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비상이다.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7월 기준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6.4%로 OECD 38개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 OECD 평균치(3.1%)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통계청의 8월 지표를 보면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가격이 모두 올랐다. 5개월째 2%대 상승률을 보여온 물가는 최근엔 두 달 연속 2.6%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물가가 다섯 달째 2%를 넘은 건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8%나 올랐다. 전·월세 등 집세도 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1.6%)을 보였다. 정부는 그동안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현 추세로 간다면 2012년(2.2%)이후 9년 만에 ‘연 2%대 고물가 시대’를 맞게 된다.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는 올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회복·기대감이 반영돼 원유 곡물 반도체 등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각 국가들이 지난해부터 펼친 저금리·경기부양 등 유동성 확대와 맞물리면서 물가를 견인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물가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
책의 은혜를 입고 살아왔다. 책이 있어 오늘의 내가 있고 오늘의 나는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기도 한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자유 독서’ 시간을 즐겼다. 때문에 책 속에서 스승과 선배와 성인을 만났다. 철들면서는 봉급의 몇 퍼센트를 떼어서 서점으로 책 사냥 가듯 찾아가 좋은 책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독서량이 불어나면서부터는 책을 엄격히 가려서 읽었다. 좋은 책은 세월이 결정한다고 믿었다. 경전은 소리 내어 읽었고 책을 통해 자신을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 속에서 ‘기준 잡힌 인생을 만나고,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람을 만나며, 독서와 사색하는 자를 만나라’는 충고도 들었다. 그래서일까 읽고 있는 책이 다 되어 가면 두뇌의 연료가 바닥난 것처럼 불안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는 푸시킨의 시에서처럼 삶의 위로와 용기도 얻을 수 있었다. 10여 일 지나면 추석이다. 추석을 맞기까지는 그동안 많은 사람이 고통의 터널을 견뎌왔다. 음력 유월의 유두를 중심으로 중복과 대서, 말복의 더위 속에서 코로나 예방과 방역의 짐을 짊어지고 묶인 발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때 나는 내 어린 시절 고향의 삶을 생각
신은 인간의 지혜로는 파악할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다만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신의 존재를 아는 것은 오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머니 품에 안긴 갓난아기가 경험하는 감정을 우리에게 느끼게 해주는 신에 대한 전적인 종속감에 의해서이다. 갓난아기는 도대체 누가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 젖을 먹여주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음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를 안아주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 신성의 본질까지 꿰뚫어 보려 해서는 안 된다. 신이 계시하지 않은 것까지 알려고 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다. 지금까지 위대한 태초의 비밀을 잠시라도 들여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찍이 자기 자신 밖으로 한 발짝이라도 내디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 그대, 온 세상을 온통 찾아 헤매고 있는 자여! 성자이든 죄인이든, 가난뱅이든 부자이든 어느 누구고 그대를 알려면 아직도 멀었다. 그대의 이름은 모든 존재와 함께 울려 퍼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귀머거리이다. 그대는 모든 사람의 눈앞에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오마르 하이얌) 인간은 신을 닮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성직자들이 신을 인간과 비슷한 존재로 만들어 버
2018년 9월 평양 5·1 경기장 문대통령 연설 장면과 지금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시점에 북한이 도발을 할까 노심초사하는 현 상황을 대비시켜보면서 다람쥐 채 바퀴 돌 듯하는 남북관계, 정말 항구적인 한반도평화체제의 구축, 나아가 남북생활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불가능한 일일까 체념 섞인 생각이 자꾸 떠올라 힘든 세월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 고리를 끊고 같은 역사와 전통을 함께한 한민족이 통합되어 세계사를 주도하는 꿈을 버릴 수는 없다. 8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상황을 잘 판단하고 바른 선택을 한다면 아직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너 때문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때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 손가락 하나, 그러나 작은 세 손가락은 나를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우리는 북한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함을 북한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 미국과 우리에게 그 책임이 더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핵문제 해결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2018년 판문점회담, 싱가포르 북미회담, 평양회담 등 일련의 남북미 만남에서 한 약속을 생각해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고,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
지난 4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순회경선의 신호탄을 울렸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54.8%를 득표해, 27.4%를 얻은 이낙연 전 경기지사를 눌렀다. 정확히 더블스코어 차였다. 다음날 세종·충북(이재명 54.5%, 이낙연 29.7%)도 비슷한 득표 결과가 나왔다. 10월 10일 서울까지 매주말 지역별 경선 결과가 발표되는 정치이벤트가 펼쳐진다. 경선룰 때문에 내홍을 겪고 있지만 야당인 국민의힘도 곧 경선에 착수할 것이다. 바야흐로 선거축제가 시작됐다. 불청객인 그릇된 보도가 어김없이 기승이다. 축제 관전자인 국민은 눈살을 찌푸린다. 무엇보다 특정 후보나 캠프 관계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전령(傳令) 불청객이 활보한다. 기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편파보도가 된다. 첫 순회경선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동아닷컴을 비롯한 다수의 언론이 이낙연 캠프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밑바닥 민심을 확인했다. 충청에서 반전의 드라마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도 같이 담았다. "충청 도민은 혜안을 갖고 대한민국의 리더를 선택해왔다"라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충청의 밑바닥…
국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의원 135명이 찬성했고, 24명이 반대, 24명이 기권했다. 개정안의 내용을 요약하면 전신마취 등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병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의무로 설치해야 하고 환자가 요청하면 수술 장면을 녹음 없이 촬영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와 의료인 모두가 동의하면 녹음도 가능하다. 응급·고위험 수술 등의 경우에는 의료인이 촬영을 거부할 수도 있다. 수사나 재판과 관련해 공공기관이 요청하거나 환자-의료인 간의 동의가 있으면 열람도 할 수 있다. CCTV 설치 비용은 국가나 지방정부가 지원하며 의료기관장은 CCTV로 촬영한 영상 정보가 분실·도난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촬영 정보를 유출하거나 훼손하면 처벌받는다. 개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부터 시행된다. CCTV 설치 의무화 관련 법안은 2015년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2014년 수술실 생일파티와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의료실 내 성범죄 등의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졌다. 이에 2015년 19대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됐지만…
- 사라진 “고가연구” 이 문장을 해석해볼 수 있을까? “去隱春皆理米” 갈 거(去), 숨길 은(隱), 봄 춘(春), 다 개(皆), 다스릴 리(理), 쌀 미(米). 우리 말로 읽으면 “거은춘개리미”? 신라 효소왕때(690년경) 화랑 죽지를 사모해서 그의 제자 득오가 지었다는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의 첫 문장이다. 고려 충렬왕 시기 왕의 스승이라 할 보각국사(普覺國師)였던 승(僧) 일연(一然)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남은 기록이다. 고문(古文) 교과서에도 실려 잘 알려진 바다. 1965년에 증보판을 낸 양주동 박사의 <고가연구(古歌硏究)>는 이두식으로 표기된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풀고 있다. “간 봄 그리매.” 갈 거(去)는 뜻으로, 은(隱)은 음으로 춘(春)은 뜻으로 그다음 개리미(皆理米)는 우리말 발음을 한자를 빌어 옮겨 적은 이른바 ‘차자(借字)이다. <삼국유사>도 <삼국유사>지만 양주동의 <고가연구>는 우리말 뿌리 연구의 보물창고다. 살아생전 자칭 국보(國寶)라고 했던 양주동 박사의 그 말은 틀리지 않다. 그의 65년 판 <고가연구>는 1942년에 초판을 냈고 그 당시 제목은 <
명상으로 탈모를 치료한 남자가 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는 더 된다. 늙어가던 피부가 아이처럼 희고 뽀얗게 변하고 배도 들어갔다.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세상에 이런 일이’의 주인공은 전직 언론사 기자였던 60대 중반의 남성. 매일 새벽 5시에 기상, 한 시간 넘는 명상을 십 년 넘게 하면서 생긴 변화란다. 남편의 변화를 보고 신기해하다 명상을 따라 하기 시작한 부인이 고민에 빠졌다. 남편처럼 ‘긴 침묵 가운데 오래 앉아있는 짓을 좀 쑤셔서 못해먹겠다’는 이야기다. 그녀에게 음악명상을 권했다. 명상은 좌선 상태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 걷기명상, 차명상, 춤명상도 있다. 음악명상은 10여 년 전의 놀라운 체험 후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는 내 식 명상법이다. 장소는 서울 구로에 소재한 불교대학이었는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박 3일 음악 명상캠프를 열었었다. 수업은 이론과 체험으로 진행되었는데 첫날부터 ‘한 소식 얻는’ 경험을 했다. 그저 편안히 앉아서 눈을 감고 강사가 틀어주는 음악을 듣는 게 다인 음악명상. 잡념이 올라오면 흘러가게 놔두라는 말까지 들으니 하나도 어려울 게 없었다. 처음 듣는 음악들은 어찌나 하나같이 편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