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관·연 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경기도는 경기연구원과 함께 23일 ‘노동존중 사회와 지역 노동정책의 역할’을 주제로 한 ‘2019 경기노동정책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도가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노동국을 신설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포럼이다. ▲노동국 신설 ▲노동정책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 정립 ▲취약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민·관·연 협력 거버넌스 구축 도모 등 3개월 만에 속성으로 진행돼 놀랍다. 경기도의회의 협력도 ‘노동 존중 경기도 추진’이 탄력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도의회는 지난 9월 ‘경기도 조례 근로 용어 일괄정비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이 조례안을 발의한 정의당 이혜원 경기도의원은 “노동은 근로보다 노동자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담고 있는 표현”이라고 용어 변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례안의 가결로 56건의 조례 제목과 조문(條文 : 규정이나 법령 따위에서 조목으로 나누어 적은 글)에 명시돼 있는…
사람은 누구나 분노를 품을 때가 있다. 요즘엔 화가 잔뜩 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는 것 같다.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항거와 자신과 타자에 대한 증오심으로 생기는 경우가 있다. 나는 생전 처음 광화문 집회에 두 차례 참석했다. 신기하게도 시위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 중에 욕설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었다. 군중들은 분노 표현을 절제한 것이다. 다 함께 힘껏 함성을 지르고 귀가할 때는 가슴이 뻥 뚫린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미국의 심리상담가 로널드 T.포터에 의하면 분노는 “우리 뇌가 극도의 스트레스나 위협을 인지했을 때 나타나는 자기방어의 일환이며, 그 뇌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를 가로막는 그 모든 것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본능적으로 내린다”고 한다. 분노를 잘못 표출하면 분노→고함→욕설 내지는 혐오발언으로 발전하게 되며, 혐오발언은 빨리 확산되고 선동효과가 있어 폭력을 낳을 수 있다.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르완다의 투지족 대학살은 의도적으로 반복된 혐오발언들에서 태동했다. 나는 요즘 혼자 있을 때 욕을 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이것이 되풀이되면서 세상의 현상들이 부정적으로 보일 때가 많아졌다. 자동차가 끼어들 때, 지하철이나 버스가 지연될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는 ‘시발(始發)차’다. 이름과 같이 ‘자동차 생산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차는 1955년 출시됐다. 모양은 지프형 6인승으로 최고 시속 80㎞로 달렸다. 그러나 미군으로부터 불하 받은 지프 엔진과 드럼통을 펴서 만든 차체를 조립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국내 개발 1호차는 아닌 셈이다. 순수 우리 기술 개발 모델 1호차는 1976년에 나왔다. 현대차에서 ‘포니1’을 생산함으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열여섯 번째 고유 모델을 생산하는 나라가 됐다. 그로부터 43년이 지난 현재 연간 450만대를 생간 하는 세계5위 자동차 대국이 됐다. 누적 등록대수만 6월말 현재 2천344만4천165대로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약 10%는 수입차다. 이런 자동차가 국내에 처음 들어 온 것은 1903년이다. 1863년 왕에 오른 고종 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해 들여온 ‘포드 A형 리무진’이 그것이다. 이른바 ‘어차(御車)’인 이 리무진은 명칭과 달리 2인승으로 작고 소음이 심했다. 따라서 몇번 운행되지 않았고 특히 황제가 차를 타는 것이 경망스럽다고 해서 궁궐에 세워놓고 구경거리로 삼았다고 한다. 그나마 러
우리나라 이혼 건수는 2018년 기준으로 10만8천684건이나 된다. 혼인 건수 25만7천600건과 대비해 볼 때 5명 결혼 할 때 2명이 이혼하는 것이다. 이혼은 누구에게나 큰 고통이지만 냉정한 마음으로 처리해야 그나마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이혼에 따른 아픔에 세금까지 물어야한다면 그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혼에는 부부 공동의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문제와 이혼에 따른 위자료 지급이라는 민사상의 문제가 수반 된다. 물론 이혼을 야기한 당사자가 지는 책임의 경중에 따라 분배의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 협의이혼이든 재판에 의한 이혼이든 간에 민법 제839조의 2에서 규정하는 재산분할청구로 인하여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는 경우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의 대상이 아니다. 재산분할청구는 부부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을 나누는 절차로서, 결혼 후에 취득한 재산은 배우자 단독 명의여도 부부 공동의 재산이므로 이혼과 함께 소유권을 이전하더라도 결국 명의만 이전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때 등기원인을 ‘재산분할청구로 인한 소유권 이전’이라고 하면 어떤 세금도 부담하지 않고 소유권을 이전 할 수 있다. 다
가을밤에 음악의 향기가 퍼진다. 음악(音樂)은 문자 그대로 ‘소리를 즐김’이다. 소리 그 자체가 형식이나 가사, 노래에 얽힌 스토리보다 더 중요하다. 외국 대중가요인 팝송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 까닭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저녁이면 다양한 음악이 병원 로비에 울려 퍼진다. 수원 인계동에 자리한 쉬즈메디(Shesmedi)병원이 산모(産母)와 가족, 시민들을 위하여 펼쳐온 음악회다. 지난 18일 200회를 맞았다. 17년째 쉼 없이 이어오는 무료음악회다. 의료기관이 음악을 통해 산모와 가족들, 그리고 시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감동을 준다. 문화·예술 공공기관도 아니고 개인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랫동안 작지만 알차며 수준 높은 품격의 음악회를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첫 음악회는 2002년12월 개원과 함께 시작됐다. 1시간여 동안 이뤄지는 음악회는 음악에 친숙하지 않은 산모나 가족, 시민들에게도 전혀 지루함을 주지 않았다. 맛깔스런 해설이 곁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공연으로 출연진이 다르다. 들려주는 레퍼토리도 다르다. 하루의 진료가 끝나면
여우난골족(族) /백석 명절날 나는 엄매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로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나무가 많은 신리고무 고무의 딸 이녀 작은이녀/열여섯에 사십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술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 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 고무 고무의 딸 승녀 아들 승동이/육십리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횐 옷이 정하든 말끝에 설게 눈물을 짤 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딸 홍녀 아들 홍동이 작은홍동이/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 담그려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엄매 사춘누이 사춘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뽂은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 것들이다.//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경기 북부 지역 주민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민들이 잘 모르는 철도 노선이 있다. ‘교외선’인데 고양 능곡역에서 양주 장흥역, 송추역 등을 거쳐 의정부역으로 이어지는 31.8㎞ 구간을 연결한다. 지난 1963년 8월 개통, 경기서북부지역 주민들의 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교통사정이 좋아졌다. 이에 따라 교외선 열차 승객은 줄어들었다. 영업 손실은 2003년 61억 원 정도나 됐다고 한다. 결국 지난 2004년 4월 여객열차의 운행은 중단됐다. 여객수송은 중단됐을지라도 화물 및 군용열차 일부는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교외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외선 벽제터널 등이 요즘말로 ‘인생사진’ 명소가 된 것이다. 교외선에서 찍은 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여행관련 웹사이트에서 폐선로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교외선은 엄연히 기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일반인의 선로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교외선의 선로나 철도시설 안에 철도공사 승낙 없이 통행하거나 출입하는 경우, 철도 안전법 제48조 및 81조에 의거 1차 25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경기도는 최근 벽제터널…
오늘 제74회 경찰의 날을 맞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하 ‘경기남부청’)이 제안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전국 지방경찰청 가운데 처음으로 ‘시민경찰의 날’을 제정해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속으로 들어가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시민경찰선언으로 읽혀 상큼하다. 일제시대 ‘순사’에서 시민의 ‘벗’으로 돌아오려는 시도로 읽혀 더 반갑다. ‘공동체 안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로 거듭나려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진다. 경기남부청은 오늘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된 시민들을 초청해 ’제1회 시민경찰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또 올해 시민경찰로 선정된 사람들 가운데 3명을 명예경찰로 위촉한다. 경찰내부 심사와 시민들의 온라인 투표로 선발했다. 이들은 홍보대사 역할을 맡아 경기남부청 공식행사에 초청될 예정이다. 경기남부청은 시민경찰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선발을 정례화 하기로 했다. 바람직하다. 이에따라 오늘을 시작으로 매년 10월 23일은 적어도 경기남부청에서는 ‘시민경찰의 날’로 공식화 돼 운영된다. 선정된 시민경찰들에게는 배지 등 기념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유대감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시민경찰로 선정된 사람들은 이렇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범인을 검거하
스물네 개 언어로 출간되어 1억 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프랭클 박사는 한계상황에 처한 인간의 참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그는 37세에 유태인이란 이유 때문에 부모와 아내, 형제, 친구들과 함께 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다. 그리고 3년간의 지옥생활이 시작된다. 그를 제외한 모두는 강제 수용소의 악조건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갔다. 수감자들은 혹독한 추위, 중노동, 굶주림, 고문, 핍박, 질병, 모욕과 맞서 싸워야 했다. 공기 중에는 가스실에서 살해된 사람들의 시체를 소각하는 냄새가 떠돌았다. 언제 죽음의 가스실로 보내질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대다수 수감자들은 삶의 의지를 포기한 채 자기 배설물 위에 그냥 누워 있는 ‘돼지’로 전락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오로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와 방식을 선택하는 자유뿐이었다.’ 고통에 대한 증오와 삶에 대한 의지 상실은 갈수록 그들의 신체를 쇠약하게 했고, 결국 주검으로 수용소를 나갔다. 프랭클 박사는 어느 수준 이상의 고통 속에서 인간 육체의 강건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극한의 고통과 악조건 속에
상상의 방이 있다. 어린이에게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동화가 있다면 어른에겐 꿈을 실현시키고 욕망을 채울 잔혹동화가 있다. 이 영화에는 알라딘의 마법램프처럼 우리가 소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 주는 마법의 집 그리고 방이 등장한다. 주인공 케이트 역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오블리비언’으로 익숙한 올가 쿠릴렌코가 그녀의 남편이자 남자 주인공 맷은 케빈 얀센스가 맡았다. 도시의 생활이 여의치 않아 집값이 싼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 케이트와 맷은 그 집에서 벽지로 가려진 방 하나를 발견하고 들어갔다가 얼떨결에 자신이 소원하는 작은 것이 이루어 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은 그 방에서 자신들이 갖고자 했으나 어려웠던 물질과 삶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보이지 않는 규칙이 존재한다. 그 모든 것은 그 집안에서만 가능하고 유효했던 것이다. 집을 나서는 순간 그 곳에서 마음껏 소원하여 생긴 돈이 손에서 먼지가 되어 날아가는 것을 알게 된다. 허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무엇을 소원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가끔 질문하거나 혹은 받는다. 갖고 싶은 것은 더 나은 기종의 핸드폰이나 예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