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 재벌은 ‘외계인’이다. 재벌은 1960년대 이후 외국차관과 수입물자 배정 등의 특혜로 탄생했다. 이후에도 각종 특혜를 받으며 공룡으로 성장한 재벌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치외법권’을 누리는 ‘귀족’으로 변신했다. 이제는 정치권을 향해 “정권은 유한하지만 재벌은 영원하다”는 말로 협박마저 서슴지 않는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재벌인 오너 2세와 3세들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5공자’, ‘7공자’로 불리며 자기들끼리 이너서클을 만들어 연예인과의 염문, 해외도박, 마약 등으로 수많은 물의를 일으켰다. 단지 핏줄 때문에 오너 자리에 앉아 손가락 하나로 직원들의 생사를 가르고, 검은 장갑을 낀 채 아들을 때린 이를 납치해 폭력을 휘둘렀다. 심지어 직원을 몽둥이로 패고는 ‘매값’이라며 수천만원의 수표를 쥐어주는 태생적 한계를 보였다. 오너 2, 3세는 태어나면서부터 은수저를 물고 나와 거칠 것 없는 인생을 살아온 탓인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잣대가 다르다. 세상은 능력 있는 사람이 우대받고, 법은 공평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단, 자신들은 제외하고. 요즘 법원 때문에 재벌 오너들이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비싼 변호사를 선임하면 웬만한 문제는 ‘경제에 기
渡易水 역수를 건너며 -荊軻형가 風蕭蕭兮易水寒(풍소소혜역수한) 바람은 쓸쓸하고 역수(易水)는 차구나 壯士一去兮不復還(장사일거혜불부환) 대장부 한번 떠나면 다시 오지 않으리 探虎穴兮入蛟宮(탐호혈혜입교궁) 호랑이 굴을 찾아서 이무기 궁으로 들어가네 仰天噓氣成白虹(앙천허기성백홍) 하늘을 우러른 외침이 흰 무지개를 이루었구나 형가는 협객이나 자객의 대명사로 불린다. 자기를 믿어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불사하는 충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연나라 사람으로 진시황을 암살하고자 태자 단의 부탁으로 장도에 오를 때 읊은 시이다. 얼마나 비장했으면 곡을 듣는 이들의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겠는가. 끝내 암살에 실패하고 죽임을 당했다. 두 다리가 잘리고도 비수를 던졌으나 기둥에 박히고 만다. 형가라는 이름은 현대인들이 함부로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이름이 되었다. 살아 그런 친구 하나 만나거나 그런 이의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조길성 시인
한겨울임에도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는 매일 무예24기 시범단의 무예 시연이 펼쳐진다. 살을 파고드는 혹한의 악조건 속에서도 시범단은 몸을 아끼지 않고 칼과 창, 그리고 곤방, 월도를 휘두른다. 가히 조선 최고의 무사들로 구성된 장용영의 후예답다. 그런데 이들의 공연을 추위에 웅크린 채 지켜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조선시대 장용영의 무사들처럼 ‘바람으로 머리 빗고 비로 목욕(櫛風沐雨)’하며 무예를 수련한 단단한 무인들이라고는 하지만 이 가혹한 추위에 매일 공연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고난도의 무예를 펼치다보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들이 쓰는 칼과 창, 월도 등은 거의 모두 날이 선 진검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며 공연을 하는 이유는 무예24기가 수원화성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수원의 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무예24기와 수원은 연관이 깊다. 왜냐하면 무예24기가 수록돼 있는 ‘무예도보통지’와 수원화성은 정조대왕의 명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무예24기를 수련한 조선 최정예무사들이 바로 수원화성을 수비하던 장용영 외영 군사들이었던 것
2005년 중앙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사업 지방 이양화 및 재정 분권이 되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 사회복지서비스 행정체계는 차를 갈아타야만 하는 커다란 변화 앞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보편적 복지의 지향, 사회복지 수요 증가, 서비스 요구의 고급화·다양화 등 급변하는 복지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길 안내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지방정부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수적인 조치로 선결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정책에서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복지는 뒷전에 있다. 그 결과, 전문가의 높은 이직률과 함께 전문성의 한계로 사회복지 대상자들에게 양질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함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경기복지재단 연구자료(2009)에 의하면 사회복지종사자 66.3%의 경우 퇴직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그 이유로는 32.0%가 낮은 소득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사회복지종사자들이 노후생활을 대비하는 방법으로 유일하게 국민연금이 65.4%, 또한 23.3%가 경제적 여유가 없어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 전 SBS 스페셜에서는 <리더의 조건>을 방송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기업인 등 리더의 조건에 대해 밝혔다.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개인재산이라고는 1987년 제조된 200만원짜리 자동차 한 대뿐이다. 그는 국가에서 제공한 관저를 거절한 채 원래 살던 농가에 거처하면서, 대통령 월급 중 90%를 기부하고 있다. 몇몇 리더들이 특권을 누리는 것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반면, 그는 특권을 버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신뢰받게 되었다. 미국의 손꼽히는 IT기업이자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인 SAS의 짐 굿나이트 회장은 고객보다 직원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특이한 리더다. 그는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신념하에 모든 직원에게 개인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직원 복지에 막대한 금액을 지출한다. 그 결과, 최근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의 회사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꿈의 복지’를 실천하는 회사가 생겼다. 회사 안에 수영장을 마련한 후, 수영하는 시간도 정규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회 의원의 해외연수는 필요한가? 우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평범한 시민도 견문을 넓힐수록 안목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과 시민의 대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걸맞게 의정을 펴려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수록 좋다. 그래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상상력도 향상될 수 있다. 모든 시민이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왜 이들의 해외연수에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지는가? 그 이유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의원은 대표의 자격이 없는 후안무치한 자들이라 욕을 먹어도 싸다. 경기도의회가 5일 본회의에 상정된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지금까지 툭 하면 불거졌던 관광여행, 골프여행, 게이쇼 관람여행 논란을 일소하고 앞으로는 제대로 된 해외연수를 해보도록 하자는 소박한 제안마저 짓밟은 것이다. 조례안은 이미 운영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외부심사위원 구성 비율과 심의의결 기준 등에서 원안보다 크게 후퇴한 상태였다. 이조차도 못 받아들이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조례안이 왜 발의됐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의원은 자치와 민주주의의 걸림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다 도
최근 우리 사회는 정보화와 글로벌화 등으로 경제활동 기반이 전 세계로 확대되는 반면 출산율 저하로 핵가족과 1인 가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다시 말해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젊은이들의 경우 고령층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게 보편화되면서 독거 또는 부부만 거주하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고령자의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외로움은 사람들과 충분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상황 또는 관계의 부족에서 오는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 상태가 그 원인이다. 콘웰과 웨이트(Cornwell et al, 2009)에 따르면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의 수가 적은 고령자는 일반인보다 심각한 건강의 위협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또한 외로움은 우울증 유발과 함께 생활의지를 저하시키며, 치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고령자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고령층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다. 액티브에이지(ActiveAge,…
동태국 끓이는 저녁 /최기순 부엌 창문으로 내다보는 가로등 둥그런 불빛 속으로 눈이 쌓인다 흩날리는 눈발 속은 아득해서 눈보라 벌판에 까만 점같이 죽은 할머니가 동태 몇 마리 사들고 걸어온다 눈은 펄펄 날리고 동태국은 국솥에서 하염없이 끓고 다시 어린 내가 부엌문에 꼭 붙어 서서 아랫마을 장기 두러 간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온 집안 동태국 끓는 냄새 구수하고 며칠 전 사십구재를 지낸 숙부도 돌아와 장작을 팬다 쭉쭉 찢어놓는 나무의 속살은 푹 익은 살코기 같아 어머니도 생전에 쓰던 자루가 긴 국자를 들었다가 놓는다 출처- 시집 『음표들의 집』 / 2012년 푸른사상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지상의 동태국에서는 김이 오르고 그 사이에 화자(사람)가 있다. 삼중물의 어우러짐이 안전한 구도를 보여준다. 마들렌 과자처럼 동태국 끓이는 저녁이, 칼칼하고 얼큰한 국 냄새가 오래전의 시간과 공간속으로 손을 잡아끈다. 아니 오래전의 시간과 공간이 지금 이 순간 막 도착한 것이다. 그 시공간 속으로 죽은 할머니와 죽은 할아버지와 죽은 숙부와 어머니까지 불러내는 군고구마처럼 달큰하고 따뜻한 저녁이다. 모든 생명들을 살게 하고 연결시키고 집합시키는 음식의 힘은 위대하다.
2전3기, 2009년과 2010년 1·2차 발사실패, 2012년 3차 발사 2번 연기 후 드디어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참여기업 기술진 등 나로호 개발 참여팀들의 피땀 어린, 줄기찬 노력과 우리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신 결과일 것이다. 지금은 우주선진국들의 발사성공률이 90%대이지만 개발 초기에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첫 위성발사체에서는 33.9%의 성공률을 나타냈고, 러시아는 63.1%, 유럽 60% 정도로 다른 여러 나라들도 초기의 우주발사체 개발이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3년 반, 2전3기로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다. 실패의 원인분석을 위해서는 부품 하나하나의 설계와 제작 및 시험과정까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또한 보완을 해 놓고 더 많은 확인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들을 여러 번 수행함으로써 실패로부터 더 많은 것을 체득하였다고 생각된다. 우주기술은 우주선진국들이 이전을 해주지 않는 대표적인 기술로 분류된다. 2000년 초 아리랑위성 2호의 개발 책임자였을 때 위성용 고정밀 광학카메라를 공동으로 개발하려고 미국 회사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