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근철 대표의원이 “기본주택으로 부동산 투기 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수석대표단, 대변인단은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있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기본주택 홍보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기도의 기본주택 정책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본보 29일자 3면) 박 대표의원은 최근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까지 떨어트리고 있는 LH 사건이 부동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말도 했다. 박 대표의원은 사업부지의 대다수를 경기도가 차지하고 있는 3기 신도시의 경우 LH가 아닌 GH와 해당 지역의 도시공사나 지자체가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무주택 주민들을 위한 택지개발이 돼야 한다는 그의 말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성)도 얼마 전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이 의원의 ‘공공주택’안은 기존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다르다. 개정안에 담긴 내용은 소득·자산·나이를 따지지 않고 무주택자라면 3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을 국가나
우리는 타인을 바라봄으로써 비로소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나의 힘을 타인의 힘과 견주어보며 나의 이익을 양보하도록 노력하라. 자신을 늘 부족한 존재로 생각하고 타인의 존엄성 앞에 머리를 숙여라. (존 러스킨)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신중하라. 말은 적게 하라. 묻는 사람이 없거든 절대로 입을 열지 말라. 그러나 질문을 받거든 짧게 대답하고 모를 때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모른다고 하여라; 논쟁을 위한 논쟁을 하지 말라. 과장하지 말라. 높은 자리를 찾지 말고 그런 자리를 권하거든 받아들이지 말라.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즉 자신의 의무에 반하는 일이 아니라면 네가 같이 살고 있는 이웃의 습관과 희망에 따르도록 하라. 네 의무도 아니며 이웃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일에는 구태여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러한 습관은 우상이 되기 쉽다. 우리는 모두 자신 속의 우상을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피) 우리는 모두 타인 속에 자기의 죄악과 단점과 여러 가지 나쁜 습관을 똑똑히 비추는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부분은 거울 속에 보이는 모습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개라고 생각하고 거울을 향해 짖어대고 있다. (쇼펜하우어) 만일 세 사람이 모인다
구글 등 글로벌 미디어제국의 ‘갑질’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7월 이후 민주당 조승래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구글 등이 시장 우월적 지위를 무기로 특정 결제수단 강제(인앱결제)를 막기 위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이 법안은 국회 과방위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의 물타기 전략과 야당(국민의힘)의 갈지자 행보 탓이다. 지난해 9월말 구글은 2021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되는 게임뿐만 아니라 음원, 동영상 등에 대해서도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그 수수료도 30%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령 어떤 대형백화점이 자신의 매장에서 구매하는 모든 물건은 자사의 카드로 결제해야 하고, 결제수수료를 30%(통상 2-3%)로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가정해보자. 불매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 백화점은 순식간에 망해버릴 것이다. 구글이 그렇게 나올 수 있는 것은, 대체재가 없는 압도적인 글로벌 독점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20년 기준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2.5%를 차지하고 있다.(네이버 0.07%) 자회사 유튜브의 경우 매일 전세계에서 14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동영상OTT시장의 6
미얀마 참상 소식 하나가 종일 뒷덜미를 잡는다.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의 시위 도중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죽여도 좋다는 군부의 지령을 받은 경찰의 총탄이 계속 쏟아진다. 돌연 물러나는 시위대 속에서 한 여성이 뛰어나와 남성의 몸을 감싼다. 이십 대 청춘이었다. 양곤 의대 1학년이라는 남성도, 생면부지 남성을 위해 총탄을 뚫고 몸을 던진 여성도. 남성은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여성은 경찰에게 두들겨 맞으며 끌려가 소식이 없다. 어리고 여린 그들을 총탄 세례 앞에 서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질문에서 답을 얻는다. 어리고 여린 것이 힘이었을 것이다. 혁명가하면 만인을 이끄는 카리스마, 불굴의 정신 같은 것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세상에 이름 얻은 혁명가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게 다는 아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 ,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 때문에 젊은 날 괴로워하는 이야기가 많다. 시인의 마음과 닮았다. 실상 시인들 가운데 혁명전선에 섰던 이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 시인으로는 김남주, 박노해, 김지하가 떠오르고 나라 밖으로는 혁명대열에 동참하다 정치적 망명까지 해야 했던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 스무 살 전후 시인을 꿈꿔 시인
K선배가 손을 잡아끌었다. 신세계백화점과 한국은행 사이 로터리였다. S대 시위대가 남산 쪽에서 밀고 내려왔다. 그러나 나는 순간 겁에 질려있었다. 이미 정보가 샌 듯 로터리에는 백골단과 전경이 쫙 깔려있었다. “광주학살! 진상규명!” “독재타도! 민주쟁취!” 로터리까지 시위대는 밀려왔고 우리는 대오로 들어갔다. ‘펑 펑’ 최루탄이 터졌고 청 커버를 입은 백골단이 달려왔다. 대오는 금방 깨졌다. 그때 K선배와 잡은 손을 놓쳤다. 한국은행 쪽 골목으로 도망쳤다. 숨이 막혀 컥컥거리고 있는데 백골단이 다가와 곤봉으로 등짝을 때렸다. “아니에요. 나는 대학생 아니에요. 재수생이에요.” 나는 변명했고 다행히 백골단은 나를 보내주었다. 그때 10여 미터 앞에서 질질 끌려가는 K선배가 보였다. 곤봉에 머리를 맞았는지 머리에 피가 흥건했다. 상의가 거의 벗겨져서 앙상한 갈비뼈가 속옷 사이로 보였다. 안경은 벗겨졌고 기절한 상태였다. 나는 도망갔다. 유다가 예수를 부정한 것처럼. 명동거리를 멍한 상태로 휘적휘적 걷다가 다시 한국은행 앞으로 가 보았다. 상황은 정리되었다. 드문드문 전경이 서 있었다. K선배가 잡혔던 자리에 가보았다. K선배의 검정색 뿔테안경이 다리가 부러진…
- 연재를 시작하면서- '광고로 세상읽기'란 제목으로 시리즈의 문을 엽니다. 매 회마다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광고 작품을 선택한 다음 그에 얽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속살을 살펴보려 합니다. 많은 이들이 광고를 단순히 제품 팔고 브랜드 이미지 높여주는 도구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광고는 그런 마케팅 수단의 의미를 넘어 사람들 모듬살이에 중요한 영향 미치는 엄연한 사회적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1920년대, 현대인들에게 샤워와 면도 그리고 양치질 습관을 처음 심어준 것이 바로 광고의 힘이었습니다. 미국의 광고학자 셧 잘리(1990)는 지적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 고유한 성적 정체성(gender identity)을 형성하는데 있어 광고가 매스미디어 못지않은 핵심 역할을 한다고. 또 한 가지 빠트릴 수 없는 것은 광고가 ‘세상의 거울’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먹고, 입고, 쓰고, 살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되비춰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광고는 인간을 둘러싼 당대의 환경들이 교집합된 일종의 종합적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현란한 설득기술의 장막 뒤에 정체를 숨긴 광고의 심층적 의미를 추적하는 작업이 재미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무
정치권에 몰아닥친 ‘부동산’ 광풍이 갈수록 태산이다. 요동치는 민심을 더욱 자극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거듭 터지면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선 정국 속에서 난감(難堪)의 극단에 몰려 있다. ‘부동산 투기’ 문제는 이념과 진영을 벗어난 뿌리 깊은 적폐다. 지금 민주당이 궁지에 몰리는 것은 순전히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이기 때문이다. 그 해법은 당연히 ‘기본’에서 찾아 나가는 게 맞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심전심으로 내놓은 ‘기본부터 새로 시작’이라는 개념에 길이 있다. 그렇게 겸손하게 접근하는 게 백번 옳다. 치열한 재·보궐선거 전쟁 중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인의 부동산 문제로 전격 경질됐다. 민주당으로서는 문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재앙이다. 김 전 실장은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자신이 소유한 청담동 주택의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금을 기존 8억5천만 원에서 14.1% 인상한 9억7천만 원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거의 비슷한 시점에 내놓은 메시지가 눈에 띈다.
친절은 미덕이며 기쁨일 뿐만 아니라 폭력보다 강력한 무기이다. 죄 많고 거짓에 차 있으며, 특히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건 확실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사람에 대해서도, 아니 바로 그런 사람에 대해서야말로, 그를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친철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만약 네가 세상 사람들이 행복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고, 또 그들에게 선을 원한다면, 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너를 믿고 이해하도록 그 사실을 얘기할 것이다. 그들이 너를 믿고 또 이해하게 하려면 너는 가능한 한 네 생각을 차분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전하도록 애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자주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의견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과는 잘 얘기할 줄 알지만, 우리와 생각이 다르고, 아무리 설명해도 동의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거나 우리의 말을 왜곡할 때, 우리는 쉽게 평정을 잃고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400명대 후반을 지속하고 있다. 3월 28일 00시 기준으로 확진자수 101757명, 사망자는 1722명이다. 언론의 관심과 국민의 경각심이 1년전 이맘때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를 국난수준으로 괴롭히고 있다. 1년전 3월 19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고 일일확진자 수도 최초로 100명을 넘어선 날이다. 다음날인 20일 이 뉴스를 전했던 신문들은 1면에 머릿기사에서부터 5개 면에서 6개 면을 할애해 보도했다. '텅빈 도심···대구가 멈췄다'는 달구벌대로의 모습을 전하는 1면 사진은 송연함마저 자아냈다. 4·15총선을 20여일 남겨 놓은 시점이었지만 총선관련 기사는 한참 뒤로 밀렸다. 국난이 오래 지속되면서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도 여기저기서 문제를 낳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이런 가짜뉴스는 정쟁에까지 활용돠고 있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다고치자. 그러나 전통있는 언론이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검증 없이 보도하는 관행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은 클릭수를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파렴치함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단적인 사례가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백신접종과 관련된 가