이가…
실학자 이덕무는 저서 ‘이목구심서’에서 독서를 하며 네 가지의 유익한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먼저, 조금 배고플 때 책을 읽으면 소리가 두 배로 낭랑해져서 책속에 담긴 이치와 취지를 잘 맛보게 되니 배고픔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둘째, 조금 추울 때에 책을 읽으면 기운이 소리를 따라 몸 안으로 흘러 들어와 편안해져 추위를 잊을 수 있게 된다. 셋째,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은 글자와 함께 하나가 되고 마음은 이치와 더불어 모이게 되니 천만 가지 생각이 일시에 사라져 버린다. 넷째, 기침이 심할 때 책을 읽으면 기운이 통하여 막히는 것이 없게 되니 기침 소리가 순식간에 그쳐버린다. 그렇다. 독서는 배고픔도, 추위도, 근심걱정도, 기침도 없게 해주는 명약이다. 이 명약은 경험해보지 못하면 절대 알 수가 없다. 선현들이 말한 독서의 마력(魔力)이다.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는 교과서는 교육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독서는 교과서의 약점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여기저기에서 대학입학을 위한 논술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글이란 무엇인가? 머리에 들어있는 지식이
사회복지를 국가가 계획하고 집행하기 위한 최상위 법적 근거로써 사회보장기본법이 있다. 이 법에서 사회보장의 이념은 모든 국민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자립 등을 통해 행복한 복지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 평생안전망을 제도화시켜 보편적인 사회적 위험 및 생애 위험에 대해 최대한 포괄적으로 예방하고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다양한 제도의 기능과 목표는 각기 다르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공적 복지 기능은 소득보장과 의료보장에 있다. 보편적인 성격에 사전적인 예방기능으로 사회보험이 제도화되었다면,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다수 국가들이 운영하는 제도가 바로 공공부조이다. 공공부조는 빈곤층을 급여의 대상으로 집중화시켜 빈곤상태를 완화하고, 잠정적으로 탈 빈곤에 이르게 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공부조 제도로 국민기초생활보장이 있다. 언론을 통해 듣게 되는 ‘수급자’란 용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를 받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 수급자들은 사회보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야 간 강경대치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 없이 단독 국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단독국회 시도는 국회를 파행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 두 달 가까이 벌여온 진흙탕 정쟁으로 야기된 정국경색은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이러다가는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파행이 불가피해 보여 걱정이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내달 2일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2012년 결산심사를 완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산심사가 늦어지면,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본연의 핵심 일정이 줄줄이 순연되면서 전체적인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더욱 그렇다. 새누리당 단독 소집요구로 지난해 결산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는 16일 이미 개회됐지만 열흘 가까이 공전상태다.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이 의사일정에 참여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기국회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답답할 따름이다. 지금은 정파 이익을 위해 정쟁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최악의 경제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민생을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하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
치아가 부실하거나 치통을 앓아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즉시 치료를 받거나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고가의 비용문제 때문에 진통제나 소염제로 버틴다. 또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받거나 틀니를 해 넣지 못해 식사에 지장을 받고 결국은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저가의 치과병원이 필요하다. 그 일을 천주교 수원교구와 경기도가 한다. 싼 값에 양질의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병원이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들어서는 것이다. 지자체 공공의료기관에 치과병원이 건립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경기도와 천주교 수원교구, 경기도의료원, 수원가톨릭대학교(광암학원)는 지난 23일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치과병원 건립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 내용은 천주교 수원교구가 20억 원을 투입해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내 891㎡ 면적, 3층 규모의 부속병원을 건립하고 도는 운영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집기류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병원의 운영은 천주교 수원교구 광암학원에서 맡게 된다. 다음 달 시공해 내년 3월 개원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크다. 이번 협약소식을 접하니 경남
물방울 렌즈 /홍순영 누가 밤새 저 감나무 잎새마다 카메라 매달아 놓았다 바람 흔들어대도 연방 셔터 눌러대는, 설핏 비친 겹벚꽃 겨드랑이 속살과 ‘피아노 모텔’ 나서는 연인, 재빨리 줌-인해 찍고는 구름의 느릿한 발걸음과 바람의 뒤통수도 한 컷 쓰레기봉투 후벼놓고 지하계단으로 잠적한 고양이 꼬리, 고층 베란다에서 까치발 들고 새를 부르는 여자까지 대롱대롱 담고 있는 물방울 렌즈 새 한 마리 햇살 쪼며 날아오르자 수십 장의 풍경들, 사방으로 흩어지고 배터리 잃어가던 물방울 카메라 서둘러 감나무의 속사정, 연사로 찍어댄다 얼결에 빨려든 하늘 감나무의 배경이 시퍼렇다 홍순영 시집『우산을 새라고 불러보는 정류장의 오후』/문학의 전당 긴 장마, 온 천지에 ‘물방울 렌즈’ 투성이다. 알알이 맺힌 물방울은 거울처럼 주변의 풍경을 찍는다. 물방울의 크기에 따라 크게도 작게도 담는다. 줄줄이 생겼다 줄줄이 떨어지고 또 줄줄이 생긴다. 마치 폴라로이드처럼 한번 찍은 장면들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다시 또 풍경을 끌어당기며 양껏 몸집을 키운다. 떨어진 그것들은 그것들끼리 모여 어디론가 흘러가고 흘러가는 동안 그것들대로 또 다른 풍경을 담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무어는 반역죄로 55살의 나이에 처형됐다. 그는 단두대에 올라가 사형집행인에게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라며 머리를 쑥 내밀었다. 그리고 수염을 조심하라며 덧붙인 한마디는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적이 없으니까”라고 한다. 영국 왕 헨리8세가 가톨릭 교리에 어긋나게 앤 공주와 재혼하기 위해 왕위 계승법을 만들려 하자 당시 대법관인 무어는 이에 대한 지지발언을 일체 하지 않았다. 이 ‘침묵’을 헨리8세와 당시 집권층은 ‘반역’으로 간주했다. 새로운 법이 옳다고 말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재판에 회부돼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비록 무어는 재판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왕은 만인 위에 있으나 하느님과 법 아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지금까지 살아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변호사 시절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세기의 재판」을 모아 펴낸 모음집이다. 이 책에는 재판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준 인류의 무지와 몽매 그리고 악(惡)을 동반한 복수심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권력자들이 진실과 양심을 외면한 채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한 눈먼 재판들을 모아 역
며칠 전 우연히 신문에서 북콘서트에 관한 기사를 읽고 혹시 하는 마음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잠시 뒤 짬에 기대를 걸고 전화를 했더니 전혀 엉뚱한 대답을 들었다. 졸지에 나는 전화를 잘못한 사람이 되었다. 휴대전화 갤러리에서 확인을 한 결과 그 전화번호가 틀림이 없었고 나는 정확하게 전화를 했다. 가까운 사람에게 전송을 하니 조금 후에 같이 가자는 답을 보내왔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온라인 접수를 하려 했으나 접수기간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뜬다. 하는 수 없이 모처럼의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카톡으로 아쉽다고 했더니 오히려 접수 마감이 아니라 선착순이라며 일찍 출발해서 기다리자고 한다. 약속한 날이 되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바쁘게 준비를 한다고 해도 버스 시간을 겨우 맞추느라 몇 백m나 되는 거리를 뛰자니 길은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고 숨이 턱에까지 차오른다. 숨을 몰아쉬며 버스에 올라 요금을 내려고 하는데 지갑을 여는 순간 아차 싶다. 아니나 다를까 잔돈이 없어 기사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1만원권을 넣고 동전으로 거스름돈을 받아 묵직해진 지갑을 넣고 자리를 잡았다. 결국 동행하기로 한 사람의 차로 행사장에 도착
24일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지방직 9급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9천200여명을 뽑는데 16만3천100여명이 응시, 1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는 9월7일 시험을 실시하는 서울시는 약 1천300명 모집에 11만이 넘는 공시족이 몰렸다. 경쟁률 85.1대 1. 대부분의 언론이 사회복지직 경쟁률이 높다는 데 주목했다. 1천500여명 선발에 3만2천600명가량이 지원해 평균 27.1대 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술직(9.5대 1)보다 높은 건 물론이고, 일반 행정직(20.7대 1)보다도 높다. 서울시 사회복지직은 300명 모집에 1만2천명 정도 응시해 39.9대 1이나 된다. 사회복지직 경쟁률이 뉴스거리가 된 건 올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비보 때문이다. 지난 1월 용인을 시작으로, 2월은 성남, 3월엔 울산, 5월엔 논산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4명 모두 지나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논산의 공무원은 이런 유서를 남겼다. “나에게 휴식은 없다.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애도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