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독립야구리그 출범을 본격적으로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10구단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약속했던 사업이다. 독립야구리그란 프로 팀에 입단하지 못했거나 탈락한 선수들로 구성된 독립야구단이 뛰는 리그를 일컫는다. 도 체육과 내에 지난 5월 신설된 스포츠산업계에서 독립야구리그 창설방안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고 한다. 도의 기본 구상은 인구 40만 이상 도시에 연고를 둔 독립야구단을 창설해 2015년 리그를 발족시키는 것으로 돼 있다. 도는 연구 용역을 통해 기업참여여건 마련 방법, 리그 운영방식, 다양한 수익모델, 사회공론화 방식 등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이미 공약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추진하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봐도 후자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무엇보다도 독립구단 창단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야구시장은 프로구단의 운영조차 감당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을 투자해 독립야구단을 창단할 기업이 나올 리 만무하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허민 구단주가 모든 경비를 지원하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다. 어느 일반 기업이 연간 최소 15억원가량 들어가는 야구단을, 수익모델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창단할 수 있겠는가.
현재 프로야구 2군리그인 퓨처스리그마저도 일반 대중의 무관심 속에 진행된다. 이런 판에 독립구단리그를 관람하러 찾아갈 관객 수요가 과연 얼마나 될까. 기업들이 외면하는 독립구단을 지자체가 적극 나서 창단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독립구단들이 생겨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경기장을 확보할 수조차 없다. 현재 도내에서 제대로 된 야구경기가 진행될 수 있는 잔디구장은 수원야구장이 유일하다. 맨땅 경기를 해야 하는 구장까지 합하더라도 20개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 구장은 유료 입장객은커녕 무료 입장객도 들어갈 자리가 마땅찮다.
도는 아까운 연구용역비 날리기 전에 일찌감치 방향을 선회하는 게 낫다. 도의 시의 정책 방향은 고교 야구 이하 리틀 야구의 저변을 먼저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사회인 야구 경기장을 크게 늘리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독립구단보다 야구의 저변 확대가 먼저다. 10구단에 뛰어든 KT도 현실에 걸맞은 대폭적인 지원책을 통해 저변확대에 함께 힘을 쏟을 의무가 있다. 도와 시와 KT는 독립야구리그보다 도내 구장수를 얼마나 늘려나갈 것인지, 학교와 아마 야구를 어떻게 전폭 지원할 것인지 청사진을 빨리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