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사회의 여러 현상 중 노인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가 현대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치매 노인수 또한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현재 국내 65세 이상 치매 노인 인구는 약 56만5천명으로, 2020년 79만, 2025년에는 1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치매 인구의 증가 추이도 노인수 증가 폭과 유사하여 20년마다 거의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2050년에는 5가구당 1명씩 치매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동기인 친구는 치매를 앓는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그런데 일하러 밖에 나가 있는 동안에는 노심초사 어머님 걱정을 아니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치매는 이렇듯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우울증에 시달리고, 심하게는 살인과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는 기사를 간혹 접하게 된다. 현재 광명시에서는 치매환자들을 위해 치매선별검사, 치매치료비 지원, 치매 조기검진비 지원, 희망자에 한해 치매 인식표 보급, 연 2회 치매 가족 모임 등을 시행
습도는 우리가 마시는 물 만큼이나 중요하다. 적당한 습도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쾌적한 실내 환경도 만들 수 있다.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이나 다른 요인으로 인해 적절한 습도를 공급하는 장치가 바로 가습기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안정성을 믿지 못해 제품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자연 증발식 가습기가 일본 NHK 아침 방송에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어 주목된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소재한 벤처기업 ㈜가이아모(대표 이만희)는 지난 2006년부터 자연 증발식 가습기를 일본에 수출하는 전문기업이다. 수출 규모가 연 10억원 내외로 크지 않지만 사원 수 4명에 불과한 소기업 제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7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만희 가이아모 대표(58)는 “우리나라보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앞서 경험한 일본시장에서 가이아모 제품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꾸준한 수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기가 필요없는 자연 가습기 가이아모가 개발한 자연 증발식 가습기는 항균필터가 물을 빨아들여 공기 중에 증발시키는 방식이
엊그제 발생한 일부 방송사와 금융기관 해킹 사태의 충격이 여전하다. 견고하리라 믿었던 전산망이 허망하게 뚫린 반면 뭐 하나 시원하게 밝혀지는 게 없다. 해커는 누구인지, 의도가 뭔지, 피해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이것으로 끝인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다. 일부 민간업체가 나서서 몇 가지 기술적인 공격방식을 밝혀낸 게 고작이다. 범행수법이야 머지않아 드러나겠으나 누가 왜 어떻게 저지른 일인지 정확히 밝혀내는 데는 최소 3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과거 경험했듯이 진범을 끝내 못 밝힐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북한 소행이라는 추정이 제시됐다. 당일 저녁에는 아예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단정하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후즈후’라는 해커 단체가 자기들 짓이라는 증거를 남겼지만 가볍게 무시됐다.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이 이 같은 대규모 해킹을 감행할 동기와 수단을 가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북이 체계적으로 해커를 양성하고 있고, 대규모 사이버전 부대를 운용하는 게 사실이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부 언론에 대해 위협적 언사를 쏟아낸 적도 있다. 그러나 북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아직까지 포착되
1995년 부활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바람을 뚫고 무소속으로 수원시장에 당선된 고 심재덕씨. 그는 다음 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정당공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국회에서도 이 주장을 계속했다. 물론 정치권의 반응은 마이동풍이었다. 소수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만 그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 여야 대통령후보 공약엔 심 전 시장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됐다. 정치권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정당 공천제의 폐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알고도 모른 척 했던 이유는 뭐 굳이 여기에 쓰지 않아도 독자들이 잘 알 터이다. 그리고 드디어 새누리당이 오는 4월 24일 재보선 때부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공식발표했다. 새누리당 공심위원장인 서병수 사무총장이 19일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오랜만에 정치가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다. 이와 관련해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이하 의장협의회)도 새누리당의 공식 발표 내용에 적극 환영을 표시했다. 사실 지방선거는 그동안 정당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의장협의회의 성명서에
遠水不救近火(원수불구근화)는 먼 곳에 있는 물로는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가 없다는 뜻으로, 한비자에 있는 말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먼 월나라에서 사람을 청한다면 월나라 사람이 아무리 헤엄을 잘 친다 해도 이미 늦고, 또한 집에 불이 난 경우 발해와 같이 먼 바다에서 물을 가져와 끄려 한다면 바닷물이 아무리 많다 해도 역시 늦다 하였다. 먼 나라의 유래가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느끼고 일어나는 일 가운데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웃에 살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며 그런 과정에서 정분이 깊어지고 친분이 생겨 서로를 찾게 돼 도움을 주고받기가 쉽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 법이다. 遠交近攻(원교근공)이란 말이 있는데, 가까이 있는 나라는 공격하고 멀리 있는 나라와는 손을 잡는다는 의미다. 물론 외교적인 고도의 술책을 말하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공간인 아파트 생활 모습을 볼 때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주민 모두가 이웃이라 말할 수는 없는데길흉사엔 더욱 그렇다. 우리 주거생활의 현주소다. 그러니 이웃사촌이란 말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취임사는 모두에게 벅찬 기대감을 안겨 주었다. 박 대통령은 국정 방향으로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을 제시하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국정과제를 함께 풀어갈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국회에서도 높은 윤리 의식과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가를 먼저 집중 검증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문제는 정치 공백 현상이 지속되면서 삼고초려로 찾은 인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출발도 하기 전에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 답답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이 뛰어난 능력자라도 부정·불의하거나 탈법·편법으로 재산을 증식하였다면 일단 결격사유로 봐야 마땅하다. 선량한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구태정치 타파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정당의 쇄신 의지를 엿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부당하게 부를 누리는 것이기에 대통령의 진솔한 3대 국정 방향에 따른 140개의 국정 과제를 실천하려면 우선 윗선부터 깨끗해야 하며, 모든 공직자야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지난 16일 새벽,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에서 미군병사와 한국인 사이에 흉기를 휘두르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충격으로 와 닿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동두천에 살면서 많은 미군 관련 사건사고를 접했기에 ‘아, 또 한 건 일어났구나’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1950년대 미군이 동두천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시 면적의 42%를 차지하고 미군기지는 치외법권지역이 됐다. 한국인이 미군기지를 출입할 때는 주민등록증이 아닌 또 다른 출입증(일명 패스)이 있어야 하고 미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군기지 주변 보산리에 소위 기지촌이 형성되면서 경기호황을 누렸던 60~80년대에는 돈을 벌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매일 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 속에 보산리는 미군과 한국인들이 섞여 술에 젖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해 폭력과 마약, 성범죄, 살인, 절도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연일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미군기지 앞에 모여 머리띠를 두르고 현수막을 든 채 구호를 외쳤지만 시간이 지나면 묻히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주둔군협정(SOFA)이란 초헌법적인 지위가 한 몫 한다는 사실은 대
미국의 슬럼가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나이의 이야기다. 아들을 낳고, 예쁜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몄다. 거기에 어린 시절 꿈꾸었던 고급 ‘스포츠카’까지 손에 넣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하루는 멋진 스포츠카가 자리 잡은 주차장으로 들어오면서 보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스포츠카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가가니 자신의 드림카를 못으로 긁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욱 하는 성질’에 이성이 마비된 사나이는 주차장에 비치된 정비용 렌치를 집어 들고 어린 아들의 손을 내리쳤다. 정신을 차리자 아들의 손은 유혈이 낭자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은 장애를 입었다.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저주하며 집으로 돌아온 사나이 앞에 스포츠카가 눈에 띄었다. 아들의 낙서를 읽은 사나이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포츠카에는 거친 못 자국으로 ‘I love daddy(아빠 사랑해요)’라고 쓰여 있었다. 이상은 네티즌 사이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의 요약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분노조절 실패가 가져온, 되돌릴 수 없는 결과의 참담함을 표현한다. 분노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장애인으로…
석양 /김충규 거대한 군불을 쬐려고 젖은 새들이 날아간다 아랫도리가 축축한 나무들은 이미 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매운 연기 한 줌 피어오르지 않는 맑은 군불, 새들은 세상을 떠돌다 날개에 묻혀온 그을음을 탁탁 털어내고 날아간다 깨끗한 몸으로 쬐어야 하는 맑은 군불, 어떤 거대한 흰 혀가 몰래 천국의 밑바닥을 쓱 핥아와 그것을 연료로 지피는 듯한 맑은 군불, 숨 막힐 듯 조여 오는 어둠을 간신히 밀쳐내고 있는 맑은 군불, 그곳으로 가서 새들은 제 탁한 눈알을 소독하고 눈 밝아져 아득한 허공을 질주하면서도 세상 훤히 내려다보는 힘을 얻는다 출처- 『아무 망설임 없이』 / 문학의 전당 2010년 붉게 물든 석양을 군불로 본 시인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지친 것들을 잠시 불러들이는 군불, 젖은 것들을 말려 주는 군불, 어머니 같은 군불, 강물 같은 군불, 사랑방 같은 군불, 탁한 눈알을 소독하고 다시 힘을 충전하는 생성의 시간이다. 공원을 돌던 여자도 강아지도 군불을 바라보고 정면으로 서서 서쪽 하늘을 오래 응시한다. 그러면서도 몇 발짝 자리를 내어주며 손짓하는 열려 있는 시간이다. /박홍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