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점심 /엄승화 꽃이 만발하면 함께 먹자구요 그러면 무섭도록 정이 들어요 덩굴꽃이 담장을 넘으면 미울 지경이에요 오 오 탄식하며 주저앉아 울어요 물이 든 길을 걸어 오르면 당신의 간소한 식탁이 가장 화려해요 무엇보다 당신의 발놀림이 음악이어서 가난한 어깨 무거운 줄도 몰라요 푸른 것을 씻고 붉은 것을 그 위에 놓아 나르는 당신은 요술을 부리지요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입 속에서 소리를 내며 탁탁 꽃이 터지고 있어요 간소하지만 사랑이 있어 화려한 식탁, 가난하지만 사랑이 있어 가벼운 어깨, 꽃이 만발한 봄날 사랑하는 이와의 아, 무섭도록 정이 드는 식사.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며 탄식하는 이여, 울어도 괜찮다. 입 속에서 꽃이 터지는 그 설렘, 꽃이 만발한 봄날의 점심, 상상만으로도 아름답다. 아름다워 슬프고 슬퍼 아름답다. 머지않아 기다리는 이가 음악처럼 오리라. /조길성 시인
요즘 우리사회의 자살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자수는 2003년을 기점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추월하여 불행히도 OECD가입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IT 세계강국 1위인 나라, IQ지수 1위인 나라. 하지만 학교폭력이 자살원인 7위인 나라 역시 대한민국이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앨프레드 알바레즈가 쓴 ‘자살의 연구’에서는 자살이란 결국 치명적으로 불발된 ‘구조의 외침’이라고 설명한다. 자살은 자살자 사건의 행위에 다름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철저히 자살자가 속한 사회의 부조리와 고통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과 20~30대의 자살은 심각한 수준으로 속수무책인 재앙수준인데, 자살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여 10~30대 사망원인의 1위가 자살일 정도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자살자를 모집하고 방법까지 알려주는 사이트가 공공연한 게 현실이고, 자살포기를 다시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살을 결행하는 모임도 있다니 실로 모골이 송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사회적 인사나 연예인의 자살은 가뜩이나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그동안 참 답답했다. 수원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이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생태교통 수원 2013’은, ICLEI(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와 유엔 HABITAT(인간주거계획) 등과 오는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행사다. 이 기간 동안 주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자전거 등 무동력·친환경 동력수단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생활하는 과정을 기록하게 된다. 전 세계 최초로 열리는 이 사업은, 가장 역동적인 국가가 한국이라는 점을 감안해 특히 수원이 역사와 관광 등 모든 것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결정을 보게 됐다고 한다. 물론 이 행사는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생태교통 기간 동안 숙박문제며 주차문제, 공연, 자원봉사 등은 공무원들만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 고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 주민추진단 부단장 황현노씨는 “처음에 시에서 이곳이 생태교통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었다고 할 때만…
정부가 포괄적인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린 데 이어 나온 비상한 조처다. 지난달 28일 대통령 주재 경제정책점검회의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크게 낮춘 ‘2013년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한 지 나흘만이다. 어제 오후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은 한마디로 부동산 시장을 되살려 성장 동력을 회복시키겠다는 고육책 같아 보인다.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했다고 할 정도로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가시적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번엔 손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기존 투기 규제조치도 일부 완화됐다는 점이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금은 올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은행 자율에 맡기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로 높인다는 것이다. 그만큼 주택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1천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는 점 때문에 대출 규제 완화에 신중을 기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지 않는 한 경기침체 국면에
어느 곳이건 어진 이, 호걸, 똑똑한 인물, 박식한 자가 없는 마을은 없다. 반대로 어느 곳이나 남의 잘못을 들춰내기 좋아하고 남의 착한 일은 덮어 두고자 하는 자도 없는 곳이 없다. 그러니 그곳에 가거든 반드시 어진 이에게 물어 스스로 찾아가고 박식한 자는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또 남의 잘못을 들춰내기를 좋아하는 자, 남의 善(선)을 덮어 두고자 하는 자는 잘 보아 관찰해야 한다. 소문만 듣고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 무릇 듣는다는 것은 눈으로 직접 보느니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보는 것은 손으로 변별해 보는 것만 못한 법이다. 사람이 처음 벼슬길에 나서는 것은 마치 캄캄한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한참을 지나야 방안의 물건이 보이기 시작하는 법. 그 다음에 눈이 밝아지면 다스림은 행해지게 마련이다. 어떤 단체나 직장 또는 가정에서 주위를 어지럽히고 일거리를 만들고 심지어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일들을 보게 된다. 살펴보면 모두가 사회생활의 기본적 예의가 갖춰지지 않고 고전을 통한 자기 수양의 부재에서 일어나는 것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교양이라는 것은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힘들게 익혀야만 담겨지는 것
그리스 로마 신화에 머리가 9개 달린 괴물 히드라를 헤라클레스가 물리치는 이야기가 있다. 이 괴물은 머리 하나를 자르면 다시 2개가 솟아나고, 죽음을 모르는 가장 강한 머리 하나는 잘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조카의 도움을 받아 머리를 자른 곳을 불로 지져서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근원을 제거하였다. 마지막 불사의 머리는 거대한 바위로 깔아 뭉개버렸다. 대통령께서 얼마 전 손톱 밑 가시 뽑기는 히드라의 머리를 자르는 일처럼 하나를 뽑으면 또 나오기 때문에 아주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공무원들에게 주문하였다.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는 불합리하고 황당한 규제들을 찾아 철저히 제거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독일은 우리가 말하는 손톱 밑 가시 뽑기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히드라 사례도 독일정부의 2011년 규제활동 연차보고서 서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독일정부는 규제 하나하나를 지키기 위해 드는 정부와 민간의 비용을 계산해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간 25%에 해당하는 약 125억 유로(한화 17조5천억원)를 줄이도록 계획을 세우고 국가규범통제위원회에서 철저하게
수원보훈지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재가복지 대상자를 위해 자원봉사단체를 활용한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 한가지 행보로서 업무협약으로 맺어진 한화갤러리아 자원봉사단은 매월 첫 화요일을 자원봉사 방문의 날로 정하고 독거어르신댁으로 방문해 가사서비스등의 노력봉사를 한다. 이에 따라 지난 1월에는 수원지역의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댁을 방문해 보훈섬김이와 함께 집안 구석구석 청소해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렸다. 한 어르신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돌봐주니 고맙다”고 따뜻한 말을 전했다. 한편 수원보훈지청은 재가대상자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계속적인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자원봉사단체를 활용한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는 수원보훈지청은 여러 계층이 참여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도란도란 자원봉사 릴레이’로 명명하고 한화갤러리아 기업의 자원봉사자들과 학생으로 구성된 나라사랑 보훈앞섬이와 각각 연계해 일주일 단위 릴레이 형식으로 매월 지속적으로 재가복지 대상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에 3월 첫 주에는 용인의 한 대상자를 방문한 한화갤러리아 자
조선 최고의 개혁 군주인 정조의 ‘얼’과 ‘효심’을 되새기며 수원화성을 돌아 본다. 서장대에 올라 주변을 ‘휙’ 둘러보니 맑은 하늘 아래 보이는 수원시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엄한 성곽의 위엄이 한층 돋보인다. 수원 화성 내 마을을 둘러보고 장안문에서 창룡문을 거쳐 팔달문으로, 다시 화서문으로… 곳곳에 끊기는 길이 있어 못내 아쉽지만 오히려 성내 마을 사람들의 현재 삶을 둘러볼 수 있어 더 좋은 기회다. 총 둘레길이 5.74Km 안에 200여년을 유지해 온 우리들 생활 터전의 내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화성문화재단과 경기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9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화성돌기’행사가 지난 30일 수원 화성 행궁광장에서 열렸다. 세계문화유산을 통해 민족의 얼을 느끼고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한 이번 행사에는 1만5천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가족·친구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푸짐한 경품으로 즐거웠던 이번 화성돌기 행사를 다시한번 사진으로 느껴보자. /사진=특별취재반 세계문화유산의 위용 까르르&hellip
4월 1일이 되면 각 언론사는 기사의 사실 확인을 위해 눈에 불을 켠다. 사실 확인이 주업인 언론사지만 이날은 더욱 오보(誤報) 방지에 목숨을 건다. 특히 해외소식을 다루는 외신부는 “눈에 확 들어오는” 뉴스일수록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4월 1일이 만우절이기 때문이다. 만우절이면 피해를 주지 않는 ‘하얀 거짓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서양에서 시작됐기에 우리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발(發) 하얀 거짓말이 대박을 친다. 평소 근엄하고 정론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국영방송 BBC는 이날만큼은 대놓고 거짓기사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지난해는 웹사이트 톱기사로 ‘The Earth has exploded, killing everyone’ 즉, 지구가 폭발해 인류가 멸망했다는 기사로 지구인들을 대경실색케 했다. 만우절은 가벼운 거짓말로 상대를 속여 즐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검은 거짓말’은 피해자를 만든다. 2003년 국내 공중파 방송과 뉴스생산업체들이 4월 4일자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총격으로 피살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곧 언론사들은 이 같은 사실이 만우절의 가짜기사에 낚인 것을 알고 오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