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혼란스러운 19세기 러시아. 이념과 사상의 갈등은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1840~1893)를 위협했다. 지난달 3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에 극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그의 제자이자 비서인 ‘알료사’, 문학잡지 편집장 ‘안나’가 등장해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을 어루만진다. “예술은 이 시대의 혼란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유일함이고 진실함입니다.” 러시아 문학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상 제막식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유럽 음악을 추구하면서도 러시아 민족의 색을 입힌 국경 없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차이코프스키’. 그는 제막식에서 알료사의 친구인 안나를 소개받는다. 전장으로 떠났던 알료사의 죽음과 전쟁 중인 러시아를 위한 음악을 만들라는 국가의 요구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포기한 채 도망쳤던 한 수도원에서 다시 안나와 조우한다. 둘은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음악을 완성해 나간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전쟁이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차이콥스키의 음악들
“동림아 너 이제 겨우 22살이야. 슬픈 기억 속에 널 가두지마.” (향안) “우리의 과거는 여기 이 시간 속에서 내가 잘 지킬게. 너는 계속 꿈을 꾸고 나아가줘.” (동림) “너는 내 기억보다 훨씬 더 단단한 사람이었네.” (향안) “그럼 당연하지 변동림인데.” (동림)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 너의 느낌표를 믿어.” (향안) ‘날개’, ‘오감도’, ‘건축무한육면각체’ 등을 남긴 소설가이자 시인 이상(1910~1937). 한국 추상미술을 선도했던 화가 김환기(1913~1974). 이 두 천재 예술가의 아내로 살았던 김향안. 뮤지컬 ‘라흐헤스트’는 누군가의 아내로서 소개되는 것이 아닌 김향안의 삶, 그 자체를 조명한다. 시인 ‘이상’을 만난 20살의 ‘동림’(김향안의 본명)과 화가 ‘환기’를 만나 여생을 함께한 ‘향안’의 시간이 역순으로 교차되며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고 처절한 이별을 경험했던, 예술가의 아내에서 스스로 예술가가 된 그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2004년 2월 29일, 생의 마지막 순간에 지난 삶을 돌아보듯 수첩을 거꾸로 한 장, 한 장 넘기는 향안. 그의 시간은 남편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모은 책이 출간된다. 출판사 투나미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5일부터 한 장관의 발언 등을 모은 책 '한동훈 스피치'를 출간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출판사는 한 장관의 취임식 영상 조회 수가 역대 장관 조회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고, 한때 대선주자 대열에까지 합류하는 등 이른바 '한동훈 신드롬' 현상이 나타난 점을 프로젝트 추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책은 1부 취임사, 2부 기자회견, 3부 청문회 및 대정부 질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배우 송강호와 예지원이 한국과 프랑스 간 영화교류에 공헌한 공로로 '에투알 뒤 시네마' 상을 받았다. 10일 주한프랑스대사관에 따르면 두 배우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인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서 열린 '프랑스의 밤' 행사에서 주한프랑스대사관으로부터 '에투알 뒤 시네마'를 수상했다. 이 상은 지난 1년간 한국과 프랑스 영화 교류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주한프랑스대사관이 주는 상이다. 송강호 배우는 "스무 살 때 안국동의 프랑스문화원에서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그때가 영화입문의 첫걸음이었다"며 "36년이 지난 후 프랑스로부터 이 상을 받게 돼 너무 감개무량하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예지원 배우도 "이렇게 훌륭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프랑스와 저 사이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다. 이는 저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송강호 선배와 함께 이 상을 받아서 더욱 기쁘다"고 프랑스어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날 '프랑스의 밤' 행사에는 양국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제가 영화 역사에서 좋아하는 세 명의 감독 중 한 명인 프랑스 장 르누아르 감독이 자서
◇ 가족 연극 ‘두들팝’, 10월 13~14일, 안산문화재단 달맞이극장 드로잉 예술에 영상을 더한 공연 ‘두들팝’은 관객들에게 마치 낙서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은 방에서 바다로, 바닷가에서 섬으로, 다시 해저를 휙휙 날아다니며 작품 속 주인공들은 관객들의 상상력이 이끄는대로 무대를 만들어간다. 호기심 많은 두 친구, 우기와 부기는 ‘까만 펜만 있으면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구쟁이들이다. 동그라미를 그리면 축구공이 슉! 얼굴이 짠! 알이 데구루루! 나타나는 신나는 낙서의 세계. 그러던 어느 날 알에서 작은 거북이가 나와 우기와 부기의 마음을 훔치고 사라졌다. 작은 거북이가 보고 싶은 두 친구는 거북이가 남긴 파도 소리를 따라 바다를 향해 생애 첫 모험을 떠난다. 그림과 몸짓으로 동물들을 만들어내는 주인공들을 통해 작품은 아이들에게 선 한 줄, 점 하나가 무한한 꿈의 세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전한다. ◇ 연극 ‘스카팽’, 10월 14~15일, 구리아트홀 ‘스카팽’은 짓궂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하인 스카팽이 어리숙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지배계층의 탐욕과 편견을 조롱하는 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작가 몰리에르가 무
어느 아파트가 있다. 똑같은 구조로 찍어낸 것 같은 콘크리트 공간 안에, 모두가 평범해보이는 사람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저마다의 웃음, 슬픔, 사랑, 고뇌들을 갖고 있다. 안산문화재단이 오는 14일과 15일 선보이는 낭독극 ‘어느 아파트’는 안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19년 ASAC창작희곡공모 선정작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상연하지 못하다 두 해를 넘긴 2022년 관객과 만나게 됐다. 각 일화에 맞는 동선, 등·퇴장 및 주요장면 실연을 더한 입체낭독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작품은 어느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10가지 이야기를 그린다. 아파트에는 치매에 걸린 80대 노파,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 종교로 갈등하는 가족, 축구를 보며 환호하는 중년남성들 등 다양한 인물들이 살고 있다. 안산을 배경으로 한 아파트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극을 집필한 홍석진 작가는 “얼핏 똑같은 구조로 찍어낸 것 같은 시멘트 공간 안에, 얼핏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얼핏 그렇고 그런 일들로, 웃고 다투고 사랑하고 경쟁하고 질투하고 침묵하고 분노하고 고뇌한다. 사실 ‘얼핏’한 사연이란 없다. 그곳엔 한 사람 한 사람 각자가 새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처럼, 한국 뮤지컬도 해외에서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최근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내 창작 뮤지컬이 늘어나면서 '뮤지컬 한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뮤지컬 '광주'는 뮤지컬의 본 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발을 들인다. 10일 제작사 라이브에 따르면 오는 20일(현지 시간) 뉴욕 브로드웨이 '787 세븐스'(787 Seventh) 극장에서 뮤지컬 '광주'의 쇼케이스 공연이 열린다. 2019년 광주문화재단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뮤지컬 '광주'는 2019년 서울 홍익대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한 뒤 2021년 서울 LG아트센터, 2022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며 국내 관객과 만나왔다. 이번 브로드웨이 쇼케이스 공연에는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현지 배우 15명이 출연하며 영어로 1시간가량 진행된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앤디 로닌슨이 음악감독을 맡았고 뮤지컬 '록키 호러 픽쳐쇼'의 앤드루 라스무센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라이브의 강병원 프로듀서는 "이번 쇼케이스로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K-뮤지컬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릉의 가을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드론쇼가 펼쳐졌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8일과 9일 한글날을 맞아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세종대왕릉에서 드론쇼와 공연이 결합된 융복합 콘텐츠 '노바스코피1437 - 하늘에 그린 꿈'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세종실록 76권에 '객성(客星·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이 미수(전갈자리 별자리)의 둘째 별과 셋째 별 사이에 나타났다'는 기록에 영감을 얻어 기획됐다. 현대의 천문학자들은 해당 기록을 통해 당시 폭발한 신성의 흔적을 발견했고 '노바스코피 1437'이라 명명했다. '노바스코피 1437' 공연은 세종과 장영실이 신성을 발견했던 수백년전 하늘을 관찰하며 마음을 나누었던 이야기를 그린다. 무용수들의 몸짓과 정가의 맑은 소리로 두 사람의 우정과 그리움을 표현하고 400대의 드론이 두 사람이 꿈꾸던 세상의 모습을 아름답게 펼쳤다. [ 경기신문 = 오재우 기자 ]
“각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작업을 했습니다.” 지난 4일 열린 주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언론 시연회에 참석한 극공작소 마방진의 고선웅 연출의 말이다. 고 연출은 첫 주크박스 뮤지컬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주크박스 뮤지컬은 보기에는 쉽지만 막상 작업을 하려면 굉장히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100년 동안을 살면서 국민들의 이야기가 많이 없다”며 “거대 서사에서 이겼나 졌나 혹은 누가 통일했냐만 있다.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들을 얘기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진심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랑과 이별의 모습, 먼 세월을 돌아 재회한 이들의 이야기가 음악처럼 흐른다. 1930년대 일제 시대부터 6·25 전쟁, 산업화 시대를 지나 1990년대 젊은이들의 풋풋함까지 세대별, 시대별 모습을 반영한 7개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백만송이 장미’, ‘굳세어라 금순아’, ‘빨간 구두 아가씨’, ‘님은 먼 곳에’, ‘아파트’, ‘취중진담’, ‘너의 의미’ 등 한국 현대사 100년 동안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요 40여 곡을 들려주며 우리네 삶과 사랑은 계속된다는 감동의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수원 시내 곳곳에서 예술과 인문학, 그리고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축제 ‘모든 것은 노래한다’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법정문화도시 수원을 대표하는 특성화 사업 인문도시주간에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북수원 생활권 중심거점인 복합문화공간 111CM을 주행사장으로 구성하고 동행공간 58곳을 비롯하여 지역의 18개 동네책방들을 활용하여 수원 곳곳에서 펼쳐진다. ‘인문도시포럼 & 기후포럼’, ‘여성청년들의 희곡 낭독’, ‘미술전람회’ 등 32개 프로그램이 열린다. 아울러 시민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개더타운)를 활용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축제의 제목인 ‘모든 것은 노래한다’ 는 미국의 지리학자가 쓴 동명의 책에서 따온 것으로 마을에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것에 집중하며 ‘우리 동네’라 부르는 곳을 진정으로 알아가는 의미를 담았다. 재단 관계자는 "시민이 단순한 관객으로 머무는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전문가 자문위원 및 총감독 선임과 더불어 다양한 시민그룹(인문클럽 기반 시민감독 선정, N개의 실행그룹 구성)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