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을에 들리는 눈 소식을 접하며 철부지처럼 탄성을 질렀다. 저렇게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 저런 곳에서 딱 하루만 살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전화도 꺼놓고 깨끗한 공기로 가슴속을 채우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날리는 눈이 살갗에서 녹는 산뜻함을 앞당겨 느끼고 싶은 유혹이 간절했다. 하얗게 변한 나뭇가지며 마른 들꽃을 바라보다 늦게야 잠을 이루느라 아침 산새들이 몇 차례나 깨우는 것도 모르는 채 잠도 잘 것만 같은 풍경이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면 부지런하신 어른들은 두툼한 옷에 마스크까지 하고 새벽 운동을 다녀오시고, 인력 사무실 앞에는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길을 함께 걸으며 길지 않은 동안 많은 얘기가 오고간다. 누구네 집 어머니가 결국 요양원으로 가게 되었다는 이제는 거슬리지도 않는 소식과 어느 집 남자는 부지런하기도 해서 농사일 틈틈이 잣을 따서 몇 가마를 했다는 얘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엇갈리며 엷은 무늬를 새긴다. 그러다 올해는 포도도 풍년이라 좋아했지만 추석이 워낙 빠른 탓인지 대목을 그냥 놓쳐 즙을 짜는 집이 많다고 한다. 원래 여름 농군, 겨울 신선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농한기가 따로 없기도 하지만 땀 흘
올해로 112번째를 맞은 노벨상 시상식에서도 수상자 12명 가운데 6명이 유대인으로 드러나면서 세계는 또다시 그들의 교육문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 인구의 0.2%를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가운데 유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2%에 이른다.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를 쓴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이 1899년 한 잡지에 기고한 글 중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통계적으로 지구상의 유대인 수는 인류 전체의 1%에도 못 미친다. 그것은 마치 은하수 끝자락에 흩어진 희미한 먼지와도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유대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야 맞다.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또렷이 들린다. 유대인은 여러 강대국들과 어깨를 견주며 세계 속에 우뚝 솟아 있고, 그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다. 문학, 과학, 예술, 음악, 금융, 의학 등 고도의 지적 영역에서 유대인들이 끼친 기여는 상당하다.…이 불멸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 이 작은 민족을 거대한 나라로 만들었을까? 비밀은 그들이 강조하는 교육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미국은 수적으로 가장 많은 여군이 있다. 전체 미군의 12%인 총 13만명에 이른다. 미국은 1901년 스페인과의 전쟁 중에 여군을 처음 창설했다. 후방에서의 전투업무 보조와 간호가 임무였던 미국 여군은 1948년 실전에도 배치되기 시작했다. 그 후 1976년 여성의 사관학교 입교가 허용되면서 모든 부대에 여성을 배치하고 있으며, 현재는 잠수함에까지 근무하는 등 용맹성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여군은 1972년에는 세계 최초의 여군 장성도 배출시켰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며 같은 해 9월, 부산에 여자의용군교육대가 창설한 것이 우리나라 여군의 시초다. 당시 18~25세의 미혼 여성 중 중졸 이상 학력자를 모집했는데, 3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이 중에서 500명을 1기로 선발했다고 한다. 63년이 흐른 지금은 7천600여명으로 전체 군인의 4.4%에 달하며, 여군 장교는 3천600명으로 전체 장교의 5.7%, 부사관은 4천여명으로 전체 부사관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복무 영역도 일선을 비롯 다양하다. 육사 출신 여군이 첫 임관한 2002년에는 최전방 보병부대에 여군 소대장이 나왔고, 공군도 2003년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 3명을 실전
생태계 보고·살아있는 역사 현장 연간 600만명 국내외 관광객 발길 道 평화통일 염원 각종 행사 화제 중국군 초청 화해장면 해외 집중조명 DMZ내 대성동 마을 평화 상징 거듭나 세계평화콘서트 유튜브 전세계 생중계 평화통일 마라톤 코스에 남북출입사무소 대회 첫 포함 온 국민 축제 자리매김 올해 ‘DMZ 60년’ 다양한 행사 재조명 올해는 DMZ(비무장지대)가 만들어진 지 60년 되는 해다. 그동안 DMZ는 전쟁과 분단을 의미하는 어두운 이미지만 부각돼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60년 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DMZ 일원은 생태계의 보고가 됐고, 냉전사의 살아있는 역사적 현장을 보기 위해 임진각 평화누리 일원에는 연간 6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을 만큼 생명과 평화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기도가 DMZ 설정 60년을 맞아 ‘역사와 자연, 평화가 공존하는 DMZ’를 비전으로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 / DMZ 60th year, Now is life!’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DMZ의 생태, 평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추진한 D
철기 이범석 장군을 독립운동가로 키운 사람이 계모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철기는 10세 때에 부친 이문하의 재혼으로 김해김씨(金海金氏)를 새어머니로 맞이했다. 당시 반항심이 강했던 철기는 동네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못된 짓을 골라서 했다. 곡식을 넌 멍석을 끌어다 물에 집어던지는가 하면 외양간에 뱀을 풀어 소들을 죽게도 했다. 화가 난 부친이 어느 날 철기를 야단치면서 아들을 향해 도끼를 집어 던졌다. 그 순간 옆에 있던 김해김씨가 철기를 감싸 안았고 도끼는 새엄마의 무릎에 맞고 말았다. 이후 김해김씨는 평생 다리를 저는 신세가 됐다. 김해김씨는 그 다리로 이역만리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철기를 자주 찾아 각별한 사랑을 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범석은 만년에 집필한 자신의 저서 ‘우둥불’에서 망나니였던 자신을 끝까지 믿고 신뢰한 계모 김해김씨에 대한 사모(思母)의 정을 구구절절이 회고하기도 했다. ‘사라 부시 존스턴’. 에이브러햄 링컨의 계모였지만 ‘악한 것이 계모’라는 편견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이름이다. 링컨은 8세 때 밀크병으로 친모인 낸시 행크스 링컨을 잃은 후 사라를 새엄마로 맞이했다. 사라는 링컨을 친자식처럼 아껴 주었고…
관계 /손병호 뿌리가 꽃 사는 세상을 알기나 할 것인가 꽃이 뿌리 사는 세상을 생각이나 할 것인가 뿌리나 꽃이나 그저 제 사는 세상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듯이 없는 듯이 그냥 그렇게 제 나름대로 사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어느 쪽도 서로가 서로를 영 모르고 사는 것 또한 아닐거라… -동인시집 <겨레와 시/도서출판 정경 1995> 지금은 이 나라에 살지 않는 선배의 시를 다시 음미해 본다. 시인은 다시 이 나라에 돌아오지 않겠노라 울분을 토하며 떠나갔다. 시는 지리멸렬해서 시를 살고자 하는 시인보다는 시를 입고 퍼포먼스 하는 이들이 승하다. 이 시는 시의 본연을 보여주는 시라 생각된다. 시 앞에 엄숙해지 기가 참 오랜만이다. /조길성 시인
2015년 완공 예정인 동탄2신도시엔 11만5천여 가구, 28만5천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산시 인구가 20만여명이고 동두천시가 9만7천여명, 과천시가 7만여명에 불과하다. 웬만한 소도시보다 인구가 많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인구 순위 16위인 군포시가 28만6천여 명이므로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내 중간급 도시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동탄2신도시엔 잘 갖춰진 도시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히 교통인프라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GTX)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에 본격 들어가며 올해 12월까지 기본계획을 고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동탄 간 GTX는 삼성~동탄 37.9㎞ 구간에 동탄·용인·성남·수서·삼성역 등 5개 역사를 신설하면서 수서~동탄 구간은 공용선로로, 삼성~수서 구간은 광역급행철도 전용선으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강남(삼성역)까지 20분에 접근할 수 있어 지역주민의 교통편익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런데 화성 동탄2신도시와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 건설이 불투명해지거나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교통부의…
인천시 연수구와 수원시가 모처럼 큰상을 받았다. 안전행정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연수구는 전국 자치단체 중 1위인 종합대상을, 수원시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잘사는 내 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이 보람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번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은 지방정부간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해서 민주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구현한 우수 지자체에 대해 시상하는 것으로서, 전국 188개 지자체가 신청했으며 금년 7월부터 10월까지 서면과 현지실사,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기관을 선정했다. 연수구는 2011·2012년 2년 연속 지방재정분야 생산성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것이어서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상의 선정기준이 일반행정·지방재정·지역경제·생활환경·문화복지 5개 분야에 대한 효율성과 효과성을 바탕으로 한 것을 놓고 볼 때 의미 또한 매우 크다. 그 중에서도 일반행정 분야의 총예산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최대한 낮춘 공적은 칭찬받을 만하다. 공무원 증원 억제를 통한 인건비 축소로 조직과 인력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졌고, 덕분에 재
‘겨울이 오기 전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지난 여름부터 노래를 부르듯이 되뇌었던 말이다. 지금 사는 집은 35년이나 족히 된 아파트로 재건축 예정지이다. 거의 모든 배관마다 녹이 슬어 온수에는 녹물이 섞여 나오고, 난방도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한여름을 제외하면 늘 겨울이었으니, 그 겨울은 너무도 길고 또 깊었다. 온 식구가 집안에서 내복에 파카를 입고 덧신을 신으면서 다소 과장을 하면, 입김을 불며(?) 살았다. 다시는 그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칼럼이 게재되는 날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철의 전형적인 이사를 선택한 셈이다. 이사하는 날짜가 정해지니 이삿짐 정리가 시작되었다. 그 일은 결국 버려야 할 것과 가지고 갈 것의 구분에 대한 판단의 연속이었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재활용 업체에 연락해서 치우고, 이사를 다니면서 풀어놓지 못한 채 따라다니던 짐을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 선조들의 지혜로운 이사 조선시대 우리의 조상들은 좋은 조건을 갖춘 집을 찾아 이사를 하였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보면 “무릇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