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삶 자체가 고해(苦海)인데 오죽할까. 게다가 다른 나라에서 아프기까지 하면 답이없다. 타지(他地)에서 병에 걸려 본 사람만이 그 외롭고 힘든 일을 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 말이다. 아무런 조건없이 손을 내밀어 다른 이들의 힘듬을 나누는 사람에게 우리는 ‘성(聖)’이라는 칭호를 붙인다. 성(聖) 프란치스코 등이 그렇다. 별이 된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 반열에 들어가겠다. 별이 된 사람들을 헤아려보며 하루를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허나, 모든 일은 계기가 있다. 우리에게는 가깝게 최근 명칭을 ‘COVID-19’로 정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 중국 우한 지역에 살던 교민들을 대했던 첫번째 반응과 그 뒤 아산과 진천, 그리고 이천에서 이어진 성숙한 모습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저급한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 빨간색 정당의 ‘님비(우리 집에만 오지마)’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막가파식 무조건 반대에 이어 ‘편안하게 계시다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세요’라는 사람사는 세상을 보여준 인성(人性)까지 다양한 결들이 모여사는 이 땅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이기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고용연장에 대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노인 일자리 사업이 더 확대될 것이라면서 “어르신들께는 복지이자, 더 늦게까지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즉각 논평을 냈다. “총선용 매표발언, 청년층 일자리 부족 사태 심화, 기업 부담 가중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 등의 비판적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고 공격했다. 사실상 ‘정년연장’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재계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단계적 60세 연장이 됐는데 제도적 정비 없이 추가로 정년을 연장한다면 기업의 고용부담이 더 늘어난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용 연장’이 ‘정년 연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은 장관은 12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가 조속히 진행되고 있어 올해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가 감소된다고 전제한 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경제활동인구가 줄기 때문에 우리 잠재성장률 자체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보다 더…
의학이 발달되지 않고 위생관념이 적었던 과거에 전염병이 돌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우리나라 전염병 역사를 보면 백제 온조왕 4년에 역병이 돌았다는 최초의 기록이 있다. 이후 신라와 통일신라 말까지 모두 31회의 역병 유행이 삼국사기에 있다. 고려시대에는 이질과 학질, 임질, 소아 완두창, 광견병, 급성 편도선염, 디프테리아 등의 역병이 20여 회 발생했다. 조선시대인 15세기의 대표적인 전염병 유행은 황해도에서 주기적으로 유행한 뇌척수막염이 있었다. 18세기에는 천연두를 포함하여 홍역이 크게 유행했는데, 정조대에 홍역이 천연두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19세기 초에는 처음으로 콜레라가 중국으로부터 의주를 거쳐 전국에 유행하였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던 콜레라는 공포의 역병이었다. 근래의 노무현 정부 때 사스는 확진자 3명에 사망자가 없었고, 이명박 정부 당시 신종 플루 확진자는 74만835명에 사망자가 263명이었으며,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 확진자는 186명에 사망자가 39명이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례는 흑사병과 독감이다. 흑사병은 14세기부터 유행해 유라시아 대륙을 쓸고 갔다. 영국에서는 흑사병 전염 한 번으로 인구의 30~50%가 사망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는 로망이 크루즈 여행이다. 바다 위 특급 호텔이라 불리는 호화로운 유람선을 타고 세계 일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해 기간 중 식사와 숙박은 물론 선상 파티, 콘서트, 카지노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비싼 비용이 흠이다. 그러나 모든 크루즈 여행이 비싼 것은 아니다. 호텔이 등급에 따라 요금이 다르듯 크루즈 역시 각 선사 및 선박에 따라 요금이 달라서다. 선박 덩치는 날로 ‘점보’화 하고 있다. 1936년 등장한 퀸 메리호는 크기가 8만1천123t에 달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10만t 정도인데, 최근에는 20만t이 넘는 초대형 크루즈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바다 위 레지던스’라 불리는 22만t급 초호화 크루즈선이 취항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용객 수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세계 55개 크루즈사가 27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천780만명이던 연간 탑승객은 지난해 3천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3천2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는 연평균 41%로 초고속 성장 중이다. 2012년 77만5천명에 불과했던 탑승객 수는 2017
한 어부가 해변의 나무 그늘에서 한가하게 쉬고 있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돈 많은 사장이 놀고 있는 어부를 보았다. 그는 혀를 끌끌 차며 어부에게 물었다. “어부면 고기를 잡아야지 이렇게 놀고먹어도 돼?” 그러자 어부가 시부저기 말했다. “걱정 마십쇼. 오늘 먹을 고기는 잡았으니까, 히히.” “이런 오늘 먹을 고기만 잡아서 쓰나. 더 많은 고기를 잡아야지.” “잡아서 엇다 쓰게요?” 사업가는 더욱 복장이 터져 말했다. “엇다 쓰기는. 시장에서 팔아야지!” “내다 팔아서 뭐하게요?” 사장은 이 멍청한 어부가 하도 딱해서 덧붙였다. “이놈아 그래야 돈을 벌지.” 그러자 어부가 또 시시덕거리며 말했다. “돈 벌어서 뭐하게요?” “돈을 벌면 더 큰 배를 가지고 더 많은 고기를 잡을 거 아냐!” “더 많은 고기를 잡아서 뭐하게요?” “더 많은 고기를 팔아서 더 많은 돈을 벌면 나 같은 사업가가 되어 인생말년을 행복하게 쉴 수 있지 않아!” 그러자 어부는 기가 막혀 말했다. “웃기네. 지금 난 나무 그늘에서 진짜 행복하게 잘 쉬고 있는데…?” 그 말에 사업가는 할 말을 잊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행복의 잣대는 어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나 존재를 아끼기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정의한다. 사랑은 긍정적 감정뿐만 아니라 그리움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까지도 포함한다. 우정의 요소에 열정과 돌봄이 포함될 때 사랑이 된다. 사랑이 우정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어도 우정이 사랑으로 바뀔 수는 있다. 신뢰에 바탕을 둔 안정적 애착이 사랑의 근간이 된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친밀감, 열정 및 개입이 충만하게 균형을 이룬 상태가 완전한 사랑이다. 사랑의 종류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이성간의 사랑만을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주로 이성간의 사랑을 뜻하며 보통명사로 열정적인‘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eros)가 있다. 둘째, 종교적인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이나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실현되는 이타적(利他的)사랑 아가페(agape)가 있다. 셋째,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나 동료의 사랑 필리아(philia)가 있다. 넷째, 오랜 우정과 같은 사랑이나 부모자식 간, 혈육 간의 사랑인 스트로게(storge)가 있다. 다섯째, 카사노바처럼 유희하듯 즐기는 사랑, 단
꼭 바라고 그런 건 아니더라도 희생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라야 한다. 이런 걸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 한다. 사람사는 세상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희생에 대한 보상에 너무 야박했다. 오죽하면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고 했을까. 반면, 친일주의자들은 대대손손 잘먹고 잘살며 여전히 떵떵거리고 있다. 부끄러운 21세기 대한민국 자화상이다. 친일 유전자는 교육계를 필두로 정치와 경제 등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좀먹고 있다. 선대(先代)가 저지른 악행을 후대에게 적용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수도 있겠다. 이기주의 끝판왕 같은 소리다. 그게 싫으면 그 잘난(?) 조상들이 친일에서 친미로 갈아타면서 쌓아온 부와 명예를 거절하는 예의 정도는 보였어야 한다. 단물만 쪽쪽 빨아먹겠다는 ‘비겁한 변명’에 다름 아니다. 하긴 친미를 기치로, 또 반공을 국시로 정권유지에만 눈이 멀어 백성의 안위쯤은 무시하고 억눌렀던 오만방자한 역대 몇몇 정권의 탓도 적지 않다. 당연히 치러졌어야 할 희생에 따른 보상의 바람이 ‘말하면 실천하는’ 민선7기 경기도에서 불고 있다. 도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이재명 도
전국 시·도와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열렸다.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기 위해서 민간인을 체육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1월 15일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시도 체육회장을 선거로 뽑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당 시·도 지방정부 수장이 당연직 회장이었다. 그러니까 이번이 민선 1기인 것이다. 그런데 선거 후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전국 곳곳에서 당선 무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체육계 역시 내홍이 심하다.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당선인은 지난 달 15일 실시된 제35대 경기도체육회장 선거에서 174표를 얻어 신대철 후보(163표)와 이태영 후보(104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4일 후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당선인 측이 불법 선거를 했다며 당선 무효 및 재선거 등을 결정했다. 당연히 이원성 당선인 측의 반발이 거세다. 이 당선인은 수원지방법원에 경기도체육회장 당선무효, 선거무효 효력정지 및 재선거실시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는 한 스포츠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아버지의 병문안을 마치고 들어온 길에 울창한 숲과 나무를 만났다. 죽음, 그것은 생명이 있는 모든 유기체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살았던 집이 아닌 낯선 공간인 병원 장례식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와는 달리, 전통적인 한국인의 장례식은 죽은 자와 산 자를 하나로 만들고, 죽은 자를 위해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축제의 장이었다. 이청준 소설이 원작인 영화 <축제>에는 그러한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축제>는 한국인의 죽음을 비교적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로서 활약하던 준섭은 전화를 통해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축제>에 나타난 죽음의 의례에는 죽음에 대한 슬픔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들을 엿볼 수 있다. 초혼을 하는 것과 사자상을 차린 것, 의례에 참석한 사람들이 소리를 하는 것 등은 죽음이 슬픈 것,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이는 시신에게 염을 하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염을 할 때 망자의 가족은 시신과 마주한다. 이는 죽음의 이미지를 피하려고 하는 현대적 죽음과는 매우 다른 태도다. 사회학자 아리에스에 의하면 전통사회에서의 죽음은 ‘순치된 죽음’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를 공포로 떨게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하는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또 한 번 세계가 지구촌사회임을 실감하게 된다. 21세기는 국경이 없는 세계화 시대이다. 전 세계가 ‘국경 없는 하나의 사회’ 즉 지구촌(Glocalization)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구촌사회는 모든 것이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이다. 자본과 문화가 국경을 넘고 사람과 지식이 국경을 넘나든다. 지구촌사회는 우리가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존재 조건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에서 자동차 부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연쇄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 라인이 전면 중단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음이 그 좋은 예이다. 또한 국경이 무너지는 글로벌 경제 시대는 국가 간 무한 경쟁시대 진입을 의미한다. 경쟁력이 이 시대의 키워드가 되면서 모든 나라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거의 모든 나라가 교육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의 요체를 찾고 있다. 경제 국경이 허물어지면서 기업도 생산기지가 보다 나은 환경을 찾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