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총련계 동포 감독 양영희의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국내에선 아직 개봉되지 않았다. 지난해 DMZ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얼마 전 '4·3과 친구들' 이란 특별상영회에서 소수 관객들에게 소개됐다. 짐작하듯이 4·3 제주항쟁에 대한 얘기이다. 아주 적은 폭의 관객들에게만 알려졌지만 작품 내용이 갖는 ‘참담함의 감동’에 대해 입소문이 퍼져서 인지 많이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꽤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내용이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양영희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보다 면밀하게 얘기하면 자신의 엄마 강영희 씨의 삶을 가족의 시선으로 그려 나간 작품이다. 강영희 씨는 제주 애월면 하귀리 출신이다. 영화의 시작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강영희 씨가 딸에게 중얼중얼 무언가를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보이는 사람들은 무조건 죽였어. 총으로 쏴서도 죽이고 아버지 앞에서 애를 칼로 찔러 죽이기도 했어. 눈앞에서 애가 죽은 남자는 눈이 돌아가서는 니들도 인간이냐고 비명을 질렀지. 그리고 그 남자도 죽었지. 그땐 다 그랬어. 진짜 무서웠어.” 강영희 씨는 눈앞에서 목격한 4·3 학살 장면을 딸에게 얘기한다. 그녀는 자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한순간의 실수로 잃어버려 당황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겁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유실물센터 개소(21.8.24.) 후 유실물 담당으로 일하면서 자체 시책인 ‘적극 찾아주기’를 통해 카메라, 상품권 등 총 125건의 장기 유실물을 찾아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지만 한편으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카메라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에서 확인되는 아이들 사진과 공원 위치로 주변 어린이집에 수소문해 찾아주기도 하고, ‘로스트112’ 습득신고 내용과 분실신고 내용을 교차 모니터링하여 찾아주기도 했으나, 소중한 물건임에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이름이나 연락처 등이 남겨져 있지 않고 ‘로스트112’에도 분실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도 찾아줄 수 없는 물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가장 많이 유실물로 접수되는 물건 중 하나는 ‘무선이어폰’인데 주인을 찾기 위해 핸드폰에 연결하여 기기명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해 유실자에게 연락하여 찾아준 것들을 제외하고 유실자 이름을 확인했음에도 ‘로스트112’에 분실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돌려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로스트112’란 경찰청에서 관리하는 유실물종합 통합포털로서, 전국 경찰관서
부산대와 고려대가 조국 전 장관의 딸에 대해 의학전문대학원과 학부 입학을 전격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 대학은 의전원 전 과정을 마치고 졸업과 함께 의사자격시험에도 합격한 제자에 대해 입학 취소라는 초유의 퇴출 조처를 잇따라 감행한 것이다. 부산대와 고려대는 과거 “표창장이 입학 요건에 필수적인 문건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어 상충되는 이번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우선 학교가 나름의 삶을 가꿔온 제자의 인생 설계를 이토록 망가뜨려도 되는지를 묻고 싶다. 최대 12년 세월이 흐른 지금 와서 해당 대학들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애초 입학이 안 되었더라면 선택했을 제2의 길조차 소급해서 가로막음으로써 끼친 손실도 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혹한 유신독재이었던 때 은사이셨던 학장의 일화가 기억에 새롭다. 그는 시위 때마다 현장에 나타나 시위를 말리고 심지어 주동자에게 따귀를 올려붙였던 완고한 분이었다. 정권 말기 증상이 점차 심해지자 학생들은 대규모 유신반대 시위를 준비 중이었는데, 실행도 하기 전에 적발됐다. 박정희 정권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학생들이 마치 공산 국가 건설을 모의 실행하려 했던 것처럼 시위 모의 사건을 ‘용공
드레퓌스 사건과 프랑스 혁명 “19세기는 혁명으로 시작해서 괄목(刮目)할 만 했는데 드레퓌스(Dreyfus) 사건으로 종료된 세기가 아닌가. 이건 아마도 장래에 쓰레기같은 세기라고 불리워질지도 모르겠다.” 혁명의 시대에 대한 희망을 뒤엎는 사건으로 마무리된 시대에 대한 통탄이 담긴 이 문장은 『티보가(家) 사람들(Les Thibault)』의 저자 로제르 마르땡 뒤 가르(Roger Martin Du Gard)가 기록한 것이다. 그는 1937년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 사회주의 지도자 장 조레스를 따르기도 했던 그의 세계관은 명백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현실에 대한 저항과 반격이 지니는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프랑스만이 아니라 유럽 그리고 미국에까지 온통 충격을 준 드레퓌스 사건은 바로 그 인간 존엄의 원칙을 망가뜨린 사태였고 결국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모독한 중대사례였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첫 장은 ‘반(反) 유대주의(Antisemitism)’ 분석이다. 그 글이 시작되는 앞머리에 인용된 문장이 바로 로제르 마르땡 뒤 가르의 ‘19세기’에 직격탄을 던진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허위와 진실의 싸움을 넘어서 혁명의 시대 전체에
목련이 바람을 끌어와 제 목을 치고 있다 골목마다 절명시가 낭자하다 봄날이 목숨 같다
대부분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창궐로 피해를 당해 힘들어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재난지원금 확대와 손실보상 기준 강화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인수위는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확대, 채무 재조정, 세액공제 등 지원방안 구체화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통을 받고 있는 업종이 어디 이들뿐이랴. 농촌도 마찬가지다. 농업부문에 종사하는 이들은 더욱 악화된 인력부족 현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사실 농촌의 인력부족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감소하는 농촌인구, 초고령화된 농촌은 인력이 부족했다. 이런 고민을 크게 해소해 준 것은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그들이 정식 노동자건 불법체류자건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거든 것은 사실이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대체로 묵인해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코로나19 세계적 유행으로 어렵게 됐다.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노동자들의 재입국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인건비도 크게 올라 어려움은 가중됐다. 농사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외국인을 비롯한 농촌 노동력 확보가 더 어려워지자 정부는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농·어촌을 위해, 4월 13일부
사람들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많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정작 중요한 일 곧 모든 일의 근본이 되는 일만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즉 자신의 영혼을 개선하고, 영혼의 신적 본원을 일깨우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일이 모든 사람들의 근본 사명인 것은 이를 달성하는 데 아무런 장애도 없는 유일한 목표라는 사실에 비추어 봐도 명백하다. 젊었을 때, 우리는 인간의 사명은 끊임없는 자기완성이며, 심지어 모든 인류의 죄악과 불행을 제거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공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공상 속에 세속의 때가 묻어 오랫동안 인간 본연의 삶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노인들이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며 그저 주어진 그대로 살라고 충고하는 말보다 훨씬 더 많은 진리가 들어있다. 젊었을 때의 공상이 잘못된 것은 자기완성과 자기 영혼의 완성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과 장차 일어날 일을 지금 당장 눈앞에서 보고 싶어 한다는 것뿐이다. 나날이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삶보다 좋은 삶은 없으며, 실제로 자신이 더 나은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보다 큰 기쁨은 없다. 이것이 내가 오늘까지 끊임없이 경험해온
언론이 참 태평해 보였다. 프로야구 기사를 읽으면서 와닿은 느낌이다. 특히, 신문이 그렇다. 2022프로야구가 지난 4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을 비롯해 전국 5개 야구장에서 성대하게 개막됐다. 최근 일부 선수들의 일탈행동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아온 프로야구였다. 하지만 금년은 팬들의 관심을 끌 흥행 요소가 넘쳐난다. 무엇보다 ‘경기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SSG 김광현과 기아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왔다. 류현진의 LA다저스 시절 동료로 야구팬들 사이에 친숙한 야시엘 푸이그가 키움에서 활약한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를 받는 신인도 있다. 김도영이다. 그는 4할이 넘는 타격으로 시범경기 수위 타자를 차지했다. 그에 필적할만한 다른 신인들이 1군엔트리에 많이 포함됐다. 지난 두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뤄졌거나 소수의 관중만 입장이 허용됐다. 음식물 섭취는 물론 응원도 불가능 했다. 이젠 함성을 지르는 응원을 뺀 모든 제약이 다 사라졌다. 야구장은 일상회복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하다. 시즌 시작 직전엔 야구인 출신 허구연씨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취임 했다. 취임
2016년, 대장내시경을 받기 위해 수면유도제를 맞고 잠든 여성 환자 3명을 유사 강간한 의사 양 모 씨가 있었다. 의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저항이 불가능한 환자를 능욕한 파렴치범이었다. 3년 6월의 징역형, 하지만 그의 의사면허는 자격정지 1개월 후 건재했다. 마왕 신해철을 의료과실로 숨지게 한 의사는 수차례의 동종 사망사고 때문에 두 번이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의사면허를 박탈당하지 않고 의료행위를 계속하다 또 다른 사망사고 때문에 지금도 재판 중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의사면허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불사의 자격증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채 세계 제일의 막강 파워를 누린다면, 대한민국 의사는 가장 생명력이 질긴 절대 면허를 쥔 셈이다. 그런데 이런 의사면허가 학창 시절 표창장 하나에 날아갔다. 부산대의전원 입학을 취소당하고 곧 의사면허까지 빼앗길게 뻔한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양 이야기다. 의사면허가 봄날 목련꽃잎처럼 이렇게 쉬이 떨어지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부산대에 이어 때를 놓칠까 고려대도 나섰다. 한 젊은이의 삶이 통째로 말소당했다. 잔인하고 추악하다. 싸움을 하더라도 가족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건달들의 불문율이라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