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을수록 좋은 것이 예산이다. 예산이 넉넉하고서야 지역과 주민을 위한 일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예산따내기 전쟁이 시작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특히 올해는 내년 4월에 총선이 예정되어 있어서 자기 몫챙기기 뿐만 아니라 선심성 예산도 끼어들 소지가 있다. 그런데 넉넉한 예산을 줘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눈먼 예산이 있어서 말썽이다. 이름하여 주민지원사업비 예산이다. 주민지원사업비는 문자 그대로 지역주민의 편의와 이익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쓰이는 비용으로 지역주민으로서는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예산이야말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일 뿐 아니라 누구나 욕심내는 예산이기도 한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해에 남양주·양평·광주 등 8개 시·군에 652억4천만원의 주민지원사업비를 지원했는데 올 상반기까지 절반 가까운 317억8천만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뿐아니라 2001년에도 375억여원이 집행되지 않아 이월된 일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거푸 생겨날까. 첫째는 환경부로부터 배분받는 주민지원사업비 책정이 늦어지는데다 계속사업이다보니 이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공사기간이 부족한 것과 행정절차가 까다로운 것이 미집행
기강은 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소집단은 말할 것도 없이, 심지어 가정까지도 지켜야할 법도는 있는 법이다. 그런데 군에 입대하지 않는 대신 시·군·구의 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의 기강이 문란해지면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도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올 7월말까지 43개월 사이에 5천636명의 공익요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죄질이 나쁜 205명은 구속수감되고, 1천221명은 사법기관에 고발돼 응분의 처벌을 받았다. 징계사유도 놀랍다. 복무지 무단이탈이 3천886명, 근무태만이 1천546명, 일반범죄가 196명이나 된다. 복무지 이탈은 군으로 말하면 무단탈영에 해당한다. 만약 이들이 군에 입대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필시 사고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하기야 이 제도가 생길 때부터 운영상의 문제점은 예견되어 왔다. 우선 그들의 근무지가 민간기관인데다 일반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자세나 정신면에서 절도(節度)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렇다손치더라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그것도 근무기간 내내 해당 관서장의 지시와 통제를 받아야할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는 이상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는 용납되지…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로 수해를 입은 전국 일원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어제 오전 “전날 재해대책위원회 건의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가 나옴에 따라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전국의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특별재해지역 대상지역은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부산 등 전국 14개 시도의 156개 시군구, 1천657개 읍면동으로 태풍 피해가 난 곳은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빨리 특별재해지역 선포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로써 전국의 태풍 피해지역 주민들은 특별재해지역 지원 기준에 따라 특별위로금 추가지원, 농축산물 복구비용 상향지원, 복구비용중 자부담분 보조전환 등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지역은 그동안 통상적인 지원기준에 따른 지원금 보다 많게는 150%에서 적게는 50%까지 지원금을 더 지급 받게 된다. 또한 이재민 특별위로금의 경우 주택이 완전히 파손되면 500만원, 반파는 290만원, 침수 200만원 등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포가 마치 피해 주민들의 어려움을 일시에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으로 이해
우리 국민들에게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의약분업의 실시를 놓고 정부와 의사협회간에 벌였던 장기간의 반목과 대치였다. 의사들은 정부의 의약분업안이 의권의 심각한 침해는 물론 의사들의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것이라며 강렬하게 반대했다. 자신들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자 의사들은 마침내 극단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극단적 투쟁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파업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사라는 직업이 탄생한 이래 파업은 단한차례도 없었던 일이다. 의술을 펴는 의사는 직업이기 이전에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숭고한 일을 수행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스스로는 물론 전 사회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쿠데타, 혁명이 일어나거나 인류에 엄청난 재앙이 닦쳐도 자신의 안위를 돌보기 이전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아픈 생명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게 의사의 도리이다. 저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바로 그런 숭고한 뜻을 담고 있음이다. 어쨌든 의사들의 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지고, 그로인해 수십명의 생명이 유명을 달리한 끝에, 결국 정부와 의사협회간에 대타협을 이뤄 시행에 들어간 의약분업이거늘 국민들은 여전히 그 제도에 대해…
분야를 막론하고 실력자에겐 그에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상대가 있게 마련이다. 일명 라이벌이다. 역사적으로 라이벌 관계에 얽힌 유명한 얘기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언뜻 떠올려 봐도 부지기수다. 우선, 재계의 라이벌하면 ‘이병철 대 정주영’, ‘삼성 대 LG’가 떠오른다. ‘고대 vs 연대’는 숙명적인 사학의 라이벌이다. 정치권엔 ‘김영삼 대 김대중’이 대표적 라이벌 관계이고, 바둑계의 라이벌 하면 역시 ‘조훈현 대 서봉수’를 꼽을 만하다. 라이벌 얘기에서 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스포츠 라이벌 때문이다. 스포츠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을 대신해서 인간의 폭력성을 대리 충족시키는 속성을 지닌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그저 재미로만 본다면 스포츠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다양한 종목 가운데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스포츠는 역시 야구다. 야구에도 꽤 유명한 라이벌들이 있다. 과거 고교야구의 라이벌하면 ‘선린상고 대 경북고’을 떠올리게 된다. 프로야구에 와서는 ‘최동원 대 선동렬’ 간의 자존심 싸움도 볼만했다. 최근엔 이렇다할 라이벌이 없는 게 아쉽다. 프로야구 인기하락의 주요…
지난주 우리 농민 한사람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멕시코 칸쿤에서 할복자살한 고 이경해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농업협상에 반대해 멕시코 현지로 날아가 세계의 농민들과 연대 투쟁을 벌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강대국이 주도하는 농업개방협상의 부당성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그의 유해가 국내에 도착했다. 현 한농연 회장은 그의 유해 앞에서 “농민운동가 이경해 열사의 죽음은 한사람의 한국 농민의 죽음이 아니라 한국농업과 세계적 영세농민의 고통을 대변한 것”이라며 “정부는 세계무역기구와 강대국의 부당한 농업개방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400만 농민을 위해 대변하라”고 말했다. 고 이경해씨의 할복에 고무된 세계농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협상에 임하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는 이렇다할 성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로 인한 손익계산은 차치하고 우선 우리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경해씨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었다. 무엇보다 고 이경해씨의 죽음은 우리의 농업현실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씨 할복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언론은 농산물개방협상에 대해 이렇다할…
마침내 새로운 4당체제가 막을 올렸다. 1988년 여소야대의 4당체제 이후 15년만의 재현이다. 가칭 ‘국민참여 통합신당’으로 출범하는 신당파 의원들은 어제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함으로써 4당체제의 일원이 되긴 하였다. 그러나 창당주비, 창당발기, 창당대회 등 통상의 창당절차를 뒤로 미루는 역순 때문에 태생적으로 이질성을 가진 정당이 됐다. 뿐만 아니라 통합신당은 탄생배경의 특이성 때문에 정당사 차원의 평가도 구구하다. 아무튼 신당이 딴 살림을 차려 분가함으로써 민주당은 두쪽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민주당은 강적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키고서도 여당 구실은커녕 당·정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는 냉대까지 받아왔다. 그러기를 7개월, 이제 ‘갈자는 가고 남을 자만 남은’ 군소정당이 되고 말았으니 회한도 클 것이다. 거기다가 노무현 대통령마져 신당을 사실상 지지하고 나섬으로써 민주당은 하루 아침에 야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치가 권력지향적인 이합진산의 집단이라고는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통분을 금치 못할 일이다. 어쨌거나 정치는 현실이다. 이제 통합신당은 지역구 의원 동참자와 추가 동참자, 한나라당 탈당 의원 5명 등을 합친 5
통계청이 발표한 ‘2001년 생명표’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은 우리나라 국민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점이고, 그 다음은 수명이 길어진만큼 조만간에 노인천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본시 인간은 무병장수의 욕망이 강한 터라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 받을 일이다. 그러나 장수 때문에 사회가 늙어 국가의 활력이 떨어진다면 이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 인구는 2000~2005년 사이에 한해 평균 1억3천233만명이 태어나고, 5천547만명이 사망해 7천686만명이 순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은 올해 6%에서 해마다 낮아져 2022년과 2023년에는 인구증가율이 ‘0’에 머물면서 5천68만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뒤 2024년 0.02% 감소에 이어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규모로 보면 2024년이 피크인 셈이다. 그러나 노인인구는 반비례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이 200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7%인데 2019년이 되면 14.4%로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에는 20%로 초고령사회로 바뀔 전망이다. 걱정거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즉 고령사회로 바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두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청년 실업자는 통계보다 훨씬 많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실업이 단순히 특정 세대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실업으로 인해 정신적 공황에 빠진 20대들이 늘어나는 것은 향후 20~30년의 국가 경쟁력이 20대의 능력에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걱정하는 것조차 한가한 얘기다. 청년실업자의 증가로 인한 사회문제는 이미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난이 신용불량자 양산과 범죄율 증가 등의 사회불안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처럼 청년실업자 급증은 곧 ‘실업→구직포기→사회 낙오→신용불량→자살률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그도그럴 것이 벌써 20대 젊은이 가운데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힌 이는 11명 중 1명꼴(은행연합회 통계)이어서 갈수록 사회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신용불량자 제도를 폐지하는 등의 미봉책에 머물러 있다. 반면, 영국·독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를 둘러싼 찬반론은 자칫 국론을 두쪽으로 갈라 놓을 조짐마져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의 파병 때만해도 일부의 반대가 있었을 뿐 대체적으로 파병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파병 쪽에 손을 들어 주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찬성하고 여당은 반대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있었으나 파병 자체 때문에 국론이 분열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파병문제는 그 때와 사정이 전혀 다르다. 문제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미국이 요청하고 있는 파병규모가 애매한 것도 문제지만 폴란드 수준의 파병을 한다해도 3,000명선, 1개 사단 수준으로 상향되면 1만명 이상이 되는데 이는 우리로서 선뜻 받아들일 수준의 변력이 아니다. 둘째는 전비(戰費)문제다. 미국의 요청에 따를 경우 다국적군의 성격이되므로 장병 1인당 월 평균 220만원의 월급을 줘야하는데 이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셋째는 파병부대 장병의 신변 위험이다. 이라크는 누가 뭐래도 전쟁 중인 나라다. 국제 평화와 국익을 위해서라지만 우리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일은 옳지 않다. 결국 이라크 파병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