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다는 느낌보다 사흘이 멀다 하고 내리는 비로 지겨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의 문턱을 밟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고 왠지 모르게 외로움이 몰려오는 이 계절, 과천지역 미술관들이 저마다 색깔 있는 전시를 열고 시민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심이 아닌 한적한 외곽에 위치한 이들 미술관을 찾아 번잡한 심상을 하루라도 떨쳐버리는 게 어떨까. 민속화가로 유명한 이서지 화백이 건립한 과천동 이서지미술관은 특별기획전시전으로 ‘소재와 기법- 전통을 보는 눈’전을 열고 있다. 이 곳에 발을 디딘 관람객은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조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과 표현방법, 그리고 그런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작가의 고뇌가 다가섬을 느낀다. 현대 미술사에 찰과묘법(擦過描法)이란 독자적인 기법을 개발한 나정태의 ‘설화지운(雪花紙韻)’과 ‘닥지산운’은 제목 자체는 언뜻 가슴에 와 닿지 않으나 그림은 심오하다. 작품의 탄생과정을 김미리 큐레이터로부터 들으면 참 재미있다. 일주일 내내 고생하며 완성한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울컥 치솟는 울화에 쓰레기통에 구겨 버린 것을 혹시 하는 생각에 다시 꺼내본 결과 영감이 떠올라 그린 것이 이들 작품이다. 그런 만큼 이 작품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수원연극협회(회장 박종찬)가 10일 오후 7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선보일 연극 ‘밥’(작·연출 문선주)은 이런 물음에서 시작된다. 제3회 수원예술인축제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지극히 일상적인 ‘밥을 먹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성인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극은 객석에게 ‘나는 지금 누구와 밥을 나누고 있는가’, ‘홀로 밥을 먹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같이 밥을 나눴던 가족이 없어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물음을 쉴 새 없이 던지며 과연 식구(食口)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연출을 맡은 극단 바람풀의 문선주씨는 “함께 밥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용하고 섬세하게 풀어보고자 한다”며 “혼자 ‘밥’을 먹는 사람에게 물 한 잔 건네며 인사를 나누길 바라는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 최석규, 김동현, 윤미애, 박미선, 최창해 등이 열연한다. /노수정기자 nsj@kgnews.co.kr
(사)대한경신연합회 수원지회(회장 오영신)는 6일 수원 제2야외음악당에서 ‘제4회 수원 전통민속 굿 재현’ 행사를 열었다. 수원지역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원지회 회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98호인 김경진, 변남섭씨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살풀이춤, 굿거리창(唱), 작두타기 등 다양한 전통 굿거리 행사로 이어졌다. 굿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액운을 물리치기 위한 ‘초부정’으로 시작된 굿거리는 ‘산바라기’, ‘초대감’, ‘호구대신거리’, ‘상산장군거리’에 이어 신명나는 ‘신장·대감거리’, ‘별상(작두)’, ‘창부서낭’, ‘뒷전거리’ 등으로 이어져 500여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계룡산 할아버지’ 공성구씨가 돼지를 등에 짊어진 채 아슬아슬한 작두타기를 선보이자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했다. 오영신 회장은 “우리 조상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굿판을 벌여 신명을 얻고 평화를 기원했다”며 “이번 행사가 수원시민들의 걱정을 덜고 힘을 불어넣는 뜻 깊은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신 연합회장 인터뷰 -수원경신연합회는. ▲대한경신연합회는 전국의 무
빨간색 크레파스를 손에 든 아이는 갈색으로 그린 밑바탕 그림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화지에는 큰 나무 2그루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고, 나무들 사이로 두 손을 맞잡은 세 사람이 다정하게 서 있었다. 8일 수원 광교공원에서 열린 치매미술치료협회 부설 영실버아트센터가 주최한 ‘효사랑 수원사랑 3세대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김나연(7·수원 숙지초교 1년) 양이 하얀 도화지에 그린 가족 그림이다. 나연양의 엄마 정효진(37·수원 화서동)씨는 나연이를 쳐다보다가 그림 위에 손을 올리며 해바라기처럼 환하게 웃어보였다. 정씨는 지난 여름 수원 선경도서관에서 열린 영실버아트센터의 ‘나의사랑 나의가족 미술교실(3세대가 함께 한 그림교실)’에 아이와 함께 참여한 인연으로 이번 그림 그리기 대회에도 나연이의 손을 잡고 나서게 됐다. 화창한 토요일 열린 ‘효사랑 수원사랑 3세대 그림 그리기 대회’에는 나영이네 외에도 많은 가족들이 여기저기 모여앉아 함께 그림을 그리는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창설된 영실버아트센터는 ‘젊은층(영, young)과 노인들
수원 영통구 청명고등학교(교장 김청극)는 개교 10주년을 맞아 제1회 청명미전을 10일까지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연다. 7일부터 열린 이번 전시회는 청명고 미술반 학생들의 풋풋하고 재기 넘치는 문자디자인, 염색공예 작품 150여점을 전시한다. 이 학교 3학생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청명고 미술반은 의욕적인 활동을 통해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취미와 소질을 계발하고 있다. 청명고는 방과후 교육활동을 활성화하는 취지에서 미술반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계열편성을 할 때부터 미술반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청극 교장은 “이번 전시회가 학생들의 예술적 감각을 높이고 표현력을 향상하는 자리인 동시에 지역사회와 함께 문화공간을 가꾸는 넉넉한 예술나눔의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덕포진 교육박물관’(http://dpjem.com)은 지난 1996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교육박물관이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에는 어른들의 가슴속에나 곱게 간직돼 있을 법한 추억거리들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수업시간을 알려주던 쇠종을 비롯해 ‘철수야 영희야 놀자’라는 문장으로 첫장이 시작되는 1960년대 말의 초교 1년 국어책, ‘참잘했어요’ 도장, ‘수·우·미·양·가’가 찍혀있는 옛날 통지표 등이 그 주인공. 특히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칠판 대용으로 쓰이던 모래로 만든 칠판은 운동장 모래바닥에서 글자공부하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은 바람개비와 풍향계, 장독과 농기구들이 놓여있는 박물관 마당이다. 이는 도심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기에 그렇지도 모른다.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면 1층 교실 한가운데 무쇠 난로가 놓여있고, 칠판 위에는 교훈과 급훈 액자가 걸려있다. 교훈 액자 아래 교단 앞에는 교탁 주변으로 풍금과 학습교재들이 놓여있다. 금방이라도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할 것만 같다. 교실 안에 놓인 좁고 낮은 책걸상들을 보면 마치 소인국에 온 것처럼 낯선 기분이 든다. ‘어릴 적에 어떻게 이런 곳에서 수업을 했을까
수원과 화성에서 활동 중인 서양화가 곽미영씨가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07 KPAM 대한민국 미술제’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서 곽씨는 ‘형상의 드로잉-홀씨’를 비롯해 ‘花-I’, ‘형상의 드로잉I’, ‘초대Ⅲ’ 등 염색천에 혼합재료로 장미와 민들레를 표현한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그는 전작에서 캔바스에 유화로 표현한 인물화를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회에선 민들레, 꽃 등 자연을 형상화한 그림을 광목천에 담았다. 곽씨는 탈색시킨 천연염색의 광목천 위에 유화, 아크릴물감, 먹 등으로 그림을 그린 후 이를 다시 탈색시켜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 중 ‘형상의 드로잉-홀씨’이 관심을 끈다.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의 홀씨를 그린 ‘형상의 드로잉-홀씨’는 흙색과 쥐색 등을 사용해 삶의 상처를 표현한 작품이다. 곽씨는 여러번의 탈색과정을 통해 삶의 상처를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한편, ‘2007 KPAM(Korea Professional Art Mall) 대한민국미술제’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현대인들의 생활 문화와 미술의 접목’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부천시립예술단이 가을을 맞아 독특한 클래식 공연을 마련한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시청 대강당에서 실내악 연주회 ‘비밀극, 보이지 않는 극장’을 공연한다. 지난해에 이어 ‘21세기 음악 시리즈’ 일환으로 열리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이번 연주회는 ‘비밀극’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음악연주 자체가 지닌 극(劇)적인 내용을 담았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 출신인 김광현씨의 지휘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브리튼의 ‘메타모르포젠’을 비롯해 카겔의 ‘판’, 한옥미의 ‘2월의 여름’, 펠드먼의 ‘나는 퓌어스텐베르트가에서 하이네를 만났다’, 버트위슬의 ‘비밀극’ 등을 공연한다. 이어 14일 오후 7시30분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성기선씨 지휘로 관현악 연주회 ‘콘체르토 테아트르’를 공연한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토마스의 ‘축전음악’을 비롯해 길솔봉의 ‘비올라 협주곡’, 루토슬라프스키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을 들려준다. 해설은 케이블 예술채널 아트TV PD로 활동하고 있는 고우씨가 맡는다. 전석 실내악 5천원·관현악 7천원. 문의)032-320-3481.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공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온 가족이 함께 탁 트인 야외에서 문화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재)수원화성문화재단은 오는 7일과 8일 오후 7시30분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 7080콘서트와 댄스컬 공연을 잇따라 무대에 올린다. 첫째날 ‘추억 그리고 낭만’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7080콘서트는 수원 레인보우 경음악단과 빅밴드 신기루 등이 출연해 ‘밤이면 밤마다’, ‘아름다운 강산’, ‘젊은 그대’ 등과 같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환상의 무대를 선보인다. 또 ‘Hot Stuff’, ‘You're my world’ 등 흥겨운 팝 무대도 마련된다. 둘째날에는 춤과 뮤지컬을 접목시킨 댄스컬(Dancecal) ‘사랑하면 춤을 춰라’(이하 ‘사춤’)가 무대에 오른다. ‘사춤’은 노래를 제외한 모든 언어가 춤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형식의 넌버벌 공연으로 힙합, 재즈, 현대무
국립중앙박물관은 6일 박물관 수장고에서 원로복식사학자 김영숙(80) 숙명여대 교수가 기증한 한·중 전통복식 1천여 점을 공개했다. 김 교수가 기증한 전통복식은 한국 전통의상 450여 점과 전통 장신구 및 직물류 200여 점, 중국 소수민족인 먀오족(苗族) 복식 및 장신구 350여 점 등으로 복식자료 기증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 자료 중에는 궁중에서 사용한 대삼작노리개와 뛰어난 염색기술로 제작된 여성 저고리, 지역색이 두드러지는 여성 속바지, 개성 지역의 아동용 돌옷차림 등이 포함됐다. 특히 값비싼 산호와 옥, 밀화(호박류의 보석)로 장식한 대삼작노리개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낙지발 모양 술과 전체적인 구성을 통해 궁중에서 사용한 의례용 장신구임을 알 수 있다. 먀오족 복식자료로는 화려한 은제 팔찌와 목걸이를 비롯해 18세기 이후 최근까지 전통복식 자료가 망라됐다. 김 교수의 기증품은 지방 박물관 특성화 계획에 따라 이달 말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이관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