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정과 행위에 변화가 일어나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의 사상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사상에 변화가 일어나려면, 자신의 영적 본성과 그 본성의 요구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의 생애의 각 시기는, 우리가 의식하는, 우리의 의지에 의해 수행되는 행위, 즉 결혼, 취직 같은 것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이를테면 산책할 때, 한밤중에, 식사 중에 떠오르는 사상에 의해 결정되는데, 특히 과거 전체를 통틀어 우리에게 너는 지금까지 그런 행동을 해왔지만 좀더 다른 행동을 하는 편이 나았을 거라고 얘기해 주는 사상에 의해 결정된다. 그 경우 그 뒤의 우리의 모든 행동은 노예처럼 그 사상에 봉사하고 그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소로) 인간이 그 앞에서 발을 멈추는 모든 사상은 그가 그것을 말하든 안하든 반드시 그의 생활을 해치기도 하고 돕기도 한다. 죄악을 피하고 그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모든 죄악의 뿌리는 나쁜 사상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사색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소로) 우리는 돈이 든 지갑을 잃어버리면 아까워하지
가난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책 읽고 글 쓰며 보람 있는 탑을 쌓고자 했다. 수필은 진실을 바탕으로 자기 철학을 실현하는 사람이 쓸 수 있는 문학 속의 문장이다. 삶의 선용(善用)을 추구하는 길이다. 더불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선생님 그림자는 밟아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날도 그랬다. 마음은 조금 무거워도 발걸음은 가벼웠다. 선생님을 만나고자 가는 길은 항시 그랬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멀리 사는 시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다른 분과 함께 고하(古河) 선생님을 찾아가 뵙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며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었다. 진정성이 있어 응하기로 하고 오늘 집을 나섰다. 근래에 선생님이 낸 시집을 신문 신간 소개에서 읽었던 터라 서점으로 가 시집을 사가지고 선생님이 계시는 고하문학관으로 갔다. 뒤에 온 C 시인은 ‘선생님께서 요즘 시집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한 권 얻고자 했다. 선생님은 출판사에서 몇 권 주었는데 다 나가고 우편으로 보낸 책이 되돌아온 게 몇 권 있다고 하시며 난감한 표정이었다. 순간 서둘러 식사하러 가시자고 하여 모시고 차를 타고 가는데 한 생각이 떠올랐다.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어느 날 안00 시인에게 전화를 걸어 “
- 홍기문의 질문 이게 무슨 말일까? “조선의 역사가들은 은(殷)의 기자(箕子)가 조선으로 온 것을 거부하기에 골몰한 데 부사년(傅斯年) 등 한토(漢土)의 청년 학자들은 은이 조선 내지 만주의 이족(夷族)과 동족임을 증명키에 급급하다.” 홍기문(洪起文)이 그의 《조선문화총화(朝鮮文化叢和)》에 남긴 글이다. 그는 《림꺽정》의 작가 벽초(碧初) 홍명희(洪命熹)의 아들로 훗날 아버지와 함께 북에서 머물러 《조선왕조실록》 번역 작업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조선역사문법연구》라던가 훈민정음에 대한 연구서인 《정음발달사》와 같은 저작은 훗날의 학자들에게도 뛰어난 평가를 받게 된다. 이들 부자(父子)가 북에 있게 된 까닭은 1948년 4월 19일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연석회의와 관련이 있다. 분단과 전쟁을 가져올 남과 북의 단독정부 수립을 막기 위한 회의에 김구와 김규식을 따라 참여한 뒤 그대로 그곳에 있게 된 홍명희가 큰아들 기문에게 평양으로 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미군정의 정책은 이미 친일세력을 기반으로 한 정치구도를 짜나가는 판이었으니 독립운동을 하고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이들이 설 곳은 날로 좁아지고 있었다. 미국의 냉전정책이 구(舊) 파시스트세력과 손을 잡고…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에 이어 아마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와 같은 미국산 글로벌 미디어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의 눈길을 잡기 위한 무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닥치는 대로 데이터를 끌어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그저 그런 상업 광고와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유사 정보가 ‘사람사는 이야기’를 압도한다. 유튜브에 한번 들어가면 꼬리를 무는 ‘핫한’ 영상을 보느라 늪에 빠진 듯 정신 줄을 놓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뉴스나 정보 검색, 쇼핑과 관련이 있는 포털과 손절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 보인다.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중독 상태라는 진단도 있다. 사실 다수의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것이 ‘미디어 제국’의 목표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기나 유튜브같은 플렛폼, 각종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그 곳에서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설계되었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불필요한 이용을 자제하려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스크린 반대편에서 우리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자제력을 무너뜨리는 것이 임무이자 직업인 수천 명의 천재 전문가를 상대로 전투
진정한 생명은 시간과 공간 밖에 있다. 그러므로 죽음은 이 세상에서의 생명의 현상을 바꿀 수 있을 뿐, 결코 생명 자체를 멸망시킬 수는 없다.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음이 있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고,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죽으면서 자기가 멸망하지 않음을 아는 사람은 영원히 존재를 유지한다. (노자) 나는 현존하는 모든 종교를 믿지 않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의 전승과 교육의 영향에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의심 받을 이유가 없다. 나는 평생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깊이, 우리의 삶의 법칙에 대해 생각해 왔다. 나는 그것을 인류의 역사와 나 자신의 의식 속에서 탐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흔들리지 않는 신념에 도달했다. 즉,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생명은 원래 영원한 것이어야 하며, 늘 그 자리에 있으며 변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생명의 법칙이라는 것, 내 안의 모든 능력과 모든 사상, 모든 요구는 실천을 통해 살려야 한다는 것, 우리 안에는 우리가 세상살이에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사상과 동경이 있다는 것, 우리 안에 있는 그러한 동경은 우리의 감성을 통해 그 출처를 확인할…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은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공이 있는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함으로서, 그들의 공로에 보답을 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현충일과 6·25가 들어 있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는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좋은 나라로 가꿔나가야 한다. 보훈대상은 독립유공자, 참전용사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발전, 공무 수행 중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의 보호 등을 위해 희생되거나 공헌하신 분들이다. 2021 P4G 서울 정상회의가 2021년 5월 30일~31일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가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첫해인 2021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이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는의 약자로서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의미합니다. P4G는 정부기관과 더불어 민간부문인 기업·시민사회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여 기후변화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
복제 양 돌리의 탄생에 이어 복제 인간 이브도 탄생했다. 복제라는 것은 복사기에서 같은 문서를 10장 20장 복사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복제는 인간이 똑같다는 데 두려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한동안 이러한 이야기는 잊혔는가 했더니 외신 보도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잘생긴 대졸자 정자 팝니다.” 새벽 광고 3시간 만에 완판 되었다고 하니 수요자가 많다는 사실에 놀랍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독신 여성이나 레즈비언 커플들을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아이를 가지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는 기사가 영국의 가디언지와 비슷한 내용의 글이 뉴욕타임즈와 영국 데일리메일이 다루고 있다. 판매 사이트에 등록된 명단에 “남성은 수백 명인 데 비해 여성은 1만 4000명이며 미국에선 정자 기증으로 태어나는 아기가 연 3만~6만 명에 달한다”니 인간의 존엄이 무너지는 것 같다. 사람을 집안의 애완동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될까봐 염려된다. 애완견도 며칠씩 대여하는 곳도 있다던데 앞으로 아이도 며칠씩 키우다가 싫으면 도로 갖다 주는 그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자도 100~200
인간의 거의 모든 지식은 노동하는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의 게으름을 거들고 그것을 장식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배반하는 삶을 살아온 현대인들은, 바로 그러한 삶이 가장 참된 삶이라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설득하려 한다. 현재, 문화라고 불리고 있는 것, 즉 학문, 예술, 온갖 형태의 진보와 발달은 모두 인간의 정신적 욕구를 기만하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어린이가 어른을, 어리석은 자가 지혜로운 자를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듯, 굶주린 군중이 생활필수품도 없어서 쩔쩔매고 있을 때 몇몇 사람들이 사치품에 싫증내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루소) 식인(食人)의 시대에는 강자가 약자를 먹었다. 단적으로 말해 약한 자의 살을 먹었다. 그 뒤 온갖 법률이 정해지고 온갖 학문이 발달했지만, 무자비한 강자는 오늘날까지 여전히 불행하고 힘없는 약자들을 착취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그 살코기를 먹지 않고 그 피를 마시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자를 곤경과 궁핍에 빠뜨리면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가혹한 노동으로 몸을 망쳐가면서 한평생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생하고 있
내가 진료하는 한의원의 이름은, 말하자니 좀 쑥스러운데, 어느 작명소에서 지었다. 나의 진료공간을 시작한다는 두려움반 설레임반으로 소개받은 작명소를 찾아 작명해주는 분이 제안한 이름 여럿 중에서 부르기 쉬워보이는 ‘다강’으로 선택하였다. 생소한 조어라 그런지 개원하고 다강이라는 한의원이름의 뜻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럴 때 “‘많을 다(多)’ ‘편안할 강(康)’ 으로 ‘강’자는 건강에서의 강자예요. 몸도 마음도 자신도 주변도 두루두루 다 편안하고 건강하라는 뜻이랍니다.” 라고 설명하면 정말 한의원 이름답다고 하며 끄덕끄덕했던 분들의 기억이 지나간다. 우리말에서 건강이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탈이 없고 튼튼함, 또는 그런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굳세고(健) 편안함(康)으로 정신과 신체가 튼튼하고 온전할 때 탈(어려움,고통)없이 편안하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는 한의학에서 정기가 튼튼하면 병이 오지 않는다.(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의 온전함에 중심을 두는 관점이 언어에도 스며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영어에서는 건강(health)는 질병의 부재(absence of illness)로 정의되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다. 실제로 질
사법부가 정의를 실현하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아무리 사회가 썩어도 그래도 최후의 보루로서 사법부가 살아 있다면 그 사회의 건강성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승만 정권의 부정과 부패를 비난하면서도 그래도 초대 사법부 수장이었던 가인 김병로 선생의 행적을 기억하고 또 죽산 조봉암에게 양심적 판결을 내렸던 유병진 판사와 법복을 입은 성자였던 김홍섭 판사를 떠올리며 “그래도 그 시절 믿을 곳은 있었어”하는 위안을 삼는 것처럼 말이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존경받는 판사의 계보는 누가 잇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은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면 마지막으로 하소연할 곳이 사법부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사법부는 국민의 기대보다는 권력에 기대고 최근 들어서는 돈의 위력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급기야 지난 7일에는 소송한 지 6년 만에 열린 재판에서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나왔다. 이미 두 차례나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피해를 인정받은 일제의 징용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했는데 판결 논리가 가관이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국제사회는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 “강제동원의 불법성은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