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은 연평균 330잔의 커피, 120병의 맥주, 90병의 소주, 하루 3시간 이상의 스마트폰, 3시간 이상의 TV시청을 한다. 하지만 일 년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의 한 구절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다루는 학문이다. 이에 반해 자연과학은 자연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며, 21세기 들어 눈부신 발전을 통해 인류의 문명을 선도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이 왜 최근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을까? 자연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음에 반해 인문학은 인생을 행복의 길로 이끌어 준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수원시는 이미 2011년부터 인문학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문학 도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 인문학 콘텐츠를 개발해왔으며, 책 읽는 도시 수원 만들기를 위하여 18개의 공공 도서관을 구축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왔다. 십여 년이 흘러 이제 220년 전 정조대왕이 꿈꾸던 문예부흥 정신을 계승하여 신 개념 르네상스로 ‘인문
영국 BBC나 가디언 등에는 댓글창이 아예 없다. 무자비한 악플 테러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에서다. SNS 트위터는 악플에 대처할 수 있는 ‘댓글 숨기기’ 기능을 추가해 22일부터 적용했다. 또 올해 초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답글 숨기기 기능을 시범 운영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으며, ‘답글 숨기기’ 기능 적용 국가를 전 세계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월 31일부터 다음 연예뉴스에 댓글창이 사라졌다. 네이버도 작년 10월 기사에 대한 댓글 제공 여부를 언론사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당사자를 죽음 까지 이르게 하는등 악플로 인한 폐해가 워낙 커서다. 사회학자들은 악플에 대한 심리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 모든 사람이 악플러가 될수 있다는 잠재적 심리가 하나다. 특정한 성격 장애나 병리적인 장애를 가진 이들이 보이는 문제 행동의 심리, 즉 정신병리학적 심리가 또 하나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유형은 워낙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조차 힘들다. 인신공격형·낚시형·광고형·장난형 등등. 악플이라는 ‘생지옥’에서 시달리다 못해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설리는 세상에 큰 화두를 던졌다. 아울
1937년 4월 26일, 24대의 비행기가 게르니카를 향해 5만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무차별적인 폭격에 도시는 쑥대밭이 되고 1천600여 명이 사망했다. 독일 나치정권이 스페인 정부와 내전 중이던 프랑코 반란군 편에서 자행한 민간인 무차별 공격이었다. 게르니카는 스페인 북부의 작은 마을로 이날은 마침 장날이었다. 군사 전략적 요충지도 아니었는데 단지 나치 독일이 전쟁을 준비하면서 자신들의 비행기와 폭탄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폭격을 가했다는 사실에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장터에 나갔다가 참혹하게 당했다. 이러한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피카소는 분노에 휩싸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저 유명한 ‘게르니카’다. 폭 7.8m, 높이 3.5m 거대한 그림은 한 달 반 만에 완성됐다. 불에 타고, 쓰러지고 절규하는 사람들, 울부짖는 말과 황소, 멍하게 하늘을 응시하는 여자, …… 분할되고 왜곡된 이미지, 흑백 톤의 차분히 가라앉은 컬러가 오히려 냉정하게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잘 안 알려진 사실은 피카소가 한국의 참혹한 상황에 대해서도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다. 1950년 한국 전쟁 중에 일어난 황해도…
하얀 얼굴에 올라간 입꼬리. 집회나 시위 현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가면(假面)이 있다. 이른바 ‘벤데타 가면’ 또는 ‘가이 포크스 가면’이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 가면을 쓰고 나오는 걸까? 그리고 이 가면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동물을 사냥하기 위한 변장에서 시작된 가면은 이후 주술, 신앙, 축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용되면서 문화의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됐다. 무엇보다 사람의 얼굴을 숨길 수 있는 기능은 가면을 착용한 이들로 하여금 일상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행동도 가능케 하는 대범함을 심어주기도 한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통해서도 우리는 그처럼 가면이 주는 용기를 만날 수 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정부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수용소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 장치가 설치돼 모든 이들이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세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평온한 삶을 유지한다. 영화는 파시즘이 만연한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왜곡된 정보로 국민을 기만하고, 독재가 횡행하는 경찰 국가에서 겪는 숨 막히는 삶과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신념을
숙박료 /박찬세 종례 시간에 선생님이 애들 이름을 부른다 다 나랑 친한 애들이다 종민이, 근영이, 군희, 그리고 내 이름까지 부른다 또 우리가 뭘 잘못했지? 생각하는데 생각이 안 난다 사실 생각 안 날 때가 제일 겁난다 변명거리를 준비 못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한숨을 내쉬며 말씀하신다 - 야 니네들 왜 수업료 안 내?! 이번 주까지 꼭 내! 그리고 찬세 너는 맨날 자니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와! - 박찬세 청소년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 왜 우리는 끼리끼리만 친한 걸까. 잘 난 사람들끼리만, 못 난 사람들끼리만, 부유한 사람들끼리만, 가난한 사람들끼리만. 그건 그렇다 쳐도, 왜 우리는 매사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것일까. 집에서나 모임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내가 뭘 그렇게 잘 못 했기에 겁을 먹고 매번 변명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걸까. 그것까지도 다 그렇다 쳐도, 또 왜 우리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더 이상 배려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수업료 말고 숙박료’ 가져오라는 말,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바꿔주는 말, 곤경을 웃음으로 바꿔주는 말. 왜 우리는 그런 마음에서 자꾸 멀어지는 것일까./김명철 시인
사실 실망했다. 민선7기 경기도 홍보물에 아직 성차별적인 요소가 남아있다니. 하긴 도민 대표(도지사)가 바뀌었다고 조직 전체가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변화는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아야 한다. 특히 성(性)에 대한 차별의식은 신속히 박멸해야 한다. 공정한 경기도를 홍보하는 매체에 성차별 요소라니 부끄럽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의식이 존재를 규정하기도 한다. 조직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 조직의 실체를 규정하는 까닭이다. 무의식적으로 뱉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묻어있다. 성인지(性認知) 교육을 꾸준히 해야하는 이유다. 도정 홍보물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성인지 관점의 홍보물 가이드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결과에서다. 도는 도가족여성연구원과 함께 지난 8~11월까지 도정 홍보물 249종의 홍보 영상 및 이미지에 대한 성인지 점검을 실시했다. 이 결과 53종 89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발견했다.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48건(53.9%) ▲성별 대표성 불균형 28건(31.5%)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9건(10.1%) ▲성차별적 표현 외모지상주의 4건(4.5%)순이다. 성차별 사례를 살펴보면…
지구 온난화로 대규모 풍·수해, 해일, 대설 등 자연재난 발생 위험과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대비책 가운데 하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적지 않은 보험료가 부담이 된다. 이에 정부는 풍수해보험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자연재난 시 사유재산의 자율방재능력을 높여 국민생활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해 2006년에 처음 도입됐다. 정부에서 52.5~92%를 지원해주는 선진형 정책보험이다. 최소 일반은 52.5%, 차상위계층은 75%, 기초생활수급자는 86.2%, 소상공인은 34%의 보험료를 지원,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최대 92%까지 추가지원도 가능하다. 저렴한 보험료로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재난관리제도인 것이다. 파손정도에 따라 정액으로 일부만 지원되는 재난지원금과는 달리 가입금액의 최고 90%까지 보상 가능하다. 보험금도 지급 결정 후 7일 이내에 지급받음으로써 신속하게 피해복구를 할 수 있다.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등 모두 8개 유형의 자연재난 피해 보상을 받게 된다. 상가는 1억 원, 공장은 1억5천만 원, 재고자산은 3천만 원까지 보험가입…
망망대해 바다에는 한 가지 고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산다. 특성과 개성이 다른 여러 종류가 어우러져 마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모니를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하루아침에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악기 소리와 타인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선율을 표현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그렇다. 각자의 개성과 생각의 차이 그리고 상대에 대한 인정과 배려의 조화를 통해 온전한 섞임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어 가는 것 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해방 이후 이념에 따라 남북의 갈등을 겪게 됐고 전쟁 이후는 동서로 나뉜 지역 감정으로 인해 기회비용 낭비와 더불어 평범한 국민들 간 정쟁으로 인해 상처를 안게 되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그 갈등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남북과 동서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진보와 보수에 대한 문제이다. 인간은 어느 민족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고향에 대한 정을 가진다. 인간 본연의 감정이며 극히 자연스러운 발로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역적 한계를 뛰어 넘은 대립과 반목은 인간 본연의 태생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 즉 선거
우리는 살아가면서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가 가끔 있다. 지금 현재가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불행하다고 생각할 때나, 불행이나 행복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 모르고 살아갈 때, 이럴 때 우리는 행복을 생각한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은 실제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프랑수아 를로르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 소설이다. 파리 중심가 한복판에서 꾸뻬 씨는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다. 꾸뻬 씨의 진료실이 있는 도시 사람들은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점점 꾸뻬 씨를 찾는 환자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꾸뻬 씨 자신은 행복하지가 않았다. 정말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일까? 자신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진료실 문을 닫고 진정한 행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리하여 행복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다. 꾸뻬 씨가 행복 여행에서 배운 23가지 중 마음에 와닿는 몇 가지 내용을 적어본다. ‘행복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자신이…
여우난골 /백석 박을 삶은 집/할아버지와 손자가 오른 지붕 위에 한울빛이 진초록이다/우물의 물이 쓸 것만 같다//마을에서는 삼굿을 하는 날/건넌마을서 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이 왔다//노란 싸리잎이 한불 깔린 토방에 햇츩방석을 깔고/나는 호박떡을 맛있게도 먹었다//어치라는 산새는 벌배 먹어 고읍다는 골에서 돌배 먹고 아픈 배를 아이들은 띨배 먹고 나었다고 하였다. 백석의 공동체 사람들의 풍경은 여전히 맑고 울림이 온다. 햇츩방석은 그 해에 새로 나온 칡덩굴을 엮어서 만든 방석을 말한다. 삶의 풍경을 더듬어 기억하듯 백석의 주소를 더듬게 한다. 원색적인 시골마을의 풍경과 삶이란 죽음으로 지상의 삶과 현실 세계를 색과 맛의 이중주로 아프기도 하고, 다르게는 해맑고 평화로운 느낌들로 마을사람들의 정겹고 흥이나 기분 좋은 한 시절을 잘 그려내고 있다. 백석의 <여우난골족>이라는 시에서는 친족들의 명절풍속을 그렸다면, 여우난골 이시는 여우가 나오는 골짜기라는 의미를 지닌 토속적인 지명이다. 아이들의 말장난 놀이를 환기해 보니, 유년시절 명절날마다 유행하던 녹음기 테이프를 틀고 춤을 추다가 끊어지는 이색적인 저녁 밤이 그리워진다. 그 어두운 산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