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을 지나는 늙은 선로공/황병승 하늘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오후 빛바랜 작업복 차림의 한 늙은 선로공이 보수를 마치고 선로를 따라 걷고 있다 앙상한 그의 어깨 너머로 끝내 만날 수 없는 운명처럼 이어진 은빛 선로 그러나 언제였던가, 아득한 저 멀리로 화살표의 끝처럼 애틋한 키스를 나누던 기억 보수를 마친 한 늙은 선로공이 커다란 공구를 흔들며 선로를 따라 걷고 있다 황병승 시집 <육체쇼와 전집>/문학과 지성사 선로공으로 일생을 소비한 사내는 선로 위에서 밥을 먹고 선로 위에서 키스를 나누고 선로 위에서 배설을 한다. 지루한 생의 마지막은 어쩌면 끝이 보이지 않을 선로처럼 아득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일생은 길고도 짧은 역사다. 지구에서 보면 혹 긴 것 같기도 하지만 우주에서 보면 그저 소행성을 잠깐 지나치는 순간의 역사다. 태풍처럼 잠깐 지나치는 사건이다. 순간 속에 긴긴 노동과 지루한 사랑과 끝나지 않을 슬픔이 꽉꽉 쟁여져 있다. 순간 속에 팔만 칠천 번의 식사와 이만 구천 번의 배변과 긴긴 각각의 이야기를 만들며 누군가 만들어 놓은 트랙을 따라 걷고 있다. /성향숙 시인
1883년 미국에 다녀온 보빙사(報聘使)가 새로운 문명에 대해 고종에게 보고한다. 그 중에는 큰 충격을 받은 전기에 대해 ‘놀람’과 ‘실용’에 대한 설명과 빠른 도입을 건의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고종은 건의를 받아들이고 바로 전기를 발명한 미국 에디슨사에 전등소 설치를 의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1887년 3월 6일 경복궁의 후원인 향원정 일대에 최초로 전깃불이 켜진다. 127년 전이다. 발전기 굉음과 동시에 켜진 첫 전등불은 16촉광 700개. 촛불 하나가 1촉광도 못되니 당시로는 밤이 낮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생전 처음 본 것이니 부르는 이름도 갖가지였다. 향원정 물을 이용해 발전시킨 불이라 하여 ‘물불’. 오묘하다고 해서 ‘묘화(妙火)’,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고 ‘건달불(乾達火)’, 발전된 뜨거운 물이 고기를 죽인다고 해서 ‘증어(蒸漁)불’, 괴상한 불빛이라며 ‘괴화(愧火)’ 등등. 제2전등소가 설치된 1894년에는 설비용량이 대폭 증가, 16촉광 전등 2천개가 창덕궁까지 밝혀 궁궐이 장안의 명소로서 더욱 이름을 날렸다. 궁궐을 밝혔던 전등불은 1900년 서울 종로거리에도 등장, 일반인에게도 선보였다. 1899년 개통한 전차가 1년 만에 밤…
일찍 찾아온 무더위는 우리를 버겁게 한다. 5월부터 시작된 더위가 6월 초부터 30도를 오르내리더니 7·8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2013년 경기도에서 의욕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사업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사업은 다가오는 2018년 경기(京畿)가 역사에 등장(고려 현종9년)한 지 ‘천년’이 되는 해가 되므로, 천년의 묵은 때를 주민과 함께 일소하고 새천년을 시작하기 위해 5개년 계획으로 2012년에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은 쓰레기를 사랑하자는 내용의 자원순환과 무단투기 근절을 위한 쓰레기와의 전쟁이 핵심이다. 즉, 모든 쓰레기가 헛되이 버려져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으로 자원재활용률을 높이고, 수거와 처리비용이 많이 드는 무단투기를 추방해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비용은 절감해 쾌적한 환경을 이룸은 물론 지속발전 가능한 터전을 만드는 자립형 환경정화사업이다. 이 사업은 깨끗한 환경이 도시 브랜드 가치를 좌우한다는 분위기 조성, 도·시·군의 자원과 정보공유를…
오는 10월 말부터 10일 동안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제10차 총회가 열립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총회는 세계 개신교(정교회 포함)의 축제입니다. 1948년 창립된 후, 현재 140개국에 있는 약 5억7천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하는 349개의 교단들이 회원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지금까지 9차례 있었지만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1961년 인도 뉴델리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공식적인 대표단만 5천 명 넘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대회는 선교 130여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피선교지였던 한국 개신교가 이제 글로벌 교회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투쟁과 고난, 증언과 신앙, 희망과 성장을 세계교회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특히 분단국가로서 60년 동안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도 함께 시도될 것입니다. 이번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가 선정한 주
지난주에 경기도 Y시에서 19세 청소년이 저지른 살인사건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고교를 중퇴한 피의자 S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10대 소녀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후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하였다. 범행 그 자체의 잔인함도 말할 수 없이 충격적이었지만, 범행 후 피의자가 자신의 SNS와 친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 보도되면서 국민들은 더욱 경악했다.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 없어졌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슬픔이란 감정 또한 느끼지 못했고….” 피의자는 범행 후 자신의 SNS에 이러한 글을 남긴 후 자수하였다. 비인격적이고 날로 잔인해지는 우리사회의 청소년 폭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 청소년 폭력에 대한 기사와 보도는 잊어버릴 만하면 재등장하고 반복된다. 청소년 폭력 사건을 접할 때 가장 경악스러운 것은, Y시 살인사건 피의자의 경우처럼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시대 아이들에게 번져 나가는 이 도덕 불감증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하는가? 또한 그런 아이들이 왜 우리 사회에 이처럼 늘
경기도가 독립야구리그 출범을 본격적으로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10구단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약속했던 사업이다. 독립야구리그란 프로 팀에 입단하지 못했거나 탈락한 선수들로 구성된 독립야구단이 뛰는 리그를 일컫는다. 도 체육과 내에 지난 5월 신설된 스포츠산업계에서 독립야구리그 창설방안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고 한다. 도의 기본 구상은 인구 40만 이상 도시에 연고를 둔 독립야구단을 창설해 2015년 리그를 발족시키는 것으로 돼 있다. 도는 연구 용역을 통해 기업참여여건 마련 방법, 리그 운영방식, 다양한 수익모델, 사회공론화 방식 등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이미 공약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진하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봐도 후자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무엇보다도 독립구단 창단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야구시장은 프로구단의 운영조차 감당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투자해 독립야구단을 창단할 기업이 나올 리 만무하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가 모든 경비를 지
4대강사업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예상된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는 입도 뻥끗하지 못했던 여당인사들과 일부 언론들도 기다렸다는 듯 4대강을 성토하고 나섰다. 감사원조차도 그랬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11년 1월 4대강 1차 감사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던 감사원의 발표는 그 후에 달라졌다.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직전인 2013년 1월에 실시된 2차 감사에선 뭐라고 했는가? 불과 2년 만에 같은 입으로 상반되는 말을 뱉어냈다.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잘 잊고 잘 용서해주는 국민들이라지만 겨우 2년 만에 ‘문제점이 없다’는 말을 잊었다고 생각하는지. 더 가관인 것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다. 이달 10일의 3차 감사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사업비 4조 원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그 ‘용기’가 왜 이제야 발휘된 것일까? 과연 감사원 발표를 믿어야 하는 것인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22조원이란 엄청난 예산이 든 4대강 사업은 사업 추진 전부터 국민들의 반대가 컸다. 공사 진행 중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금 당신은 지인들의 슬픔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면 지난 일들을 후회하게 마련이다. 더 잘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늦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후회 없이 사랑을 주고받자. 얼마 전 대학원 후배의 모친상을 다녀왔다. 벌써 그와 인연을 맺은 지 22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지나갔다. 세월을 돌아보면 아쉬움과 기쁨, 추억이 묻어나게 마련이지만 후배를 처음 접한 것은 그의 동생 때문이다. 필자보다 열한 살이 적은 그의 동생은 통신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필자는 그 통신사에 방문했다가 친절함에 반해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이후로 그는 1년 혹은 2년에 한 번 꼴로 필자에게 자신의 근황을 전해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친남매처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어느 해이던가? 회사를 그만둔 그는 식당을 운영했고, 필자는 지인들과 함께 그 식당에 방문하면서 그의 어머님과 오빠들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그의 집안은 넉넉하지도 않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그의 작은오빠는 필자가 다닌 대학원의 후배가 되었고, 큰오빠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서 방황해야 했다. 일찍이 아
지난 3년 시민 소통·참여 시정 주력 교육환경·도심 교통 개선 전국 첫 노인건강센터 개관 시설확충·취약층 보호 주력 세계적 기업 市에 보금자리 대기업 복합쇼핑몰 조성 등 투자유치 MOU 체결 활발 도시공사 설립, 개발 본격화 남은 1년 주민 숙원사업 추진 착착 랜드마크 백운밸리 박차 고천지구 사업재개 등 총력 민선5기 3년 김 성 제 의왕시장, 명품 창조도시 조성 성과·계획 “교육과 복지 분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특히 도시개발사업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민선5기 취임 3주년을 맞은 김성제 의왕시장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의왕시의 랜드마크가 될 백운지식문화밸리와 장안지구조성사업을 착공하고 글로벌인재센터 조기 건립을 통해 교육으뜸도시로서 기반을 공고히 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과밀억제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규제로 인해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이 미약한 한계를 극복하고 수도권의 명품창조도시로 도약하는데 목표를 두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시는 2011년 5월 도시공사를 설립해 사업을 준비한 결과 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