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수원시 만큼 국제 원조사업을 모범적으로 펼치는 곳은 없을 것이다. 취약지역에 공중화장실과 마을 회관을 지어주는가 하면 의료봉사를 하고,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도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옴 마을에 대한 지원사업이다. 2004년 수원시는 캄보디아 시엠립주와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시엠립주 프놈끄라옴 마을은 시엠립 중심에서 약 10㎞ 떨어진 537가구 3천100여명 인구의 작은 마을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톤레삽 호수가 있다. 이 지역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고작 153달러 수준이다. 예전 우리나라 시골의 원두막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많은 빈민지역이다. 이에 수원시는 2007년 프놈끄라옴 마을을 ‘수원마을’로 선정하고 ‘수원마을 선포식’도 개최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제1단계 지원사업으로 학교, 마을길, 도로, 교량, 공동화장실, 공동우물 등 기반시설을 지원했다. 2008년 11월에는 ‘수원초등학교’를 건립했다. 2단계 지원사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됐는데 주민의식 향상과 소득창출 프로그램, 학교역량 강화사업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마을공동자립작업장과 여성
이 글이 지면에 나올 때 쯤은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수원 클레르몽페랑 아트프로젝트는 파리-클레르몽페랑-런던을 걸치는 3주간 일정이다. 수원 화성행궁 팔달산 언덕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행궁재(대표 조희철)는 매년 국제 아트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015년에는 뉴욕-베를린, 2017년은 유럽, 2018년은 뉴욕아트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올해는 파리에서 기차로 4시간 가는 중부 산악도시에 있는 클레르몽페랑 아트프로젝트이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교장 박선영) 주관으로 머큐어 클레르몽페랑 호텔 초청 전시를 한달간 한다. K-pop 영향으로 한국 문화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클레르몽페랑 주말에 여는 한글 학교에는 한인 학생뿐 아니라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프랑스 성인,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클레르몽페랑에서 대학 강의를 하며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애쓰는 박선영 교장은 클레르몽페랑 행사 때마다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 공연, 체험 등을 진행 한다. 클레르몽페랑에서 한국 청색 프로젝트란 제목으로 장혜홍 개인전과 더불어 오픈날 진행되는 호텔과 한국학교에서 초청한 수십명 앞에서 한국청색을 비단과 모시에 물들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한다. 또 행궁재 갤러리
최근 ‘조국사태’를 거쳐 오면서 한국사회는 진영논리가 진영매몰로 고착화하는 듯한 불행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적인 직임을 맡게 된 한 공인의 가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진영과 한 개인을 자신들의 진영의 가치로 상징화하는 오류를 범함으로 양진영 모두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우(憂)를 범한 것이라고 말없이 지켜보는 평범한 시민들의 시각인 듯하다. 그런데 필자가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사회적 현상도 문제이지만 만인의 평화와 화합을 도모해야 할 교회 안에 이러한 정치적 진영논리가 지나치게 깊이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교회 목회자의 편향된 정치 이념적 설교와, 왜곡된 가짜뉴스에 현혹된 신자들의 절제되지 못한 정치적 언행으로 교회 밖 시민으로부터 지탄과 근심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모 인사가 방송토론회에서 “진영논리가 왜 나쁜가? 민주사회에서 진영논리는 당연한 것이고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필자는 그의 진영논리에 대한 변호를 일단 동의 한다. 그러나 진영논리는 언제나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바꾸어 말하면 언제나 방어적일 수 밖에 없는 합일을 향해 나아가는 미완성의 변론이라
유리천장이란 말이 나온지 33년 됐다. 1986년 3월,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고문 제목으로 사용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내용은 잘 알려졌다 시피, 현대 직장 여성들이 승진의 단계에 이르면 부딪히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유한 말이다. 그동안 이 장벽을 깨기 위해 세계 각국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아직도 더 높은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우리의 유리천장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부터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주요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거기서 우리나라는 25점으로 2013~2019년 7년 연속으로 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서다. 유리천장지수는 간부직 내 여성 비율 ,관리직 내 여성 비율 ,성별 간 경제활동참여율 ,의회 내 여성 비율 ,성별 간 임금 차이 등의 10가지 지표를 평균해 결과를 산출한다. 100점 만점으로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이 대표적이다. 2017년 기준 은행권의 총 임원 269명 중 여성은 18명으로 6.7%이다.반면
우리는 국토가 크다고 할 수 없는데 남북으로 쪼개지고 다시 영호남으로 갈리더니 이젠 진보 보수라는 굴레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 국론이 분열되어가지고 잘 될 일은 없다. 흔한 말로 뭉쳐야 살 수 있는 것이다. 임진왜란 직전이나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 격인 구한말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때처럼 나라의 주권 침탈을 호시탐탐 노리는 적에게 국가의 운명의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발전이란 참으로 멋진 말이고 가슴 설레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 민족이 하나가 되어 목표를 가지고 하나로 뭉쳐야 가능한 일이다. 광복 이전부터 그러했지만 좌우로 나뉘어 남과 북이 갈라졌고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자리잡았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사상의 자유도 보장하는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이 체제는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였다. 체제의 전복과 계급 간, 국가 간의 전쟁은 일상화된 인류의 역사이다. 전쟁이 남긴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잔인한 결과이다. 그러한 아픔 속에 인류의 역사는 강자만이 살아남았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는 피지배민적으로서의 아픔을 숱하게 겪었다. 징용, 징병 그리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의미하며 객려(客旅)나 정행(征行)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travel’의 어원은 ‘travail’(고통·고난·고역)이다. 여행이 고통이나 고난이 아닌 즐거움이나 오락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교통수단이 발달하게 된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예컨대 1780년만 해도 영국 런던에서 맨체스타까지 가는데 역마차로 4~5일은 걸렸지만, 1880년에 나타난 기차는 그 시간을 5시간으로 줄였다. 여러 형태의 교통수단의 발달 중 오늘날의 비행기는 점점 더 빨라져 지구촌 먼 곳도 하루 안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은 만남이고 발견이며, 낯선 고장, 낯선 사람, 낯선 문화, 그 만남의 궁극은 결국 나 자신과의 만남, 새로운 자아의 만남이라고 여행전문가들은 말한다. 인도철학자 브와그완의 말이 있다. ‘여행은 그대에게 세 가지의 이익을 줄 것이다. 하나는 고향과 조국에 대한 애착이고, 하나는 다른 곳에 대한 지식이며, 또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여행은 기다림을 배우고 나와의 시간을 갖게 되며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여유를 누리게…
외박 /김수복 좀 더 쉬었다 갈게요. 하느님! 늦게 핀 들꽃도 꽃이잖아요 골목 안, 평생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핀 이 개망초꽃 두고 갈까요? 저 분도 바르지 않은 눈물 보이지 않으세요? 전 이 골목 안, 저 오래된 국숫집 담 밑에 핀 어머니 살아 돌아오신 꽃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하느님 좋아하시는 사람꽃도 피었네요 아직도 갈 곳 없어 다가오는 구름도, 아, 그 아득한 첫사랑 파도도 아직 피어 있잖아요. 저 해가 바다 너머 고요히 잠들기 전에 가지 않을래요 아무리 부르셔도 이 골목 안 저 사람꽃 질 때까지 복종하지 않을래요 하루만, 딱 하루만 사람꽃으로 피어 있을래요! -김수복 시집 ‘외박’ / 창비·2012 사람들의 골목에는 사람의 꽃이 피어있다. 그곳에는 어머니 살아오신 꽃과 아득한 사랑의 파도도 피었고 아직은 돌아가기에는 차마 다 피지 못한 자신, 차마 다 지지 못한 꽃들을 향한 강한 연민이 묻어 있는 작품이다. 시인의 노래처럼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승은 우리의 영혼이 잠시 외출 나온 객지는 아닐까? ‘외박’의 시는 마치 외박 나온 병사처럼 복귀의 긴장감으로 하루하루 잠식되어가는 우리 자신이 두려움과 설
얼마전, 교양 잡지 ‘샘터’의 휴간 소식을 접한 독자들은 매우 안타까워 했다. 내년이면 창간 50주년을 맞고 2020년 2월호를 내게 된다면 통권 600호가 나오는 국내 최장수 교양지가 올 12월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을 중단한다고 해서다. 휴간 이유는 물론 가중된 경영난이다. 한때 50만부를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2만부 이하로 줄어들어 최악을 기록한데다 연간 3억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결국 휴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위축된 잡지시장의 현실을 피해가지 못한 샘터의 결정에 출판계는 더한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소식이 전해지자 샘터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 한 독자들의 격려, 후원이 이어졌다. 정기구독 신청도 쇄도했다. 기업들도 지원의 뜻을 밝혔다. 덕분에 엊그제 휴간 방침이 철회됐다고 한다. 그러면서는 앞으로 계속 발행할 계획도 내놨다. 독자들의 힘을 받아 말라가는 샘물이 다시 솟아오르게 된것이다. 샘터에서 첫 글 샘물이 나온 것은 1970년 4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창간호를 내면서 부터다. 당시 책값은 100원. “담배 한 갑보다 싸야 한다”는 김 전 의장의 뜻에 따른 것이
영조는 재위 40여년 동안에 금주령을 내릴 정도로 백성들의 살림이 팍팍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조선의 제22대 정조는 어머니 회갑연에서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말한다. 신하들이나 수원 화성을 축조하는 기술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조는 늘 첫 마디로 했다는 이 한마디를 기억해야 한다.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이는 양반의 권위의식이 하늘에 닿던 철저했던 계급시대에 조선 하늘 아래 제1인자는 기술자 ‘따위’의 천민들과 어울려 마음껏 술을 마시며 ‘불취무귀’를 부르짖었던 것이다. 정조의 사랑을 받았던 다산이 유배생활 중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춘당대에서 임금을 모시고 공부하던 중 좋은 술을 큰 사발로 하나씩 하사받았는데, 그때 여러 학사들이 곤드레 만드레 되어 정신을 잃고 혹 남쪽을 향해 절을 하고 더러는 자리에 누워 뒹굴고 하였다”며 임금과의 술자리의 진풍경을 기록했다. 왕에 대한 예의범절이 지중한 엄격한 시절에 이런 장면이 있었던 것이다. 예의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지난 날 여자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은 영향력 있는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Influence + er)이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주로 SNS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일컫는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충성도가 높은 팔로워(Follower) 및 구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Influencer)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영향력을 제공한 만큼의 광고비를 받거나, 광고주와의 계약을 통해 상품이 노출된 사진 및 동영상 등을 게재하는 형태이다. 요즘 SNS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그 중 힘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파워블로거, 1인 방송 진행자, 인기 유튜버, 인스타그램 스타들. 우리는 이들을 ‘인플루언서’라 부른다. 이들은 일반인이지만 연예인급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연예인들이 가까이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였다면, 인플루언서는 일상적인 삶에서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SNS 유명인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연예인을 기용한 기존의 광고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마케팅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