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 주의 수도인 뮌헨에서 서남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 있는 독일 알프스가 시작됩니다. 한 여름에도 정상에 눈이 쌓여있고 큰 호수가 있어 휴양지로 잘 알려진 아주 작은 툿칭이라는 시골마을이 있습니다. 여기에 독일 개신교 아카데미라는 작은 회의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지난 5월 말, 한신대학교 ‘평화와 공공성 센터’와 미국의 시라큐스 대학, 독일의 ‘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동북아시아 평화와 한반도문제에 대한 두 번째 국제학술모임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은 작년 4월 뉴욕에서 열렸고, 남과 북,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두 번째 모임에는 유감스럽게도 북한에서 아무도 올 수 없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후 남북관계가 이전보다 전향적으로 진전되리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개성공단 폐쇄 이후, 그나마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 남북당국 간 회담도 준비단계에서 결렬되었습니다. 이른바 격(格)이 문제된 것이지요. 바로잡을 ‘격’은 사전적으로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를 의
신 모나리자 /이명 세월이 흐르자 모나리자의 눈꺼풀이 쳐졌다 얼굴에는 거뭇거뭇 점들이 생겨났다 다빈치의 노트북에는 구면球面에 비친 상을 평면平面에 옮기면 같은 길이의 대상이라도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른 길이로 투사된다는데 눈꺼풀이 쳐지는 바람에 그녀의 소실축도 아래로 내려왔다 내 기억 속의 그녀는 티없이 맑은 인상이었다 안쪽으로 무한히 감겨들어가는 황금분할의 직사각형에 따라 이목구비가 갖춰진 얼굴 그녀의 얼굴을 되살리는 작업은 내 기억 속의 그녀를 온전히 불러내어 실물과 대조하는 일뿐인데 미숙련공 다빈치가 레이저와 해부용 칼을 도구로 사용하는 바람에 모나리자, 미소가 사라졌다. -이명 시집 <앵무새학당>에서- 아름다움은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제일이다. 그런데 세상이 변하고 또한 사람들의 마음도 간사하게 변하여 예전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본래의 아름다움에 반했던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세월의 때가 묻으면 이겨낼 재간이 없다. 세월의 때조차도 아름다움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이겨내기가 힘들 것이다. 새로운 문명이 제아무리 대단한 레이저와 해부용 칼을 휘두른다 해도 신의 오묘한 재주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팜티호아. 기억은 비를 타고 1968년 베트남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해 2월 22일 한국군은 꽝남성 하미마을에 살던 주민 137명을 학살한다. 팜티호아 할머니는 당시 다섯 명의 가족을 잃고 자신도 수류탄에 두 발목이 잘린다. 가슴에 꼭 품고 있던 열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은 총탄에, 그리고 임신중인 조카 며느리는 한국군에게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일을 당하고 결국 죽임 당한다. 가족을 불귀(不歸)의 객(客)으로 떠나 보낸 뒤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았던 할머니. 아름다웠던 삶을 지옥으로 바꾼 그 군인들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손을 언제나 따뜻하게 잡았다. 지난 3월 열린 하미마을 학살 45주기 위령제에 처음으로 한국 사람이 참가했다. 할머니는 그들에게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사죄하는 젊은 마음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아무 죄도 없는 너희들이 뭐하자고 여기까지 왔어. 이 불쌍한 것들이 어째….”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넘는 성숙한 인격체, 그 자체다. “다시는 전쟁 같은 건 없어야지, 나 같은 사람 없어야지….” 할머니의 마지막 당부다. 베트남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죄송한 마음이 모여 비가
아마 우리들 중에 상처 없는 사람 없을 것이며, 그 상처 중 진실로 아픈 것들은 분명히 사람 때문에 생긴 것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동물을 키우고 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이미 천만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하니 한마디로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배신을 모르고 모든 걸 내어놓고 충성하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람을 따르던 강아지 중 상당수가 사람의 배신으로 길거리로 내던져지고 있으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전국 유기견 보호소로 접수되는 유기견 수를 따져보면 대략 8만 마리. 전문가들은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한 해에 발생된다고 추정하는데, 고작 10%만이 새 주인을 만나고 2만 마리는 공식적인 안락사로 삶을 마감하며, 나머지는 보신탕집에 팔려가거나 거리를 배회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언젠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광경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버리고 가서 섬에 남겨진 강아지들, 도저히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고 믿지 못하는 강아지들은 주인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해 배가 들어올 때마다 항구에 나가 주인이
요즘 문화체육관광부는 외국계 자본이 인천 영종도에 설립 신청한 카지노 심사를 놓고 매우 고민하는 모습이다.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호텔 등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인 리포-시저스는 지난 1월 문광부에 카지노 설립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일본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카지노호텔을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짓기 위해 지난 2월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문광부의 고민은 이러한 신청에 대해 이달 안에 가부(可否)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이다. 속사정은 다르지만, 외국자본 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고민에 휩싸이긴 마찬가지다. 허가 여부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자유구역 내 초대형 개발프로젝트가 탄력을 받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일부 언론이 “영종도 카지노는 미국의 리포-시저스사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자 문광부는 곧바로 자료를 내고 “보도 내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일방적 주장이다. 최종 결과는 6월에 열리는 사전심사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뿐만 아니다. 서
사람꽃/고형렬 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그토록 아름답다고는 해도 사람꽃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네 모두 할아버지들이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여도 잉어가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아무런들 사람만큼은 되지 않는다네 사람만큼은 갖고 싶어지진 않는다네 나도 갖고 싶다. 그것도 사람을 사람꽃을,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꽃을 갖고 싶다는 시인의 말이 나는 복숭아꽃보다도 모란꽃보다도 연못을 유유히 헤엄치는 금빛잉어의 눈부심보다도 더욱 갖고 싶다. 사람에 부대끼고 미워하고 몸 떨다가도 사람은 끝내 사람인 것이다. 갖고 싶다. 나비처럼 날지는 못할지라도 사람꽃에 뜨거운 숨결로 내려앉아 긴 주둥이 들이밀고서 속삭이고 싶다. /조길성 시인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 지방자치단체가 올 여름 에너지 대란을 해결하기 위하여 앞 다투어 발표한 에너지절약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그 진실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이른 무더위만큼이나 매우 불편하다. 한국전력은 일반용·산업용 수요관리형 선택요금제(CPP 요금제)와 주거용 절전 포인트제를 발표하고, 지방자치단체는 20% 전기절약을 목표로 전력피크시간대(오후 2~5시) 전기사용 자제, 실내온도는 26℃(공공기관 28℃) 이상으로 유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선풍기 사용, 여름철 간편 복장,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기의 플러그 뽑기 등 주로 이벤트성 에너지절약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블랙아웃’은 전기사용량이 전기공급량을 초과하여 계통붕괴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를 말한다. 가정에서 가끔 발생하는 정전은 두꺼비집의 퓨즈를 교체하거나 차단기를 다시 정상화시키면 해결되지만, 계통붕괴에 의한 대규모 정전사태는 2003년 미국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것처럼 원상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도 하고 그 피해규모는 상상이며 연쇄적으로 2·3차의 피해를 유발한다. 올 여름 전기사용량이 사상최대치를 경신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2011년 9월15일…
주유소에 휘발유 등 유류를 공급하는 저유소에 유증기 회수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사고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보도다. 본보 17일자 1면에 따르면 석유류 저장시설인 저유소가 설치·운영되고 있는 곳은 현재 전국에 35개소로, 이중 15개소만 유증기 회수설비가 의무 설치돼 있을 뿐 구리와 용인, 평택 등 경기도내 지역을 포함 20여개 저유소는 이 같은 시설이 전무한 상태라는 것이다. 휘발유 등 유류와 같은 위험물을 취급하는 시설일수록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니 이해가 안 간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임을 놓고 볼 때 지탄받아 마땅하다. 자동차나 탱크로리에 휘발유를 주유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로서 작은 정전기와 스파크에도 점화될 정도로 폭발성이 강하다. 재작년 수원과 화성에서 일어난 주유소 폭발사건도 이러한 유증기가 원인이었다. 특히 벤젠, 톨루엔 등 암을 유발시키는 독성물질도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매우 유해할 뿐만 아니라 햇빛과 반응하여 도심의 오존(O3) 농도를 증가시키는 주범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한국 환경공단이 작년 말까지 경기·인천지역을 포함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